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불러보면
〈목화솜 피는 날〉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5월 31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신경수 감독, 박원상, 우미화 배우
진행 정혜성 배우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기록입니다.
잊을 수 없는 선명한 기억 속에서 영원토록 단 하나의 얼굴이기를 바라며 불러보는 이름이 있다. 그토록 궁금하던 얼굴이 마침내 마지막 장면에서 스크린 위로 떠올랐을 때, 돌아보는 그 얼굴과 음성은 영원에 고이 남는다고 믿고 싶다. 목화꽃이 져버린 자리에 공허가 아닌 목화솜의 포근하고 새하얀 날들이 다시 그 자리의 온기를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정혜성 배우(이하 정혜성): 안녕하세요, 오늘 〈목화솜 피는 날〉 다들 잘 보셨나요? 저는 오늘 모더레이터로 인디토크 참여하게 된 배우 정혜성 입니다. 본격적인 진행에 앞서서 신경수 감독님부터 관객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신경수 감독(이하 신경수): 반갑습니다. 감독 신경수 입니다.
우미화 배우(이하 우미화):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관객분이 계셔서 너무 기분 좋네요. 수현역의 우미화입니다. 반갑습니다.
박원상 배우(이하 박원상): 안녕하세요, 배우 박원상 입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혜성: 출연해주신 배우님들이 저에게는 선배님들이신데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이제 〈목화솜 피는 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하는데 관객분들이 다들 어떻게 보셨는지 너무 궁금한데 일단 배우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굉장히 감정적으로 고된 모습들을 연기를 많이 하셨는데 두 분은 전체적으로 연기를 하시면서 어떤 고민들을 하셨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박원상: 〈목화솜 피는 날〉의 대본이 저에게 왔을 때 작품을 선택하고 나아가서 촬영을 하는 과정은 이전 작업이나 다른 작품들에서 크게 다를 바는 없습니다. 그런데 세월호라는, 그리고 그 날 이후 10년이라는 그 무게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의 고민은 어쩔 수 없이 따라왔는데 그래도 저한테 온 이 인연은 제가 밀어낼 수 없는 것이었고 고마운 인연이었기 때문에 무릅쓰고 했습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게 무조건 열심히 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촬영 전체 회차가 8회차였기 때문에 정말 가열차게 작업하는 환경이 오히려 병호를 만나고, 병호를 연기하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오히려 다행이었다 싶었어요. 만약 작업 과정이 여유가 있었다면 중간중간에 따라오는 고민들 때문에 오히려 많이 에너지를 뺏겼을 것 같은데 다행스럽게 앞만 보고 쭉 달릴 수 있는 시간이어서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미화: 저 역시 세월호 10주기 영화 프로젝트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망설임이 없었는데요. 오히려 수현이라는 인물을 떠올렸을 때 사실 이 인물이 영화 속에서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고 실제 다큐와 다름없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세월호 유가족분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될 텐데라는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근데 연기라는 게 사실 답이 없잖아요. 정답은 없지만 이걸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내가 그 부분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이 좀 됐죠. 근데 제가 그분들의 고통과 슬픔, 그동안의 10년의 지난 삶을 다 담기에는 정말 가이라는 단어가 저한테 있었고 그건 할 수 없을 것 같았고 그냥 그 고통을 그리고 수현은 병우와 다르게 어쨌든 계속 누르고 건조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냥 한 장면 한 장면을 그냥 꾹꾹 담아내려고만 견디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대본을 처음 봤을 때도 그렇고 촬영 중간에 중간도 그렇고 우미화라는 개인이 흘리는 눈물이 있어서는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해서 그걸 제일 경계했어요.
정혜성: 감독님께서는 이번 영화가 첫 영화 연출이신데 현장이나 공개 과정이 드라마랑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셨나요? 그리고 촬영 날짜가 8일 밖에 없어서 어려운 점이나 좋았던 점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까요?
