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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모퉁이〉: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by indiespace_한솔 2022. 8. 23.

 

 

 

 〈모퉁이〉   리뷰: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영화 모퉁이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어딘가에서 쉬이 찾아볼 있을 것만 같다. 대학 시절 같은 영화과를 나와 청춘의 일부분을 함께 보냈고 지금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성원, 중순, 병수의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 가끔씩만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어버린 인연들을 머릿속에 떠올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할 있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균열이 느껴지고 어색한 침묵이 감도는 관계를 번도 몸으로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영화는 동시에 어디에서도 찾아볼 없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분명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각각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개성 있는 인물들이고 그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서사가 충분히 있을 법하다고 여겨지지만 영화가 이런 인물들의 대화 사이에 끼워넣은 몇몇의 강렬한 장면들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만약 물성이 있었다면 손으로 쥐었을 때 바스라질 것처럼 연약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삶과 죽음의 흐릿한 경계를 오가고 있으며 펜이나 콜라캔, 운동화 같은 물건들이 영화 속에서 순환하며 등장해 이야기가 정말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오랜만에 방문한 식당 개미집 사장님이 아내 분의 말대로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영화의 말미에서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함으로써 사실은 모든 것이 환상이었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주는 것이나,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등장인물들이 앞의 내용처럼 어긋나고 빗나가는 마음을 간직한 채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고 즐겁게 개미집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삽입된 것에서 영화의 환상성을 강하게 인지하게 된다. 그래서 우연히 모퉁이를 도는 길에 마주친 병수가 만에 만난 성원과 해묵은 감정을 이야기한 집에 가서 일이 있다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또한 정말로 일어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병수의 펜이 카페 알바생의 손에서 중순에게 갔다가 다시 병수로 돌아오는 것이나 낮에 만났던 알바생을 우연히 다시 개미집에서 마주치게 되고 알바생이 술에 취해 성원과 중순의 테이블에서 빼앗아 마셨던 콜라캔이 후에 개미집 앞을 지나는 학생들의 발에 채이는 것으로 등장한다든지 하는 신기한 우연들 또한 너무나 상황에 들어맞아서 어쩌면 영화의 모든 것이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실제 우리의 삶에서 정말로 그런 우연 같은 필연이 찾아올 있지만 그걸 발견하지 못한 우리는 그런 일은 있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병수가 쓰고 있다던 글이 바로 이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야기는 영화의 영제처럼 그렇게 놀랄 만한 (No Surprise) 아니다. 삶에서 우리는 어떤 일이든 마주칠 있고 동시에 아무런 일도 겪지 않을 있기 때문이다. 시야가 가려져 있어 누구를, 무슨 일을 만날지 모르는 모퉁이를 돌면서 병수를 우연히 마주쳤다고 생각한 성원과 중순에게 순간은 뜻하지 않았던 우연이었겠지만 멀리서 걸어오는 성원과 중순을 미리 발견했던 병수에겐 그의 결정에 따라 있었을 수도 혹은 없었을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순간들을 삶에서 마주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어느새 그곳에 있을 것이다. 마침 그곳을 자각하는 우리가 거기 있을 테니까.”라는 말로 시작하는 모퉁이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찾아오는 순간들을 받아들이는 인물들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선택으로 생길 있는 많은 갈래길, 수많은 우연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우리는 걷다가 어느새 모퉁이를 발견할 것이고 마침 모퉁이를 돌아가는 우리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어떤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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