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60 [인디즈 Review] 〈성덕〉: 우리는 감정 있는 ATM 〈성덕〉 리뷰: 우리는 감정 있는 ATM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언젠가 인터넷을 떠돌다가 그런 우스갯소리를 보았다. 만약 2000-2010년대를 위한 ‘토토가’를 한다면 그 시절 남자 아이돌은 아무도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는 웃어 넘겼지만,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나열을 하진 않겠지만, 어떠한 오점 없이 완전체로 등장할 수 있는 그룹이 몇이나 될까. 그에 반해 얼마 전 소녀시대는 데뷔 15주년을 맞아 완전체로 돌아왔다. 우리의 오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17년 해외에서 시작한 미투 운동을 시발점으로 하나둘 터지기 시작한 성추문은 무결해 마지 않아 보였던 연예인도 피해가지 못했다. 한 시대를 풍자했던 이들이기에, 그들에게는 수많은 ‘성덕’이 있었다. .. 2022. 10. 18. [인디즈 Review] 〈말하는 건축가〉, 말하는 얼굴의 의지와 존엄을 지키는 영화들 〈말하는 건축가〉, 그리고 〈2차 송환〉 말하는 얼굴의 의지와 존엄을 지키는 영화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2차 송환〉의 개봉을 맞아, 김동원 감독의 또 다른 영화를 소개하고 싶었다. 어렵지 않는 경로를 통해 관객들이 만날 수 있는 영화를 찾으며 〈송환〉과 〈내 친구 정일우〉를 다시 보았다. 두 영화 모두 소개해야 마땅한 감동적인 영화이지만, 〈2차 송환〉과는 다른 영화들이라고 생각했다. 두 영화 모두 〈2차 송환〉과 같이 현실의 문제를 전하며, 신념을 가진 인물 옆에 서 있는 영화이지만, 〈2차 송환〉과는 다른 동력으로 영화가 맺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대감, 혹은 기억. 하지만 〈2차 송환〉은 어쩔 수 없이 실패에 대한 영화이다. 카메라 앞에 얼굴을 마주하고 질문에 답하는 .. 2022. 10. 11. [인디즈 Review] 〈2차 송환〉: 언어로 염원을 오독오독 긷는 행위의 숭고 〈2차 송환〉 리뷰: 언어로 염원을 오독오독 긷는 행위의 숭고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글입니다. “내가 만든 집에서 모두 함께 노래를 합시다, 소외됐던 사람들 모두 함께 노래를 합시다, 우리만의 따뜻한 불 영원한 꿈 영혼과 삶” -실리카겔의 노래 ‘NO PAIN’ 중 이 곡은 척추의 순번을 굳이 매기지 않아도, 사랑이 가운데 뼈로 크게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 처음 읽었다 해도 쓰인 가사를 톺으면 가늠이 될 것이다. 짓고, 열고, 부르고, 온기로 인식하며, 소원의 항구성을 기대하는 것. 이는 〈2차 송환〉의 곧음과 완벽히 감합된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이 노래를 재생한 당시, 소란한 탄성을 흘렸다. 가사의 처음으로 기어 올라가 말하자면, 〈2차 송환〉엔 노래가 든 ‘만남의 집.. 2022. 10. 11. [인디즈]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인디토크 기록: 붉은 마음의 윤을 마모시키지 못하도록 둥글게 안아 드는 울음 붉은 마음의 윤을 마모시키지 못하도록 둥글게 안아 드는 울음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인디토크 기록 일시 9월 25일(일) 오후 3시 상영 후 진행 윤가은 감독 참석 부지영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글입니다. 나는 줄곧 홍옥과 닮은 원망을 폐에 콕, 박아두고 자랐다. 쑥스럽지만 알을 몇 개 떼어 말해보려 한다. 흔히 정의하는 ‘정상성’의 식구 규격에 항상 반대의 깃을 꽂고 싶은 충동이 컸다. 그 모양과 동일하지 않아도 나는 엄마에게 사랑을 충만히 배웠다. 바를 정, 항상 상. 무엇도 바르게만 항구적일 수 없음에도, 타자의 존재와 형태를 함부로 단언하는 이 세계가 괴로웠다. 동시에 화자의 통증이 명백히 기립해 있음에도, 결국 무르게 안아버리는 가족 서사에도 질려있었다. 이 물컹임을 아직도.. 2022. 10. 7. [인디즈 Review] 〈달이 지는 밤〉: 담담하게 마주하는 죽음의 얼굴 〈달이 지는 밤〉 리뷰: 담담하게 마주하는 죽음의 얼굴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밤이면 달이 뜬다. 