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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078

[인디즈 Review] 〈소설가의 영화〉: 오래된 관성으로부터 〈소설가의 영화〉 리뷰: 오래된 관성으로부터 *관객기자단 [인디즈] 염정인 님의 글입니다. 어쩌다 홍상수 감독의 올해 작품을 다 봤다. 대게 비슷한 사람들이 나왔고 여전히 우연한 만남이 줄을 이었다. 흑백의 화면은, 딱 한 번 색을 입었다. 〈인트로덕션〉과 〈당신 얼굴 앞에서〉에 이어 나온 〈소설가의 영화〉는 색다르진 않았지만 이전 작품을 반복했다 하기도 어렵다. 특히, 준희(이혜영)과 길수(김민희)의 만남이 가장 특별했다. 〈소설가의 영화〉는 준희의 영화 속 말처럼 “이야기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특별한 사건이 없이 인물들의 입장은 흩어져 있고 담담한 대화와 가끔의 ‘주장’으로 구성됐다. 준희는 잠적했던 후배를 찾아갔다가 우연히 영화감독 부부를 마주치고, 역시나 우연히 길수를 만난다. 준희는 재.. 2022. 5. 17.
[인디즈 Review]〈평평남녀〉: 하루도 평평할 날 없는 우리들에게 〈평평남녀〉 리뷰: 하루도 평평할 날 없는 우리들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연 님의 글입니다. ‘일도 사랑도 꼬여버린 할많하않 오피스 V-log가 온다!’ 포스터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하루도 평평할 날 없는 우리들의 직장 생활이 어떤 모습으로 담겨 있을까? 사무실과 현장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식사 시간까지도 일에 대해 생각하느라 주변의 걱정을 사는 영진은 오늘도 열정만랩이다. 하지만 효율은 처참하다. 아이디어는 까이기 일쑤, 다른 팀과 비교당하며 눈칫밥 먹는 건 일상, 거기다 이번엔 낙하산을 영접해야 한다. 자신이 낙하산임을 당당하게 밝히는 이상한 놈, 준설. 낙하산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직원들은 은근히 준설을 무시한다. 그럴수록 준설은 열등감에 시달리며 직급을 앞세워 영진을 몰아붙인다. 그럼에도 .. 2022. 5. 10.
[인디즈]〈미싱타는 여자들〉 인디토크 기록: 물가의 나무가 되어 서로를 안아 지탱했던 시대의 전언 물가의 나무가 되어 서로를 안아 지탱했던 시대의 전언 〈미싱타는 여자들〉 인디토크 기록 일시 4월 12일(화) 오후 7시 참석 이혁래, 김정영 감독│주인공 이숙희, 신순애, 임미경 진행 뮤지션 홍순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글입니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원제부터 ‘타다’란 동사가 들어있다. 동사는 움직임을 내보이는 기능을 한다. 이 영화는 그 정의를 흠뻑 함의한 듯 노동을, 우리를, 나를 지키려 했던 모든 동사를 꺼내 소복이 모았다. 증언이 쌓일수록 우리로 모여 건너셨을 긴긴 계절을 같이 세어보게 되었다.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라고 부른 노래에 형태가 있다면 분명 곧은 자세였으리라. 〈미싱타는 여자들〉을 감상하면 필히 나는 어떤 동사를 지니고 우리에 가담할지 궁리하게 될 수밖에 없.. 2022. 5. 6.
[인디즈 Review] 〈복지식당〉: 복지, 두 글자에 숨은 틈새로 〈복지식당〉 리뷰: 복지, 두 글자에 숨은 틈새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현지 님의 글입니다. 불 꺼진 누군가의 집 앞. 가로등 그림자가 새겨진 가파른 계단. 현관문을 열기 위해선 계단을 올라가야만 한다. 이 집의 주인 ‘재기(조민상)’는 계단을 올려다보며 그저 앉아 있다. 휠체어를 탄 채 왼팔을 떠는 재기에게는 닿을 수조차 없는 곳이다. 갑자기 닥친 사고는 재기에게 언어장애와 왼팔을 저는 외상을 남겼다. 누나 ‘은주(한태경)’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고 나서야 걸음을 뗄 수 있게 된 오늘이 낯설다. 모든 것이 뒤바뀐 현실이 재기에게 가장 먼저 내민 건 다름 아닌 등급이었다. 경증에 가까운 5급 장애인. 말을 더듬지만 언어능력을 구사할 수 있고, 하반신에 마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전화기 너머 상.. 2022. 5. 3.
