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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18

[인디즈] 〈스프린터〉인디토크 기록: 당신 각자의 트랙 당신 각자의 트랙 〈스프린터〉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5. 20(토) 13시 상영 후 참석 최승연 감독, 박성일, 공민정, 임지호, 전신환, 최준혁 배우 진행 이동진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기록입니다. 인생은 레이스라는 말, 꽤 오래 부정되어 왔다. 결승선에 드는 인물은 정해져 있고, 상위권을 점하지 못하면 도태되어 마땅하다는 식의 논리는 이제 표면적으로나마 더는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런데 행복은 성적순만큼이나 진부하게 느껴지던 이 사어가 어느 영화로 인해 다시금 되살아났다. 더는 그런 허상의 신화에 휘둘리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아무래도 인생은 레이스인가 보다. 이들은 경기라는 포맷을 통해 경쟁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 각자가 의식하고 있는 것은 서로가 아니다. 주인공이 없.. 2023. 6. 7.
[인디즈 Review] 〈말이야 바른 말이지〉: 웃자고 하는 소리죠 〈말이야 바른 말이지〉리뷰: 웃자고 하는 소리죠 *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글입니다. 바야흐로 환난의 시대다. 때로 모순이 사람을 다채롭게 만든다고 하지만 근래는 이 도시의 살풍경이 차라리 공해 탓이기를 바라며 자꾸만 눈을 비비게 된다. 모순이라는 게 정말 다채로운가. 속 보이듯 뻔하고 두려움이나 연약함이라는 단어와도 별반 다르지 않던데. 작가들은 소설을 쓸 때 주인공 될 인물의 모순부터 파고든다는데, 우리들의 모순에는 일말의 흥미로움도 없다. 감출 생각도 없어 보이는 천연한 속내와 지나친 정직함. 정직에는 바를 정자가 들어가니 솔직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바르지도 곧지도 않은 말들이 넘실대는데, 저마다는 굽힐 생각도 없어 보인다. 내가 하는 말이 바른 말이고. 네가 하는 말은 틀린 말이면.. 2023. 6. 5.
[인디즈 소소대담] 2023. 4 영화 앞에 모여 앉아 [인디즈 소소대담] 2023. 4 영화 앞에 모여 앉아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봄, 여름, 가을, 겨울, 초록, 보라, 분홍, 노랑, 연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영화의 생존 여부를 묻는다. 영화는 망하고 있는 것인지, 일찌감치 망해 버린 것인지, 망한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떠한 것인지. 주장에는 이유가 따르고, 저마다의 사연이 달라서 말미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식으로 허물어 버리게 될 때도 있지만 어떤 이야기들은 기록으로 남고, 또 다른 이야기들은 뇌리에 남아 영영 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영화 흥망의 여부가 아니라, 그에 대한 열띤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뿐일지도 모른다. 쉽게 사라지지.. 2023. 5. 23.
[인디즈 Review] 〈리턴 투 서울〉: 공허의 공간으로 〈리턴 투 서울〉리뷰: 공허의 공간으로 *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처음 본 악보를 바로 연주하는 일은 다소 무계획적일테고, 악보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도 악보에 기반한 우연의 연속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눈 앞에 닥치는 음표를 넘어 달리기 위해 간신히 무마하는 임기응변의 타래들로 이어진 음악은 작곡가의 의도보다 순간의 우연과 연주자의 손이 가닿는 운명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초반 ‘시주(視奏)’에 대해 설명하는 프레디는 앞으로 〈리턴 투 서울〉이 어느 곳으로 향할 것인지를 설정한다. 악보에 무작정 달려든 연주자처럼, 상황의 높낮이를 가늠하지 않고 단박에 타고 넘는 프레디는 종종 깨지고 떨어지기도 하며, 유연하게 흐르기도 한다. 영화는 어릴 적 프랑스로 입양.. 2023. 5. 19.
