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동안 정치 이야기하실 분?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6년 1월 24일(토) 오후 5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일하 감독, 주인공 김창인, 장혜영 전 국회의원
진행 김정각 스탠드업 코미디언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주연 님의 기록입니다.
환호보다 뒷걸음질 치는 발소리가 더 크게 들릴 문장이 실현됐다. 추위 속에 감춘 손에는 정치색을 드러내는 볼펜이 쥐어졌고, 관객들은 조심스럽게 상영관에 들어섰다. 정치 성향을 묻는 질문에 각자의 색으로 동그라미가 채워졌다. 하얀 김이 나오던 입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도대체 얼마나 재밌는 정치 이야기길래?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다.

김정각 스탠드업 코미디언(이하 김정각): 안녕하세요, 오늘 진행을 맡은 김정각입니다. 장혜영 의원님 먼저 모시고 인사하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장혜영 전 국회의원(이하 장혜영): 이렇게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와 함께 인사드릴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저는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장혜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정각: 지금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장혜영: 현재는 여러분이 영화를 보신 이 지역, 정의당의 마포구 지역위원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홍대입구역 앞에 걸린 현수막을 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정각: 영화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기에는 조금 무거울 수 있으니 몇 가지 질문드려볼게요. 최근의 관심사나 취미, 즐겨보는 콘텐츠가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장혜영: 저한테는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는 요새 지난 의정 활동을 정리하는 책을 쓰는 중이에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최근의 관심사입니다. 즐겨보는 콘텐츠는 다 뉴스들이에요.
김정각: 그럼 살면서 재미는 어디서 찾으세요?
장혜영: 재미는 애니메이션에서 찾습니다.
김정각: 〈장송의 프리렌〉 보시죠?
장혜영: 네, 맞습니다. 넷플릭스에 최근 제가 엄청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시즌 2를 방영하고 있어서, 그 작품을 보는 재미로 버티고 있습니다.
김정각: 저도 〈장송의 프리렌〉 본다고 하셔서, 조금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장혜영: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보시기에도 재밌는 작품인가요?
김정각: 너무 재밌고, 유머가 엄청 고급지죠. 그리고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와도 나란히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이야기들이 젊은, 다음 세대의 청년들이 가는 출발점이잖아요. 두 작품 사이에서 어떤 공통점을 좀 찾을 수 있을까요?
장혜영: 그렇죠. 〈장송의 프리렌〉은 판타지물인데요. 판타지물이 보통 용사, 마법사와 같은 이들이 마왕을 무찌르러 가는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마왕을 무찌른 이후의 과정들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절치부심과 노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약간 짠내가 납니다. 그런 점에서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와 통하는 구석이 있어요.
김정각: 이번엔 귀여운 질문인데요, 두바이쫀득쿠키 드셔보셨나요?
장혜영: 아직 못 먹어봤어요.
김정각: 요즘 아침부터 막 줄을 서고, 인기가 엄청 광풍이잖아요. 제가 볼 때 두바이쫀득쿠키가 출마하면 시의원급은 될 것 같거든요.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혜영: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드는데요, 우리가 소확행이라고 부르잖아요. 상대적으로 몇만 원 내야 먹을 수 있는 것들이 광풍이라는 것은 불황의 상징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거든요. 앞으로 한국 경제가 계속 힘들려나 싶기도 하고, 빨리 이 유행이 지나가고 좀 먹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그런 밈도 있더라고요.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삼대장 - SK 하이닉스, 삼성전자, 그리고 두쫀쿠. 진행자님은 드셔보셨나요?
김정각: 저는 공연에 와주신 팬분한테 받았습니다. 정말 맛있더라고요. 장 의원님께서는 영화를 보면서 많이 웃으셨나요?
장혜영: 웃기도 했는데,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모르겠는 게 사실 더 많았습니다.
김정각: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던 사람들보다는 감정이입이 더 되고, 짠하기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나셨을 것 같아요.
