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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520

[인디즈 Review] 〈슈퍼소닉〉: 온 몸으로 들이키는 오아시스 〈슈퍼소닉〉리뷰: 온 몸으로 들이키는 오아시스*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로큰롤”이란 무엇일까. 로큰롤을 만들어내는 재료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둔탁한 걸음들이 무대에 들리기 시작하고 잔디처럼 땅을 메운 사람들이 하나둘 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그들의 로큰롤은 시작됐다. 관중의 눈을 대변하는 카메라가 오아시스 멤버들의 발과 손, 몸짓 하나하나를 꼼꼼히 훑는다. 공연이 시작되고, 리암 갤러거의 멘트와 관중의 환호성이 하나가 되어가자 비로소 오아시스의 “로큰롤”이 끓어오른다. 초음속으로 온도를 높여가는 로큰롤은 끝을 모르고 달려간다. 다큐멘터리는 인물이나 사건을 여러 시선에서 담아낸다. 삶을 살아오며 여러 굴곡과 사람을 거쳐온 오아시스는 이 형식에 너무나도 적절한 뮤즈다. 〈슈퍼.. 2025. 9. 16.
[인디즈 단평] 〈3학년 2학기〉: 지워진 이름들의 세계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지워진 이름들의 세계〈3학년 2학기〉 그리고 〈천막〉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해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노동은 어느 정도 예술 같다. 그러나 노동자는 자본 아래서 일하기에 예술이라기엔 자유롭지 못하다. 자본가의 이익이 궁극적 목표인 노동시장에서 노동자는 부품이 되고 노동자가 만들어 낸 결과는 상품이 된다. 그렇다면 노동자 개인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사라진다 해도 또 다른 누군가가 같은 과정을 거쳐 같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면 기업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노동자의 이름은 지워진다. 그.. 2025. 9. 16.
[인디즈 Review] 〈3학년 2학기〉: 영화와 현실 사이에서 〈3학년 2학기〉리뷰: 영화와 현실 사이에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위험의 이미지 일하다 사람이 죽을 수 있는가?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모 건설사의 현장에서는 올해에만 4명의 노동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소비자들은 빈번한 산업재해에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기업을 불매하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뉴스 아나운서의 차분한 목소리로 전달되는 사고들은 조금 더 ‘특별한’ 다른 소식들―이를테면 유명 연예인의 결혼 소식이나 곧 개봉할 영화 같은―의 파도에 밀려 금세 기억의 저편으로 향한다. 역설적으로, 2025년 한국에서 ‘일하다 죽은 사람’의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어서 오히려 생경하게 느껴진다. 이제 막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19살 청춘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3학년 2학기〉를.. 2025. 9. 16.
[인디즈 단평] 〈3670〉: 시간의 지리학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시간의 지리학〈3670〉 그리고 〈딸에 대하여〉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글입니다. 우리가 어떤 영화를 100% 이해할 수 있을까? 인물은 영화 이전부터 있어왔다. 영화가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라 할지라도 첫 시퀀스가 시작됨과 동시에 태어나진 않으니. 우리는 그를 알지 못한다. 영화를 보는 일이란 길거리에서 마주친 누군가에게 불현듯 시선을 고정하고 2시간 내내 미행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장면에 동선이 생기는 순간, 모든 영화는 성장 영화일 수 있다. 일련의 사건이 수직적이든 수평적이든 거꾸로 돌아가든 세차게 파고들든 시간은 흐르고 감정은 마음 깊이 .. 2025. 9. 16.
[인디즈 Review] 〈3670〉: 우리의 모든 처음 〈3670〉리뷰: 우리의 모든 처음*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그 처음은 늘 서툴다. 처음 사귄 친구, 처음 나가본 모임, 처음 경험해 보는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미묘한 설렘을 느끼기도, 잘 보이려 나름의 애를 쓰기도, 관계의 엇갈림 사이에서 작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처음을 어떻게든 겪어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670〉을 보고 나의 처음을 이루었던 감정들을 떠올려 보았다. 철준(조유현)은 탈북자이자 성소수자다. 든든한 탈북자 친구들이 있지만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기는 어려워 늘 공허한 마음이다. 그렇기에 철준은 나와 닮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있다는 감각을 느.. 2025. 9. 16.
[인디즈 기획] 연분홍치마 김일란 감독 인터뷰 : 카메라로 뜨겁게 연대하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5. 9. 10.