[인디즈 Review] 〈라이스보이 슬립스〉: 따스한 집의 기억을 향해, 출처를 찾아 떠나는 이들 〈라이스보이 슬립스〉리뷰: 따스한 집의 기억을 향해, 출처를 찾아 떠나는 이들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기댈 곳 하나 없는 고아는 호적에 올릴 수 없는 아들을 안고 머나먼 타국으로 떠난다. 영화〈라이스보이 슬립스〉는 기구해 보이는 소영의 인생사를 내레이션으로 읊으며 시작한다. 광활한 대지와 산 사이로 보이는 그의 몸집은 너무나도 작아 보인다. 앞으로 소영이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예견하는 것처럼. 캐나다계 한국인인 앤서니 심 감독의 자전적 얘기를 담았다고 알려진 이 영화는 소영과 동현 모자의 캐나다 이민기를 그려낸다. 이민자와 입양아가 겪는 디아스포라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영화가 담고 있는 것은 그보다 보편적인 감정이다.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 겪는 안정과 편안함에 대.. 2023. 5. 19.
[인디즈] 〈흐르다〉인디토크 기록: 명백히 유유(愉愉)하기 명백히 유유(愉愉)하기 〈흐르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4. 15(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김현정 감독 진행 정성일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기록입니다. 나는 대개 낙관을 허밍 하며 사는 편이다. 막막해도 완결을 믿으려 한다. 문득, 산다와 살아낸다는 약간 상이하다고 느꼈다. 허밍을 뗄 의지가 차마 발휘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 시기에 듣는 후자의 말은 꼭 독려하는 구령이 들리는 것만 같다. 살아내자와 이 영화 제목의 종결만 바꾼 흐르자는 상통하는 면이 있다. 흐르자. 희망이 온통 연체된 듯해도 사실 이 대여는 횟수로 막힐 일은 없어. 괜히 속닥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이 일련은 인디토크에서 감독님이 〈흐르다〉를 “명백한 해피엔딩”으로 밀봉해 주셔서 비롯되었다. 급류와 같.. 2023. 5. 10.
[인디즈] 〈사랑의 고고학〉인디토크 기록: 21세기의 기사도라는 것 21세기의 기사도라는 것 〈사랑의 고고학〉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04. 16(일) 오후 2시 상영 후 참석 이완민 감독, 옥자연, 기윤 배우 진행 위근우 작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기록입니다. 한 명의 꾸준한 사람이 있다. 어찌 보면 미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요즘의 세상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끈기와 올곧음은, 정말이지 ‘기사도’라는 단어와 걸맞는 모습이다. 상대가 누구가 되었든, 한 발 한 발 꾸준한 걸음을 내딛으며 8년이란 시간을 파헤쳐 간 끈기의 고고학자를 영화는 마찬가지로 긴 시간을 들여 묵묵하게 바라본다. 주인공과 꼭 닮아 있는 감독과 배우들은 이상하리만치 곧았던 영화와 주인공의 뚝심을 납득할 수 있게 한다. 8년의 .. 2023. 5. 8.
[인디즈 Review] 〈물안에서〉: 굴절된 세계 속 하나의 소실점 〈물안에서〉 리뷰: 굴절된 세계 속 하나의 소실점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글입니다. 오랜 잠수 끝에 고개를 물 밖으로 내밀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수면 위로 나온 얼굴이 허겁지겁 공기를 집어삼킨다. 이내 서서히 초점을 되찾은 눈동자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내게 이 질문을 쥐어준 채 끝이 난 〈물안에서〉는 이윽고 잠수를 결심하게 된 남자가 물 안에 이르기까지의 고뇌를 뒤에 선 채 지켜본다. 자신의 창조성을 확인하고 싶은 남자는 영화를 찍고자 돌 많고 바람 많은 섬에 이르고 남자의 대학 동기 두 명이 각각 촬영 작업과 배우 출연을 위해 그와 동행한다. 이 둘은 어떻게 영화를 찍어야 할 지 몰라 막막해하는 남자의 곁을 지킨다. 그리고 영화는 이 셋의 동행을 관조한다. 마치 굴절 기능에 이상이 .. 2023. 5. 4.