신경수: 드라마와 영화 연출 등에 있어서 차이점을 묻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제가 느낀 차이점은 과정에 있어 이야기의 완결성 이었던 것 같아요. 요새는 사전 제작이 일반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완벽한 대본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여전히 흔치가 않거든요. 그런데 영화 작업을 해보니 완결된 이야기를 갖고 나갈 수가 있다라는 점이 좀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하면서도 세월호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건 상당히 좀 막연했거든요. 그렇지만 영화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8회차가 주어졌는데 사실은 일단 어떤 감독이라도 여유 있게 촬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를테면 선체 내부를 촬영 당시에는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이제 들어가지를 못해요. 촬영 스케줄의 문제 그리고 예산의 문제 때문에 8회차로 진행하게 됐지만 마냥 고되거나 힘들지만은 않았어요. 여기 계신 선배님들이 증명하시기를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찍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마 가장 큰 차이는 함께하는 스태프들 배우들의 눈빛과 마음이 우리가 정말 만들어야 하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고 있다라는 마음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에게 에너지와 힘을 얻어가면서 연출했던 것 같습니다.
정혜성: 저도 감독님이랑 두 작품이나 같이 했는데요, 정말 빠르게 원샷 원킬로 촬영을 금방 끝내시는 분이시더라고요. 물론 동시에 그 안에서도 섬세한 연출로 늘 결과물을 봤을 때 감동을 안겨주시는 분이셨어요. 개인적으로 작업을 할 때 감독님의 그런 진행이 배우로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면, 올해는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는데요. 그날의 기억이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또 한 번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이렇게 기억이 되살아나더라고요. 〈목화솜 피는 날〉에서는 참사 이후 10년 동안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다루는데요. 유가족인 병호와 수현 그리고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들에게 깊게 공감하는 진수와 기성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영화 속에 실제 유가족분들과 참사 이후에 함께해 주셨던 활동가분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분들까지 많은 분들께서 영화에 함께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그 분들과 함께한 소감과 또 어떻게 그분들과 함께하게 되셨는지 감독님께 답변을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경수: 부끄러운 고백인데 이 영화 작업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노란리본'이라고 하는 극단의 존재를 몰랐어요. 근데 이제 작업을 준비하면서 〈장기자랑〉이라는 다큐를 봤어요. 유가족분들 중에 특히 어머님들을 중심으로 하는 극단이 있었고 벌써 다섯 작품 이상을 만들어 공연 중에 계신 걸 알게 됐어요. 같이 영화에 참여해주시게 된 계기는 진도로 촬영 준비를 하고 여러 부분들을 맞춰서 내려갔는데도 영화에 빈틈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 제작사분에게 극단 '노란리본' 어머님들이 좀 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청을 했더니 너무나도 흔쾌하게 와주셔서 초반부 기억의 숲에서 은행나무에 비료 주는 장면, 그리고 미역을 엎어버리는 장면 그리고 컨테이너에서 병호가 감정적으로 과잉되어 있는 장면들을 같이 연기 해주셨는데 컨테이너 신에 대해 최덕문 선배님이 말씀하시기론 진솔하게 한마디 던지는 "그만해" 대사가 그 어떤 기성 배우보다 무게감 있게 와닿았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광주 촬영할 때는 조선대 학생들, 양동초등학교 유치원생들 그리고 화물연대에서 나와주셔서 목포 신항 앞에서 수출하는 씬도 만들어 주셨어요. 그리고 병호가 몰고 나가는 배를 찍을 때 참사 당시 실제로 아이들을 구하러 나갔던 어선이 함께 나가서 촬영을 하기도 했고 곳곳에 정말 많은 분들의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 영화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혜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제가 영화를 보고 나서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연출적으로도 그렇고 되게 감동받았던 신 중에 하나가 컨테이너 신이었어요. 병호가 가진 모든 화와 슬픔, 분노 같은 감정의 기승전결을 차례대로 보여주듯이 전부 들어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연출을 감독님께서 원테이크로 핸드헬드로 다 이렇게 가신 것 같더라고요. 그 촬영에 있어서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연출을 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신경수: 어떻게 담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신을 찍게 되면은 배우가 진을 빼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단 한 번의 가장 좋은 장면과 연기를 담으려고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피로도가 쌓일 수 밖에 없고 그리고 그 씬의 촬영 장소는 세트가 아니에요. 세트 설치가 되면 벽을 뜯거나 구성을 바꾸면서 카메라 배치를 실험해보기도 하고 보기 좋은 앵글을 잡아내려고 고민을 많이 했을텐데 저희에게 8회차밖에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현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다보니 현장 맞춤형으로 장면을 잡아내야 되는데 촬영 감독님과 핸드헬드에 대한 합의를 하고 장면을 전체적으로 잡아달라고 요청 했었어요. 사실 이런 진행 방식은 촬영 감독에게 굉장히 힘든 방식이기도 해요. 왜냐면 촬영감독 본인에게 부담이 커지거든요. 장면을 한 번에 따라갈 수 있도록 역량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저희 촬영 감독님이 이제 작품부터 여러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우려했던 부분들에 대해 요청사항들을 충분히 수용해주시고 촬영에 반영해주셔서 좋은 장면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정혜성: 그럼 촬영을 의도적으로 핸드헬드로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하셔서 배우분과도 사전에 협의하시고 촬영하신 건가요?
