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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591

[인디즈 단평] 〈차임〉: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차임〉 그리고 〈THE 자연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미 님의 글입니다. 공포는 인간의 감정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층위에 자리한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차임〉은 바로 그 지점으로 회귀한다. 미니멀한 서사와 사운드 실험으로 근원적인 공포의 감각을 건드린다. 요리 교실 강사 마츠오카는 차임벨 소리가 자신을 조종한다고 믿는 수강생을 만난다. 손쉽게 칼을 집어들 수 있는 요리 교실이라는 특수한 공간 아래, 남자의 사소한 몸짓과 섬뜩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긴장감이 스민다. 영화는 사운드를 거침없이 증폭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과감히 제거.. 2026. 3. 16.
[인디즈 Review] 〈차임〉: 설명되지 않는 불안의 목격 〈차임〉리뷰: 설명되지 않는 불안의 목격 * 관객기자단 [인디즈] 유송이 님의 글입니다. 공포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차임〉(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은 이 질문에 대해 외부의 괴물이 아닌 일상의 작은 균열로부터 시작되는 불안으로 대답한다. 영화는 요리 학교의 강사인 타시로가 한 학생으로부터 차임벨 소리가 들린다는 말과 함께 평온했던 일상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린다. 보통의 호러 영화가 시청각적인 충격 요법을 동력으로 삼는다면, 〈차임〉은 보이지 않는 전조와 설명할 수 없는 행위들을 통해 관객에게 공포감을 준다.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은 제목처럼 소리에서 나온다. 타시로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은데, 이런 불투명함 때문에 관객은 영화 속 인물이 겪는 혼란을 똑같이.. 2026. 3. 16.
[인디즈 Review] 〈노 어더 랜드〉: 한 겹 너머의 투쟁 〈노 어더 랜드〉리뷰: 한 겹 너머의 투쟁 *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 어느 마을의 투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그런 영화지만 그런 영화로만 읽어선 안 될 것 같다. 푹신한 상영관 소파에 앉아 관람했으니 더욱 그렇다. 폭력으로부터 안전거리를 가진 목격자의 임무는, 목격담이 납작해지지 않도록 애쓰는 일이니까. 내가 본 그 불행을 다시 최대한 자세히 들여다 보는 일이니까. 팔레스타인 거주민 ‘바젤’과 ‘함단’, 이스라엘 활동가 ‘유발’과 ‘레이첼’ 네 명이 이 영화를 만들었다. 카메라는 바젤을 주로 따라다니니, 그 뒤를 이어 바젤의 투쟁을 해체해 보려 한다. 투쟁의 첫 겹은 팔레스타인의 ‘마사페레 야타’ 지역 거주민으로서 겪는 아픔이다. 하루아침에 집이 무너지.. 2026. 3. 11.
[인디즈 Review]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과잉의 리듬,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리뷰: 과잉의 리듬,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당신은 고유의 리듬을 체득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취하고, 내치는가. 나만의 리듬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조정을 반복한다. 달고 쓴 것의 기준을 묘하게 바꿔 새로운 맛을 수용하기도 하며, 매일의 습관을 하루아침에 버리기도 한다. 하루가 다르게 출현하는 환상과 야심은 불쑥 튀어나와 내 일상을 툭툭 건드린다. 엉겁결에 만난 덩어리진 욕망은 첫인사를 다 마치기도 전, 금세 나를 집어 삼켜버리는데 그 감각은 너무나도 자극적이어서 털끝이 삐쭉 서게 만든다. 마치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의 우진(우즈)이 처음 기타의 현을 건든 순간처럼. 형용 불가한 감각과 쾌락을 느낀 우진은 이 리듬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 2026. 3. 11.
[인디즈 단평]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아티스트, 아티스틱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아티스틱〈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그리고 〈고라니 아이돌과 나〉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지독한 악몽을 꾼 느낌이다. 잠에서 깰 때까지 그저 견뎌야만 하는 불쾌함이 온몸에 퍼진다. 잠시 눈을 감았을 뿐인데 영겁의 시간을 살게 되는 꿈처럼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우진의 ‘망한 욕망’이 뒤틀리며 뻗어나가는 시간을 따라간다. 우진은 실패했다. 오디션에서 탈락했고 침울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현실의 바닥을 맴돈다. 그리고 영화는 이 좌절을 광적으로 증폭시킨다. 정체불명의 기타를 소유하게 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서사적 설명보다는 눈이 멀.. 2026. 3. 10.
[인디즈 소소대담] 2026. 2 여전한 영화의 힘으로 [인디즈 소소대담] 2026. 2 여전한 영화의 힘으로*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도, 레, 미, 파, 솔, 라 살을 에는 추위가 우리를 감싸던 것도 잠시, 겨울은 순식간에 흘러가고 어느새 눈앞에는 싱그러운 봄기운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추위를 어떻게 이겨냈을까?’하고 돌아보면 우리는 여전히 이번 겨울도 영화와 온기를 나눴다. 계절의 경계 위에서 지난겨울 생활을 채웠던 모든 영화 이야기를 서로에게 전했다. 생명과 함께 새로운 영화를 품은 봄이 다가오고 있다. * 2026년 2월 극장에서 만난 영화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리뷰]: 여전히 현재 진행형(박은아)[단평]: '편'의, 정의(정다원)[.. 2026. 3. 9.
