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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52

[인디즈 소소대담] 2025. 1 몇 번이라도 기대하는 힘 [인디즈 소소대담] 2025. 1 몇 번이라도 기대하는 힘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함박눈, 눈송이, 가루눈, 눈보라, 진눈깨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었다고 갑자기 마법적으로 모든 게 새롭게 시작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1월은 설렘과 기대가 함께 한다. 추위가 여전히 매서운 1월의 어느 날, 인디즈 구성원들이 한국 독립영화와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었다. 작년에 만난 영화들과 올해 만나게 될 영화들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기대하는 일의 힘을 다시금 느낀다.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몇 번이라도 기대하는 힘이 함께 하는 새해가 되길 바라며 기록한다.  *2025년.. 2025. 2. 3.
[인디즈 단평]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 이토록 낯선 얼굴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토록 낯선 얼굴〈페르소나: 이상한 여자〉 그리고 〈여행자의 필요〉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바라는 것이 있을 때는 진심을 다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응당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간절히 원하면 기적이 이뤄진다는 익숙한 전언류의 말에는 사실 숨겨진 암시가 있다. 진심을 다하되 진지해서는 안되고 반대로 너무 가벼워서도 안된다. 최선을 다하되 긴장해서는 안되고, 그렇다고 풀려 있으면 안된다. 간절히 원하면 기적은 이뤄질지 모르나 기적이 진정 바라는 대가는 눈에 보이는 간절함이다. 넘치는 욕망 속에서 야심은 부분적으로 허용될 수 있지만 야욕은 일.. 2025. 1. 31.
[인디즈 단평] 〈은빛살구〉: 가족의 모양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가족의 모양〈은빛살구〉 그리고 〈이씨 가문의 형제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가족은 특이한 공간이다. 모일수록 시끄럽고, 모일수록 웃고 운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닮은 구석을 찾고 또 찾고 끊임없이 우리를 연결 짓는 일은 핏줄을 사이에 두고 계속된다. 그렇기에 서로를 인정하기도, 부정하기도 쉬워지는 가족이라는 공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은 유난히 작고 큰 생채기를 여럿 만들기도 한다. 그중에는 달래고 어루만져 회복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처들이 더러 있다. 〈은빛살구〉는 그 상처들을 가지고 동해로 떠난다. 이미 한번 떠나온 가족의 현장이다.. 2025. 1. 31.
[인디즈 단평] 〈오랜만이다〉: 시절과 재회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시절과 재회〈오랜만이다〉와 〈윤희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글입니다.  어떤 시절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문장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많은 부분이 나아진다. 시대적 상황이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아서. 때로는 상대를 그대로 받아들일 만큼, 혹은 그런 상대라도 받아줄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서. 성장이란 말은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정직함 중의 하나라 누구에게나 마땅한 단계를 따라 진행된다. 어느 날 만난 우리의 발걸음이 자꾸 엇갈리는 탓도 각자의 속도대로 자라나다 상호 동의 없이 불현듯 교차했기 때문이 아닐까. 시절의 한 토막을 공유하는 .. 2025. 1. 21.
[인디즈 단평] 〈부모 바보〉: 일상의 풍경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일상의 풍경〈부모 바보〉와 〈남매의 여름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글입니다. 영화관은 다른 사람의 일상을 합법적으로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상영되면 스크린 위에는 타인의 삶이 펼쳐진다. 관객은 그들을 관찰하고 때로는 참견하고 참조하며 영화를 즐긴다. 스크린 너머의 일상을 바라보다 보면, 경계가 흐릿해지는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거나 등장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독립영화는 이러한 ‘내밀함’을 품고 있다. 익숙하고 친밀한, 때로는 그래서 ‘지리멸렬’하기도 한 일상의 풍경이 담겨 있.. 2025. 1. 18.
[인디즈 Review] 〈오랜만이다〉: 다시 마주하기 〈오랜만이다〉리뷰: 다시 마주하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긴장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연경(방민아)을 담는 카메라의 시선이 위태롭다. 1절을 다 부르기도 전에 노래를 중단시키는 목소리는 수없이 들었음에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렇게 연경은 또다시 차가운 현실의 벽 앞에 부딪힌다. 계속되는 오디션 탈락에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버린 연경은 그만 가수의 꿈을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다. 처음 라디오에서 노래를 불렀던 중학교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쭉 품어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버텨 낼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토록 간절히 바라온 꿈인 만큼 희망을 스스로 놓아버리기란 쉽지 않은 듯하다. 그런 연경에게 택배가 하나 도착한다. 낡은 기타와 편지. 보낸 이는 오랜만에 보는 이름, 현수(이가.. 2025. 1. 15.