신경수: 선배님하고는 협의라는 건 전혀 없었어요. 긍정적인 의미로 저는 굉장히 좀 부지런하고 성질이 급해서 거의 모든 경우에 현장에 항상 제일 먼저 제가 있거든요. 근데 이번 현장에는 원상 선배님이 거의 1등으로 항상 계시더라고요. 촬영장에서 그 뒷모습 보는데 신 준비를 하고 계시는구나 이게 느껴졌고 완벽하게 준비를 다 하시는 것 같아서 저는 간섭을 안 하려고 했어요. 이야기가 많아지면 머리가 복잡해질 텐데 그게 병호에게 좋을 것 같지 않아서 거의 사실은 협의라고 할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박원상: 본능적인.. 아주 본능적인 생존 본능입니다. 여기선 '이렇게 안 하면 못 버티겠구나' 싶었어요. 그 씬에서 유가족 아버지가 살아온 10년도, 어쩌면 대본을 읽으면서 머리로 이해했던 것들이 예상치 못하게 아주 깊게 가슴으로 들어 오는 경험을 한 씬이기도 했어요. 회장 역할을 하는 분이 제가 흥분을 하니까 '그냥 잠깐 좀 쉬시고'라는 말을 저한테 던지는데 그 말은 절대 제가 받을 수가 없는 말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이 상황이 저에게는 연기지만 유가족분들은 2014년 4월 16일부터 10년 동안 쉴 수 없는 시간을 살 수밖에 없었겠구나라는 게 이해로 와닿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목화솜 피는 날〉 이 영화가 그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와 위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관객: 영화를 보고 저도 컨테이너 씬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인상깊게 봤는데 그 장면에서 병호가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 그게 궁금했었고 핸드헬드 촬영에서 리허설을 어떻게 진행을 했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신경수: 말씀해주신 컨테이너 씬 같은 경우, 저희가 리허설을 한 번 하고 바로 촬영을 했던 것 같거든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감독인 저 역시도 굉장히 몰입한 상태여서 리허설 한 번 하고 슛이 들어갔어요. 나머지 풀샷들을 제외하면 원상 선배님 분량은 리허설 한 번 실제 카메라 한 번 촬영분으로 끝냈던 것 같습니다.