장혜영: 그렇죠. 영화의 주인공인 창인 님하고 같은 정당에서 정치를 했던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찍혀 있는 이야기와 찍혀 있지 않은 이야기를 둘 다 생각하면서 보다 보니까 좀 짠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현진 님 이야기가 되게 스펙터클 하잖아요. 와! 정말 저렇다고? 싶어서 웃다가도, 동시에 웃어도 되나? 하는 그런 기분으로 봤죠.
김정각: 많은 분들도 그런 감정이 교차했을 것 같아요. 저는 흥미로웠던 지점이, 창인 님이 민주적 사회주의자에서 칠판에 비례 의원 후보들을 적어둘 때, 장혜영 후보를 2군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적어놨단 말이에요. 당시 저쪽에서 평가가 제일 하순위였는데, 그 장면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장혜영: 칠판에 정세 분석을 한 장면이 나올 때, 제 이름이 어디 있는지를 먼저 찾았어요. 당연히 위쪽부터 쭉 보는데, 위쪽에 제가 없는 거예요. 사실 제 이름을 찾기 전에 화면이 바로 넘어갔거든요. 그래서 제가 마지막이었다는 건 방금 말씀을 해주셔서 알았습니다. 그런 정치 감각이니까 떨어졌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어요. (웃음) 사실 지금은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10년 전의 저한테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국회의원 된다고 얘기를 하면 안 믿었을 사람이거든요. 정치를 원래부터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선거할 때 창인 님은 팀에 사람이 많았잖아요. 네다섯 명씩 선거 준비를 하는데, 저는 저를 포함해서 세 명이서 선거 준비를 했거든요. 드러나는 것이 거의 없었죠. 대신 저는 강점이 있는 것은 온라인 캠페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온라인 캠페인에 집중을 하고,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면 만나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기 때문에, 제가 존재하는 것을 창인 님 입장에서는 느끼기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김정각: 그러면 장 의원님은 당시에 다른 후보들을 분석하고, 내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하셨나요? 그때 김창인 후보는 어느 정도로 평가했는지도 궁금해요.
장혜영: 창인 님은 당선 가능성 높은 사람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죠. 딱 봐도 운동권이잖아요. 저는 87년생이고, 대학은 06학번인데, 이미 대학가에서 학생 운동권이 주류가 아닌 시기에 대학을 다녔어요. 그때 무형문화재처럼 남아 있는 게 운동권 친구들이었는데, 창인 님에게서 비슷한 결을 느꼈어요. 진보정당의 역사도 되게 잘 알고, 정치도 오래 했다는 무시무시한 소문들도 막 있었고요. 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분석은 많이 안 했어요. 어쨌든 당선 아니면 낙선이잖아요. 어떻게 하면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지, 그 사람들 중에 제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은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김정각: 감독님한테 들었는데, 촬영 당시에 장혜영 의원님도 많이 촬영한 걸로 알고 있어요.
장혜영: 뭔가 카메라를 들고 이일하 감독님이 왔다 갔다 하셨던 건 기억이 나요.
김정각: 실제로 촬영이 많이 됐는데, 영화에는 엄청 조금 나왔잖아요. 영화를 보시고 나서 분량이 적어서 아쉬우셨는지, 아니면 이 정도라서 오히려 딱 좋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장혜영: 일단 영화가 두 인물을 중심으로 하니까 제가 나올 거라는 생각을 많이 안 했어요. 저도 지금은 정치인 자격으로 나와 있지만, 원래 그 이전의 직업은 다큐멘터리 감독이거든요. 그래서 포스터를 보고 내 분량은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중간중간 스쳐 지나가는 저의 옛날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렇게 화장을 했다고? (웃음)
김정각: 방금 말씀해 주셨지만, 다큐멘터리를 만드신 적이 있어요. 그렇다면 다큐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 다큐는 어떻게 평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장혜영: 다큐멘터리는 그냥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다 보고 나서 사람들하고 얘기할 때, 이런 얘기였는데 좋았다고 할 수 있으면 좋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작품을, 정치라는 엄청난 기득권의 성체에 맨몸으로 도전하는 두 흙수저 청년이 처절하게 실패하는 이야기 같다고 설명했어요.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이야기 자체에 대한 재미보다도, 지금 정치 상황이 창작자의 상상을 뛰어넘어서 전개되는 듯한 느낌이잖아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들의 연속인데, 이 상황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김정각: 일반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끌 만한 재미 포인트가 있을까요?