아니 사실 달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 태양이 멀어지는 밤이면 노랗게 빛났다가 다시 태양 빛이 내리쬐면 잠시간 보이지 않는다. 저녁을 지나 우리 눈에 떠오른 달은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누군가에게는 기다리는 사람의 그림자처럼, 누군가에게는 미지의 세계처럼, 또 다른 이에게는 어둠의 스산한 기운처럼. 영화 〈달이 지는 밤〉은 언제나 떠 있는 달을 새삼스레 인식하듯, 우리 삶에 존재하고 있는 죽음의 흔적을 발견해 보여준다. 두 편의 다른 이야기가 합쳐진 옴니버스 영화 〈달이 지는 밤〉은 전라북도 무주의 빈 집, 굽은 길, 오래된 가게 등 유사한 공간에서 겨울과 여.. 2022. 10. 4. [인디즈 Review] 〈홈리스〉: 양심과 이기심 사이를 줄타기하게 만드는 〈홈리스〉 리뷰: 양심과 이기심 사이를 줄타기하게 만드는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는 한 모델하우스에서 한결(전봉석)과 고운(박정연) 부부와 그들의 아이 우림(신현서)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양손 가득 짐을 들고 있고 그들의 대화는 온통 당장 그들의 생존과 직결된 주거에 관한 것뿐이다. 이 짧은 순간만 보더라도 이들에게 기본적이고도 가장 강력한 동기가 무엇인지 짐작이 간다. 아이가 있는 한결과 고운 부부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으리으리하고 멋들어진 집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고 그들의 몸을 편하게 뉘일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살아가는 데에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바로 그 집이 없다. 그렇기에 이들은 모든 순간 집을 얻기 위해.. 2022. 9. 27. [인디즈] 인디포럼 월례비행 〈부스럭〉 대담 기록: 작으면서도 큰, 현실에 균열을 내는 ‘부스럭’ 작으면서도 큰, 현실에 균열을 내는 '부스럭' 인디포럼 월례비행 〈부스럭〉 대담 기록 일시 8월 31일(수) 오후 7시 상영 후 진행 최이다 감독 참석 이태안, 조현철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최이다 감독(이하 최이다): 안녕하세요, 진행을 맡은 최이다입니다. 간략하게 월례비행을 소개하자면 비평과 함께하는 독립영화 정기상영회로, 인디포럼이 인디스페이스와 함께 주관을 하고 있습니다. 중단되었던 월례비행이 2017년에 부활할 때 상영했던 작품이 〈초행〉이라는 조현철 배우님 주연작이었어요. 5년 뒤에 다시 이곳에 연출자로 오시게 되었습니다. 조현철 감독님과 이태안 감독님 큰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여러분들께서 질문을 생각하시는 동안 먼저 소개 같은 질문으로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두.. 2022. 9. 22. [인디즈 Review] 〈성적표의 김민영〉: 나의 삼각형에게 〈성적표의 김민영〉 리뷰: 나의 삼각형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현지 님의 글입니다. 어떤 이는 3이 불안정의 숫자라고 말한다. 삼각관계, 삼각형 그리고 세 명의 친구. 홀수로 이루어진 삼총사는 편안함과 불안감을 일시에 느끼게 했다. 〈성적표의 김민영〉의 첫 등장은 삼행시 클럽이 임시 해체되는 순간이다. 세 명의 친구가 좁은 핸드폰 화면에 들어차 마지막 순간을 기념한다. 끝맺음은 어김없이 삼행시다. 수능을 보고 스무살 민영이는 대구대에, 수산나는 하버드대에 진학하고 나서야 삼행시 클럽은 막을 내린다. 엄숙하고도 재미있게 임하던 우리끼리의 클럽은 번거로운 일정이 되었다. 지구 반대편으로 간 수산나는 시차만큼이나 정희에게서 멀어진다. 세 어절과 세 친구에 그어지던 틈이 벌어진 순간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 2022. 9. 20. [인디즈] 〈성적표의 김민영〉 인디토크 기록: 친구가 아닌 너를 이해하는 일 친구가 아닌 너를 이해하는 일 〈성적표의 김민영〉 인디토크 기록 일시 9월 5일(월) 오후 7시 상영 후 진행 이동진 평론가 참석 감독 임지선 | 배우 윤아정 *관객기자단 [인디즈] 은다강 님의 글입니다. 