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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89

[인디즈 단평] 〈잔챙이〉: 영화가 뭐길래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가 뭐길래〈잔챙이〉 그리고 〈찬실이는 복도 많지〉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불혹,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 대개 서른이 지나 이윽고 마흔이 되면 그동안의 경험이 탄탄대로가 되리라 믿지만 ‘달콤한 인생’은 영화로만 존재한다. 고달픔과 시련에는 장사 없이 흔들리는 나이, 불혹. 발단과 전개를 지나 결말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면. 청승맞지만 로맨틱한 인어공주가 될지 배신감에 휩싸여 물거품으로 사라질지 선택의 몫은 언제나 자신에게 달려있고 그것 또한 안타깝게도 늘 해피엔딩은 아니다. 화려한 장비와 자기만의 비법으로 연이어 대어를 낚는 유튜버 호사마.. 2025. 6. 27.
[인디즈 Review] 〈잔챙이〉: 낚이는 꿈 〈잔챙이〉리뷰: 낚이는 꿈*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내가 낚시꾼인 줄 알았다. 큰 붕어 하나가 발밑을 지나가면 바로 낚아채야지.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길래 떡밥도 공들여 뭉쳐 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정신 차려 보니 나는 물 안에 있고 수면 너머 올려다보이는 낚시꾼의 얼굴은 흐릿하다. 낚시 유튜브 채널 ‘호사마’를 운영하는 ‘호준’의 처지가 그러하다. 구독자 5만 명을 모을 정도로 잘 나가는 덕에 낚시터 사람들은 호준을 중심으로 모여든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과 사인해달라는 사람들. 그리고 나름의 비결을 담아 만든 떡밥에 홀리듯 낚여 드는 물고기들까지. 호준의 통발은 낚시터 주변이라면 어딜 가나 묵직하다. 그런데 마음은 왜 이리 썰렁한지. 낚시터 밖의 호준을 들여다보면 당연.. 2025. 6. 27.
[WDN 영화제] 〈우리들〉 인디토크 기록: 여름만큼 치열했던 우리들 여름만큼 치열했던 우리들 여성감독네트워크 WDN 영화제〈우리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5년 6월 15일(일) 오후 1시 상영 이후참석 윤가은 감독진행 김미영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기록입니다. 아이들만큼 온 마음을 다해 성장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기쁨, 슬픔, 미안함, 미움, 고마움... 모든 감정이 저마다의 생생한 존재감을 내뿜으며 치밀고 올라오던 시기. 그리고 그때를 살아있는 것처럼 담아놓은 〈우리들〉. 개봉 후 9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생장하는 여름의 수풀처럼 여전히 새로운 질문과 이야기가 오갔다. 김미영 감독 (이하 김미영): 감독님 다 너무 잘 아시죠? 그래도 제가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면, 단편영화 〈손님〉, 〈콩나물〉 아시죠? 그 영화들이 끌레르몽페랑 단.. 2025. 6. 26.
[WDN 영화제] 〈단편 섹션 2〉 스페셜토크 기록: 하고 싶은 사람들 하고 싶은 사람들 여성감독네트워크 WDN 영화제〈단편 섹션 2〉 스페셜토크 기록 일시 2025년 6월 14일(토) 오후 7시 상영 후부제 분투에 관하여 - 몸과 관계들 참석 김나영, 임선애, 이주영 감독 진행 황미요조 서울동물영화제 프로그래머상영 〈확장기〉(김나영 감독), 〈그거에 대하여〉(임선애 감독), 〈왓 더 케이크!〉(이주영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기록입니다. 개인의 욕구와 사회의 시선, 양립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 가치 사이에서 세 편의 영화 속 여성들은 모두 꾹꾹 눌러왔던 어떠한 욕구를 밖으로 분출하고자 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주고받는 여러 형태의 관계들 속에서.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내밀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하나로 연결됨을 느낄 수 있었던.. 2025. 6. 26.
[WDN 영화제] 〈단편 섹션 3〉 스페셜토크 기록: 우리라는 이상한 시공간 우리라는 이상한 시공간 여성감독네트워크 WDN 영화제〈단편 섹션 3〉 스페셜토크 기록 일시 2025년 6월 15일(일) 오후 4시 상영 후부제 우리만 아는 우리 마음, 우리도 모르는 우리 마음참석 박상은, 조윤빈, 황슬기 감독 진행 차한비 리버스 기자상영 〈밥상행사〉(박상은 감독), 〈무브 포워드〉(김나연 감독), 〈뮤즈〉(조윤빈 감독), 〈자유로〉(황슬기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기록입니다.세상에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헤아려지는 마음들이 있다. 시큰둥한 몸짓과 눈썹의 찡그림, 내쉬는 한숨과 꾹 닫은 입술에서 만들어지는 무형의 언어는 관계를 파고들며 균열을 일으킨다. 좋든 싫든, 머리를 긁적이게 되는 마음을 맞닥뜨린 지금 이 순간. 피하지 않고 그대로의 나로 뚫고 나가는 정공의 .. 2025. 6. 26.
[인디즈 단평] 〈귤레귤레〉: 엇갈림의 미학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엇갈림의 미학〈귤레귤레〉 그리고 〈이어지는 땅〉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글입니다. 평생 함께할 것처럼 사랑하던 연인들은 종종 이별이라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함께 남긴 발자국은 옅어지고 완전히 엇갈리며 서로가 없던 일처럼 지워진다. 〈귤레귤레〉와 〈이어지는 땅〉은 그렇게 지나간 연인들이 재회하면서 또다시 엇갈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 8,000km 떨어진 낯선 튀르키예 풍경 속, 우리에게 익숙한 외모의 한국인 남자 ‘대식’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한국인 여자 ‘정화’의 이야기가 번갈아 교차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각자의 상사에게, 연.. 2025. 6. 23.
