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소소대담] 2025. 5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

by indiespace_가람 2025. 6. 9.

 [인디즈 소소대담] 2025. 5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장미, 카네이션, 작약, 라일락, 찔레꽃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봄의 끝자락, 연대와 희망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또다시 모여 앉아 영화를 매개로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 정겨움과 솔직함, 그리고 안타까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영화제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이 잠시 만났다가 흩어진다. 만남과 흩어짐 사이를 채우는 것은 무엇일까. 함께 경험하고 느낄 수 있음의 소중함을 곱씹게 되는 저녁이다.

 

* 5월에 다녀온 영화제 이야기

카네이션: 전주에서 본 〈겨울의 빛〉은 불행한 감상을 늘어놓지 않고 조그마한 행동으로 캐릭터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뚜렷한 장점으로 느껴졌어요. 고등학생 커플의 사랑을 스킨십이 아닌 몰래 건네주는 붕어빵 하나로 표현하는 게 귀엽더라고요. 학교 선생님이 말없이 주인공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격려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였고요. 이런 장면마다 감독이 어떤 시선으로 불행에 빠진 학생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라일락: 임흥순 감독의 〈기억 샤워 바다〉를 보았는데 기억의 형태가 물질로 전달된다고 보는 시선이 인상 깊었어요. 재일조선인 김동일 할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어마어마한 양의 옷이 나오고, 참가자들이 그분의 옷을 골라 리폼하는 워크숍이 다큐멘터리의 일부로 등장하더라고요. 만지고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물질을 매개로 기억이 전달되는 과정을 영상 작업으로 만든 것이 흥미로웠어요. 임흥순 감독의 작품이 왜 미술관에도 걸리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전주국제영화제와 연계해 근처에서 비슷한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도 재밌었답니다.

장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영화제라는 환경이 주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아요. 평소 독립영화관은 여유로운데 영화제만 가면 예매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다들 어디 계시다가 나타나셨는지. (웃음)

라일락: 5월에는 디아스포라 영화제도 다녀왔어요. 인천에는 오래된 건물들도 많고, 영화제를 진행하는 미림극장과 애관극장도 길가에 바로 있더라고요. 지나가던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오셔서 영화를 관람하셨는데 그분들의 대화가 정겹게 느껴졌어요.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한 디아스포라 영화제만의 분위기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 2025년 5월에 극장에서 만난 영화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리뷰]: 일상의 균열(김보민)

[단평]: 우연이라는 장치(서민서)

 

작약: 저는 이번 영화로 홍상수 감독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 화질이 480p 정도 되는 것 같길래 원래 이렇게 찍으시나 하고 놀랐어요. 영화 자체가 솔직하고 꾸밈없다고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제목도 내용에 잘 스며드는 느낌이었어요.

카네이션: 저도 홍상수 감독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함이라고 생각해요. 있는 그대로의 날것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영화 안에 늘 있었고,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배우들도 그런 연기를 해서 더 솔직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라일락: 저는 이번 작품은 아직 못 봤지만 홍상수 감독 영화는 시간을 다루는 방식이 흥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시간의 순서가 비틀어져 있거나 반복이 일어나는 영화들을 보면서 감독의 시간에 대한 인식을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좋더라고요.

 

〈케이 넘버〉

 

[리뷰]: 불합리를 마주하며(남홍석)

[단평]: 함께라는 희망만으로(문충원)

[뉴스레터]: Q. 👀 가족을 찾아서, 나를 찾아서? (2025.6.4)


라일락: 영화제에서 못 봐서 이번에 처음 보게 됐는데 너무 좋았어요. 해외 입양인 분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다큐멘터리인데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거대한 제도의 문제라는 사실이 교차편집에서 드러나더라고요. 언어의 장벽 때문에 자신의 친어머니를 찾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해외 입양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증언이나 자료가 등장할 때마다 해석을 구하는 시선으로 활동가들을 쳐다보는 입양인의 표정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카네이션: 수많은 입양인들의 행적을 따라가는 감독의 집념이 그대로 느껴져서 인상적이었어요. 영화가 감독의 존재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데,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긴 시간 노력하며 잘못된 시스템을 고발하려 하는 열망과 의지가 화면을 뚫고 나오는 느낌을 받았네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작약: 저는 인디피크닉에서 봤는데 대한민국이 아이를 환대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해외 입양을 많이 가게 되었다는 대목이 핵심처럼 느껴졌어요. 최근에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한 〈침몰가족〉과 대비되는 부분이라 아이와 돌봄에 대한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 같아요.

 

 

〈보이 인 더 풀〉

 

[리뷰]: 푸르던 여름을 견뎌낸 청춘에게(정다원)

[단평]: 구분 어려운 마음, 달리 나오는 대답(오윤아)

[뉴스레터]: Q. 🌊 마음이 여름이 될 때? (2025.5.28)


장미: 평범하게 느껴진 부분들도 있었지만 물갈퀴라는 재미난 요소를 잘 써먹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자연적으로 자라난 물갈퀴를 나중에는 인공적인 물갈퀴로 바꿔서 삶을 변화시킨다는 설정이 재밌더라고요.

카네이션: 포스터만 봤을 때는 이 영화가 사랑 영화인지 우정 영화인지 감이 잘 안 잡혔었는데, 다 보고 나니까 ‘나 자신’에 대한 영화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지점이 좋았습니다. 누구나 하게 되는 자아에 대한 고민이 친구로부터 우러나오게 되는 10대 시기를 잘 그려냈다고 생각해요.

장미: 심리 묘사를 섬세하게 잘해서 생각이 선명하게 보이는 듯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춘기라는 느낌에서 작년에 개봉한 〈늦더위〉와 결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카네이션: 여름이라는 계절이 주는 나른하면서도 열정은 있는데 포기하고 싶어지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캐릭터 개인의 이야기인데 보편성을 가지고 다가오는 지점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