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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18

[인디즈 단평] 〈생츄어리〉: 흐릿한 걸음에 마음을 담아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흐릿한 걸음에 마음을 담아〈생츄어리〉와 〈동물, 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움직일 때,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나갈 때 직진하는 법을 터득한 여느 기계에, 몸을 실어본 사람이라면 도착 후 스멀스멀 덮쳐오는 미궁의 뻐근함을 호소했을지도 모르겠다. 자연엔 여러 법칙이 있다. 우주의 원리부터 생명체 사이의 약육강식까지.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에게 자연의 시간은 절대적이면서 선형적 굴레를 견고히 밟아주는 지표가 된다. 자연에서 잉태된 인간의 신체도 마찬가지로 자연의 숨을 유연히 따라가는데, 우연히 자연을 거스르는 빠른 속도를 마주할 때.. 2024. 6. 25.
[인디즈 단평] 〈다우렌의 결혼〉: 영화를 위해서라면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를 위해서라면〈다우렌의 결혼〉과 〈오늘 영화〉中 '연애다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영화 안에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어떤 이의 작업 과정이 낱낱이 펼쳐지는 일이다. 그들의 작업과 그 과정, 꼭 영화 안에 두 세계를 보는 것만 같아 그들을 지켜보는 시간이 즐거워진다. 영화의 세계 그리고 영화 속 영화의 세계, 이 두 세계가 서로 교차하는 순간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 교차의 시간은 영화의 생성부터 과정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화적 삶의 방향을 이끌어내는 순간이다. 그 순간을 지켜보며, 영화 안에서 영화를 위해 어.. 2024. 6. 22.
[인디즈 Review] 〈양치기〉: 마주보는 얼굴들 〈양치기〉리뷰: 마주보는 얼굴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봄비가 내리는 새학기의 어느 날, 삼삼오오 무리 지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들뜬 아이들의 몸짓엔 싱그러움이 가득 깃든다. 보이지 않는 생명력이 넘실거리는 학교 공간 속에 ‘요한(오한결 역)’ 역시 그곳에 있다. 그러나 그가 지나온 발걸음은 다른 아이들의 것과 궤적을 공유한다 할지라도 사뭇 느낌이 다르다. 우산 없이 운동장을 터덜거리며 가로지르는 요한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그저 험난하고 무자비한 자연현상일 뿐이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기대할 만한 일이나 어떤 즐거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아버린 듯, 내리는 비를 피할 의지가 없는 요한은 축축히 젖어 이미 본래의 색을 빼앗겨버린 옷가지의 채도처럼 그저 흐릿해.. 2024. 6. 22.
[인디즈 Review] 〈생츄어리〉: 책임의 경계를 탐구하다 〈생츄어리〉리뷰: 책임의 경계를 탐구하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국내에는 야생동물을 위한 생츄어리가 단 하나도 없다. 탄식과도 같은 이 자막을 끝으로〈생츄어리〉는 특별한 내레이션이나 자막을 내보이지 않는다. 대신 영화가 선택한 것은 이미지의 나열이다. 다음 장면은 뛰어다니는 고라니를 잡으려는 사람들인데, 그물에 잡혀 옴짝달싹 못 하게 된 고라니들은 예의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몸부림친다. 그 강렬한 소리와 뒤에 이어지는 고라니의 사체들은 야생동물과의 공존이 불가한 현재 상황에 대해 명확한 문제를 제기한다. 영화는 동물과 인간을, 청주동물원과 야생동물구조센터의 사람들을 특별한 기준점 없이 교차하며 보여준다. 산발적으로 이어지는 푸티지들에서 관객이 특정한 주장을 건져내기란 어렵다. 설명.. 2024. 6. 21.
[인디즈] 〈다섯 번째 방〉 인디토크 기록: 나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 나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다섯 번째 방〉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6월 9일(일)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전찬영 감독, 출연자 김효정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기록입니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안전이 보장되고 나의 생활이 보장되는 곳. 그러나 누군가에게 그 방은 당연하지만은 않다. 여성, 엄마, 아내, 상담사. 그 자리에 효정은 오랫동안 존재하지 못했다. 효정은 이제 자신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간다. 그 여정을 딸의 시선과 함께 따라가며 응원해 본다.   진명현 대표(이하 진명현): 안녕하세요. 오늘 〈다섯 번째 방〉 인디토크 진행을 맡은 모더레이터 진명현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셨던 주인공들인 전찬영 감독님과 김효정 .. 2024. 6. 18.
[인디즈 Review] 〈다섯 번째 방〉: 나로 살아가는 법 〈다섯 번째 방〉리뷰: 나로 살아가는 법*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다섯 번째 방〉은 딸인 전찬영 감독의 시선으로 자기만의 다섯 번째 방을 찾아 나서는 엄마 김효정 씨의 여정을 따라간다. 독립을 위한 엄마의 투쟁기에서부터 시댁, 남편과의 크고 작은 충돌까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가부장적 세계 속 ‘가장 보통의 가족’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엄마의 독립’이라는 다소 어색해 보이는 조합에 의문을 품을 때쯤, 영화는 그 이유를 우리에게 납득시키며 가족을 돌보느라 정작 본인을 돌보지 못했던 우리들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몇십 년 동안 ‘시댁에 얹혀사는 며느리’의 위치에서 살아온 효정에게 집은 불안하고 불편한 공간이다. 경제적인 독립을 먼저 이뤄내 집에서 가장 큰 안방을 얻어내고 후에 .. 2024. 6. 17.