[인디즈 Review] 〈귤레귤레〉 / 귤레귤레: 버거운 날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인사 〈귤레귤레〉리뷰 / 귤레귤레: 버거운 날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인사*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우리는 때로 새장 안에 갇힌다. 눈을 부릅뜨고 앞을 바라보아도 수많은 창살이 시야를 방해한다. 과거의 상처, 내 옆의 사람, 주변의 시선, 그리고 나의 마음 … 하나하나가 세밀한 창살이 된다. 날개 퍼덕일 힘도 없어 그저 주저앉아 있을 때쯤, “인연”이라는 작은 손이 막막한 살 사이를 벌려준다. 함께 날아보자고 날개를 펼쳐준다. 〈귤레귤레〉는 대식과 정화, 두 사람 각자 삶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과거의 포기와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는 대식은 따발총 같은 잔소리를 내뱉는 상사 곁에서 수발을 드는 직장인이 되었고, 현재의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정화는 알콜의존증 전남편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이혼한 .. 2025. 6. 23.
[인디즈 단평] 〈어브로드〉: 꼬여버린 매듭 꼬여버린 매듭〈어브로드〉 그리고 〈캐쉬백〉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 이들이 있다. 결코 한 프레임 안에 머무를 수 없는 인간들은 끊임없이 달리고 숨 고르기를 반복한다. 이 게임적 세계는 불안의 감각이 늘 산재해 있는 공간이다. 끊임없이 숨통이 죄어올 때,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주어지지 않는다. 일단 달려야 한다. ‘태민’과 ‘민지’ 커플은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미국 미네소타로 떠난다. 이들의 여정은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마감 시간을 놓쳐 렌터카를 빌리지 못하고,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가까스로 피한다. 불운의 반복과 피로 누적은 결국 다툼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태민이 화해를 청하려던 순간, 샤워 중이던 민지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2025. 6. 23.
[인디즈 Review] 〈어브로드〉: 나는 여전히 나인지 〈어브로드〉리뷰: 나는 여전히 나인지*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글입니다. 우리는 몇십 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사용하는 언어도, 문화도 전혀 다른 나라에 도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시간도 뒤바뀌고 장시간의 비행으로 피로가 누적된 몸은 쉽사리 낯선 나라에 적응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은 낯선 이의 사소한 호의나 친절에 감동한다. 또는 작은 불친절이나 냉담함에도 쉽게 무너진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었던 기존의 장소와 달리 전혀 다른 맥락과 문화가 기다리는 장소에서는 모든 것이 낯설어진다. 그 낯섦에는 일상에서 이미 익숙했던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 어떤 장소에 놓이는지가 내가 누구인지에 영향을 끼치고, 굳게 믿어왔던 정체성은 그저 다른.. 2025. 6. 23.
[반짝다큐페스티발] 폐막식: 당신과 나의 현장으로 당신과 나의 현장으로 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 폐막식에 다녀온 후지난달 30일(금)에 개막한 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이 지난 1일(일) 짧고도 반짝였던 여정을 마무리했다. 반짝다큐페스티발은 국내 유일의 비경쟁 중·단편 다큐멘터리 영화제다. 현장 다큐멘터리에 대한 담론을 중심으로 각자의 ‘현장’에 관한 정의와 자유로운 사회적 발언을 토대로 다양한 실험적 다큐멘터리를 발굴하고 소개한다. 어느덧 더워지기 시작한 6월의 초입, 반짝다큐페스티발의 현장으로 향했다. 낯설게 하기 일상이라는 익숙하고 평범한 것을 낯설고 생소한 방식으로 보는 일은 우리에게 친숙함에 가려 지나친 다양한 진실들을 마주하게 한다.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고, 인디즈 활동을 하면서 어느덧 일상으로 편입된 공간인 인디스페이스를 ‘반짝다큐페스티발’ 이름.. 2025. 6. 14.
[반짝다큐페스티발] 개막식: 짧지만 오래도록 마음속에 반짝이는 짧지만 오래도록 마음속에 반짝이는 어느 관객의 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 개막식 후기 언젠가부터 영화제에서 관람한 작품 중, 가장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건 다큐멘터리였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 내려가지 않는 이야기를 카메라를 통해 꺼내놓는 사적 다큐멘터리부터, 반드시 기록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광장에 나가거나 타인의 삶의 현장을 담은 작품들까지. 형식도, 소재도, 접근 방식도 모두 다르지만 다큐멘터리의 출발점은 결국 실재하는 삶과 세상이다. 특정한 시선으로 연출과 편집을 거쳐도, 그 뿌리는 늘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그 안에서 각자의 삶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편 다큐멘터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반짝다큐페스티발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2025. 6. 14.
[인디즈 단평] 〈내가 누워있을 때〉: 조심하세요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조심하세요〈내가 누워있을 때〉 그리고 〈솧〉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조심히 가. 헤어질 때마다 나는 친구에게, 친구는 나에게 그렇게 말한다. 말하면서도 우리는 안다. 조심히 가라고 했다고 조심히 갈 순 없다. 조심한다고 조심할 수 있는 건 뜨거운 냄비를 옮길 때 정도의 위험이다. 팔팔 끓는 물이 차라리 나을 정도로 이 세상 곳곳에는 어쩌지 못할 불안이 도사린다. 이를테면 맞은편 저 남자가 갑자기 나를 때려죽이면 어떡하지 하는. 그런 불안은 감정보다 구조에 가까워서 조심 따위로는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영화 〈솧〉의 ‘미경’도 구조.. 2025.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