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18 [인디즈 Review] 〈그녀의 취미생활〉리뷰: 무너진 밤에 걸어둔 소원 〈그녀의 취미생활〉 리뷰: 무너진 밤에 걸어둔 소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살았던 중에는 가장 시골인 곳에 살고 있다. 평화로운 풀벌레 소리와 나만을 위해 차린 저녁, 아늑한 밤의 취미생활을 상상하기도 했다. 조금의 고독쯤은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처럼 자유라 여길 용기가 있었다.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여유는 곧 공백이라는 것. 건물 대여섯 개가 늘어선 우리 집 골목에는 가로등이 딱 하나 있다. 글로 옮겨 적기 애매한, 작고 큰 공포를 느끼는 날이 늘어나며 밤 산책을 하지 않게 되었다. 창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도 잠들기 무섭다는 생각에 혼자 울었던 날은 나만 알고 있다. 누구나 구원을 꿈꾼다. 도망칠 수 없고 달라질 것 같지 않은 현실에서 나를 꺼내줄 누군가. 밤마다 머리맡에 가위.. 2023. 9. 15. [인디즈] 인디돌잔치 〈말아〉인디토크 기록: 손에 손 잡고 말기를 넘어서 손에 손 잡고 말기를 넘어서* 인디돌잔치〈말아〉인디토크 기록 *코리아나, ‘손에 손 잡고’ 가사를 차용한 제목 일시 2023. 8. 29(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곽민승 감독, 심달기, 우효원 배우 진행 조영각 PD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기록입니다. 〈말아〉는 나의 새 마찰을 균형으로 발음해 가는 영화이다. 주리의 경우, 멸치볶음과 전염으로 인해 곤란이 생겼다. 비법을 암기해도 멸치볶음의 단맛은 덜기 어려웠다. 팬데믹이 손님을 드물게 했다. 다만, 주리는 계속 말려다가 말았다. 관두려는 관성을, 김밥을 마는 손으로 잇게 된 안부로서 극복했다. 이 적립이 유쾌하여 좋았다. 〈말아〉는 학구열이 쨍한 영화이다. 주리 외의 인물들도 줌바 댄스 학원에 다니거나, 덩달아 마는 일에 나선다.. 2023. 9. 13. [인디즈 Review] 〈물꽃의 전설〉리뷰: 소멸된 아름다움을 찾아서 〈물꽃의 전설〉 리뷰: 소멸된 아름다움을 찾아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글입니다. 해녀는 용궁에서 태어나서 용궁으로 돌아간다. 〈물꽃의 전설〉은 바다는 말이 없지만,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아름다운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녀는 그들이 꿈꾸는 고통 없는 섬인 이어도를 반복적으로 부르며 물질의 고달픔을 노래한다. 영화에는 바다의 신, 바람의 신, 용왕할머니를 담은 영등굿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물꽃의 전설〉은 이 신화적인 대상을 주체가 세상 속에 자신을 고정시키는 근원적인 서사로 뒷받침한다. 현실 세계에 카메라는 향하고 있지만, 그 현실을 감싸는 허구의 픽션적 세계관이 있는 셈이다. 이들이 숭배하는 것은 현실에 필요로 하는 환상의 버팀목이며.. 2023. 9. 12. [인디즈] 〈인디쇼츠!〉8월 상영 인디토크 기록: 세 울타리의 교집합을 문지르며 세 울타리의 교집합을 문지르며 인디쇼츠! 인디스페이스X연남가든 8월 상영 〈가짜뉴스: 책임 윤리의 민영화〉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8. 26(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트레이드〉김민주 감독, 〈금정굴 이야기〉전승일 감독, 〈창진이 마음〉궁유정 감독 진행 우정원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기록입니다. 인디쇼츠를 처음으로 관람하는 날이다. 서로 다른 영화들이 어떻게 한 몸이 될 수 있었을지를 궁금해하며 인디스페이스로 향했다. 토요일 점심, 쨍한 햇볕 아래 홍대입구는 예상대로 붐볐다. 덥고 북적이는 번화가를 빠져나가 도착한 상영관은 어느 때보다 시원했다. 쾌적한 공기에 편안해하던 중 영화가 시작했다. 첫 번째 영화 〈트레이드〉부터 〈금정굴 이야기〉 마지막 〈창진이 마음〉까지. 세 편의.. 2023. 9. 11. [인디즈 단평] 〈지옥만세〉: 견뎌보는 삶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견뎌보는 삶 〈지옥만세〉와 〈잠자리 구하기〉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지옥만세〉의 ‘효천선교회’ 안 아이들은 ‘낙원’에 가기 위해 패턴화된 단체생활 안에서 지도자의 말에 성실히 따른다. 