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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75

[인디즈 단평] 〈케이 넘버〉: 함께라는 희망만으로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함께라는 희망만으로〈케이 넘버〉 그리고 〈침몰가족〉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글입니다. 국가가 개인을 버릴지라도 개인은 또 다른 개인에게 구원받을 수 있다. 개인과 개인이 모여 작은 공동체를 이룬다면, 그 정도의 안락함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리 호화롭지 못한 인생이더라도 함께라는 희망만으로 그럭저럭 살아질 수 있다. 영화와 밀착하는 날이면 자꾸 이런 말들을 믿게 된다. 그러나 의심을 거두고 싶지도 않다. 거대한 시스템에 순응하는 일을 경계하고, 나서서 균열을 내야 할 것만 같다. 광장에 나가고 진실을 요구하면서 국가가 앗아간, 혹은 뺏겼는지도 몰.. 2025. 6. 2.
[인디즈 단평]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우연이라는 장치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연이라는 장치〈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그리고 〈이어지는 땅〉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그런 날이 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상점에 들어갔더니 가지고 싶었던 물건이 나를 반기고 있고, 버스를 놓쳐 걷게 된 길에서는 잊고 지내던 오래된 친구를 만나게 되는 날. 이렇듯 우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다른 우연을 만들어내 예상치 못한 순간들을 우리 앞에 꾸며낸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와 〈이어지는 땅〉은 모두 우연으로부터 출발하는 이야기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젊은 시인의 우연한 어느 하루를 담는다. 동화.. 2025. 5. 26.
[인디즈 Review]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일상의 균열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리뷰: 일상의 균열*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글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 아주 작은 균열이 기분을 흐트러뜨리곤 한다. 처음엔 미묘해서 잘 모르지만, 쌓이고 쌓이다 보면 끊어지기 직전의 고무줄처럼 아슬아슬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자극이 가해지는 순간, 툭 끊어지며 살갗에 빨간 생채기를 낸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그런 균열의 순간을 담고 있다. 영화적이지 않은 영화8개의 챕터로 구분된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답게 매우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사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이번에 처음 보지만, 단조로운 사건과 원테이크 촬영 기법이 감독의 특징이라는 점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영화가 시작한 후 짧지 않은 시간 동.. 2025. 5. 26.
[인디즈 Review] 〈침몰가족〉: 항해하는 배 〈침몰가족〉리뷰: 항해하는 배*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때로는 흐르듯 살고 싶다. 잠시 훑고 지나갈 인연에 마음을 활짝 열어두고 싶다. 엄마에게 차마 못 할 속얘기를 버스 옆자리의 낯선 이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하겠지? 걱정을 내뱉기도 전에, 멀지 않은 섬나라에서 과감히 위험해지기를 시도한 이들이 있다. 만나자마자 한 배를 타기로 선택한 이들이 있다. 어쩌다 우리시작은 전단이었다. 감독 ‘가노 쓰치’를 낳은 어머니 ‘가노 호코’는 아이의 생부와 가정을 꾸리지 않았다. 대신 아들을 함께 길러낼 사람을 모집하는 전단을 붙였다. 전단은 여기서 저기로 옮겨 다니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종이 한 장을 구심점으로 어쩌다 모인 우리는 누구일까. “정상적인 형태가.. 2025. 5. 26.
[인디즈 Review] 〈보이 인 더 풀〉: 푸르던 여름을 견뎌낸 청춘에게 〈보이 인 더 풀〉리뷰: 푸르던 여름을 견뎌낸 청춘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다원 님의 글입니다. 사방이 푸르른 여름, 부단히도 피어나려는 청춘들이 있다. 내 속을 헤집어 찾은 조그마한 특별함에 젖어 꿈꾸다가도 굳이 찾지 않아도 또렷한 친구의 특별함에 쉽게도 좌절하던 우리가 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무엇도 되지 못했다는 불안을 동시에 쥔 청춘은 부지런히 이 여름을 견뎌낸다. 그리고 영화 〈보이 인 더 풀〉의 석영과 우주 또한 마찬가지다. 울지 말라면 괜히 눈물이 삐죽 나오고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던 시절. 엄마의 키는 따라잡아도 마음은 따라잡기 어려워 심술부리던 그때 석영과 우주는 만났다. 어린 시절의 쉽게도 허물어지는 마음은 우주로 하여금 자신의 비밀인 물갈퀴를 고백하게 만든다... 2025. 5. 23.
[인디즈 단평] 〈침몰가족〉: 고민 끝의 우리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고민 끝의 우리〈침몰가족〉 그리고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모든 이별은 오는구나. 잘 커온 나이와의 이별, 정든 마을과의 이별, 곁을 지켜준 사람과의 이별. 떠나는 이에게 ‘안녕’하며 배웅하는 사람들의 몫은 무엇이었을까. 때로는 가족으로 때로는 아주 친밀한 타인으로 서로를 마주했던 시절의 조각들.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그리던 사람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침몰가족〉의 감독 가노 쓰치(이하 쓰치)는 ‘침몰가족’이라는 환경에서 자랐다. 명제된 ‘침몰가족’은 홀로 아이를 키우기보다 여럿이 모여.. 2025. 5. 23.
