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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단평] 〈너와 나의 5분〉 : 5분 사이,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관계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5분 사이,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관계〈너와 나의 5분〉 그리고 〈모퉁이〉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독특한 취향을 가진 두 사람의 만남은 특별하다. 특히 그 취향이 대중에 속하지 않을 때, 나와 같은 것을 공유하는 자와의 만남은 커다란 짜릿함을 선사한다. 같은 장르의 음악을 듣고, 각기 다른 해석을 해보며 점차 스며들어 간다. 서로의 방에 나라는 존재를 확장해 간다. 5분 남짓한 시간, 교실에서 이어폰을 나누어 끼며 글로브의 음악을 듣던 경환과 재민도 분명히 경험했을 것이다. 서로에게 각자는 같은 템포, 다른 노래였음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2025. 11. 17.
[인디즈 단평] 〈에스퍼의 빛〉 : 보편성으로부터의 탈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보편성으로부터의 탈피〈에스퍼의 빛〉 그리고 〈땅거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글입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 도통 무슨 의미인지 해석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사회의 보편적인 기호와 관념을 받아들이기 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손이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그림은 순수하면서도 종종 파괴적이다. 〈에스퍼의 빛〉은 조금은 이런 시선을 가지고 보는 편이 좋은 영화다. 영화제 최초 공개 당시부터 익히 들려왔던 ‘괴작’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언어를 보는 듯 해독조차 어렵다. ‘자캐(자작 캐릭터) 커뮤니티’ 문화는 .. 2025. 11. 17.
[인디즈 Review] 〈에스퍼의 빛〉: 청소년의 서사 〈에스퍼의 빛〉리뷰: 청소년의 서사*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이상한 영화 이상한 영화다. 아니, 이상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작년 여름 공개된 이후로 수많은 찬반 의견이 오갔던 〈에스퍼의 빛〉을 처음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트위터(현 X) 자캐 커뮤 문화에 기반한 이 작품은 10대 청소년들의 자캐 커뮤 '플레이'를 그대로 영화로 옮긴다. '플레이어'들은 모두 엔딩크레딧에 공동 각본가로 올라가 있고, 몇몇은 배우로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의 프리미어 상영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강한 수위의 비판이 이어졌다. 어떤 이들은 제작 과정을 비롯한 외재적 맥락을 알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영화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 2025. 11. 17.
[인디즈 소소대담] 2025. 10 영화의 끝과 시작 [인디즈 소소대담] 2025. 10 영화의 끝과 시작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다람쥐, 도토리, 솔방울 돌아오는 계절의 변화에 속수무책 당하고 만다. 낙엽이 지고, 바람이 부는 10월의 마지막에 우리는 그동안 모은 영화의 결들을 겹겹이 쌓아보았다. 쏟아지듯 무수히 많았던 영화와 여전히 기대와 설렘을 안고 영화관으로 향하는 순간들이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들. 하루에 스며든 몇 시간의 기억들을 모아 나누기로 약속하며 다시 한번 영화에게로, 서로에게로 빠져들길 희망해본다. * 다시 돌아온 미쟝센단편영화제 도토리: 다들 벅차있는 것 같더라고요. 오랜만에 미쟝센단편영화제가 다시 시작해서 오는 분들이 많이 계셨던 .. 2025. 11. 11.
[인디즈 Review] 〈1980 사북〉: 미완의 역사 앞에서 〈1980 사북〉리뷰: 미완의 역사 앞에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다원 님의 글입니다. 영화 〈1980 사북〉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겨울의 사북을 비추며 시작한다. 마치 그곳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하다. 그러나 쉬지 않고 내리는 하얀 눈이 마을을 덮어 소리를 지워버린 것 같기도 하다. 카메라는 그 정적과 지워진 목소리 사이에 머문다. 그 순간, 영화의 타이틀이 고요를 밀어낸다. 1980 사북. 새겨지듯 떠오르는 타이틀을 눈으로 좇다 보면 방금 전의 침묵이 마치 묵념처럼 느껴진다. 홀로 그곳을 벗어났다는, 혼자 잘 먹고 잘 산다는 죄책감이란 동력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영화는 타인의 이야기로 쓰이는 역사를 가족과 당사자의 목소리로 다시 말하게 만든다. 그 목소리들은 서로 엇갈리고 충돌하며 하나의.. 2025. 11. 11.
[인디즈 Review] 〈바얌섬〉: 사는 동안은 우습게, 느릿하게. 〈바얌섬〉리뷰: 사는 동안은 우습게, 느릿하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내가 사라난겨?” 낯선 모래사장에서 물을 토해낸 꺽쇠는 옆에 앉아 있던 두 남자에게 묻는다. “죽은겨.” 한 남자가 대답한다. “아니, 살아있는겨.” 다른 남자가 대답한다. 영화는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헷갈리게 만든다. 저 남자들이 산지 죽은 지, 이 섬에 다른 생명이 있기는 한 건지, 애초에 섬 자체가 산 존재들이 있는 공간이 만든 지. 그 혼란스러운 섬에서 뱀띠 동갑인 청년과 중년, 노년의 남자들은 실없는 농담을 치듯 날을 보낸다. 몽휘, 창룡, 꺽쇠는 수수께끼 같은 섬에서 생존을 위해 고투하지 않는다. 바얌('뱀'의 방언)섬에서 긴장감 따위는 아주 사소한 감정이다. 그들의 하루는 열심히 먹을거리를 .. 2025. 11. 11.