[인디즈 Review] 〈섬·망(望)〉: 비스듬히 가로질러 〈섬·망(望)〉리뷰: 비스듬히 가로질러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어둠을 가로지르는 희끄무레한 빛, 스크린에 맺히는 상, 투명한 눈동자 안에 비추어 마주보는 것들, 어슴푸레 뒤척이는 작은 움직임. 고요하지만 고독하지 않게, 희미하지만 한 줌 흩어지지 않게. 아직은 살아 있는 동작들의 마지막 궤적과 그 조용한 움직임 후에 천천히 고르는 숨을 귀담아 듣다 보면 어느새 한 편의 시가 되고 영화가 된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 둘 저물어가는 세계 속에서 ‘은애(이은 역)’는 시간과 공간을 비스듬하게 가로지른다. 그저 발 길이 향하는 곳으로 몸을 움직이는 은애는 기억 한편에 묻어두었던 어릴 적 모습을 마주친다. 그리고 카메라를 따라 이어지는 희미하고 흐릿했던 누군가의 잔상들은 이내 목.. 2025. 1. 6.
[인디즈 소소대담] 2024. 12 - 2024년의 끝자락 [인디즈 소소대담] 2024. 12 - 2024년의 끝자락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붕어빵, 군밤, 군고구마, 호떡, 어묵, 계란빵 올겨울은 여느 겨울보다 추운 것 같다. 겨울의 한가운데서 혹독한 추위를 뚫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상식이 무너지고 가치가 퇴색하고 소중한 것들이 자꾸만 사라지는 시대, 언제나 그랬듯 모여서 영화 이야기를 나누었다.   *2024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만난 영화들〈봄밤〉(강미자 감독) 붕어빵: 서울독립영화제 홈페이지에 올라온 〈봄밤〉의 연출 의도에 ‘처참한 사랑’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순결하다, 고결하자 할 수 없는, 그냥 처참한 사랑이다’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특히 ‘.. 2025. 1. 3.
[인디즈 Review] 〈미망〉: 살아온 나에게 전하는 성숙한 내가 〈미망〉리뷰: 살아온 나에게 전하는 성숙한 내가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지울 수 없게 펜으로 그릴 것 틀리더라도 그대로 계속 둘 것  한 번에 할 수 있는 만큼 선을 최대한 길게 쓸 것  시작하면 반드시 완성할 것  ⁃ 영화 〈미망〉 중   인생 그려보기  도통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삶. 불편함을 이만치 껴안고 제 인생은 뜻대로 가지 않는다는 한탄만 연발된다. 단번의 실수라도 오점은 지워지지 않고, 눈초리를 따갑게 내세워 삶을 쏘아보지만 결국 내 인생인지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날의 나는 오늘의 나를 참 미워했고, 원망했으며, 잊을 수 없는 흔적으로 기억의 방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나 원하지 않는 만남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연(緣)을 생성한다... 2024. 12. 31.
[인디즈 단평] 〈세입자〉: 집의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집의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 〈세입자〉와 〈홈리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프랑스 실용주의 디자인 선구자 장 프루베의 작품 중엔 〈6x6 Demountable House〉라는 작품이 있다. 본 작품은 세계 2차 대전의 폭격으로 인해 집을 잃은 전쟁 유랑민들을 위한 임시 주택이다. 하루하루 위험에 노출된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쓸모를 위해 만들어진 건축물은 최소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조립과 분해가 세 사람이 하루 만에 지을 수 있다. 그는 집이란 파괴와 이동이 유동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닳아 없어져야 하는 구조물이라고 답했고, 거주의.. 2024. 12. 31.
[인디즈 단평] 〈힘을 낼 시간〉: 괜찮다는 말 한마디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괜찮다는 말 한마디〈힘을 낼 시간〉과 〈경로를 재탐색 합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주위를 둘러본다. 모두 치열하게 앞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정작 나는 제자리에 멈춰있기만 혹은 어딘가 홀로 뒤처져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그렇게 거대한 무기력함은 한순간에 우리를 덮쳐온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으로 앞만 보며 달릴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럴 필요 또한 없다. 어쩌면 지금 내가 남들보다 느린 이유는 잠시 숨을 고르며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지도 .. 2024. 12. 31.
[인디즈 Review] 〈힘을 낼 시간〉: 지워지지 않을 힘 〈힘을 낼 시간〉리뷰: 지워지지 않을 힘*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학부 시절 한 교수님과의 대화 중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말에 교수님은 ‘열심은 당연한 거고, 잘해야지’라는 대답을 했다. 나의 마음을 모두 쏟아붓는다 해도 마지막 모습이 평가를 결정한다는 사실이 조금 쓰렸다. 보이는 게 전부인 세상에서는 나의 노력, 성향, 마음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잘 해내야만 하는 곳에서 나라는 사람은 점점 지워진다. 수민, 사랑, 태희는 그렇게 오랫동안 밀려나다가 결국 떨어진 사람들이다. 원래의 자리에서 동떨어져 들어온 세상은 낯설다. 어색한 지도 앱을 붙잡고 헤매던 이들이 그나마 가진 것도 잃어버리고 새롭게 마주한 세상은 그러나 생각만큼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2024.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