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18 [인디즈 단평] 〈두 사람을 위한 식탁〉: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 〈두 사람을 위한 식탁〉과 〈해피해피쿠킹타임〉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나로 태어났음에도 나로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만 먹기, 입고 싶은 옷을 입기, 자고 싶은 시간에 잠들기. 마음이 하고 싶어 하는 것과 몸이 허락하는 것과 타인이 바라는 것들이 마구 부딪혀 가장 기본적인 것들마저 어려워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건가? 살아본 적 없는 시간만을 앞두고, 그저 고민만 하며 하루를 다 새운대도 배는 고프다. 밥알을 입에 넣고 저작운동을 하.. 2023. 11. 6. [인디즈 Review] 〈두 사람을 위한 식탁〉: 우리가 우리가 된다는 것은 〈두 사람을 위한 식탁〉리뷰: 우리가 우리가 된다는 것은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주체로서 객체를 바라보는 행위 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객체로의 전이를 뜻하는 것이다. 즉, 완벽한 이해의 경지는 내가 아닌 너가 되는 행위이고, 동시에 너가 내가 되는 행위이다. 하지만 각자의 삶에서 주체인 우리는 서로가 될 수 없기에 충분히 이해받지 못해, 이해하지 못해 슬프다. 〈두 사람을 위한 식탁〉엔 이해의 영역에서 필연적인 실패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 정확히 말해 두 모녀가 등장한다. 영화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듯이 어느 날 불현듯 채영(박채영 분)을 찾아온 섭식장애에 대해 당사자로서 채영과 목격자로서 상옥(박상옥 분)의 이야.. 2023. 11. 2. [인디즈 단평] 〈우리의 하루〉: 우리의 공간성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공간성 〈우리의 하루〉와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글입니다. 홍상수의 영화 속 ‘우리’는 느슨하지만 참 촘촘하게도 엮여 있다고 생각했다. 상원과 의주의 투 트랙 서사는 각각이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고 둘은 절대로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일이 없었지만 영화는 어쩐지 두 사람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이를테면 상원이 라면에 고추장을 풀어 먹을 때 “너 말고 누가 라면에 고추장을 넣어 먹냐” 하는 핀잔 아닌 핀잔에 “있어, 그런 사람~”이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할 때. 뒤이어 라면에 고추장을 풀어 먹는 의주의 모습이 보여.. 2023. 11. 1. [인디즈 Review] 〈우리의 하루〉: 틈새 사이로 〈우리의 하루〉리뷰: 틈새 사이로 *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우리의 하루〉는 매우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감정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들어 내는 카메라와 인물들 사이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묘사하지만 정확하게 짚어내지 않는 방식으로 영화는 줄곧 관객들에게 여지와 여백을 남기고 관객은 그러한 틈을 더듬으며 그 뒤의 무언가를 짐작해 낸다. 우리가 지금 지켜보고 있는 건 카메라로 인해 보여질 수밖에 없는 표면이라는 것을 영화는 그 존재 자체로 끊임없이 되짚는다. 배우를 그만둔 상원은 아는 언니네 집에 머물고 있다. 언니가 키우는 고양이가 살찔 것을 걱정하면서도 간식을 주는 것을 멈출 수 없이 귀여워하고, 그 동안 못 잤던 잠을 몰아서 자는 듯이 끝없이 잠을 잔다.. 2023. 11. 1. [인디즈 단평] 〈프리 철수 리〉: 낯선 현재의 철수 리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낯선 현재의 철수 리 〈프리 철수 리〉와 〈과거는 낯선 나라다〉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1982년 철수 리의 무죄 판결을 위한 투쟁이 있었다. 2004년 철수 리가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철수 리는 6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023년 철수 리의 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반-인종차별 운동의 상징이자 아시아 아메리칸이 겪는 구조적 차별을 대표한 철수 리. 그의 죄목을 가리는 시시비비는 어느새 40년도 더 된 설화가 됐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1세대 이민자를 그린 다큐멘터리를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 걸까. 영화 〈.. 2023. 10. 31. [인디즈 Review] 〈프리 철수 리〉: 목소리를 들여다보면. 〈프리 철수 리〉리뷰: 목소리를 들여다보면.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프리 철수 리〉에는 이철수의 목소리가 있다.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시기에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그가 남긴 말을 통해 재구성된 내레이션이 그의 목소리를 대신한다. 영화는 그의 목소리로 하여금 그가 겪어야 했던 세계의 분위기를 증언하게 한다. 눈으로 보여지는 아카이빙 자료 또한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프리 철수 리〉의 영화적 육체는 인종차별과 구명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술에 앞서 이철수의 일인칭 삶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영화를 보며 이철수의 삶과 자신의 삶 사이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우리와 같은 한인이라는 특정한 정체성을 공유하기 때문이 아.. 2023. 10. 31. [인디즈] 〈너와 나〉인디토크 기록: 사랑의 메아리 사랑의 메아리 〈너와 나〉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0. 14(토) 오후 3시 상영 후 참석 조현철 감독 진행 이동진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4년 봄, 우리는 나일 수도 있었던 수많은 너를 떠나보냈다. 