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아이〉 리뷰: 서툴고 어색하지만 그럼에도 주목해야 한다면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나은 님의 글입니다.
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는 보호 종료 예정인 도윤에게 아버지 승원이 찾아오면서 그의 아들 재민과 셋이서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다룬다. 이 사이에서 보육원과 승원 사이의 비밀이 드러나고 다양한 갈등 속에서 도윤과 재민은 여러 차례 관계의 위기를 맞게 되고, 작품은 그 순간의 감정을 세세하게 다뤄낸다.
마냥 착하지 않은 캐릭터가 어디로 튈지 몰라 관객들은 이후의 전개를 예상할 수 없다. ‘보호종료아동’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수 있는 관객의 입장으로선 도윤을 중심으로 어떻게 서사가 진행될지 흥미진진하게 관찰하게 된다. 숨겨진 비밀을 맞닥뜨린 도윤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의지할 구석이라곤 도윤뿐인 재민의 뻔하지 않은 관계는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고, 만담을 주고받듯 이뤄지는 티키타카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서사 전개가 다소 빠르게 진행되는 구석이 있어 관객이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기 어렵고, 새로운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들의 어색한 연기가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도윤의 캐릭터를 불량하게 보이게끔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내뱉는 욕설은 관객을 지치게 한다. 캐릭터 사이의 관계 설정이나 영화의 핵심인 ‘숨겨진 비밀’ 또한 탄탄하게 얽혀 있지 않아 제 혼자 스스로 풀려버려 허무함을 더하기도 한다.
도윤 혼자 호주로 떠나버리는 결말 또한 과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재민을 보육원에 보내버리는 설정보다 오히려 힘들더라도 그들이 함께 호주로 떠나는 마지막이 유쾌한 음악에 더 어울리는 마무리가 아니었을지 막연히 생각해본다. 새로운 가족에 대한 기존 클리셰를 타파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사이사이의 이음새와 매듭을 맺는 표현력이 다소 부족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드는 영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툴고 어색한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보호종료아동’의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이유일 것이다. 현재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만 18세가 된 청소년들은 보호시설을 떠나야 하고 매년 2,500명가량의 보호종료아동이 사회로 나오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와 더불어 자립 후 보호종료아동을 이끌어 줄 ‘어른’이라는 버팀목이 없기 때문에 그들로선 자주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비교적 적은 보호종료아동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관객에게 전달한 것만으로도 영화의 가치는 어쩌면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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