태풍 힌남노가 제주도에 상륙한 그날 밤, 쏟아지는 비를 뚫고 나타난 사람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극장이 데려다준 스크린 속 세계에는 스무 살 동갑내기, 각기 다른 진로를 선택한 네 사람의 삶이 잔잔하게 흐른다. 비슷한 속도로 나란히 걷던 친구들은 이제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거나 혹은 자리에 머물며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을 보낸다. 각자의 선택은 관계에 변화를 만들어내고, 변화는 아주 작고 불편한 감정을 싹 틔운다. 감정 무게를 견디는 건 둘 중 더 사랑하는 쪽일까. 인디토크 뒤에 마주한 현실은 앞이 뿌.. 2022. 9. 15. [인디즈 Review]〈말아〉 리뷰: 저는요. 속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말아〉 리뷰: 저는요. 속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예본 님의 글입니다. 김밥은 믿음직스러워요.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상 밖의 식감이나 맛에 놀랄 일이 없습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위와 같은 대사가 나온다. 대사를 읊는 인물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졌기에 캐릭터의 성향(혹은 자폐 스펙트럼의 특성)에 관해 설명하는 대사이기도 하지만 문득 내가 김밥의 단면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지, 김밥 속 재료들이 얼마나 ‘예상 가능한’ 조화였는지 헤아리게 되었다. 이렇게 ‘믿음직’스럽고 ‘예상되는’ 음식인 김밥은 별다른 소개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무척 익숙하고 일상적인 음식이다. 분식점은 물론 편의점에도 각양각색의 김밥이 있고, 김밥 전문점이 아닌 식당에서도 곁들이 .. 2022. 9. 6. [인디즈] 〈말아〉 인디토크 기록: 조금은 말아먹어도 괜찮아 조금은 말아먹어도 괜찮아 〈말아〉 인디토크 기록 일시 8월 25일(목) 오후 7시 상영 후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참석 곽민승 감독┃배우 심달기, 우효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유소은 님의 글입니다. 팬데믹의 시대, 그것을 핑계 삼아 집 안에서만 무기력하게 지내는 한 청년이 있다. 학업도 취업도 연애도 말아먹은 '주리'. 여느 때처럼 무료한 그의 일상에 미션이 날아든다. 바로 엄마 '영심'이 자리를 비운 동안 김밥집에서 김밥을 마는 일이다. 모든 게 서툴고 어색하기만 한 주리는 현실의 우리와 꼭 닮아있다. 그래서인지 그가 세상에 발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그를 응원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보는 이에게도 힘을 준다. 주리의 김밥처럼 정성 들인 음식과 일상 속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진 영화는 평온한.. 2022. 9. 4. [인디즈 Review] 〈녹턴〉: 장애와 가족 – 무경험? 그러나 매우 익숙한 〈녹턴〉 리뷰: 장애와 가족 – 무경험? 그러나 매우 익숙한 *관객기자단 [인디즈] 염정인 님의 글입니다. 스스로를 정상적인 몸이라 절단하며 그렇게 ‘장애’에 다가선다. 한 편으론 동정, 한 편으론 호의. 사실 어떤 마음인지 알기 쉽지도 않다. 몸으로 배운 바가 전혀 없기에 애매모호한 마음으로 장애에 다가선다. 내심 그것이 호의이길 바라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드라마 우영우를 보며 느낀 “장애인도 함께 살아야지”란 마음이 현실 속에선 그다지 이어지지 않는 점을 지적한 만평을 낸 바 있다. 저녁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를 봐도, 다음날 출근길 전장연 시위를 볼 땐 불편함만 남는다는 거다. 다큐멘터리 〈녹턴〉은 드라마 우영우와 전장연 출근길 시위를 보며 느꼈던 아이러니한 감정을 잇고 .. 2022. 8. 30.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1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