[인디즈 Review] 〈태어나길 잘했어〉: 어릴 적 나와 화해하기 〈태어나길 잘했어〉 리뷰: 어릴 적 나와 화해하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어렸을 때 나를 만날 수 있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또는 하고 싶을까? 최진영 감독의 는 성인이 된 춘희(강진아)가 어느 날 번개를 맞고 살아난 후 어렸을 적 자신(박혜진)을 만나게 된다는 귀엽고 발랄한 설정으로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오간다. 춘희는 어릴 적 엄마를 잃고 지낼 곳이 마땅치 않게 되자 친척집에서 쭉 자라게 된다. '친척'집이라고는 하지만 춘희는 그들에게 성가시고 번거로운 존재로 인식된다. 영화 초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이 춘희가 어디서 지내야 할지 논쟁할 때부터 춘희의 움츠러든 존재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춘희는 몸도 제대로 펼 수 없고 따뜻함이 감돌지도 않는 .. 2022. 4. 26.
[인디즈] 인디돌잔치 〈정말 먼 곳〉 인디토크 기록: 우리 정말 먼 곳으로 가자 우리 정말 먼 곳으로 가자 인디돌잔치 〈정말 먼 곳〉 인디토크 기록 일시 3월 29일(화) 오후 7시 참석 배우 강길우, 홍경, 이상희 진행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예본 님의 글입니다 영화 개봉 후 일 년. 작품을 아끼는 사람들이 모여 기념일을 축하하고 품어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냈다. 각자 전혀 다른 것을 느꼈다 하더라도, 우리는 함께 정말 먼 곳에 가고 있다. 그 여정의 일부였던 〈정말 먼 곳〉 GV의 기록을 전한다.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이하 이은선): 오늘 오신 관객 여러분들께 인사 한 마디씩 하면서 시작할까요? 강길우 배우(이하 강길우): 안녕하세요. 강길우입니다. 좋은 날 이렇게 시간 내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좋은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경 배우(이하.. 2022. 4. 19.
[인디즈 Review] '인디피크닉 2022' 단편 3: 너의 이름의 획을 끌어 완성되는 사랑 인디피크닉 2022 〈메이·제주·데이〉, 〈씨티백〉, 〈제씨 이야기〉, 〈돛대〉 리뷰: 너의 이름의 획을 끌어 완성되는 사랑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글입니다. 이름 명(名)은 가지런한 입(口)이 맘껏 움틀 준비를 하는 모양으로 읽힌다. 그러니 나도 선뜻 오독을 해보자면, 저녁 석이 입 위에 얹어진 게 꼭 이름은 시기를, 시절을 거르지 말고 내내 부르라는 상냥한 충고 같기도 하다. 단편 3 섹션의 제목은 “나의 이름이 너를 부를 때”이다. 너의 이름을 발음하는 어느 날은 탄성과 같이 통, 튀어 오르기도 했겠으며 무른 토마토가 픽, 터지듯 새어나가는 날도 있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왜 입은 너를 위해 존재하듯 여지를 가운데에 비워두는 걸까.1) 이에 답신으로 충실한, 호명으로 잇고 기대는 영화 네.. 2022. 4. 19.
[인디즈 Review] 〈재춘언니〉: 흰 수염의 오필리어는 그럼에도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재춘언니〉 리뷰: 흰 수염의 오필리어는 그럼에도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나은 님의 글입니다. 영화 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복직 투쟁의 현장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4464일의 싸움, 그리고 합의서를 받아내는 순간까지 강산이 변하고도 남았을 그 세월을 고스란히 카메라 안에 담았다. 이수정 감독은 수많은 얼굴 사이에서 임재춘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그려낸다. 밴드, 연극, 일상 등 다양한 모습을 스스럼없이 꺼내는 재춘의 모습에서 주인공적 면모를 발견하고 그를 중심으로 투쟁의 단면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영화는 재춘의 현재를 제외하고는 전부 흑백으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표현 방식이 답답함을 자아내기보다 노동자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고통을 시각화하고, 컬러로 전환되는 시점을 부각해 짜릿함을 .. 2022. 4. 12.