장혜영: 저는 곳곳에 있다고 생각해요. 약간 아쉽다고 생각했던 건, 창인 님의 스토리는 실내에서 앉아서 혹은 마이크 잡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주가 되다 보니 화면이 정적인 것들이 많아요. 반면 현진 님은 광장에서 단식하고, 때려 부수는 이야기들이라서 엄청 다이나믹하잖아요. 그래서 현진 님의 이야기가 훨씬 더 생동감 있게 찍혀 있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창인 님은 정당 안에서 자기 공간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과정이다 보니까, 찍을 수 있는 게 많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보여지는 부분들이 평면적으로 비춰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둘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정각: 이제 감독님과 김창인 님을 모시고 이야기 한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일하 감독(이하 이일하): 안녕하세요, 여기까지 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만든 이일하입니다.
주인공 김창인(이하 김창인): 정치 감각이 없어서 정치 말고 배우로 데뷔했습니다. 김창인입니다.
김정각: 지금까지 장혜영 의원님과 영화에 대한 평을 해봤는데요, 두 분의 대답을 한번 듣고 싶어요.
이일하: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정치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는 청춘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정치 공학적이거나 디테일한, 사상적인 부분을 표현하기보다는 하나의 소재로 다루고 싶었어요. 정치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니까 잘 맞아 들어가면 우리 사회를 훑어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잘 됐는지 모르겠네요.
김정각: 김창인 님께도 질문을 드릴게요. 아까 칠판에서 후보 분석했을 때의 이야기를 잠깐 나눴는데요. 장 의원님을 어떻게 평가했고, 평가 기준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좀 궁금합니다.
김창인: 저도 사실 기억이 정확히 나지는 않는데요…. 기억을 좀 되돌려보면, 당시에 장혜영이라는 사람은 정치 힙스터 같은 이미지가 되게 강했어요.
장혜영: 지금도 그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어요.
김정각: 창인 님은 또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단체도 있으시고, 운동도 하셨죠. 장 의원님도 아까 눈에 띄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저는 방금 사용하신 ‘정치적 힙스터’라는 표현이 재미있었어요. 한 번 풀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힙스터라는 단어가 정치력이랑 붙었을 때, 정치를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합니다.
김창인: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좀 난감하긴 한데요. 저는 약간 전형적인 운동권이었거든요. 당시에는 훨씬 더 고전적인 운동권이어서, 정치를 사회운동적으로 생각을 했어요. 이념 지향적이어야 되고, 옛날 문건이나 책을 통해서 정치를 이해했었는데, 사실 정치를 그렇게만 이해하지는 않잖아요. 힙스터라는 표현을 썼던 건, 장 의원님이 조금 더 문화 코드적으로 정치를 이해하는 성향이 좀 강해서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정각: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젊은 사람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또 그런 이미지를 정치에 잘 활용할 줄 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김창인: 그래서 제가 졌겠죠. (웃음)
김정각: 촬영한 시점에서 시간이 좀 흘렀는데요. 창인 님은 과거에 촬영된 장면을 보시면서 현재랑 비교했을 때 한결같다고 느끼셨는지, 아니면 어떤 면에서 달라졌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창인: 상당히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조금 더 넓게 보려고 노력하고, 정치라는 것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는데요. 그래도 문득문득 생각이나 마음보다도 태도적인 측면에서, 영화에 나오는 모습들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합니다.
김정각: 장혜영 님도 방금 대화 중에 아직 정치적 힙스터의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조금 더 코멘트를 듣고 싶어요.
