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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소소대담] 2026. 1 중요한 건 그냥 하는 마음

by indiespace_가람 2026. 2. 9.

 [인디즈 소소대담] 2026. 1 중요한 건 그냥 하는 마음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주연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쥐

병오년의 해가 밝았다. 강렬한 붉은색을 두르고 앞을 향해 달려가는 말처럼, 우리는 이유를 따지기보다 ‘그냥 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직은 어색한 공기 속에 서 있지만, 서로의 방향은 통한다. 열정의 붉은빛이 바래지 않기를 바라며, 그냥 한번 해봅시다. 

 

* 음악이 불러온 장면들


양: 영상자료원 1층에서 하는 ‘디깅 사운드트랙 – 엘피, 카세트, 시디로 듣는 한국영화의 음악들’ 전시를 다녀왔어요. 옛날에 CD로 발매되었던 한국 영화 OST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OST로 유명한 국내 작품들을 짧은 영상과 같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 음악만 들었는데도 영화의 장면이 다 떠오르면서 머무르게 하는 감각이 되게 좋더라고요. 〈건축학개론〉에서 ‘기억의 습작’이 나오는 장면이나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박정민이 피아노를 치는 장면처럼요. 음악 감독님들의 노고도 느껴지고, 물리 매체인 CD나 카세트로 나왔던 시절의 사람들의 관람 환경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2026년 1월, 극장에서 만난 영화들


양: 영상자료원의 ‘각각의 영화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지느러미〉를 봤어요. 저는 현실에 기반한 드라마를 되게 좋아하는데 〈지느러미〉는 완전히 비현실적인 영화였어요. 박세영 감독님의 스타일이 더해지니까 세련된 것들이 보였어요. 근데 감독님 작품 중에 아직 개봉 안 한 게 3편이나 있더라고요.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고 있는 손길이 느껴졌어요.

개: 감독님이 너무 신기한 게 그냥 찍으시는 것 같거든요. 저도 영화를 계속 찍어왔지만, 너무 몰두하다 보면 빨리 힘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 감독님은 항상 스스로 영화를 되게 재미있게 찍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셔서 계속 찍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매력 있고 다양한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 같고요. 작업 스타일이나 작품의 경향 이런 것보다도, 그냥 다 찍으시는 태도가 되게 좋은 것 같아요. 

닭: 박송열 감독님의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랑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그리고 〈가끔 구름〉까지 3편을 다 봤어요. 〈가끔 구름〉에서는 꿈이라는 소재를 다루거든요. 영화에서 인물이 잠드는 일이 되게 많아요. 뭘 하다가도 갑자기 잠들고 꿈이 펼쳐지는데, 가고 싶어 하던 길이 무너지는 순간들이 찾아와요. 그래서 불안을 느끼는데, 저는 그런 중의성이 재미있었어요. 감독님이 직접 연기도 하시거든요. 이 작품들을 쭉 보다 보니 감독이면서 자신 혹은 주변의 이야기들을 영화로 만드는 분들의 작품에도 흥미가 좀 생겼어요.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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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GV를 보고 더 좋아졌어요. 공정을 많이 엿듣게 된 느낌이에요. 거의 5~6년 동안 작업을 하셨더라고요. 코로나 때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그로 인해 어떤 방향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사실 몇 년 동안 하나의 작업에 매달린다는 게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되게 힘든 일인데 그 과정을 어떤 식으로 위안을 삼아서 앞으로 나아가셨는지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오랜만에 완전 현실과 맞닿은 이야기를 들은 느낌.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자체에 대한 의견들도 있었고요.

원숭이: 애니메이션 영화가 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장편으로 나온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했어요. 퀄리티에서 아쉬운 부분도 없었어요.

양: 시나리오를 잘 만든 것 같아요. 영화에 나오는 주된 소재들이 의미가 있는데, 그것을 쉽게 알려주지 않고 관객이 생각하게끔 만드는 지점들이 너무 좋았어요. 처음에 주인공이 삶은 달걀을 먹는 장면으로 시작을 하는데, 이후에는 달걀이 깨지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 자체만으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문장도 떠오르고, 단단하지만 또 얇은 껍질 같은 체제를 뜻하는 상징처럼 느껴졌어요. 흑과 백의 대비도 돋보였는데, 주인공 보리의 머리색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색이 흑과 백으로 나오거든요. 그 안에서 유일하게 색깔과 사랑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도, 요소를 하나하나 다 곱씹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어요.

개: 크레딧에서 명준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더라고요. 그때 이 영화가 명준의 이야기라는 걸 알아챘어요. 그제야 자전거부터 무언가 특별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관점이 바뀌어서 보이더라고요. 왜 외롭다고 했는지도 확 와닿고요. 

양: 왜 이 장면에서 이렇게 넘어가는 구성을 했을까, 왜 창작자가 이렇게 그려놨을까, 왜 보리의 눈썹이 테두리가 있었다가 없었다가 할까… 하는 지점들이 점점 보이는 거예요. 보리의 시점이 아닌 경우도 있었고요. 이 모든 게 그린 사람의 의도가 담겨 있는 장르니까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 실패를 두려워하는 관객들?


양: 봐야 할 영화들이 너무 많아지니까 사람들이 평론가 혹은 인플루언서들의 선택을 따르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라는 건 돈을 주고 볼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라는 거잖아요. 평론가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바로미터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GV의 경우엔 장기 상영을 목표로 하는 영화들은 아예 라인업 자체를 완전 색다르게 구성하는 점이 돋보였어요. 꼭 감독이 아니어도 작가, 또는 관련 분야의 저명한 인물을 모시기도 하고요. 영화 외적인 데서 끌어오는 그런 구성들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쥐: 매몰 비용에 대한 실패를 사람들이 갈수록 더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경험 삼아 본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투자한 걸 꼭 회수해야 한다는 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 않나 싶어요. 

개: 진짜 그냥 가서 봐야 돼요. 여러 위험들을 재고 따지지 말고, 일단 가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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