[인디즈 Review] 〈레이의 겨울방학〉: 우리 홀로 집에 - 심심한 시간을 견디는 법 〈레이의 겨울방학〉리뷰: 우리 홀로 집에 - 심심한 시간을 견디는 법*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다원 님의 글입니다. 겨울방학.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때이자 학교를 바삐 다니며 미뤄두었던 1년 치의 성장에 대한 조급함이 드는 시간이다. 바쁜 아버지와 독립한 오빠, 할머니를 간병 중인 어머니 사이에 홀로 집에 남겨진 레이의 아주 조용한 방학이 시작되었다. 심심한 얼굴로 레이는 공을 들고 운동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카메라는 성큼성큼 앞서가 레이가 오길 기다리는 것처럼, 레이의 길을 가만 비춘다. 레이를 기다리는 카메라는 마치 레이와 함께 거리를 걸으며 늦은 걸음을 보채기도 하는 동반자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여기, 레이처럼 심심한 겨울방학을 보내게 된 규리가 있다. 조.. 2026. 3. 9.
[인디즈 단평] 〈레이의 겨울방학〉: 침묵의 계절을 건너는 다정한 연대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침묵의 계절을 건너는 다정한 연대〈레이의 겨울방학〉 그리고 〈남매의 여름밤〉 *관객기자단 [인디즈] 유송이 님의 글입니다. 겨울방학은 대개 성장의 여백으로 기억되지만 누군가에게는 홀로 남겨지는 경험에 익숙해져야 하는 침묵의 시간이기도 하다. 〈레이의 겨울방학〉(감독 박석영)은 레이와 규리의 시선을 통해 결핍이 일상이 된 이들이 서로를 발견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오갈 데 없는 레이와 규리는 서로를 만나 느리고 서툴게 소통한다. 농구공을 튀기고, 놀이공원을 가고, 가마쿠라를 여행하고, 미래에 대해 무겁지 않게 대화를 나누며 사이를 좁혀간다. 비슷한 처지에서 외로움.. 2026. 3. 6.
[인디즈 Review] 〈허밍〉: 슬픔이 남겨진 자리, 또렷이 기억될 허밍 〈허밍〉리뷰: 슬픔이 남겨진 자리, 또렷이 기억될 허밍*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미 님의 글입니다. 〈허밍〉은 소리의 부재에서 출발한다. 음향 기사 성현은 1년 전 작업했던 영화 〈국사봉과 신림, 그 사이〉의 감독으로부터 후시 녹음을 부탁받는다. 애드리브가 많았던 주연 배우 미정의 몇몇 사운드가 제대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세상에 부재하는 건 미정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복원하기 위해, 사라진 목소리를 지녔던 인물 미정의 이미지를 소환한다.미정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인물은 성우 전공의 배우 민영이다. 민영은 단순히 미정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과 몸짓, 어딘가 덜렁대는 모습까지 미정과 닮아간다. 미정의 대사를 알기 위해서는 그녀가 어떤 사람.. 2026. 2. 20.
[인디즈 단평] 〈허밍〉: 빈자리에 남겨진 허밍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빈자리에 남겨진 허밍〈허밍〉 그리고 〈숨〉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허밍은 노래가 되기 이전의 소리일까, 혹은 그 이후의 음일까. 어디서부터 와 또 어디로 갈지 모르는 낌새가 다분해서 그런지 변덕스럽고 유약한 듯싶다가도, 결국 허밍은 그 무엇도 규정되지 않는 순간에 내가 낼 수 있는 유일한 가늠이자 유동적인 확신의 소리 같다. 매번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는 ‘허밍’의 기질만큼이나 미정(박서윤)은 종잡을 수 없었고, 인지하지도 못한 새에 흘러나와 성현(김철윤)의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음향 기사 성현은 극중극 〈국사봉과 신림, 그 사이〉에서.. 2026. 2. 19.
[인디즈 Review] 〈겨울의 빛〉: 희망을 품게 하는 순간들 〈겨울의 빛〉리뷰: 희망을 품게 하는 순간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겨울을 그리워하며 여름과 겨울 중 한 계절만 고르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제법 답변이 고민된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 묻는다면 여름의 온기가, 덥고 습한 여름에 묻는다면 겨울의 서늘함이 먼저 그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겨우내 따뜻한 계절을 기다리다가도 막상 고대하던 여름이 되면 또다시 기억의 미화가 진행된다. 나의 경우 그 아름다움은 겨울의 빛에 있다. 추위에 떨다 양지로 접어들 때의 포근함, 골목 이곳저곳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입김의 선명함, 물살을 만나 반짝거리는 햇빛이 주는 눈부심. 그런 감각들이 결국 희망을 품게 한다. 그러나 〈겨울의 빛〉은 희망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가 아니다. 고등학생 ‘다빈’은 .. 2026. 2. 19.
[인디즈 단평] 〈겨울의 빛〉: 성장하는 소년들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성장하는 소년들〈겨울의 빛〉 그리고 〈거인〉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글입니다. ‘가족’이라는 단어 속에는 칼과 방패가 공존한다. 누군가에게는 울타리가 되어 주고, 또 다른 이에게는 숨을 옥죄는 올가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소년들에게 가족은 무엇일까. 가족을 누구보다 미워하지만 멀어질 수 없는,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끝내 외면하지 못하는 소년들이 있다.〈겨울의 빛〉의 다빈(성유빈)은 엄마인 경옥(이승연), 청각장애를 지닌 동생 은서(차준희)와 함께 사는 고등학생이다.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고 있으나 그 투정을 모두 받아주기엔 벅.. 2026.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