관객: 영화를 보면서 제가 유가족은 아니지만 영화가 끝날 때 감히 그 유가족의 마음을 1% 정도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님께 궁금한 부분인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 느꼈던 거는 수현이라는 어머니가 본인의 인생이 있잖아요. 그리고 아버지도 마찬가지인 부분인데 차 안에서 주민등록증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수현이 남편에게 "내 이름이 뭐지?" 묻는 부분들이 정체성을 이야기한다고 느꼈어요.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이 장면을 봤을 때 아이를 잃은 마음은 굉장히 슬프지만 본인들의 인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상실한 듯한 모습이 굉장히 슬펐거든요.사실 그러면서 맨 마지막 신에 버스 안에서 누구누구 아버지라고 본인을 소개 하면서 버스가 다시 리턴해서 왔던 길을 돌아가는 장면들을 보고 이게 한 아이의 아버지, 한 아이의 어머니의 인생 자체구나라는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연출적인 부분에서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신경수: 연출의 의도라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이를테면 저도 촬영 현장에 가면은 감독이 되는 거고 집으로 돌아가면은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고 어느 시간대에 어떤 그룹에 있느냐에 따라 역할들이 계속 달라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어떤 일을 겪게 되면, 이 영화에서는 세월호 참사라고 하는 큰 일을 겪었고 남아 있는 가족들이 자기 스스로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은 누구의 아빠, 그러니까 경훈이의 아빠, 경훈이의 엄마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은 한국 사회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우리가 물어봐야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10년의 세월을 쭉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시각들이 있잖아요. 어느 쪽은 유가족을 자식 팔아 보험금 받아가는 식으로 악마화해서 바라보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시각에서는 '유가족이 어떻게 웃을 수가 있어' 혹은 저렇게 즐거울 수가 있어하며 윤리적으로 재단을 하고 그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것에 대해서 비난을 하는 그런 시각이 있는 건데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그런 시각에서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병호가 경은이의 아빠, 수현이가 경은이의 엄마가 아니라 병호와 수현의 이름을 갖고 그 목화꽃이 목화솜으로 두 번째 피어나는 게 유가족분들의 삶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길 바랬던 것 같아요. 경호, 수현 그리고 언니 채은이 같이 실제 유가족분들도 무너져버린 삶에서 다시 일어나서 두 번째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어요. 그런 부분들은 어떤 연출적 의도라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사실은 세월호 참사의 당사자성을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기인해서 어떤 죄책감을 벗어나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정혜성: 저는 아빠가 배에 찾아갔을 때 얼굴이 나오지 않은 딸이 우는 아빠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는 장면에서 정말 많은 감정을 느꼈어요.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실제로 떠난 친구들이 남겨진 유가족들이 괜찮기를 바라는구나, "아빠 나는 괜찮아. 아빠가 좀 괜찮았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면서 쓰다듬는 연출과 장면이 지금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그 안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씬인데 감독님이 원하셨던 방향과 제가 느꼈던 부분이 좀 비슷하지 않았나 싶네요.
관객: 저는 컨테이너 씬도 물론 좋았지만 마지막 버스 장면과 학생들이 설명해 주는 장면이 연결되면서 경은 친구를 부르는 장면이 끝나고 마무리가 되는 장면이 좋았어요. 세월호 문제와 다른 사회적인 문제들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계속 기억해야 된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런 의도로 연출을 하셨던 건지 감독님께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박원상 배우님 같은 경우는 버스 장면에서의 연기가 되게 뭔가 후회를 느끼고 있다는 느낌 받았거든요. 제가 이해한 바가 맞을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박원상: 제가 먼저 답변을 드리자면 버스 장면에서 후회라는 감정 보다는 10년 세월 동안 옆에서 자원봉사를 해주셨던 분들, 그리고 안산에서 늘 학생들을 태우고 다녔던 버스를 몰던 '진수'라는 분과의 저는 개인적으로 고마움이었고 미안함 그리고 아주 깊은 공감 연대감이었어요. 사실은 병호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그런 식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단기 기억 상실은 그렇기 때문에 살기 위한 방어가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 기억을 찾아가잖아요. 그래서 그 버스 장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가줄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경우였고 그래서 나는 또 힘을 내서 10년, 20년 앞으로 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신경수: 말씀해주신 부분이 크레딧이 올라가는 에필로그 장면일 텐데 이게 진도 내려서 세월호 답사를 하고 나니까 시나리오가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뒷부분을 다시 그냥 붙였던 거예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었던 부분이었는데 왜 그 장면을 넣었나면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선체 내부를 이제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한 목적이었는데 영화 보시면 대부분이 잘 안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이걸 본격적으로 보여줄 것이 필요하다라는 게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의미적으로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이렇게 집으로 돌아가실 때 여러분들이 슬픔에 빠진 채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랐어요.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어떤 희망과 용기를 좀 느끼면서 극장 문을 열기를 바랐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또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가 촬영할 당시에는 동수 아버님께서 단체로 내려오면 설명을 해 주셨거든요. 투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하지를 못한단 말이에요. 세월호가 의미가 있으려면 이런 모델을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서 교육의 장소가 되어야 된다라고 강하게 생각을 해요. 뉴욕의 9.11 테러 현장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여러 사람들이 방문하고 기억하고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라는 것을 생각하는 어떤 랜드마크가 되어가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러지 못할까?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이태원이나 오송 같은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비록 참사가 벌어진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 대처를 어떻게 할 건지를 좀 더 고민을 해야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왜 우리는 그러지 못할까에 대한 되게 괴로운 마음이 있어서 그 에필로그를 그렇게 붙였던 것 같습니다.