장혜영: 항변하고 싶은데, 사실 힙스터가 맞기도 해요. 창인 님은 학생 운동이라는 조직적인 뿌리 같은 것이 있는 배경에서 정치를 만났잖아요. 저는 정치를 하기 이전에는 창작자였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장애가 있는 동생이 있었어요. 아주 어린 시절에 장애인 시설에 보내져서 오래 살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다 보니까 정치까지 가게 된 케이스죠. 제가 정치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다만 잘 모르더라도 해보고 싶다, 내가 바꾸고 싶은 건 이것이라고 계속 얘기를 해왔던 거죠. 그게 어떤 사람들한테는 정치 힙스터나 패션 좌파로 비추어지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한테는 신선하고, 풀고 싶은 문제가 명확하게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기도 한 것 같아요.
김정각: 젊은 분들이 정치를 대할 때, 애초부터 관심이 엄청 많았던 경우가 아니면 기존에 계속 하고 있던 사람들이 구태처럼 느껴지는 관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봐요.
장혜영: 말 자체가 일단 그렇잖아요. 정치인 같이 말하는 게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각: 저는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부분 중의 하나가 창인 님이 낙선한 이후였어요. 이틀 후에 갑자기 정신이 맑아졌다고 하시는데, 그때 눈은 약간 돌아있거든요. 사실 광인이 된 거잖아요.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결정을 하시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는지가 좀 궁금합니다.
김창인: 일단 출마하지는 못했어요. 저는 그 부분이 너무 낯 뜨겁거든요. 조급하기도 하고, 떨어졌는데 인정하고 싶지 않고, 그러면서도 당장 뭘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김정각: 타인의 시점에서 그 눈빛을 다시 봤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김창인: 저런 철부지가 뭘 하겠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일하: 회의할 때 당에서 부추겼다는 이야기는 없었잖아요.
장혜영: 그렇게 얘기하면은 하지 말라고 하겠죠.
김창인: 뭐… 그런 제안이 있었다.
김정각: 그러면 이제 창인 님한테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인데요. 장혜영 의원님께 질문드릴게요. 국회의원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지 좀 궁금해요.
김창인: 저도 궁금하네요.
장혜영: 갑자기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글쎄요, 회의장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거 말고 다른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국회의원이 돼서 4년 동안 의정 활동을 했지만, 내내 비교섭단체 국회의원이었거든요. 교섭단체는 20석 이상의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정치 집단이고, 그 미만은 다 비교섭단체잖아요. 근데 국회법의 별명이 교섭단체법입니다. 교섭단체가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무슨 법안을 심의할지, 국회 운영을 어떻게 할지, 회계를 어떻게 잡을지… 이런 것들에서 완벽하게 배제되기 때문에 약간 닭 쫓던 개 같은 느낌으로 회의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요. 읍소를 하거나, 빌거나, 협박을 하거나 해도, 우리한테 없는 힘으로 양당이 국회를 운영해 나가는 걸 무력하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 거죠. 그것을 라이브로 느낄 수 있는 것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김정각: 아이러니하네요. 스스로 원해서 선택한 일들 안에도 어느 정도의 무력감은 항상 존재하잖아요. 이 직업은 더 많은 걸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고, 또 하나의 사상이 모여 있는 일이다 보니까 무력감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할 것 같아요.

관객: 정치의 양극단에 선 두 청년의 삶을 통해 지금의 현실을 볼 수 있는 너무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일하: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기계적인 중립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창인과 현진이 번갈아 등장하고, 또 비슷한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창인과 현진이 나오는 방식으로 구성했어요. 기획 자체가 두 인물을 보여주는 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스토리를 어떻게 연결할지를 고민했습니다. 아까도 얘기가 나왔지만, 현진은 밖에서 활약하는 장면들이 많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다이나믹한 면이 있고요. 반대로 창인은 회의나 연설 같은 활동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두 사람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좀 힘들었어요.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지점이 오히려 이 작품의 좋은 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서 제 개성을 드러내기보다,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에 기계적인 중립의 능률을 생각했습니다.
