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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소소대담] 2024. 7 함께 함으로써 더욱 생동하는

by indiespace_가람 2024. 7. 31.

 [인디즈 소소대담] 2024. 7 함께 함으로써 더욱 생동하는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홍차, 녹차, 말차, 우롱차, 보이차, 생강차

영화는 자신과 스크린이 독대하는 일대일의 상황 같지만 사실 그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관계들이 있다. 극장을 가득 채우는 옆자리의 관객들, 영화를 보며 떠올리는 삶 속에서 마주한 사람들, 감독과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지나온 족적. 그렇기에 영화는 함께 보고 이야기하고 내부의 비밀들을 발굴해낼수록 생기 있어진다. 습한 여름날, 우리는 마주앉아 서로를 보며 발화했고, 그 밤은 한껏 생동했다. 

 

〈더 납작 엎드릴게요〉

[리뷰]: 세상이 우리를 납작 누르더라도(오윤아)

[단평]: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김윤정)

[뉴스레터]: Q. 🙇🏻 이번 생에 성불 가능? (2024.7.24)


녹차: 저는 영화를 보면서 영화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평안을 찾으려고 절에 가는데 주인공은 거기서 직장생활을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재미를 찾거나 쉬기 위해 영화관을 가는데 누군가는 그 곳에서 근무하고 있으니까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홍차: 저도 영화관이 직장 일터로서 특수성이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넷플릭스 영화중에〈완벽하지 않아〉라는 영화가 있는데 독립영화관 매니저로 일하는 남자 주인공이 나와요. 이 특징이 영화에 두드러지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꽤 흥미를 끌더라고요. 사실 다른 회사들이랑 크게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영화에서 출판사 직원 세 명이 서로 어떤 선을 유지하잖아요. 크게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데서 오는 희로애락이 있을 것 같아요. 


말차: 저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 GV를 봐서 배우들 얼굴은 다 알고 있었어요. 그러다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야식 금지 클럽〉이라는 단편을 봤어요. 알고보니 같은 감독님이 같은 배우들과 만드신 영화더라고요. 이 배우들과 감독님의 케미가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홍차: 영화의 원작 에세이 출판사가 '고라니북스'라는 곳인데, 여기서 이 영화 제작도 하셨더라고요. 마치 창작집단 같이 단편, 장편 영화도 제작하시고 출판부터 일러스트까지 많은 범위에서 함께 활동하시는게 인상적이었어요.


말차: 영화가 챕터로 나뉘어져 있어서 웹드라마 느낌이 났어요. 실제로 웹드라마로 기획되었다고도 해서 프리퀄도 궁금하더라고요. 그리고 관객의 연령층도 꽤 높은 것 같아 신기했어요.


생강차: 연령층이 다양한 경우에서 오는 새로운 경험이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생츄어리〉를 볼 때 단체관람하는 팀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어요. 그런데 동물이 나올 때마다 리액션을 크게 하더라고요.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다른 관객중에 불편한 분도 계셨겠지만 저는 연극 보는 것 같이 편안하고 좋았어요. 


보이차: 저도 그래서 영화제에서 영화 보는 게 편해요. 영화가 싫든 좋든 일단 독립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이 있잖아요. 그 마음이 안전한 관계로 느껴지고 거기서 웃기면 웃고, 슬프면 우는 소리도 나니까 편안하게 보게 돼요. 

*코미디 영화에 대하여
생강차: 저는 코미디 장르에서 나오는, '내가 너희들을 웃겨보겠다'는 그 기개가 좋아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 출품할 때 코미디 장르를 달고 나오는 영화가 많지 않잖아요. 어렵기도 하고 또 작정하고 웃기려 하면 안 웃기니까요. 저는 예전에는 코미디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너무 슬프고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원초적인 감정으로 보여주면 보는 사람도 지치는데, 이걸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그 방법을 코미디를 이용해서 덜 아프게 보여주고 오히려 더 웃기게 보여주려는 게 좋아요. 

 

 

〈다우렌의 결혼〉

[리뷰]: 망명한 한국인이 아니라 고려인입니다(이수영)

[단평]: 영화를 위해서라면(김지윤)


보이차: 저는 조금 실망스러웠어요.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류 때문에 제작하게 된 것 같은데 저는 영화 산업에 비판을 가하는 작품일 거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외국에 가서 그걸 찍는다는 의미만 있고 오히려 소재로만 이용하는 것 같았어요. 주인공이 지원 사업 때문에 카자흐스탄에 가서 지원이 끊기면 안 되니까 어떻게든 영화를 찍어오라는 임무를 맡잖아요. 그래서 이주승 배우가 자신이 신랑이 돼서 영화를 찍지만, 한국에서는 이 모든 것에서 나와서 스스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다지면서 영화가 끝나요. 그런데 이게 희망적인 건지, 슬픈 건지 영화가 선택을 못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원 사업이 쉽지도 않고 영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어려움과 문제가 되는 지점이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보는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 않은 것 같아요.

 

 

〈보통의 우주는 찬란함을 꿈꾸는가?〉

[리뷰]: 어떻게 찬란함을 꿈꾸는가?(김지윤)

[인디토크]: 보통의 우주를 들여다보면(이지원)

[뉴스레터]: Q. 😵 왜 사냐고 물으신다면..? (2024.7.17)


보이차: 세 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번째 단편은 꽤 예전에 찍었던 것 같아요. 여고 학생들이 자율학습 중 일탈을 하는 이야기인데 이후에 마지막 편까지 완성해서 개봉했어요. 그런데 이 단편들을 연결하려는 노력이 너무 눈에 보이더라고요. 마지막 오동민 배우가 나오는 편에 앞서 나왔던 여고생이 다시 나오는데, 성인처럼 보여서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세 가지 유니버스를 가지고 영화 안에서 하나의 주제를 이야기하려 하는데 각각의 주제가 따로 노는 느낌이 있어요. 청춘의 슬픔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게 한 번에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오동민 배우가 연기를 잘하긴 했어요. 감독이 자신이 예전에 했던 작품을 계속하려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계속 생각했던 주제라는 거니까. 그런데 영화만 봤을 때는 잘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또 아쉬웠던 게 단편이 하나 끝나면 단편을 모은 섹션을 보는 것처럼 크레딧이 길게 올라가요. 옛날 오락실 이미지 같은 게 나오면서 크레딧이 오랫동안 나오는 편집에서 맥이 끊기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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