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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35

[인디즈] 〈열 개의 우물〉 인디토크 기록: 삶의 근간을 서로 채워주는 일 삶의 근간을 서로 채워주는 일 〈열 개의 우물〉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10월 31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미례 감독진행 손희정 문화평론가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기록입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서로에게 건넨다. 그 물로 저녁밥을 짓고 하루를 살아간다. 〈열 개의 우물〉은 그렇게 서로의 손에 기대어 생계와 투쟁을 버텨낸 이들에게 찬사를 표하는 영화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돌봄에 노동이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얼마나 많은 싸움과 모욕이 있었을까. 지금의 시대를 만들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며 인디 토크 현장을 소개한다.    손희정 문화평론가 (이하 손희정): 안녕하세요. 김미례 감독님 모시고 시작하겠습니다. 많은 분이 흥미롭게 보셨고 여러 가지 질문들이 많으실 .. 2024. 11. 12.
[인디즈 Review] 〈열 개의 우물〉: 그럼에도 계속되는 삶 〈열 개의 우물〉리뷰: 그럼에도 계속되는 삶*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느리지만 조금 더 나은 삶을 만들고자 했던 여성들이 있었다. 격동하는 산업화 시대, 생존과 노동의 문제는 오롯이 개인이 짊어져야 할 몫으로 떠넘겨졌다. 먹고 살기 위해서 어떻게든 일해야 했지만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한계 속에 놓여있는 여성 노동자에게는 쉽지 않았다. 일터에서는 해고와 폭력의 위험에 맞서야 했고 그동안 홀로 남겨질 아이들도 어떻게든 돌봐야 했다. 그렇게 이들은 서로의 아이를 돌봐주며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갔다. 여성의 삶에서 노동과 아이 돌봄은 연결되어 있었기에 노조를 만들어 싸우는 것만큼이나 탁아소를 만드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 변혁의 한가운데, 여성들의 위대한 연대가 있었다.  〈열 개의 .. 2024. 11. 12.
[인디즈 단평] 〈최소한의 선의〉: 어른에 관하여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어른에 관하여〈최소한의 선의〉와 〈빅슬립〉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어른의 나이를 하고 일상 속 불쑥 찾아오는 불안을 헤집으며 걷는다. 마음 구석에서는 어른에 대해 골똘히 고민하며, 하지만 눈앞에 그 고민을 스스로 꺼내는 방법은 모른 채, 새로이 나타나는 불안으로 그 자리를 일단 메우며 걷고 또 걷는다. 〈최소한의 선의〉는 그 불안으로 메운 자리를 부정하지도, 타인을 위한 고민으로만 영화의 시간을 가두어두지도 않는다. 위치한 공간마다 부여된 역할은 희연(장윤주)에게 늘 새로운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그의 앞에 문득 선 유미(최수인)는 어떤 불안.. 2024. 11. 12.
[인디즈 Review] 〈럭키, 아파트〉: 닿지 못한 곳에 스며드는 냄새 〈럭키, 아파트〉리뷰: 닿지 못한 곳에 스며드는 냄새*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글입니다. 냄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를 파악하는 방식은 각자의 경험을 더듬어보는 것밖엔 없기에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일상의 공간을 둘러싼 사라지지 않는 냄새를 어떻게 해야 할까. 〈럭키, 아파트〉는 불쾌한 냄새에서 벗어나려던 선우가 냄새 안에서 자신과 닮은 한 사람의 삶을 발견하고 그 중심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희서와 선우가 어렵게 마련한 두 사람의 집은 외부에서 겪은 아픔과 어려움을 달래주는 공간이 아닌 오히려 갈등의 시작이 된다.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인 희서는 실적을 올려서 아파트 대출 이자를 홀로 갚는 동시에 두 사람의 생활을 꾸려야 한다는 부담을 느.. 2024. 11. 9.
