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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기획]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_영화와 음악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_영화와 음악 - 〈여행자의 필요〉, 〈드라이브〉, 〈늦더위〉*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떠난 이후, 건물을 나올 때까지는 그 영화의 훌륭한 장면과 인물들의 대사가 눈에 선명하다. 나는 다시 한번 떠오르는 것들을 붙잡으며 영화를 읽어본다. 이 장면에서의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당시의 감독은 어떤 감각으로 이 대사를 써 내렸는지 궁금해한다. 이 영화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즐기기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물론 이러한 탐구도 늘 즐겁기는 하다!) 그러다 머리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을 마주할 때는 눈앞이 깜깜해지고는 한다. 나조차도 스스로 설명을 하지 못하겠는데, 남들에게 어떻게 이 영화를 말해줄까?  압박감에 짓눌려 온몸에 가시가 .. 2024. 8. 22.
[인디즈 Review] 〈샤인〉: 헤어날 수 없을 것 같다 해도 우린 여전히 〈샤인〉리뷰: 헤어날 수 없을 것 같다 해도 우린 여전히*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님의 글입니다.  이별을 겪어본 자는 안다. 떠나감을 인정하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없다고. 그러나 이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 본 자는 안다. 새로운 시작이 좌절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고.   목가적 분위기와 느린 카메라 움직임. 제주도의 다양한 지역 중에서도 시내와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람보다 파도가 더 가까운 듯한 전원적 풍경을 배경으로 영화 〈샤인〉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언덕을 오르는 나이 지긋한 수녀님의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과 그를 따르는 젊은 수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할머니를 잃은 소녀인 예선, 소녀의 절친과 이들을 따르는 천방지축 후배들, 그리고 의문의 어린아이까지. 티 .. 2024. 8. 20.
[인디즈 Review] 〈조선인 여공의 노래〉: 오늘 또 하루를 살아가네 〈조선인 여공의 노래〉리뷰: 오늘 또 하루를 살아가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최근의 시간은 흐릿해져가고, 기억은 더 이상 잘 쌓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형의 덩어리.  바람이 불어도 잘 쓸려 내려가지 않고, 파도에 여러 차례 부딪혀도 쉽사리 모래가 되고 싶지 않다. 누구에게나 그런 기억이 하나쯤은 있다.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기억, 평범한 하루를 보내다 문뜩 떠오르는 기억, 내 삶의 빈틈 구석을 귀신같이 찾아 끈질기게 살아남는 잡초. 이제는 진물도 다 터지고 미운 살이 돋아난 흉터일지도 모르지만, 철썩이는 파도에 맞아 붕괴된 벽돌의 한면은 매끈하고 다부지다. 〈조선인 여공의 노래〉가 빛나는 지점은 이 부분이다.  투쟁과 폭력, 조롱과 비난이 온 세상을 지배한 그 .. 2024. 8. 19.
[인디즈 단평] 〈샤인〉: 오고 가는 마음들, 그 사이를 비추는 빛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오고 가는 마음들, 그 사이를 비추는 빛〈샤인〉과 〈벌새〉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우리의 삶은 언제나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다. 간혹 이별 후, 마주하는 외로움이 두려워 새로운 만남을 주저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매번 새로운 존재와 만나고 그 안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샤인〉은 제주의 풍경을 배경 삼아 삶을 이야기한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자발적으로 홀로 지내던 예선(장해금)이 라파엘라 수녀(장선)를 만나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새.. 2024. 8. 12.
[인디즈 Review]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우리를 감싸 안는 보랏빛 응원 〈수카바티: 극락축구단〉리뷰: 우리를 감싸 안는 보랏빛 응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안양(安養): 불교에서 마음을 편하게 하고 몸을 쉬게 하는 극락정토의 세계. 모든 일이 원만 구복하여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은 없는 자유롭게 아늑한 이상향.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은 없는 상태. 마음이 편한 그런 곳이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집이나 고향일 수도, 또는 다른 어떤 공간일 수도, 몰입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최지은과 최캔디에게, A.S.U RED에게 안양 LG 치타스는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스포츠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축구는 그냥 오락거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것이 단순히 축구에 대한 영화는 아니라는 .. 2024. 8. 12.
[인디즈 Review] 〈똥 싸는 소리〉: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똥 싸는 소리〉리뷰: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글입니다.나는 밝은 사람이 궁금하다. 밝은 사람을 보고 있으면 그의 전사를 상상하게 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길래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당신의 눈은 어떻게 그렇게 반짝이는지 묻고 싶어진다. 밝음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다. 태생적으로 마른 사람, 눈이 나쁜 사람이 있듯, 밝음도 고유한 성질이라 믿었다. 그때의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원래 그렇지 뭐…’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그렇게 하면 나의 마음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었다. 타인도 나와 같은 복잡한 존재임을 인지하는 순간, 들이닥칠 피로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다. 그러나, 열 번 동전을.. 2024. 8. 8.