정혜성: 감독님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연출적인 의도를 저희가 들어봤고요. 우미화 배우님께 질문을 하나 하고 싶은데 영화를 보면서 선배님의 몸이 건조하고 텅 빈 눈빛에 소름이 계속 돋았는데 연기하실 때 그리고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셨는지 좀 궁금합니다.
우미화: 출발선은 그거였던 것 같아요. 저희가 어쨌든 10년 전에 그 목격을 다 했고 우리가 다 지켜보고 있었고, 근데 유가족의 수현이라는 인물을 하기에는 감히 내가 이걸 다 담아낼 수 있을까 싶었기에 사실 제일 눈물을 경계했어요. 정말 그게 제일 컸어요. 그러니까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해야지는 거의 없었고 병호는 8회차지만 수현은 3회차 촬영이었거든요. 목포 내려가서 3회차로 찍는데 저한테도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어떤 의도를 담으려고 하기 보다는 내가 자꾸 이 눈물을 내가 자꾸 마음 아파하고 내가 우미화로서의 눈물을 자꾸 흘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그걸 갖고 시작을 했는데 중간중간 촬영을 할 때 당연히 그런 감정들이 올라왔죠. 그래서 만약 어떤 순간이 첫 컷이 찍혔을 때는 다시 그걸 없애려고 많이 노력을 했었어요. 병호 같은 경우는 사실 기억하려고 애쓰다가 기억을 잃은 사람이잖아요. 근데 수현 같은 경우는 제가 생각할 때는 오히려 그 기억을 외면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기억 속에 갇혀서 일상을 못 살고 있는, 그러니까 결국은 기억에서 출발된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병호는 어쨌든 나가서 분노하고 울부짖고 함께 달려가는 사람이지만 수현은 그걸 뭐가 달라지겠어, 라고 사실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잊고 있지 않잖아요.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 기억을 기억을 놓고 있다기보다 그 기억 때문에 그 기억 속에 갇혀서 정말 아무것도 오히려 할 수 없는 인물 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그 순간 순간에 일상을 살고자 하는, 견디려고 하는, 그냥 놓여 있는.. 그렇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정혜성: 밸런스가 너무 잘 맞다고 생각했던 게 뭐냐면요. 병호는 감정이 터지는 역할이고 수현은 감정을 자생하는 역할이다 보니까 두 분이 붙어 있는 신을 보는데 되게 배우로서 흥미롭고 계속 궁금해서 이렇게 쫓아가게 되더라고요. 한 명은 말을 안 하고 한 명은 말을 하는데 둘이 대화가 안 되는데 말을 안 하면 대화가 원래 안 되는 게 상식인데 이 눈빛과 이런 걸로 대화가 돼버리니까 계속 궁금해서 다음 씬들을 쫓아가다 보니 엔딩이 나오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밸런스가 캐릭터별로 잘 맞지 않았나 싶었어요. 감독님이 연출적인 부분에서 특별히 주문을 한 부분이 있었나요?
신경수: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간섭을 하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이 너무 잘 만들어준 거고 저는 잘 담아냈을 뿐입니다.