[인디즈 Review] 〈소피의 세계〉: 1인분의 세계가 차지한 부피의 외연을 따라서 〈소피의 세계〉 리뷰: 1인분의 세계가 차지한 부피의 외연을 따라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은다강 님의 글입니다. 현실을 사랑할 자신이 없을 때 전시회장을 찾는다. 사진으로 그림으로 투영된,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 이곳이 아름답다는 걸 깨닫는다. 냉담한 마음이 그제야 사르르 녹는다. 북촌에 여행 온 소피(아나 루지에로)를 둘러싼 현실도 마찬가지다. 도무지 사랑할 수 없다. 소피의 시선이 아니라면. 소피가 머무는 집의 주인 부부, 수영(김새벽)과 종구(곽민규)는 실은 그 집의 세입자다. 그들은 소피에게 집주인을 만나면 여행객이 아닌 친구인 것처럼 거짓말해 달라고 부탁한다(그리고 이것은 불법이다). 소피는 닫힌 방문 너머로 부부의 울음과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목소리를 듣는다. 종구는 어.. 2022. 4. 5.
[인디즈 Review]〈고양이들의 아파트〉: 사랑을 확장하여 주세요. 〈고양이들의 아파트〉 리뷰: 사랑을 확장하여 주세요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예본 님의 글입니다. 동물권에 관한 목소리는 예전부터 지속되어왔고, 그 울림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비건을 향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기후문제 뿐만 아니라 동물권을 위해 비건 지향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동물권에 관한 담론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보기 전까지 동물들의 ‘거주’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아왔다. 비건을 지향하고 동물성 제품을 지양하고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를 매달 구매하면서도 정작 그들이 어디에 있기를 바랄지 궁금해한 일이 없었다. 그러니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묻고자 한 적도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도 못 한 그 질문을 간.. 2022. 3. 29.
[인디즈 Review]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여성, 귀신, 신뢰의 언어를 받아적을 준비가 되셨나요?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리뷰: 여성, 귀신, 신뢰의 언어를 받아 적을 준비가 되셨나요?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글입니다. 영화 속 박인순의 당당한 ‘기세’는 어느 시야에 놓이는지에 따라 ‘세기’가 확장된다. 이를테면 인순의 진술을 듣고도 ‘앞뒤가 일관되지 않아 난감했다는’ 평은 그를 단번에 신뢰할 수 없는 화자로 위치시킨다. 이때 우리는 연결되는 유모차 신으로 낙차(落差)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유모차엔 인순의 생계를 위한 상자가 켜켜이 접혀있었다. 자갈이 보폭을 막아 잘 밀리지 않았다. 분명 인순은 나아가기 위해 계속 힘을 주고 있었다. 이때 유모차의 ‘정지’를 말의 엉킴으로 치환하여 보자. 문장이 턱에 걸린 것 같아도 원인을 발견하면, 그럼에도 그 길목을 감수한 이유까지 들으려는 의지가.. 2022. 3. 22.
[인디즈 Review] 〈미싱타는 여자들〉: 흔들리지 않게 〈미싱타는 여자들〉 리뷰: 흔들리지 않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유소은 님의 글입니다. 세상엔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누군가가 고된 투쟁 끝에 쟁취해낸 것을 자연스럽게 누리는 우리는 앞서 걸은 사람들에게 빚을 진 셈이다. 그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 영화 은 그렇게 우리의 의무를 실천한다. 드넓은 들판 위 미싱기 앞으로 세 명의 인물이 걸어간다. 그곳에 놓인 작업용 천을 살펴보며 “이것도 일이 많네” 하고 자연스럽게 견적을 내는가 하면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모습은 얼핏 그들의 노동 역사를 짐작게 한다. 영화는 이 세 명의 인물을 포함, 1970년대 평화 시장에서 미싱사로 일하며 노동 운동에 앞장섰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 2022.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