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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18

[인디즈 단평] 〈절해고도〉: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 〈절해고도〉와 〈그녀들의 방〉 *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글입니다. 때로는 한 걸음 내딛는 일이 마치 타인의 거리를 읽어내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어그러지는 환상인지, 관계를 가로지르는 희망인지, 그 사이를 들여다보는 영화에서 걸음과 걸음 사이가 유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면, 어딘가 도달하는 마음 한가운데에 상상해 볼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케이크에 올라간 작은 촛불일지도, 누군가의 어색한 포옹일지도, 악수를 건네는 건조한 손길일지 모른다. 끈끈하지 않더라도, 〈절해고도〉 와 〈그녀들의 방〉 에는 잠깐이지만 곁에 머무르는 .. 2023. 10. 16.
[인디즈] 〈절해고도〉인디토크 기록: 두 번의 삶 두 번의 삶 〈절해고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20(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미영 감독, 박종환 배우, 이연 배우 진행 정성일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절해고도〉 의 인물들은 두 번의 삶을 살아본다. 변화하는 인물들에 발 맞춰 영화의 여정 또한 새로이 변한다. 창문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만의 공간에 머무르던 윤철은 문밖에 놓인 사람들의 시선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영화를 만드는 일은 타인의 세상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일 테다. 서로가 연루되던 순간에 대한, 만든 이들의 솔직한 회고와 함께 〈절해고도〉 의 믿음직한 시간을 떠올려 본다. 정성일 평론가 (이하 정성일): 아무래도 김미영 감독과의 인연을 이야.. 2023. 10. 13.
[인디즈 Review] 〈절해고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절해고도〉리뷰: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글입니다. 윤철은 한때 전도유망한 조각가였다. 그러나 작품 활동만으로는 사정이 여의치 않기에 지금은 인테리어 업자를 겸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이런 윤철에게 거의 유일한 버팀목은 그의 딸 지나이다. 이혼한 아내를 따라 떨어져 지내는 지나는 미술적 재능만큼은 윤철 자신을 닮아 타고났다. 그러나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은 지나의 독창성을 굳은 표정으로 대한다. 점점 학교로부터 철저히 고립되어 간 지나는 방황을 거듭하다 출가를 감행한다. 지나가 거센 혼란을 헤집는 사이, 윤철은 또 다른 감정을 맞닥뜨린다. 윤철은 지인과 들으러 간 역사 수업에서 영지를 알게 된다. 지적이고 냉철한 강사 영지와 그의 빈틈을 파고드는 수강생 윤철. 상.. 2023. 10. 11.
[인디즈 단평] 〈잔고: 분노의 적자〉: 재밌으면 된 거 아닌가요? 재밌으면 된 거 아닌가요? 〈잔고: 분노의 적자〉와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백승기 감독의 〈잔고: 분노의 적자〉는 연신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되는 영화다. 영어를 쓰지만 정작 영어가 모국어인 관객들은 알아들을 수 없고 서부극의 클리셰인 말 타는 카우보이는 말 형상의 코스튬을 입은 배우들이 다그닥 소리와 함께 발을 움직이는 걸로 대체된다. 이렇게 엉터리 영어와 자막을 맞춰보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올라가는 크레딧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타란티노의 영화에 B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백승기의 영화에는 그런 B급을 패러디하고 한 번 더 뒤집은 C급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그만큼.. 2023. 10. 6.
[인디즈 소소대담] 2023. 8 한자리에서 [인디즈 소소대담] 2023. 8 한자리에서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수박, 딸기, 토마토, 망고, 포도, 오렌지 인디즈 19기 활동이 마무리 되어가는 8월의 마지막 날.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다 꽤 많은 순간 한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정동진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혹은 방금 영화가 끝난 인디스페이스 상영관. 그날 누군가 말했던 ‘동료’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매일 얼굴을 보거나,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지만, 여기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들.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이 사람들을 떠올리면, 영화를 보는 일은 외로운 일이 아니게 되고, 극장에 있는 저 많은 사람들을.. 2023. 10. 6.
[인디즈 Review] 〈잔고: 분노의 적자〉리뷰: 네버 다이 하트 〈잔고: 분노의 적자〉 리뷰: 네버 다이 하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글입니다. 가장 무서운 게 뭐냐, 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 답을 내놓았었다. 하루아침에 가진 것들이 모두 사라져 안전지대를 박탈당하는 것, 아끼던 소중한 무언가가 흔적도 없이 내 세상에서 증발해 버리는 것. 해마다 나를 지탱하는 것들이 바뀌어 많은 답들을 내놓았지만, 이제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유일하다. 나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더는 그 무엇도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것만은 가져가지 말아 달라고 마지막 패처럼 내밀었던 것들이, 곱씹어 보면 다 사랑하는 마음이었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사랑하는 것이 있으면 잃을까 봐 겁이 나고 간절해지지만, 그 마음 자체가 소진되어 버리면 세상은 무(無) 그 자체라.. 2023. 10. 5.