[인디즈 Review] 〈케이 넘버〉: 불합리를 마주하며 〈케이 넘버〉리뷰: 불합리를 마주하며*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디아스포라적 초상 몇 년 전 야구팬들 사이에서 미국의 스타 야구선수 애런 저지가 한국계 입양아인 형에 대해 언급한 것이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다.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만큼 형제 역시 매체의 주목을 받을 법한데,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과 어린 시절 사진 외에는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어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해외 입양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케이 넘버〉는 살면서 한두 번은 어렴풋이 접했을 한인 해외 입양아의 이야기를 파고드는 다큐멘터리이다. 카메라는 친부모를 찾으려는 입양인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시에, 그들에게 가해진 국가의 폭력을 밝히려 한다. 두 시간에 가까운.. 2025. 5. 21.
[인디즈 단평] 〈보이 인 더 풀〉: 구분 어려운 마음, 달리 나오는 대답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구분 어려운 마음, 달리 나오는 대답〈보이 인 더 풀〉 그리고 〈늦더위〉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사람은 평생에 걸쳐 성장한다. 그 성장 과정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은 신기하게도 어떤 시기에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자라난다. 어렴풋이 우리는 중고등학생 시절과 청년 시절을 떠올린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동시에 늘 가지고 있었던 불안함과 조급함을 기억해 낸다. 이제 좀 알 것 같으면 멀리 떠나가고 마는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는지 우리는 안다. 이 기억으로 만들어진 〈보이 인 더 .. 2025. 5. 20.
[인디즈 Review] 〈리셋〉: 영화적 타임머신 〈리셋〉리뷰: 영화적 타임머신*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글입니다. 그곳에 아직 사람들이 있다. 무안 공항에서, 이태원 골목에서, 그리고 진도 앞바다에서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약이고 언젠가 다시 날은 갠다지만 그날 하루에 영영 갇혀 버리는 누군가도 있다. 유가족이라는 이름으로 11년이 넘도록 2014년 4월 16일에 머물러 있다. 아파하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그들은 기약 없는 싸움을 지속해야 한다. 왜 구하지 못했고, 대체 왜 진실을 가리고 있는지 알아내기 전까지 내일로 건너갈 수 없다. 영화 〈리셋〉은 그런 시간을 붙잡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이다. 참사 당일부터 9년간, 축축하고 시끄러운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고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 씨는 유튜.. 2025. 5. 19.
[인디즈 단평] 〈리셋〉: 살아가는 일상과 몫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살아가는 일상과 몫〈리셋〉 그리고 〈세월: 라이프 고즈 온〉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글입니다. 2014년 4월 16일로부터 11년, 그리고 한 달이 더 지났다. 그날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은 여전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아무도 도울 수 없었는지 알지 못한다. 〈리셋〉은 세월호 참사 당시와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모름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는지 조명한다.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끝내 구조되지 못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인터뷰가 유독 머릿속에 남았다. 타임머신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말이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2025. 5. 14.
[인디즈 소소대담] 2025. 4 만남이 주는 모든 것 [인디즈 소소대담] 2025. 4 만남이 주는 모든 것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기타, 드럼, 피아노, 베이스, 마이크, 신디사이저 아직은 서늘한 봄바람이 부는 4월,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려 애를 쓰게 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영화로 모이고 영화로 흩어지는 길목에서 만난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가보기로 약속한다. 바람이 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서로가 담아두었던 장면들을 내보이는 수줍음이 못내 간지럽기도 하다. 언젠가 사뭇 달라진 우리를 보리라는 기대와 함께 가벼운 웃음으로 풀어보는 순간의 다정함이 마주할 날들에 깃들기를 바라며. *2025년 4월에 극장에서 만난 영화들 〈프.. 2025. 5. 9.
[인디즈] 〈침몰가족〉 인디토크 기록: 미래로 열린 집 미래로 열린 집〈침몰가족〉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5년 4월 26일(토) 오후 3시 상영 후 참석 가노 쓰치 감독,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공동대표통역 심아정 독립연구활동가진행 한디디 커먼즈·도시운동 연구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기록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낯섦에서 출발해 익숙함에 도착한다. 우리도 타자로 시작해 공동에 다다른다. 우연히 만나고 어쩌다 모인다. 훗날 흩어져도 그때 우리가 우리였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리고 피는 다르지만 다 같이 아이를 키웠던 이들이 있다. 함께 육아 일기를 작성하고 잔디밭에 둘러앉아 생일파티를 열어준 사람들이 있다. 그날의 그들을 무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질문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로도 향해간다. 그 여정을 이어내는 매듭처럼 영화 〈침몰가족〉은 지금.. 2025.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