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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Review] 〈안녕, 내일 또 만나〉리뷰: "만약"의 담력을 딛는 일 〈안녕, 내일 또 만나〉 리뷰: "만약"의 담력을 딛는 일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글입니다. 이 영화는 무력에서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필립 프티를 경유하여 말한다. 필립 프티는 쌍둥이 빌딩 사이에 줄을 두고 걸었던 실존 인물이다. 강현은 공중에 있는 그가 삽화로 든 책을 좋아했으며, 흡사한 긴장을 느끼기 위해 얕은 담마다 올랐다. 동준의 염려에도 이는 자신의 “저항”하는 자세라며 개의치 않아 했다. 〈안녕, 내일 또 만나〉는 무엇에 항의하고 있을까. 말하자면, 동준과 강현의 사랑을 괄시하던 눈짓. 동준이 막을 수 없던 안녕들. 더 나아가 유지하지 못했던 평안을 본다. 영화는 세 번의 평행 우주를 넘어간다. 동준은 그곳에서 상이한 직업과 만남을 갖게 된다. 기점이 되는 것은 강현이어서, 강.. 2023. 10. 4.
[인디즈 Review]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리뷰: 생존을 신고해야 하는 시대에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리뷰: 생존을 신고해야 하는 시대에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듣보인간이라니,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내 주변의 수많은 듣보인간들이었다. 여기 나오는 듣보인간들과 비슷한 꿈을 갖고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뚜벅뚜벅 자신의 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 언제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계속 하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왠지 슬펐다. 영화는 분명 이들의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담고 있었고 나도 그들의 패기에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들의 고군분투를 결국에는 하나의 영화라는 결과물로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현장에 나도 함께 있었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2023. 10. 2.
[인디즈] 〈듣보인간의 생존신고〉인디토크 기록: 흩어진 꿈을 모아서 흩어진 꿈을 모아서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9(토) 오후 4시 상영 후 참석 권하정, 김아현 감독, 출연자 구은하 진행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의 떨리는 숨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어 본 건 오랜만이었다. 애정이 묶어 준 이들로 가득 찬 극장에서는 이상한 공동의 감각이 느껴졌다. 지척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숨소리와 남몰래 볼가를 훔치던 손을 따라 함께 영화를 읽어 갔던 날.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 그날을 복기하는 지금 어렴풋이 그 마음에 가까워진다.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이하 이화정):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저널리스트 이화정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언제 보면 좋을지 생각해 봤는데 약간 ‘지금 퇴사할까.’ 고민이 될.. 2023. 9. 26.
[인디즈 단평] 〈피아노 프리즘〉: 이름만 불러 주면 계속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만 불러 주면 계속 〈피아노 프리즘〉과 〈춤, 바람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조금씩, 천천히, 계속. 그렇게 해나가면 무언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격언을 몇 번을 마주쳤는지 모른다. 머리로 이해했고 각막엔 문신처럼 새겨지고도 남았을 말은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 눈앞에는 마모되는 스스로를 느끼며 열정을 담보로 전진하는 것이 체화된 사람들이 보인다. 요새 번아웃 온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면 조금씩, 천천히, 계속의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척했다. 다음날이 되면 깊이 몰두하는 상태가 되지 못한 것에 지루해하고 손 놓기를 반.. 2023. 9. 26.
[인디즈 Review] 〈피아노 프리즘〉리뷰: ‘예술 도슨트’로의 첫 자기소개 〈피아노 프리즘〉 리뷰: '예술 도슨트'로의 첫 자기소개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첫 장면부터 배리어 프리임을 명시한 〈피아노 프리즘〉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의 관객도 소외시키지 않으려 노력한다. 영화 속 감독이자 주인공인 오재형이 움직이는 영상은 동시에 말이 되고, 글자가 된다. 그가 추구하는 예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의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대화가 되고, 외침이 된다. 소외된 것, 보이지 않는 것, 가려진 것에 던지는 그의 세심한 시선은 차분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그의 음악과 닮아 있다. 감독 오재형은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마찬가지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영화는 화가였고, 감독이자 피아니스트인 오재형 본인의 단독 공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하나의 작.. 2023. 9. 21.
[인디즈] 〈지옥만세〉인디토크 기록: 함께 원망하고 이따금 춤추자 함께 원망하고 이따금 춤추자 〈지옥만세〉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6(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임오정 감독, 오우리 배우 진행 가수 그래쓰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껴안아 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서로를 껴안아 줄 수 있습니다. 임오정 감독이 그려내는 세계는 여기저기 떠도는 외톨이들을 어떻게 해서든 껴안아 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옥만세〉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무수한 것들 앞에 혼자 두지 않을 것이라는 뚜렷한 믿음이 있습니다. 너의 건너편에는 내가 있고, 나의 건너편에는 네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 눈앞으로 불러내어 보여줍니다. 나의 어떤 경험이 영화 안에서 감각될 때, 그 개인의 감각이 공동의 감.. 2023. 9. 21.