[인디즈 Review] 〈안녕, 내일 또 만나〉리뷰: "만약"의 담력을 딛는 일 〈안녕, 내일 또 만나〉 리뷰: "만약"의 담력을 딛는 일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글입니다. 이 영화는 무력에서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필립 프티를 경유하여 말한다. 필립 프티는 쌍둥이 빌딩 사이에 줄을 두고 걸었던 실존 인물이다. 강현은 공중에 있는 그가 삽화로 든 책을 좋아했으며, 흡사한 긴장을 느끼기 위해 얕은 담마다 올랐다. 동준의 염려에도 이는 자신의 “저항”하는 자세라며 개의치 않아 했다. 〈안녕, 내일 또 만나〉는 무엇에 항의하고 있을까. 말하자면, 동준과 강현의 사랑을 괄시하던 눈짓. 동준이 막을 수 없던 안녕들. 더 나아가 유지하지 못했던 평안을 본다. 영화는 세 번의 평행 우주를 넘어간다. 동준은 그곳에서 상이한 직업과 만남을 갖게 된다. 기점이 되는 것은 강현이어서, 강.. 2023. 10. 4.
[인디즈 Review]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리뷰: 생존을 신고해야 하는 시대에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리뷰: 생존을 신고해야 하는 시대에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듣보인간이라니,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내 주변의 수많은 듣보인간들이었다. 여기 나오는 듣보인간들과 비슷한 꿈을 갖고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뚜벅뚜벅 자신의 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 언제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계속 하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왠지 슬펐다. 영화는 분명 이들의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담고 있었고 나도 그들의 패기에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들의 고군분투를 결국에는 하나의 영화라는 결과물로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현장에 나도 함께 있었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2023. 10. 2.
[인디즈] 〈듣보인간의 생존신고〉인디토크 기록: 흩어진 꿈을 모아서 흩어진 꿈을 모아서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9(토) 오후 4시 상영 후 참석 권하정, 김아현 감독, 출연자 구은하 진행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의 떨리는 숨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어 본 건 오랜만이었다. 애정이 묶어 준 이들로 가득 찬 극장에서는 이상한 공동의 감각이 느껴졌다. 지척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숨소리와 남몰래 볼가를 훔치던 손을 따라 함께 영화를 읽어 갔던 날.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 그날을 복기하는 지금 어렴풋이 그 마음에 가까워진다.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이하 이화정):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저널리스트 이화정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언제 보면 좋을지 생각해 봤는데 약간 ‘지금 퇴사할까.’ 고민이 될.. 2023. 9. 26.
[인디즈 단평] 〈피아노 프리즘〉: 이름만 불러 주면 계속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만 불러 주면 계속 〈피아노 프리즘〉과 〈춤, 바람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조금씩, 천천히, 계속. 그렇게 해나가면 무언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격언을 몇 번을 마주쳤는지 모른다. 머리로 이해했고 각막엔 문신처럼 새겨지고도 남았을 말은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 눈앞에는 마모되는 스스로를 느끼며 열정을 담보로 전진하는 것이 체화된 사람들이 보인다. 요새 번아웃 온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면 조금씩, 천천히, 계속의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척했다. 다음날이 되면 깊이 몰두하는 상태가 되지 못한 것에 지루해하고 손 놓기를 반.. 2023. 9. 26.
[인디즈 Review] 〈피아노 프리즘〉리뷰: ‘예술 도슨트’로의 첫 자기소개 〈피아노 프리즘〉 리뷰: '예술 도슨트'로의 첫 자기소개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첫 장면부터 배리어 프리임을 명시한 〈피아노 프리즘〉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의 관객도 소외시키지 않으려 노력한다. 영화 속 감독이자 주인공인 오재형이 움직이는 영상은 동시에 말이 되고, 글자가 된다. 그가 추구하는 예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의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대화가 되고, 외침이 된다. 소외된 것, 보이지 않는 것, 가려진 것에 던지는 그의 세심한 시선은 차분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그의 음악과 닮아 있다. 감독 오재형은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마찬가지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영화는 화가였고, 감독이자 피아니스트인 오재형 본인의 단독 공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하나의 작.. 2023. 9. 21.
[인디즈] 〈지옥만세〉인디토크 기록: 함께 원망하고 이따금 춤추자 함께 원망하고 이따금 춤추자 〈지옥만세〉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6(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임오정 감독, 오우리 배우 진행 가수 그래쓰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껴안아 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서로를 껴안아 줄 수 있습니다. 임오정 감독이 그려내는 세계는 여기저기 떠도는 외톨이들을 어떻게 해서든 껴안아 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옥만세〉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무수한 것들 앞에 혼자 두지 않을 것이라는 뚜렷한 믿음이 있습니다. 너의 건너편에는 내가 있고, 나의 건너편에는 네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 눈앞으로 불러내어 보여줍니다. 나의 어떤 경험이 영화 안에서 감각될 때, 그 개인의 감각이 공동의 감.. 2023.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