[인디즈] 인디돌잔치 〈비밀의 언덕〉 인디토크 기록: 내가 가진 비밀, 겹겹이 포개어진 언덕을 오르는 시간 내가 가진 비밀, 겹겹이 포개어진 언덕을 오르는 시간  인디돌잔치〈비밀의 언덕〉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7월 30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참석 이지은 감독, 문승아, 임선우, 장선, 강길우, 장재희, 최현진, 문서현, 이동찬 배우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기록입니다.  〈비밀의 언덕〉을 보고 나오며 딱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질문을 건네지 못했다는 것.  나는 어릴 적 ‘가족’에 대한 글쓰기 대회에 나갔고, ‘명은’이처럼 들키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혜진’이처럼 적나라하게 썼다. 그리고 대상을 받았다. 어떤 이야기를 썼는지 물어보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꺼내지 못할 속사정은 내 속을 까맣게 태웠다. 그리고 20대 중반이 된 지금, 과거의 시절은.. 2024. 8. 8.
[인디즈 단평] 〈진주의 진주〉: 공간을 붙잡는 혼의 아우성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공간을 붙잡는 혼의 아우성〈진주의 진주〉와 〈달이 지는 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물리적 조건이 소중한 사람과 마음을 안아줄 수 없듯이, 소중한 추억이 두텁게 응집된다 하더라도 물리적 조건은 태평한 태도를 일삼으며, 쉬이 변화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조건에 따른 결과 양상으로 볼 수도 있으며, 때로는 기상이변을 참고할 수도 있고, 어쩌면 결국 세상은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팔자에 대한 명령일 수도 있다. 투쟁은 결코 경계를 나누고 갈라선 채 사람을 양분하는 것이 아닌, 포기하거나 감수에서 나타나는 원형적 구성의 굴레다. 마치, .. 2024. 8. 7.
[인디즈 Review] 〈진주의 진주〉: 공간을 둘러싸고 동하는 마음들 〈진주의 진주〉리뷰: 공간을 둘러싸고 동하는 마음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공간은 구조 속에서 흐르는 시간만큼 마음을 가져간다. 내 몸이 공간에 놓여있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만큼 공간에 주어지는 마음들도 쌓인다. 영화의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한 편의 영화가 펼쳐지는 영화 속 공간에 몸을 누이고 마음을 맡겨보는 일은 그 순간 어떤 공간에 마음이 동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믿는다. 어떤 공간에 몰래 소중한 마음을 품어보는 것, 그런 마음에 대해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는 것, 그리고 그 공간을 소중히 하는 것. 공간을 둘러싸고 모인 마음들이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한다. 영화라는 공간에서 다시 한번 이.. 2024. 8. 6.
[인디즈 Review] 〈엄마의 왕국〉: 가족의 굴레 〈엄마의 왕국〉리뷰: 가족의 굴레*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실의 힘』이라는 책을 출판한 후 인정받는 자기계발서 작가가 된 ‘기욱(한기장 역)’과 왕국 미용실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진 ‘경희(남기애 역)’는 아들이 성인기에 접어들며 급격히 데면데면 해지는 일반적인 모자 관계들 보다 사이가 각별하다. 경희가 낮 시간을 온전히 보내는 왕국 미용실이나, 지욱이 퇴근 후 돌아가는 집의 인테리어 등으로 미루어 보아 그들의 생활은 특별한 이주나 변화 없이 아주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양육자로서 아버지의 역할이 부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기욱과 경희가 보여주는 가족 형태는 다른 어떠한 가족 보다 강한 유대와 결속의 형태.. 2024. 8. 5.
[인디돌잔치] 2024년 8월 상영작을 선정해주세요 💝투표하기 💝  후보작:        투표마감: 8월 7일(수)  상영일정: 8월 27일(화) 저녁 예정 2024. 8. 2.
[인디즈 소소대담] 2024. 7 함께 함으로써 더욱 생동하는 [인디즈 소소대담] 2024. 7 함께 함으로써 더욱 생동하는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홍차, 녹차, 말차, 우롱차, 보이차, 생강차 영화는 자신과 스크린이 독대하는 일대일의 상황 같지만 사실 그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관계들이 있다. 극장을 가득 채우는 옆자리의 관객들, 영화를 보며 떠올리는 삶 속에서 마주한 사람들, 감독과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지나온 족적. 그렇기에 영화는 함께 보고 이야기하고 내부의 비밀들을 발굴해낼수록 생기 있어진다. 습한 여름날, 우리는 마주앉아 서로를 보며 발화했고, 그 밤은 한껏 생동했다.  〈더 납작 엎드릴게요〉[리뷰]: 세상이 우리를 납작 누르더라도(오윤아)[단평]: 행복하게 오래오래.. 2024.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