박원상: 부끄러울 정도로 고마운 말씀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오늘 이 객석에 앉아 계신 분들이 스크린을 통해서 영화를 보셨잖아요. 〈목화솜 피는 날〉은 앉아 계신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된 거고 한 분 한 분의 영화가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하시던 여러분들의 몫이고 그게 여러분들의 〈목화솜 피는 날〉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극장 나가시면 아직 영화를 못 보신 분들이 많으니 주변에 안 보신 분들의 등을 슬며시 극장으로 떠밀어주세요. 그게 저희에겐 큰 힘이 될 거고 유가족분들에게도 큰 힘이 될 거고 그 힘들이 모여서 오랜 기억이 되지 않을까 슬며시 여러분들 옆에 계신 분들의 등을 극장으로 밀어주시기 바랍니다.
정혜성: 사전에 우미화 배우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객분이 어떻게 보셨는지 이런 부분들이 궁금해서 선배님께 여쭤봤었어요. 선배님께 혹시 관객분들께 바라는 점이나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지 대신 질문도 해드리려고 여쭤봤더니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고 이 영화에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정말 진심으로 바라시더라고요.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더 좋았던 점은 사실 세월호 이야기라고 해서 무겁고, 기승전결이 이렇게 떠오르는 이야기들에 딱 포맷이 있을 줄 알았어요. 그 포맷에서 신파라던가 예상 가능한 전개들이 등장할까봐 우려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오히려 지인들한테도 추천을 더 많이 하게 됐어요. 이 역할들에게 궁금증을 가지면서 흐름을 따라가게 되고 흔하지 않은 스토리로 흘러가게 돼서 그 부분들이 좋았었거든요. 사실 저희가 토크를 진행 하는 것도 오늘 오셨던 관객분들이 네이버 후기나 아니면 SNS에 많이 공유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관객: 영화 너무 좋았습니다. 놀라운 점은 8회차이면서 엔딩 크레딧에서 제작지원단체가 두 군데이더라구요. 지원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도 훌륭한 퀄리티로 제작해낸 것이 너무 대단하고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빠가 기억을 잃은 것처럼 또 어쩌면 10년간 좀 잊고 있었던 것을 아빠가 기억을 되찾아가는 것처럼 옷 색깔이 처음에는 좀 희미한 회색 같았는데 마지막 버스를 탈 때 좀 짙은 남색이 된 게 좀 고래 피부 같은 걸 표현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들에게 "계속 저기 있지 않고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면서 아무도 죽지 않게 하기 위한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해서, 버스가 60번이고 그 다음 보트 모터 중앙에 6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는데 그 60에 의미가 있는 건지 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제작을 이전에 하셨는데 혹시 이 작품을 좀 드라마로 제목을 예를 들어 '목화솜 피는 날들' 이런 식으로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신경수: 일단 영화 너무 깊이 있게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드라마는 이렇게 관객분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경험이 없어요. 영화하면서 처음으로 GV라는 걸 하면서 이게 또 영화가 완성이 되어가는 과정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좋은 의견들을 많이 주시면 제가 무의식 중에 까먹고 있던 것들, 혹은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영화를 점점 선명하게 이제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병호의 옷 이야기에 대한 지적은 제가 다음에 제 아이디어라고 쓰고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해석이 너무 멋지시네요.
정혜성: 숫자 60에 대한 따로 의미나 의미 부여를 연출적으로 하신 건 아닌걸까요?
신경수: 아니에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초반 오프닝에 로타리와 마지막에 회차하는 로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의도한 부분이었습니다.