[인디즈 소소대담] 2025. 8 여름의 막바지 [인디즈 소소대담] 2025. 8 여름의 막바지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파도, 모래, 파라솔, 태양 특히나 무더웠던 이번 여름, 우리는 더위를 피해 극장으로 향했다. 더울 땐 극장이 최고의 피서지라며 서로의 근황을 나누던 중, 늘 그랬듯 우리의 영화 이야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된다. 대화를 끝내고 나오니 어느새 선선한 밤공기가 느껴졌다. 동시에 새로운 계절과 함께 찾아올 영화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벌써부터 우리의 다음 대화가 궁금해졌다. * 영화와 함께한 우리의 근황 파도: 올해만큼 더워서 지친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진흥위원회 할인 사업 덕분에 이런저런 극장을 많이 찾아.. 2025. 9. 10.
[인디즈 단평]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순환하는 영화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순환하는 영화〈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그리고 〈미망〉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글입니다. ‘세상 참 좁구나’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종종 있다. 지인 중 접점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알고 보니 아는 사이였다든지, 심지어는 과거 연인이었다든지. 그런 의외의 사실을 우연찮게 알게 될 때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도 작은 세계들이 맞물려 바삐 굴러가고 있음을, 또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새삼스레 느낀다. 〈이어지는 땅〉으로 장편 데뷔 후, 두 번째 연출작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를 내보인 조희영 감독은 사람과 관계 사이의 경계를 자유.. 2025. 9. 8.
[인디즈 Review]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오롯이 오독되는 삶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리뷰: 오롯이 오독되는 삶 *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다원 님의 글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뒤섞여 웃고 있는 연인을 볼 때, 왜인지 그에게 드는 낯선 느낌에 심사가 뒤틀린 적이 있다. 우리의 관계에 가득 들어 차 있던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치민 두려움 때문이었으리라. 내가 그를 모르는 것 같다는 불안은 연인이라는 관계를 넘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내밀한 관계에 적용된다. 우리는 각 관계에서 솔직하고자 늘 다짐하지만, 다양한 관계 양식에서 불리고 싶은 모양으로 자신을 재정의하며 행동한다. 그렇게 나는, 나라는 하나의 존재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다.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정호를 둘러싼 세 여자의 이야기다. 이렇게 일축할 수 있지만 이게 이야기의.. 2025. 9. 8.
[인디즈 단평] 〈THE 자연인〉: 정체를 바꾸는 공포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정체를 바꾸는 공포〈THE 자연인〉 그리고 〈어브로드〉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글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공포감에 대해 말할 때 등장하는 요소들이 있다. 세상의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귀신, 타인에게 악의를 가지고 해를 끼치는 사람, 그리고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현실. 농담처럼 셋 중에 무엇이 더 무서운지 말하곤 하지만, 많은 공포 상황에서 세 가지는 함께 오기도 한다. 〈THE 자연인〉은 마치 셋 중에 뭐가 더 무서운지 물어보며 건네는 농담과도 같은 상황들을 보여준다. 10만 구독자 달성이 코앞인 공포 유튜버 귀식커 인공, 1000명이 채 안 되는 구독자.. 2025. 9. 8.
[인디즈 Review] 〈THE 자연인〉: 없는 진짜 〈THE 자연인〉리뷰: 없는 진짜*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아지가 별안간 두 발로 저벅저벅 걷더니 개다리춤을 춘다. AI로 만든 허무맹랑한 이 영상을 보고 가짜라며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왜일까. 진짜인 척하는 가짜만은 거부감이 든다. 모 먹방 유튜버는 음식을 먹는 척만 하고 사실은 전부 뱉었다는 ‘먹뱉 논란’으로 크게 비난받은 바 있다. 그러나 어디 그 한 명뿐이겠는가. 흡입력 있는 재미와 자극이 없으면 소비되기 어려운 콘텐츠 세상에서, 우리가 진짜라고 믿었던 것들이 모두 가짜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 영화 〈THE 자연인〉 역시 가짜 콘텐츠에서 영화의 단서를 얻었다고 한다. 노영석 감독은 TV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마.. 2025. 9. 1.
[인디즈 기획] 〈어쩌면 해피엔딩〉 인터뷰 : 막이 내린 뒤 시작될 이야기 막이 내린 뒤 시작될 이야기〈어쩌면 해피엔딩〉 이원회 감독, 신주협, 강혜인 배우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무척 짧았던 촬영 기간과 시리게 추웠던 계절을 지나 가장 뜨거운 여름을 맞는다. 생동하는 영화는 무엇보다 존재들을 결합하고, 재창조해냈다. 극의 흐름을 따라 내면을 더욱 반추시키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거울에 사랑을 비춰 보인다. 완전히 똑같기도, 생각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감정을 굴절시키며 이내 차오른 빛을 스크린 가득히 수놓는다. 누구보다 더 가까이서 영화를 이끌어온 이원회 감독 그리고 신주협, 강혜인 배우에게서 사랑이란 감정을 설명해 줄 멋진 형용사들을 찾을 수 있었다. 촬영 시기가 한창 코로나 유행할 시기였어요, 시간도 벌써 3, 4년 정도 지났고요. 영화.. 2025.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