김정각: 다시 만난 세계(이하 다만세)라는 노래가 흐르면서 두 청년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몽타주로 나오는데요. 다만세는 윤석열 탄핵 시위 현장에서 화제가 됐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가 깔린다는 건, 영화가 한쪽 방향의 기울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일하: 저는 다만세가 한쪽 진영의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국민 다수가 선택한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중도적인 분들이 거리에 나오지 않았다면, 다만세는 고려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기보다, 대부분의 중도가 지향하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관객: 감독님은 처음부터 작품을 유머스럽게 풀어야겠다고 생각하셨던 건지 여쭙고 싶고요. 창인 님께서는 직접 관람하시면서 정말 재밌다고 느꼈던 부분이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이일하: GV에 가면 이런 말을 많이 하는데요. 사실 이건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에요. 정말 비극인데, 우리가 멀리서 보고 있기 때문에 희극으로 보여진다는 말을 항상 합니다. 그리고 제 성향 자체가 무거운 영화를 못 만들어요. 출연진들이 이게 장르가 코미디였냐고 반문을 던지는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비극이고, 투철하고, 치열한 에너지가 많은 영상들이거든요. 그런데 다 종합해서 멀리서 보니 희극이다, 그렇게 제가 정리를 하면 어떨까요?
김창인: 저는 장르가 코미디라는 걸 정말 몰랐고요. 감독님이 되게 멋있게 찍어준다고 그랬거든요. 마지막에 잔디밭에서 드론으로 찍은 장면도, 진짜 멋있게 나올 거니까 한번 해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다분히 의도가 있었다, 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드립니다. 저는 영화 보면서 사실 현진 님 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어떤 분인지 전혀 몰랐어요. 감독님한테 다른 한 명이 있다는 정도로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면 외에는 뵌 적이 없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진짜 되게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후반부에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장면이 교차해서 나오잖아요. 저는 현진 님이 멋있다고 생각해서 얘기했는데, 바로 뒤에 저한테 세금도 안 내보고 그런다고… 나 세금 내 봤는데 막 이러면서…. 그런 장면이 저는 재밌었습니다.
이일하: 어제도 콘텐츠를 하나 찍었는데 이 둘이 상당히 친해졌어요.
김창인: 착각이십니다.
이일하: 사실 이 둘을 어떻게 만나게 할지에 대해서 1년 넘게 고민했어요. 양쪽 다 불러 모아서 스튜디오에서 토론 형식으로 한판 벌여볼까 하는 안도 있었고, 여러 가지 세팅을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러면 진심이 느껴지는 자리가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강에서 치맥을 제안했어요. 이 장면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정말 많이들 물어보시는데요, 평행선이었어요. 완벽한 평행선.

관객: 지금 한국 사회가 굉장히 중도 보수화되고 있잖아요. 이는 진보적인 담론이 사람들을 설득하기에 당위성을 잃은 측면도 있고, 진보적으로 추구하지 않아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변화 속에서 사회 구조를 바라보는 창인 님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더 어린 세대에서는 극우화 현상이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 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창인: 저는 좀 타협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과거의 제가 틀렸다기보다는,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고민이 달라졌어요. 저는 여전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과연 고전적인 진보냐고 했을 때는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87체제라고 하는 그 흐름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했던 과거의 진보도 사실은 87체제의 조연으로서 역할을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예전 진보 이야기를 똑같이 그냥 반복하는 것은 결국에는 보수적 사회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 틀, 진보-보수를 떠나서 좀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의 모색기이지 않나 싶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일 안 가리고 해보려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요즘 청년들이 극우라고 부르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 극우라고 지칭하게 되면 정말 극우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조금 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의식에 대해서 되묻고, 대화하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관객: 영화에서 현진 님이 당을 옮기고 공천을 내는 장면에서 정말 빵 터졌습니다. 장혜영 의원님은 지금까지 쭉 정의당 한 길을 걸어오셨는데, 창인 님은 당을 여러 번 옮기셨잖아요. 이런 선택 안에서 만족스럽거나 혹은 후회하시는 부분이 있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창인: 어쩌다 보니까 이 당 저 당 많이 해봤네요. 이제 안 해 본 당으로 가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후회가 될 때는 있지만,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대신 그 경험들을 스스로 어떻게 인지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배움이 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잘 되는 것 같진 않네요.