[인디즈] 인디피크닉2023 in Seoul 〈지옥만세〉GV 기록: 반갑지 않은 내일도 맞이해야만 한다면 반갑지 않은 내일도 맞이해야만 한다면 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회 인디피크닉2023 in Seoul 〈지옥만세〉 GV 기록 일시 2023. 4. 8(토) 17:30 상영 후 참석 임오정 감독, 오우리, 방효린, 정이주 배우 진행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기록입니다. 언제부턴가 지옥처럼 느껴지는 이 세계에 대해 ‘정말 지옥 같지 않냐’고 논하는 것은 재미없어졌다. 따라서 나와 친구의 대화는 대개 이런 식으로 종결됐다. “지옥을 지옥이라 하지, 그럼 뭐라 해.” 지옥에 대해 논하지 않는 우리는 그것을 잘 모르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지옥은 너와 나의 오늘이고, 어쩌면 끝나지 않는 내일일 수 있다. 지옥인 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누구보다 선명하.. 2023. 4. 28.
[인디즈 Review] 〈사랑의 고고학〉: 느리게 걷는 사람 〈사랑의 고고학〉 리뷰: 느리게 걷는 사람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글입니다. 층층이 쌓인 유물처럼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 속에 견고하고도 단단한 발걸음이 있다. 〈사랑의 고고학〉은 그 시간의 지층을 찬찬히 밟는다. 마흔이 다 되도록 신체 일부를 돌보지 않았다는 영실은 자신의 맨발을 들여다보며 말한다. 그리고 발에 꼭 맞는 새 운동화를 신고 해변을 따라 달려보지만, 그리 오래 달리지 못한다. 숨이 가쁘면 멈춰 선다. 그리고 다시 달리지 않는다. 그는 늘 느린 템포로 걸어왔던 사람인 것 같다. 영화는 그 호흡에 맞춰 긴 시간 동안 영실의 마음을 오래 들여다보기로 한다. 그는 운동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학교로 들어간다. 첫 장면에서 보여준 것처럼, 영화는 고정된 카메라의 위치에서 그.. 2023. 4. 28.
[인디즈] 〈장기자랑〉인디토크 기록: 연극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는 4월 16일 연극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는 4월 16일 〈장기자랑〉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04. 05(수)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이소현 감독 진행 곽명동 마이데일리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기록입니다. “소설을 쓴다는 건 일종의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버튼을 누르는 행위이며 그 순간부터 우리의 삶과 소설은 둘로 갈라져 다른 이름으로 저장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과 상황은 허구이지만, 동시에 이 평행 우주에 저장된 모든 것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진짜가 아닐 리 없다.” - 문지혁, 『초급 한국어』 中 위의 ‘소설’이라는 단어를 단원고 아이들의 어머니들을 주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노란 리본 극단의 ‘장기자랑’ 공연으로 바꾼다면,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해서 장기자랑 공연을 마.. 2023. 4. 21.
[인디즈 Review] 〈장기자랑〉: 나의 모든 이름에게 〈장기자랑〉리뷰: 나의 모든 이름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고데기, 틴트, 빙수, 떡볶이, 체육복, 삼선슬리퍼, 진실게임, 장기자랑. 어디선가 이런 단어의 조합을 보면 나는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추억이 묻어 있는 단어들이다. 다시—장기자랑, 수학여행, 제주도, 세월, 4월. 이 중 한 단어만 마주친대도 나머지 단어들이 연달아 떠오른다. 이 단어들은 나의 기억 그 자체다. 은 4.16가족극단 노란 리본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세월호 희생자 학생의 엄마들이 모여 극단을 만들었다. 시작부터 어떤 의미를 기대했다기보다는, 심리 치료의 일환으로 시작된 활동이었다. 집 밖으로 나오기 어려웠던 엄마들이 모여 바리스타 수업을 들었다. 연극 같은 거 같이 배워봐도 좋겠네. 수업이 끝나.. 2023.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