강산이 한 번 변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나와 너 사이에 경계를 긋고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과연 너의 자리에 내가 있었던 적은 없었고, 나의 자리에 너가 있었던 적은 없었는지. 그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의 삶을 세밀하게 포착해 내고 생생하게 되살린 영화는 다시금 묻는다. 그날로부터 9년이 지나 어렴풋이 빛이 들어오는 새벽에 문득 자다 깨어 나를 보고 간 너를 느낀다. 모든 곳에 존재하는 너는 내가 되고, 모든 곳에.. 2023. 10. 30. [인디즈 단평] 〈믿을 수 있는 사람〉: 모래를 쥐어 보는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모래를 쥐어 보는 일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마담 B〉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글입니다. 아주 고운 모래가 가득한 해변, 손으로 모래를 떠 쥐어본다. 곧바로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 알갱이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모래를 쥐는 일과 유사해 보인다. 아무리 꽉 움켜쥐어도 이내 날아가고 마는 모래처럼 여러 사람에게 굳건히 향해있던 믿음 역시 머지않아 잇따라 구부러진다. 그럼에도 사람이라면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할 순간을 피할 수 없기에 폐기된 믿음을 새로운 만남을 통해 갱신하며 삶을 이어 나간다. 그리고 여기, 믿음이 주는 상처에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2023. 10. 30. [인디즈 기획] 〈너와 나〉조현철 감독 인터뷰: 우리 영혼의 가장 밑바닥에는 사랑이 우리 영혼의 가장 밑바닥에는 사랑이 〈너와 나 〉 조현철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죽음들이 있었던 2014년과 〈너와 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여러 우연들이 속속 겹쳐지던 2016년, 그리고 영화가 세상에 공개되는 지금 2023년까지, 〈너와 나〉라는 이야기가 길어 올려지고 다듬어지고 세상으로 확장되는 모든 시간들을 가늠해 보았다. 통과해 온 삶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재구성해 하나의 눈부시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만들어 낸 조현철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 바깥의 또 다른 이야기들의 편린을 붙잡아 보았다. 〈너와 나〉가 개봉을 곧 앞두고 있어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화에 대해 고민하셨고 개봉하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셨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이미 관객들에.. 2023. 10. 27. [인디즈 Review] 〈믿을 수 있는 사람〉: 한영의 풀이 방식 〈믿을 수 있는 사람〉 리뷰: 한영의 풀이 방식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한영사전의 사전적 정의, 한국어를 영어로 풀이한 사전. 주인공 ‘한영’의 이름을 듣자마자 한영사전을 떠올렸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새터민 한영은 중국에 거주할 당시 익힌 언어로 중국인을 상대하는 관광통역안내사 일을 하고 있다. 한영사전은 같은 지면을 공유하고 있지만 한국어는 영어로 풀이된다. 한영은 서울에 발 딛고 서 있지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중국어로 풀이한다. 한국이 낯설 관광객 앞에 작은 깃발을 들고 선두에 서 있는 가이드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믿을 수 있는 사람보다는 믿어야만 하는 사람에 가깝고, 북한에서 한국, 한국에서 중국을 풀이해야 하는 사람의 .. 2023. 10. 27. [인디즈] 〈물꽃의 전설〉인디토크 기록: 바다의 안색을 살피듯이 바다의 안색을 살피듯이 〈물꽃의 전설〉 인디토크 일시 2023. 9. 9(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고희영 감독, 김형선 사진작가 진행 김경란 아나운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민정 님의 기록입니다. 바다에도 요령이 있다고 말하는 영화. 하지만 영화를 연출한 고희영 감독의 시간에는 어떠한 요령도 없었다. 영화를 만드는 데 걸린 6년의 시간만큼이나 깊고 솔직한 이야기가 오간 주말 오후의 인디스페이스. 김경란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고 고희영 감독과 김형선 사진작가가 자리했다. 김경란 아나운서 (이하 김경란): 팬으로서 이 자리에 오늘 함께하게 됐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물꽃의 전설〉 어떻게 보셨을 지 참 궁금합니다. 아마 여러분도 지금 가슴 속에 많은 감동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이 자.. 2023. 10. 23. [인디즈] 〈안녕, 내일 또 만나〉인디토크 기록: 후회의 가정이 필연을 가리킬 때 후회의 가정이 필연을 가리킬 때 〈안녕, 내일 또 만나〉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15(금)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백승빈 감독, 심희섭 배우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기록입니다. ‘만약에’라는 말이 가진 힘은 얼마나 거대할까.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가정 아래서는 모든 게 바뀔 수 있다. 만약 그때 달려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조금 더 용기 냈다면, 나를 인정해줬다면. 영화 〈안녕, 내일 또 만나〉는 모두가 해봤을 법한, 과거를 향한 후회의 순간들을 영화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관객에게 다시 한 번 질문한다. “어떤 게 정말 바뀔 수 있었을까?”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이하 김현민): 2년 만에 영화를 개봉하게 되셨습니다. 소감과 함께 관객분들께 인사 한.. 2023. 10. 17.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1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