낙원에 갈 수 있는 이는 봉사점수를 가장 많이 받은 한 명뿐이다. 어른들은 그곳에만 갈 수 있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말한다. 혜진을 낙원에 보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다 바치는, 심지어 채린에 비해 봉사 점수가 모자란 혜진에게 자신을 내려치고 회개 점수를 받으라 말하는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며 기시감을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 ‘효천선교회’는 우리.. 2023. 9. 5. [인디즈 Review] 〈지옥만세〉리뷰: 그을 수 있는 건 없어 〈지옥만세〉 리뷰: 그을 수 있는 건 없어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직사각형의 골목. 관처럼 생겼다.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을 따라 골목을 통과하면 교복 차림의 선우가 주저앉아 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원한 적 없는 케이크와 원한 적 없는 사람들이 선우를 낳았다. 꺼내진 아이는 반사적으로 울지 않는다. 어서 울어 보자고 보채는 조산사도 없이 덜렁 혼자 남겨진 선우는 몰래 죽는 생각을 한다. 폭죽과 포격 소리를 구분할 수 없는 삶이다. 죽는 데 실패해 씩씩거리던 나미는 펑을 쾅으로 듣고 몸을 작게 말았다. 불안정한 지평이라면 죽으려 한 것은 유난이 아니다. 폭죽 퍼레이드가 한창일 때 선우는 나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성공했어?’ 그러면 나미는 토독토독. ‘ㅅ.. 2023. 9. 4. [인디즈] 〈퀴어 마이 프렌즈〉인디토크 기록: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퀴어 마이 프렌즈〉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8. 12(토) 오후 6시 30분 상영 후 참석 서아현 감독, 주인공 송강원, 〈너에게 가는 길〉 주인공 나비, 비비안 진행 강사라 프로듀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기록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어떤 친구는 그 피도 뛰어 넘는다. 어떤 친구는 스스로보다도 소중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지켜내고 싶은 친구들의 7년을 잠시나마 들여다 보았다. 강사라 프로듀서(이하 강사라): 〈퀴어 마이 프렌즈〉 프로듀서 강사라라고 합니다. 오늘 극장을 찾아주신 여러분 너무 감사드립니다. 먼저 영화의 주인공과 감독님이신 송강원 님과 서아현 감독님, 더불어 오늘 자리를 빛내주신 나비 님, 비비안 님 자리로 모.. 2023. 9. 1. [인디즈] 〈신입사원: 더무비〉인디토크 기록: 솔직함이라는 날개를 달고 솔직함이라는 날개를 달고 〈신입사원: 더무비〉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8. 12(토) 13시 상영 후 진행 셀럽 맷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진행) 참석 김조광수 감독, 권혁, 문지용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기록입니다. 솔직한 욕망은 귀엽다. 영화 〈신입사원: 더무비〉가 그렇고, 인디토크 현장 관객석에 앉은 이들이 그렇다. 발랄한 진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배우들과 감독의 이야기. 솔직함이라는 날개를 달고 우리만의 깨끗한 웃음을 향해. 셀럽 맷: 반갑습니다. 저는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를 진행하고 있는 셀럽 맷이라고 합니다. 오늘 〈신입사원: 더무비〉(이하 〈신입사원〉) 인디토크 모더레이터를 맡게 되었는데요. 김조광수 감독님, 문지용 배우님, 권혁 배우님 함께 하겠습니.. 2023. 8. 29. [인디즈 Review] 〈퀴어 마이 프렌즈〉: 지금 내가 여기 있어요 〈퀴어 마이 프렌즈〉리뷰: 지금 내가 여기 있어요 *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민정 님의 글입니다. 存在. 두 글자 모두 ‘있다’는 뜻이다. 존재라는 단어는 주로 사람에게 쓰게 되어 있다. 