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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여전히 현재 진행형

by indiespace_가람 2026. 2. 6.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리뷰: 여전히 현재 진행형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직장에서 정치 이야기가 나올 때 이를 피하는 데에도 단계가 있다고 한다. 당황하기, 다른 화제로 돌리기, 그리고 가장 고수 단계는 본인이 직접 정치인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는 바로 그 ‘고수’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정치계에 뛰어드는 과정을 써 내려간다. 청년이기에 가능했고, 동시에 청년이기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김현진과 김창인의 정치 입문기를 오늘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전에 없는 파격적인 재미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스틸컷

 

본업을 뒤로하는 것이 이들의 정치 출발점이다. 일궈온 가정과 사업이라는 고유한 배경을 벗어나 말 그대로 바닥부터 시작하는 두 사람은 실현 가능한 비례대표를 목표로 나아가고 이 지점에서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국면이 펼쳐진다. 영화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꿈꾸는 김창인과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김현진의 상반된 정치 행보를 연이어 포착한다. 극우 단체에서 놀라운 정도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현진과 국회의 문을 끈질기게 두드리는 김창인을 생생하다 못해 적나라하게 담아내며, 두 사람이 보이지 않는 구조와 현실의 장벽에 수차례 부딪히며 실패를 맛보는 순간의 좌절감까지도 놓치지 않는다. 이들의 움직임은 비장했던 시작과 달리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여전히 제자리걸음에 머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이 실패를 영웅담으로 포장하지 않고, 치열하게 달려온 시간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청년 정치가 마주한 한계를 담담히 드러낸다. 

 

영화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스틸컷


개인적 정치 서사는 영화 속에서 더 넓은 정치의 시간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영화는 2019년도를 기점으로, 그보다 훨씬 더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정치적 시간을 현재로 꺼내온다. 세상은 누군가의 정치로 끊임없이 변화해왔고 때로는 한 지점에서 오래도록 머무르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부분은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는 위치에 머무르지만, 두 사람은 그 현장으로 직접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한 발짝 멀어져 관찰하는 영화의 시각에서 정치라는 도구인지, 능력인지 정의하기 어려운 행위를 좇는 두 청년이 위대해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영화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스틸컷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는 판도를 뒤흔드는 결정적 사건이 벌어졌던 지난 몇 년간의 시간 속에서 움직이고 있던 김현진과 김창인의 시간을 챕터로 나누어 보여준다. 교차편집을 통한 두 인물 사이의 선명한 대비를 비트 위에 공방전처럼 유쾌하게 풀어내고, 정치 영화가 지니기 쉬운 피로감을 덜어내고 강한 임팩트를 또렷하게 부각시킨다. 마지막 ‘오프 더 레코드’ 챕터에서 이일하 감독은 서로 다른 극단에 서있는 두 인물을 한 데 불러 모아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 그리곤 이들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대화를 편안히 지켜볼 수 있음에 감동한다. 명확한 정치적 결론 대신 열린 대화 상태로 끝맺는 영화의 매력이 여즉 사그라들지 않는 청년들의 열정에 있다고 나 또한 맹렬히 주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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