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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단평] 〈너와 나〉: 꿈의 조각을 되찾아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꿈의 조각을 되찾아 〈너와 나〉와 〈프랑스여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잠깐 꿈이라는 무의식을 헤매다 깨어났을 뿐인데, 그 무의식은 우리의 하루를 지배하고, 하루 동안의 모든 행동을 결정하는 나날들이 있다. 그 무의식이라는 여운은 꽤나 부드럽고도 강력해서, 누군가에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게 하기도, 혹은 내 마음을 애써 삼켜내게도 한다. 바람이 부는 창가 자리에 엎드려 잠든 세미(박혜수)는 영문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과 함께 고개를 든다. 꿈이 그렇듯, 눈을 뜸과 동시에 휘발된 기억에 왜 흘러나왔는지 아직은 가늠조차 되지 않는 눈물을 닦아내고 무의식.. 2023. 11. 7.
[인디즈 Review] 〈너와 나〉: 너라는 상(像)이 맺힌 나의 세상 〈너와 나〉리뷰: 너라는 상(像)이 맺힌 나의 세상 *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글입니다. 옅은 빛의 화면으로 파고드는 햇살은 저편의 수평선처럼, 혹은 꿈결처럼 아득하다. 모였다가 흩어지는 아이들, 사이를 오가는 작은 원반들, 곳곳에 띠는 활력의 소리와 움직임들, 〈너와 나〉는 원초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출발한다. 우리가 물체나 사물을 눈으로 보기 위해서는 먼저 빛이 통과되어야 한다. 눈 안에 있는 수정체가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상(像)이 맺힌다. 카메라의 렌즈는 빛을 저장하여 상이 맺히는 표면에 닿는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조절하여 선명한 상과 움직임을 기록한다. 빛을 저장하는 장치로써 카메라는 어떤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고, 이를 포착된 이미지로서 기억한다고 해도 .. 2023. 11. 7.
[인디즈 단평] 〈두 사람을 위한 식탁〉: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 〈두 사람을 위한 식탁〉과 〈해피해피쿠킹타임〉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나로 태어났음에도 나로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만 먹기, 입고 싶은 옷을 입기, 자고 싶은 시간에 잠들기. 마음이 하고 싶어 하는 것과 몸이 허락하는 것과 타인이 바라는 것들이 마구 부딪혀 가장 기본적인 것들마저 어려워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건가? 살아본 적 없는 시간만을 앞두고, 그저 고민만 하며 하루를 다 새운대도 배는 고프다. 밥알을 입에 넣고 저작운동을 하.. 2023. 11. 6.
[인디즈 Review] 〈두 사람을 위한 식탁〉: 우리가 우리가 된다는 것은 〈두 사람을 위한 식탁〉리뷰: 우리가 우리가 된다는 것은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주체로서 객체를 바라보는 행위 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객체로의 전이를 뜻하는 것이다. 즉, 완벽한 이해의 경지는 내가 아닌 너가 되는 행위이고, 동시에 너가 내가 되는 행위이다. 하지만 각자의 삶에서 주체인 우리는 서로가 될 수 없기에 충분히 이해받지 못해, 이해하지 못해 슬프다. 〈두 사람을 위한 식탁〉엔 이해의 영역에서 필연적인 실패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 정확히 말해 두 모녀가 등장한다. 영화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듯이 어느 날 불현듯 채영(박채영 분)을 찾아온 섭식장애에 대해 당사자로서 채영과 목격자로서 상옥(박상옥 분)의 이야.. 2023. 11. 2.
[인디돌잔치] 2023년 11월 상영작을 선정해주세요 💖투표하기💖 후보작: 투표기간: 11월 8일(수)까지 상영일정: 11월 28일(화) 저녁 예정 2023. 11. 1.
[11.15] 조민수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 <어른 김장하> '조민수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 5번째 상영회 초대 이벤트 조민수 배우가 인디스페이스에서 전석 티켓 구매하여 관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행사일시: 11월 15일(수) 오후 7시 30분 - 상영작품: - 상영장소: 인디스페이스 - 응모기간: 11월 8일(수)까지 - 당첨발표: 11월 9일(목) 개별 연락 * 상영 전 무대인사, 상영 후 인디토크 예정 응모하기 https://forms.gle/Q1evuahbcGYDg5938 2023. 11. 1.