관객: 마지막에 두 분이 대화하시는 장면이 정말 꿈에 그리던 미래처럼 다가왔는데요. 창인 님은 대화를 나눈 당사자이신데, 담론을 넘어서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장혜영 의원님께도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고 무력감을 느끼셨다고 했는데, 그 무력감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조건이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창인: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저는 대화하면서 희망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편집이 됐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말 재밌는 분이시지만, 당시에는 말이 잘 안 통한다고 느꼈어요. 대화가 좀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좀 달라지신 것 같긴 해요.
김정각: 그러면 같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좀 있을까요?
이일하: 그건 정치적인 지향점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시작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소상공인 이야기부터 풀어나가면서 서로의 입장에 대해 충분히 토의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김창인: 저는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솔직히 이 영화가 아니었으면, 전혀 만날 일이 없었던 분이거든요. 대화할 일도 없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을 텐데, 이 영화 덕분에 접점이 생겼으니까요. 서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고, 또 그에 대한 응답이 오는 공간들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져요.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하고, 그 공간을 만드는 게 정치인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혜영: 이어서 답하자면, 저도 이 영화가 만들어내는 공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저를 지지해 주는 분들 중에는 특정 정치인을 보러 가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일종의 믿고 거르는 콘텐츠들이 있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함께 보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재료들이 점점 없어지는 시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영화들이 공간을 만드는 재료들로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아까 무력감에서 얘기를 끝낸 탓에 너무 패배주의적으로 말씀드린 것 같아서 아쉬웠는데, 덧붙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더 정치 개혁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창인 님도, 현진 님도 주어진 정치 시스템 안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루트를 탔던 거잖아요. 근데 그 루트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이 좌절, 실패, 무력감 같은 것들은 계속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과정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은 저희들 개인의 사명감이 아니고, 사표가 되어버리는 여러분의 표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표가 될 수 없다는 이 상황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대대손손 전해져 갈 전통적인 패배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았지만, 당시에도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싼 치열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처절하게 실패했다는 게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드러났죠. 위헌정당 프로젝트를 통해서 완전히 무력화됐습니다. 그렇다면 ‘이 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죠. 정의당은 이제 의석이 없는 원외 정당이 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제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대한민국의 다양성은 1과 2만으로 결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3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고, 그 고민을 계속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3의 자리에서 계속 정의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각: 저희들이 이렇게 모여 있는 자리도, 말씀해 주신 공간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속에서 출발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쩌면 정치를 한다는 게, 영화에서도 그렇고 환희의 순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정치인으로 살아가면서 좋았던 혹은 보람이 있었던 순간도 함께 나누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장혜영: 사실, 힘을 가진다는 것은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자꾸 남한테 뭘 주는 술버릇이 있는데,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에는 배지를 주는 주사가 있었다고 해요. 왜냐하면 이 권력은 여러분의 것이기 때문이죠. 그 배지가 3만 원쯤 하거든요. 잃어버리면 새로 사야 되는데, 그냥 준 거죠. 어쨌든 다른 사람들을 대표해서 국회에 들어가서 마이크를 붙잡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은 어마어마한 특권입니다. 그리고 힘이죠. 몇 년을 계속 싸워도 해결이 안 되는데 국감 자리에서 한 번 장관 대상으로 이 문제 알고 계십니까? 이거 해결해야 되지 않습니까? 라고 물으면 그러면 해결되는 문제들이 있거든요. 결국은 관심 경제의 시대잖아요. 사람들의 관심을 만들어주면 해결되는 것들이 진짜 많이 있어서,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권력, 힘 그 자체가 여러분한테 주어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꼴사나운 모습들을 보이면서도 권력을 잡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아귀다툼을 하는 것이고요. 