[인디즈 Review] 〈그녀의 취미생활〉리뷰: 무너진 밤에 걸어둔 소원 〈그녀의 취미생활〉 리뷰: 무너진 밤에 걸어둔 소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살았던 중에는 가장 시골인 곳에 살고 있다. 평화로운 풀벌레 소리와 나만을 위해 차린 저녁, 아늑한 밤의 취미생활을 상상하기도 했다. 조금의 고독쯤은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처럼 자유라 여길 용기가 있었다.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여유는 곧 공백이라는 것. 건물 대여섯 개가 늘어선 우리 집 골목에는 가로등이 딱 하나 있다. 글로 옮겨 적기 애매한, 작고 큰 공포를 느끼는 날이 늘어나며 밤 산책을 하지 않게 되었다. 창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도 잠들기 무섭다는 생각에 혼자 울었던 날은 나만 알고 있다. 누구나 구원을 꿈꾼다. 도망칠 수 없고 달라질 것 같지 않은 현실에서 나를 꺼내줄 누군가. 밤마다 머리맡에 가위.. 2023. 9. 15.
[인디즈] 인디돌잔치 〈말아〉인디토크 기록: 손에 손 잡고 말기를 넘어서 손에 손 잡고 말기를 넘어서* 인디돌잔치〈말아〉인디토크 기록 *코리아나, ‘손에 손 잡고’ 가사를 차용한 제목 일시 2023. 8. 29(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곽민승 감독, 심달기, 우효원 배우 진행 조영각 PD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해수 님의 기록입니다. 〈말아〉는 나의 새 마찰을 균형으로 발음해 가는 영화이다. 주리의 경우, 멸치볶음과 전염으로 인해 곤란이 생겼다. 비법을 암기해도 멸치볶음의 단맛은 덜기 어려웠다. 팬데믹이 손님을 드물게 했다. 다만, 주리는 계속 말려다가 말았다. 관두려는 관성을, 김밥을 마는 손으로 잇게 된 안부로서 극복했다. 이 적립이 유쾌하여 좋았다. 〈말아〉는 학구열이 쨍한 영화이다. 주리 외의 인물들도 줌바 댄스 학원에 다니거나, 덩달아 마는 일에 나선다.. 2023. 9. 13.
[인디즈 Review] 〈물꽃의 전설〉리뷰: 소멸된 아름다움을 찾아서 〈물꽃의 전설〉 리뷰: 소멸된 아름다움을 찾아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글입니다. 해녀는 용궁에서 태어나서 용궁으로 돌아간다. 〈물꽃의 전설〉은 바다는 말이 없지만,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아름다운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녀는 그들이 꿈꾸는 고통 없는 섬인 이어도를 반복적으로 부르며 물질의 고달픔을 노래한다. 영화에는 바다의 신, 바람의 신, 용왕할머니를 담은 영등굿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물꽃의 전설〉은 이 신화적인 대상을 주체가 세상 속에 자신을 고정시키는 근원적인 서사로 뒷받침한다. 현실 세계에 카메라는 향하고 있지만, 그 현실을 감싸는 허구의 픽션적 세계관이 있는 셈이다. 이들이 숭배하는 것은 현실에 필요로 하는 환상의 버팀목이며.. 2023. 9. 12.
[인디즈] 〈인디쇼츠!〉8월 상영 인디토크 기록: 세 울타리의 교집합을 문지르며 세 울타리의 교집합을 문지르며 인디쇼츠! 인디스페이스X연남가든 8월 상영 〈가짜뉴스: 책임 윤리의 민영화〉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8. 26(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트레이드〉김민주 감독, 〈금정굴 이야기〉전승일 감독, 〈창진이 마음〉궁유정 감독 진행 우정원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기록입니다. 인디쇼츠를 처음으로 관람하는 날이다. 서로 다른 영화들이 어떻게 한 몸이 될 수 있었을지를 궁금해하며 인디스페이스로 향했다. 토요일 점심, 쨍한 햇볕 아래 홍대입구는 예상대로 붐볐다. 덥고 북적이는 번화가를 빠져나가 도착한 상영관은 어느 때보다 시원했다. 쾌적한 공기에 편안해하던 중 영화가 시작했다. 첫 번째 영화 〈트레이드〉부터 〈금정굴 이야기〉 마지막 〈창진이 마음〉까지. 세 편의.. 2023. 9. 11.
[공지] '우리가 만드는 독립영화제'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 신청하기 https://forms.gle/DiBHjXZ1JX5WnLVC8 2023. 9. 9.
[인디즈 단평] 〈지옥만세〉: 견뎌보는 삶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견뎌보는 삶 〈지옥만세〉와 〈잠자리 구하기〉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지옥만세〉의 ‘효천선교회’ 안 아이들은 ‘낙원’에 가기 위해 패턴화된 단체생활 안에서 지도자의 말에 성실히 따른다. 낙원에 갈 수 있는 이는 봉사점수를 가장 많이 받은 한 명뿐이다. 어른들은 그곳에만 갈 수 있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말한다. 혜진을 낙원에 보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다 바치는, 심지어 채린에 비해 봉사 점수가 모자란 혜진에게 자신을 내려치고 회개 점수를 받으라 말하는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며 기시감을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 ‘효천선교회’는 우리.. 2023.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