[인디즈 단평] 〈우리의 하루〉: 우리의 공간성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공간성 〈우리의 하루〉와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글입니다. 홍상수의 영화 속 ‘우리’는 느슨하지만 참 촘촘하게도 엮여 있다고 생각했다. 상원과 의주의 투 트랙 서사는 각각이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고 둘은 절대로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일이 없었지만 영화는 어쩐지 두 사람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이를테면 상원이 라면에 고추장을 풀어 먹을 때 “너 말고 누가 라면에 고추장을 넣어 먹냐” 하는 핀잔 아닌 핀잔에 “있어, 그런 사람~”이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할 때. 뒤이어 라면에 고추장을 풀어 먹는 의주의 모습이 보여.. 2023. 11. 1.
[인디즈 Review] 〈우리의 하루〉: 틈새 사이로 〈우리의 하루〉리뷰: 틈새 사이로 *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우리의 하루〉는 매우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감정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들어 내는 카메라와 인물들 사이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묘사하지만 정확하게 짚어내지 않는 방식으로 영화는 줄곧 관객들에게 여지와 여백을 남기고 관객은 그러한 틈을 더듬으며 그 뒤의 무언가를 짐작해 낸다. 우리가 지금 지켜보고 있는 건 카메라로 인해 보여질 수밖에 없는 표면이라는 것을 영화는 그 존재 자체로 끊임없이 되짚는다. 배우를 그만둔 상원은 아는 언니네 집에 머물고 있다. 언니가 키우는 고양이가 살찔 것을 걱정하면서도 간식을 주는 것을 멈출 수 없이 귀여워하고, 그 동안 못 잤던 잠을 몰아서 자는 듯이 끝없이 잠을 잔다.. 2023. 11. 1.
[인디즈 단평] 〈프리 철수 리〉: 낯선 현재의 철수 리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낯선 현재의 철수 리 〈프리 철수 리〉와 〈과거는 낯선 나라다〉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1982년 철수 리의 무죄 판결을 위한 투쟁이 있었다. 2004년 철수 리가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철수 리는 6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023년 철수 리의 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반-인종차별 운동의 상징이자 아시아 아메리칸이 겪는 구조적 차별을 대표한 철수 리. 그의 죄목을 가리는 시시비비는 어느새 40년도 더 된 설화가 됐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1세대 이민자를 그린 다큐멘터리를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 걸까. 영화 〈.. 2023. 10. 31.
[인디즈 Review] 〈프리 철수 리〉: 목소리를 들여다보면. 〈프리 철수 리〉리뷰: 목소리를 들여다보면.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프리 철수 리〉에는 이철수의 목소리가 있다.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시기에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그가 남긴 말을 통해 재구성된 내레이션이 그의 목소리를 대신한다. 영화는 그의 목소리로 하여금 그가 겪어야 했던 세계의 분위기를 증언하게 한다. 눈으로 보여지는 아카이빙 자료 또한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프리 철수 리〉의 영화적 육체는 인종차별과 구명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술에 앞서 이철수의 일인칭 삶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영화를 보며 이철수의 삶과 자신의 삶 사이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우리와 같은 한인이라는 특정한 정체성을 공유하기 때문이 아.. 2023. 10. 31.
[인디즈] 〈너와 나〉인디토크 기록: 사랑의 메아리 사랑의 메아리 〈너와 나〉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0. 14(토) 오후 3시 상영 후 참석 조현철 감독 진행 이동진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4년 봄, 우리는 나일 수도 있었던 수많은 너를 떠나보냈다. 강산이 한 번 변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나와 너 사이에 경계를 긋고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과연 너의 자리에 내가 있었던 적은 없었고, 나의 자리에 너가 있었던 적은 없었는지. 그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의 삶을 세밀하게 포착해 내고 생생하게 되살린 영화는 다시금 묻는다. 그날로부터 9년이 지나 어렴풋이 빛이 들어오는 새벽에 문득 자다 깨어 나를 보고 간 너를 느낀다. 모든 곳에 존재하는 너는 내가 되고, 모든 곳에.. 2023. 10. 30.
[인디즈 단평] 〈믿을 수 있는 사람〉: 모래를 쥐어 보는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모래를 쥐어 보는 일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마담 B〉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글입니다. 아주 고운 모래가 가득한 해변, 손으로 모래를 떠 쥐어본다. 곧바로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 알갱이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모래를 쥐는 일과 유사해 보인다. 아무리 꽉 움켜쥐어도 이내 날아가고 마는 모래처럼 여러 사람에게 굳건히 향해있던 믿음 역시 머지않아 잇따라 구부러진다. 그럼에도 사람이라면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할 순간을 피할 수 없기에 폐기된 믿음을 새로운 만남을 통해 갱신하며 삶을 이어 나간다. 그리고 여기, 믿음이 주는 상처에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2023.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