사물이 거기 놓인 것과 달리, 인간이 여기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길과 상념이 쌓이기 때문인 것도 같다. 그렇기에,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은 공포의 시작이다. 일상의 소소한 문제들부터 크게는 자아실현과 같은 중요한 선택까지. 모든 것은 존재 후에 이루어지는 문제다. 〈퀴어 마이 프렌즈〉는 바로 이 존재가 부정당한 한 사람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사람’이 ‘존재’를 부정당할 수 있는지, 있다면 과연 누가 어떤 이유로 ‘부정’할 수까지 있는 것인지. 〈퀴어 마이 프렌즈〉는 아주 근본적인 이 의문을 카메라를 .. 2023. 8. 23. [인디즈 Review] 〈다섯 번째 흉추〉: 보존과 영원 〈다섯 번째 흉추〉 리뷰: 보존과 영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글입니다. 나는 이불 빨 시기를 감정으로 가늠한다. 침대에 누워 너무 많은 생각을 했을 때,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렸을 때,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을 때. 심지어는 감지 않은 머리도 눅진한 감정의 척도가 된다. 권장되는 세탁 주기와는 무관하게 그곳에 누워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침구를 세탁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박적으로 빠져들고, 그 때문에 내가 사용하는 침구는 세탁 주기를 넘긴 적이 거의 없다. 정신이 망가질수록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 버려야겠다는 충동은 침대와 내 상태를 동일시하는 데에서부터 기인했다. 이불에 들러붙은 감정들을 살균해 버리기 전까지 부정한 것들이 유령처럼 남아 내 위에 눌러앉을 것만 같은 착각 안에 산 것은 .. 2023. 8. 21. [인디즈 소소대담] 2023. 7 소소한 휴가 [인디즈 소소대담] 2023. 7 소소한 휴가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숲, 풀, 잎, 꽃 뜻밖의 휴가처럼 조금은 얼떨떨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작은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거창하지 않아도 이름처럼 소소했고, 좁혀진 거리만큼 마음은 넓어졌다. 이날의 얼굴들을 오래 기억하고 있다. 한층 이완된 마음으로 마주한 서로를 여름의 기억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 최근 독립영화 개봉작에 대해서 〈수라〉 [리뷰]: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조영은) 숲: 소중한 영화였다. 영화에서 아름다운 장면들도 정말 많이 나오고, '아름다움을 본 죄'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내몰려서 죽음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게 중요한 문제 같았다. .. 2023. 8. 17. [인디즈 Review] 〈비닐하우스〉: 앙상하게 드러난 존재의 감각 〈비닐하우스〉리뷰: 앙상하게 드러난 존재의 감각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자해인지도 몰랐어요.” 카메라의 시선은 제 머리를 쳐대는 문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천천히 줌아웃하며 비추는 풍경은 다름 아닌 비닐하우스, 문정의 집이다. 바스락거리는 천막 아래 우유 박스가 어지럽게 쌓여있다. 박스 위 깔린 장판은 도드라진 바닥 균열이 느껴질 정도로 얇아 보인다. 허름한 골조 위 단정하게 놓인 이불과 베개. 문정의 침대다. 깡마른 철골이 버티고 있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문정은 단잠에 든다. 문정은 돌봄 노동자다. 치매 환자 화옥과 시각 장애인 태강 부부를 돌보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관객 눈에 그는 바보같이 순박해 보인다. 화옥이 문정의 얼굴에 침을 뱉을 때도 웃음 한 번 잃지 않은 채 화옥을 .. 2023. 8. 10.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1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