[인디즈] 〈공작새〉 인디토크 기록: 울지 말고 웃어 울지 말고 웃어 〈공작새〉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11월 2일(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변성빈 감독, 해준·고재현 배우 진행 모지민 아티스트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한들 님의 기록입니다.  슬펐다. 저렇게 웃기기까지 얼마나 슬펐을까를 생각하다가. 이것은 코미디언 문상훈을 향한 작가 이슬아의 말이다. 이 문장을 잊을 수가 없다. 잊고 싶지 않다. 슬픈 것과 웃긴 것이 닮은꼴임을 알아봐 주는 말, 사람에 대한 헌사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공작새〉에서 ‘저 이제 어떡해요.’ 흐느끼는 보석(고재현 님)에게 명(해준 님)이 이런 말을 돌려준다.  울지 말고 웃어. 명이라면 얼마나 충분히 가졌을까. 어떤 기쁨이 슬픔에 계속 쬐이다 끝내 빛바래는 장면을. 그 정도로 슬퍼 본 사람만이 가르쳐 줄.. 2024. 11. 6.
[인디즈] 〈해야 할 일〉 인디토크 기록: 고민의 흔적을 따라 고민의 흔적을 따라  〈해야 할 일〉  인디토크 기록 한국독립영화 '8주간의 약속' 상영 캠페인 "1%가 먼저 시작합니다!"콜라보 인디토크 4탄 일시 2024년 10월 21일(월)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박홍준 감독, 이노아, 서석규 배우 진행 오정민 감독(〈장손〉연출) *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 속 인물을 향했던 질문의 방향이 우리를 향하게 될 때, 우리는 더 이상 그저 한 발짝 물러선 채 영화를 바라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게 된다. 스크린을 넘어 고민하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그 순간, 영화는 세상을 서서히 바뀌게 하는 힘이 생긴다. 그 힘의 가능성을 믿고 더 좋은 작품, 더 나아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했을’ 고민의 흔적들을 따라가.. 2024. 11. 4.
[인디즈 Review] 〈최소한의 선의〉: '최소한의 선의'가 만든 낙관의 자리 〈최소한의 선의〉리뷰:'최소한의 선의'가 만든 낙관의 자리*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글입니다. 〈최소한의 선의〉는 화해할 수 없는 것들 사이의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교사 희연과 임신한 학생 유미 사이를 낱낱이 들여다보는 영화다. 유미는 임신을 이유로 퇴학 위기에 처한 학생이다. 희연은 유미와 자신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 하지 않는다. 더 정확하게는 유미에게 다가가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희연은 학교의 처분에 따라 유미에게 자퇴를 권할 뿐, 그 이상의 관계를 맺거나 정서적 공감을 시도하지 않는다. 희연과 유미 사이에는 투명한 창이 놓여 있는 것 같다. 희연은 유리창을 통해 유미를 바라볼 뿐 창을 넘어 다가가지는 않는다. 희연에게 선은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넘.. 2024. 11. 4.
[인디즈 Review] 〈폭설〉: 계절이 지나간 자리 〈폭설〉리뷰: 계절이 지나간 자리*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독백 연기가 진행 중인 교실, 자신을 비웃는 사람들을 향해 페인트 총을 겨냥하는 ‘수안(한해인 역)’의 시선이 날카롭다. 이내 망설임 없이 발사되는 총과 새빨갛게 뒤덮여 버린 거울을 뒤로 한 채 이어지는 독백에서 수안은 자신을 둘러싼 시선을 되갚아 주겠다는 듯 앞에 앉은 사람들을 응시한다. 분노와 앙심으로 가득한 눈동자가 이내 유일하게 잠깐 흔들린다. ‘윤설(한소희 역)’가 수안의 시야에 들어오는 첫 순간이다.  수업이 끝나고 페인트를 지우는 수안의 곁에 다가온 윤설은 이곳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들에게 친절하지 못하다는 말과 함께 다가온다. 학교 영화에도 출연해 본 적 없는 수안에게 아역 출신 배우로 이미 성공 반열에 오른 윤설.. 2024. 11. 4.