[인디즈 Review] 〈양양〉: 이름 부름 〈양양〉리뷰: 이름 부름*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글입니다. 그렇다고 믿어왔던 세상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느낄 때 우리는 움직인다. 보이는 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무형의 장벽이 깨지고 섬뜩해지는 순간들은 불현듯 찾아온다. 양주연 감독의 다큐멘터리 〈양양〉 역시 한밤중 술에 취한 아버지의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된다. "너는 고모처럼 되면 안된다"는 한 마디에서 시작한 이 추적기는 한국 사회 깊숙이 뿌리내린 가부장제의 면면을 해부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감독의 기억 속에 화목하고 안정적이던 가족의 풍경은, 존재조차 몰랐던 고모 '양지영'의 비극적인 삶을 마주하면서 산산이 부서질 만큼 연약할 따름이다. 40년 전 사망한 한 여성의 흔적을 좇는 과정에서 조카이자 감독 스스로가 그 굴레에서 얼.. 2025. 11. 9.
[인디즈 기획] 〈3학년 2학기〉: 소외된 이름의 복원 〈3학년 2학기〉 비평 | 소외된 이름의 복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다원 님의 글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바야흐로 경계의 시기다. 혹여 키가 더 클까 부러 크게 맞춘 교복을 덜그럭대는 아이들을 보며 몸에 꼭 맞는 자신의 교복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길거리를 능숙히 누비는 다양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제 미래를 점치다 불안에 휩싸이기도 하는, 그런 시기. 영화 〈3학년 2학기〉는 이런 불안의 시기를 내걸고 시작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창우의 노동하는 손을 클로즈업하며 배경을 교란한다. 관객들이 기계를 다루는 쉴 틈 없는 손을 보며 노동 현장과 학교 사이에서 길을 잃은 사이, 그곳이 교내의 실습실이라는 사실을 넌지시 드러내며 창우의 세계를 비춘다. 영화에서 창우는 늘 결정을 타인에게 미룬다. '내.. 2025. 11. 6.
[인디즈] 〈양양〉 인디토크 기록: 당위적 파묘 당위적 파묘〈양양〉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5년 10월 22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양주연 감독 진행 임선애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기록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들춰보고 싶지 않은 불편한 기억이 있다. 가슴 아픈 사랑이든, 말 못 할 비밀이든 깊숙한 곳에 고이 묻어뒀던 것을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와 마주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그 무덤과 같은 것이 일평생 존재조차 몰랐던 망자(亡者)라면 어떨까? 심지어 가족이라면 말이다. 양주연 감독은 20대가 되어서야 알게 된 이름 없는 묘를 조심스레 마주한다. 아주 개인적인 가족사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가부장제에 억눌린 여성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발화했을 때, 가족 모두가 파지 말라 말렸던 무덤은 비로소 파내야 마땅했던 것이.. 2025. 11. 5.
[인디즈 단평] 〈양양〉 : 오래된 이름 위에 새로운 이름을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이름 위에 새로운 이름을〈양양〉 그리고 〈리본 윗 유〉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글입니다.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쓸쓸한 구석이 있다. 가족 안에서 숨겨졌던 상처가 지워졌던 존재를 만날 때 오래된 이름은 새로운 자리를 만난다. 〈양양〉은 가족의 상처와 치부가 되어 숨겨졌던 고모의 생전 자취를 쫓아가며 가족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딸이자 누나였던 인물은 하고 싶던 일이 많고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었던 고모로 점차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세상을 떠난 사람은 말할 수 없고 과거.. 2025. 11. 4.
[인디즈 Review] 〈세계의 주인〉: 사랑의 세계 〈세계의 주인〉리뷰: 사랑의 세계*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 영화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주인〉 관람 후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우리가 영화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눈앞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세계로 빠져들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현실과 너무 닮아 있거나 인물에게서 나의 어떤 부분들을 마주하게 되는 영화를 피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세계의 주인〉을 보고 이런 영화가 나의 삶에 너무나 필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세계의 주인〉은 나의 마음 한구석을 세게 꼬집었다. 아프기보다는 그 감정이 멍처럼 오래 남아있다. 주인(서수빈)은 하루를 꽉 채워 살아가는 여고생이다. 동생 해인(이.. 2025. 11. 3.
[인디돌잔치] 2025년 11월 상영작을 선정해주세요 🔷 투표하기 🔷 후보작: 투표일정: 11월 10일(월)까지 상영일정: 11월 25일(화) 저녁 예정 2025.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