[인디즈] 〈미지수〉 인디토크 기록: 위로의 방식, 위로의 방향 위로의 방식, 위로의 방향〈미지수〉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6월 1일(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이돈구 감독, 권잎새, 반시온, 박종환 배우진행 영화 유튜버 거의없다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기록입니다.  상실의 시점을 지나 현재를 살아가는 인물들 앞에 대담히 상실을 가져다 놓고, 저마다의 공간에서 계속해서 그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그 순간들은 꿈속의 이야기 같기도, 지나치게 태연하기도, 지나치게 스스로를 괴롭게도 만들지만, 어쩐지 상실 앞에 서면 누구라도 그렇게 마주할 거라는 생각에 영화의 재치가 혹독한 슬픔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미지수〉는 이들의 현시점을 통해 다시, 상실의 시점을 어루만진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위로가 저 먼 우주를 바라보며 떠나보내는 방식일지라도, .. 2024. 6. 13.
[인디즈] 인디돌잔치 〈스프린터〉 인디토크 기록: 트랙 위에 선 우리 트랙 위에 선 우리 인디돌잔치〈스프린터〉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5월 28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참석 최승연 감독, 박성일, 전신환, 임지호 배우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기록입니다. 뜨거운 땀과 열정, 스포츠를 대상화했던 기존의 영화들과는 상이한 기묘함. 영화 〈스프린터〉를 본 이들이라면, 그들이 제안한 미지근한 온도에 저며, 잠에 들기 전 싱숭생숭한 감정에 나도 모르게 베개에 얼굴을 묻어 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간 나는 어떻게 살았는가. 무엇을 사랑했는가, 간절했는가,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 앞에서 인생은 너무 짧지 않은가. 어디를 향해가는지 방향조차 알려주지 않는 미래를 눈앞에 둔 우리 모두는 ‘스프린터’가 아닐까.    진명현.. 2024. 6. 13.
[인디즈 소소대담] 2024. 5 계절의 흐름, 피어나는 영화들 [인디즈 소소대담] 2024. 5 계절의 흐름, 피어나는 영화들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접영, 영법, 배영, 자유형, 평영  파릇한 봄과 울창한 여름 사이인 5월, 여러 영화를 보며 봄과 여름을 모두 느낀 다섯 사람이 만났다. 수많은 문장 속에서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계절을 겪는 영화들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나아가거나 뒤로 걸어가는 영화들, 또는 멈춰있는 영화들과 함께한 소소대담이었다.   * 5월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람한 인상적인 영화들영법:  〈푸안〉이라는 아르헨티나 영화를 재미있게 봤어요. 코미디 영화인데, 어떤 교수가 본인이 임용될지 말지에 따라서 계속 현실과 타협해 나가는 영화예요. 한참 아르헨티나 .. 2024. 6. 12.
[인디즈] 〈목화솜 피는 날〉 인디토크 기록: 이름을 불러보면 이름을 불러보면 〈목화솜 피는 날〉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5월 31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신경수 감독, 박원상, 우미화 배우 진행 정혜성 배우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기록입니다. 잊을 수 없는 선명한 기억 속에서 영원토록 단 하나의 얼굴이기를 바라며 불러보는 이름이 있다. 그토록 궁금하던 얼굴이 마침내 마지막 장면에서 스크린 위로 떠올랐을 때, 돌아보는 그 얼굴과 음성은 영원에 고이 남는다고 믿고 싶다. 목화꽃이 져버린 자리에 공허가 아닌 목화솜의 포근하고 새하얀 날들이 다시 그 자리의 온기를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정혜성 배우(이하 정혜성): 안녕하세요, 오늘 〈목화솜 피는 날〉 다들 잘 보셨나요? 저는 오늘 모더레이터로 인디토크 참여하게 된 배우 정.. 2024. 6. 11.
[인디즈 Review] 〈목화솜 피는 날〉: 극은 뉴스보다 강하다 〈목화솜 피는 날〉리뷰: 극은 뉴스보다 강하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해결되지 않은 실제 사건이 픽션을 만나도 될까. 창작의 영역에 있어 소재 활용의 경계는 뜨거운 감자다. 영화나 소설 등 가상의 이야기를 창작하기 위해 어떤 사건까지 우리는 ‘사용’할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 제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돌아보며, 참사로 불린 굵직한 사건들은 여럿 있었다. 5.18 광주 민주 항쟁 당시 발생한 전두환 씨의 민간인 학살부터 제주 4.3,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방화까지. 전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또 그 성질이 제각기 다르다는 지점에 있어 해결되지 않은 참상은 셀 수 없이 많다.    10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 또한 마찬가지다. 누구는 겨우 교통사고라며 치.. 2024. 6. 7.
[인디즈 Review] 〈미지수〉: 상실의 기억과 공생하기 〈미지수〉리뷰: 상실의 기억과 공생하기 - 쏟아지는 빗속에 젖어 들며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기완(박종환)의 강박과 두려움은 비가 오는 날 유독 고개를 들이민다. 또 다른 인물 지수(권잎새)와 우주(반시온)는 기억 저편에 있는 빗 소리를 억지로 끄집어내어 곁에 고이 둔다. 그러나, 쏟아지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인의 반응과 달리 문밖의 날씨는 건조하기 짝이 없다. 히스테릭하게 그들의 주위를 맴도는 비의 발원지는 과연 어디일까. 하늘 위의 구름 속 수분이 응축되고, 응결되다 참지 못해 터져 나오는 비는, 격한 감정을 견디지 못해 새어 나오는 인물의 감정선을 유유히 따라간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가득 머금은 수분을 토해내어 축축이 적셔진 옷 끝자락, 그 어디쯤은 곪아버.. 2024.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