관객: 사실 세월호을 다루는 영화에 출연한다는 게 한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부담도 되었을 거고 큰 용기도 필요했을 텐데 박원상 배우님께서 〈너와 나〉에도 출연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배우님 본인에게 이 두 편의 영화에 참여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셨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박원상: 저 개인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세월호라는 10년 전에 벌어지지 말아야 할 일이 벌어진 그날을 각자가 보고 싶은 시선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우린 그렇게 해온 게 아닌가? 그래서 자꾸 가르고 경계를 더 공고히 만들어버리고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하지 말아야 될 행동들 말들이 서슴치 않게 나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마 해주신 질문은 직업이 배우인 사람이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정치적이든 사회적이든 부담을 느끼지 않았는가 하는 질문인 것 같은데 그런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저는 더 속상합니다. 질문에 답을 드리면 저는 직업이 배우이고 배우도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아까 모두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나서서 그 인연을 만들지 못합니다. 배우는 뭔가의 제안이 들어와야 비로소 배우의 일을 펼칠 수 있거든요. 근데 고맙게도 그런 인연이 〈너와 나〉도 마찬가지고 〈목화솜 피는 날〉도 저한테 와준 게 고마운 거죠. 그리고 잘 해내고 싶다. 그 마음은 있습니다. 이것을 잘 감당해낼 수 있을까, 여타의 작품들하고는 다르다면 그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관객: 정혜성 배우님께서도 이제 영화의 밸런스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고 감독님 같은 경우에도 이전 GV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입장과 그리고 이제 연출가로서의 균형을 좀 많이 유의 깊게 신경 쓰면서 만드셨다 하셨잖아요. 우미화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슬픔을 인지하고 있지만 긍정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이제 담담하게 체념하시는 역할이셨고 박원상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감정적으로 헤매면서 토해내는 연기를 하셨거든요. 그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좋은 영화 감사히 잘 봤습니다.
정혜성: 또 한 가지 더 질문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극 중에 경은이가 마지막에 얼굴이 나와요. 혹시 그 장면에 대해서 이유나 연출적인 의도나 어떤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했어요.
신경수: 병호는 기억을 잃어버렸고 수현은 경은이를 잊으려 노력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경은이 얼굴이 안 나오길 바랬어요. 모두가 다 경은이 얼굴을 보지 못하길 바랬고 두 부부가 이야기하고 난 이후에야 액자가 걸리고 경은이가 등장하는 건 그래야 병호, 수현이가 정말 보고 싶고 정말 잊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경은이의 얼굴을 보고싶다는 간절한 그들의 마음이 관객분들께도 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배치를 하게 됐습니다.
정혜성: 마지막으로 두 선배님께서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듣고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박원상: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나입니다. 이렇게 함께해 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이고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이것도 아까 드렸던 말씀인데 저는 이 기억을, 이 작품을 정말 많은 분들과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그래야 기억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단단해지고 오래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영화의 현실에서 이런 작은 사이즈의 영화가 그리고 이런 소재의 영화가 사실은 그 틈을 뒤집고 관객분들과 만나기는 너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이 되어 주십사하는 말씀을 그래도 드립니다. 오늘 함께 해주셔서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우미화: 마찬가지로 참여하는 데 있어서는 망설임 없었고,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우리 작품은 사람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계속 말하고 다니거든요. 한강 작가님 소설 중에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소설이 제주 4.3을 다루는데 작가의 말에 그런 말이 있어요. '그러니까 나는 이 이야기가 사랑의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근데 그 말이 저는 되게 많이 와닿았어요. 우리가 사람을, 그러니까 살아가면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고 우리 작품도 결국 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사람에 대한 예의와 연민과 이해와 공감과 모든게 다 담겨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개봉을 하면서 더 제가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동안 내가 일상으로 돌아가서 잊고 살았다가 영화를 통해서 유가족분들을 가깝게 만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내 가족이고 내 이웃이고 내 친구의 이야기고 나의 이야기라는게 가슴으로 좀 와닿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에 참여하길 잘했다는걸 오히려 지금 더 느끼고 있어요.
신경수: 영화하고 드라마를 배우들이 같이 하면 스케줄 조절을 해야 되는데 배우들이 영화 홍보가 있어서 스케쥴 조절을 해야했을 땐 홍보가 이렇게 어렵다는 걸 그때는 몰랐어요. GV와 더불어 그런 체험을 하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 등을 슬며시 밀어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은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극장에 보내기 힘든 것 같아요. 제가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늘 와주신 것도 너무 고맙지만 일당백의 마음으로 마음을 독하게 먹으시고 극장으로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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