저는 이게 가성비가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안 하고 싶다고 눈을 돌리는 순간,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고 별로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계속합니다.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을 해보면,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은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버틸까 뭐라도, 더 해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치도 나름 괜찮고요. 여러분이 선거권을 갖고 계신 것처럼 피선거권도 있으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창인: 저도 좋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감독님한테도 말씀드렸는데, 저도 선거에 이겼을 때가 있거든요. 근데 이겼을 때는 찍으러 안 오세요. 질 때만 찍으러 오셨는데, 환희의 순간도 있긴 있었고요. 사실 저는 정치 자체가 좀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꼭 뭔가 이념적이거나 뭔가 만들어내는 보람 이런 걸 떠나서, 그냥 그 행위 자체가요. 우리가 어떤 콘텐츠를 보면 꼭 이벤트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 정치라는 세계에 있다 보면 하루에도 그런 이벤트가 두세 개씩 계속 생기거든요. 이런 환경에 놓여 있는 것 자체가 좀 색다른 경험이고, 저도 그런 걸 좀 재미있어 해요. 뉴스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이 욕도 하지만, 하나하나가 또 이벤트고, 나랑 연결되어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 좀 행위 자체로도 재밌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정각: 이 영화가 양극단에 선 청년들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저는 늘 어떤 갈증이 남는 것 같아요. 모든 논의가 좌우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서로를 적대하는 시선이 점점 과열되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가 개인의 알고리즘 안으로 들어가면서, 각자가 더 갇히는 상황도 심화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래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의 삶이 크게 달라질 거라고 이야기도 나오는 시점인데요. 이런 변화 속에서, 정치를 좌우라는 프레임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는 없을지 궁금합니다.
장혜영: 저는 사실 좌우, 보수-진보 이런 말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의밋값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누구에게는 국민의힘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진보로 묶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민주당이, 정의당이, 심지어 조국혁신당이나 개혁신당을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수는 무엇이냐고 했을 때,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정부를 보수 정부라고 얘기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말들은 더 이상 의밋값을 유효하게 갖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보다 좋은 삶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엊그제 아틀라스 때문에 온라인 세계가 들끓었어요. 노동자들의 현실을 위협했잖아요. 그런데 동시에 그 노동자들이 다 주주들이기도 하거든요. 한국에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 1,400만이잖아요. 이렇게 중첩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더 좋은 삶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갈지 고민하는 게 좋은 토론을 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창인: 질문의 취지에 맞는 답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사회가 뭘까에 대한 고민이요.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합의가 점점 깨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들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그 안에서는 생각이 달라도 되고, 싸워도 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우리가 무엇에 대해서 합의하는지 알고, 이를 지키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일하: 일단은 전적으로 동감을 하고요. 그런 세상이 도래했고, 좌우를 부추기는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입니다. 더 심해질 것이고, AI가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알고리즘이 우리를 어떤 길로 이렇게 내보낼지 모르기 때문에, 이 혼돈의 세계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각: 말씀 모두 감사합니다. 이런 상영회에 와서, 손을 들고 같이 대화 나누면서 우리가 모두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임을 확인하고, 또 대화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출발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일하: 제가 또 새롭게 기획하는 것은 좌파 반, 우파 반 나누어서 진행하는 상영회거든요. 그럴 때 어떤 반응들이 일어나는지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unity > 관객기자단 [인디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디즈 단평]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편’의, 정의 (0) | 2026.02.04 |
|---|---|
| [인디즈] 〈광장〉 인디토크 기록: 후회없이 배회하는 마음 (1) | 2026.02.04 |
| [인디즈 단평] 〈광장〉: 눈 속의 고독, 사랑 (0) | 2026.01.27 |
| [인디즈 Review] 〈광장〉: 감시의 시선을 넘어선 마주함, 고립된 사회에서 피어난 연대 (0) | 2026.01.26 |
| [인디즈 단평] 〈굿 포 낫씽〉: 아무것도 되지 않은 사람들 (0) | 2026.01.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