[인디즈 Review] 〈공작새〉: 엉겨 붙은 눈길 사이로 〈공작새〉리뷰: 엉겨 붙은 눈길 사이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작은 몸뚱이의 허리를 바짝 세워 깃털을 펼치자 화려한 문양이 눈길을 앗아간다. 표면을 지긋이 쳐다보면 밤하늘의 별마냥 우수수 떨어질 것 같은 ‘눈’이 빼곡히 박혀 있다. 수컷의 공작새에게만 달린 화려한 깃은 구애의 행동이자 발정기의 과시다. 본인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강렬한지 알고 있다는 듯 여유로운 자태와, 당신을 유혹하겠다는 당찬 깃털의 파동. 나지막하게 움직이는 깃털 짓을 엿보다 보면, 어느 순간 단숨에 그 눈들이 신체를 벗겨 먹는 타자가 되고, 공작새의 아름다움을 눈길로 좇는 콜라주(collage) 작품으로 승화된다. 공작새가 향하는 곳을 따라 유유히 그 눈들이 옮겨붙는다.  영화 〈공작새〉의 주인공 신명(해준)은.. 2024. 11. 4.
[인디즈 Review] 〈수유천〉: 극의 시작은 당신으로부터 〈수유천〉리뷰: 극의 시작은 당신으로부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가을 어느 지점에 있는 한 여대의 풍경. 함께 촌극을 올리기로 한 7명의 여대생 중 3명은 연출과 스캔들에 휘말리고 남은 이들은 무대를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지도하던 강사 전임(김민희)는 10여 년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연을 끊었던 과거 유명했던 연출가 겸 배우였던 외삼촌(권해효)에게 촌극의 연출을 부탁한다. 강릉에서 책방을 운영하던 남자는 오랜만에 조카를 마주하며,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세월의 무색함을 논한다. 돌아온 시언의 소식에 전임의 친한 교수 은열(조윤희)은 그와 만남을 요구하고, 자신의 재력을 애교 있게 뽐내며 점차 가까워진다. 무대를 올리기까지 10일, 시언은 준비한 시나리오를 여대생들에게 나눠주.. 2024. 11. 1.
[인디즈 Review] 〈빚가리〉: 영화로 그리워하기 〈빚가리〉리뷰: 영화로 그리워하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나무를 깎아 화살 만드는 법을 배우며 자연 속에서의 생존에 대해 고민하는 아들 홍민(문용일)과 그런 아들이 못 미더운 제일슈퍼의 사장, 아버지 대복(고성완). 이 부자의 갈등만큼 영화 〈빚가리〉는 격하게 싸우며 또, 격하게 화해하는 이야기이다. 그 화해의 순간에 도달하기까지 영화가 꾀하는 갈등의 순간들은 때로는 수다스럽고 때로는 욕이 난무하고, 때로는 인물을 대신해 답답하다. 그럼에도 그 화해의 순간을 만나고 나면 〈빚가리〉가 달려온 갈등의 재현이 언제였나 싶게 영화가 건네는 따스한 눈빛까지 전해 받는다.   ‘빚가리’, 빚을 갚는 일을 뜻하는 충청도 방언이라는 이 영화의 제목은 충실하게 빚을 갚는 일들을 보여준다. 그 .. 2024. 10. 30.
[인디즈 Review] 〈잠자리 구하기〉: 사라지는 과거란 없다 〈잠자리 구하기〉리뷰: 사라지는 과거란 없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글입니다.  텅 빈 상영관, 한 가운데 앉아서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울었고 고인 물방울을 따라 장면은 볼록하게 흘러갔다. 한 인터뷰에서 홍다예 감독은 ‘이걸 안 찍으면 정말 죽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어쩌면 〈잠자리 구하기〉는 두 개의 렌즈로 찍은 영화인지도 몰랐다. 첫째는 당연히 카메라라는 렌즈, 둘째는 눈물이라는 렌즈. 사정없이 흔들리는 핸디캠에 개인적인 볼록렌즈까지 덧대니, 장면은 더 이상 선명하기 어려웠다. 그건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것에 가까웠다. 감각도 대사도 어렴풋하지만 영화가 수놓은 풍경으로 감정만은 선명했다. 감정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잠자리 구하기〉는 한국의 입시에 관한.. 2024.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