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소소대담] 2026. 7 안부를 묻기 적당한 이야기

by indiespace_가람 2026. 8. 3.

 [인디즈 소소대담] 2026. 7 안부를 묻기 적당한 이야기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자몽, 수박, 참외, 복숭아, 자두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에 뜨거운 햇빛을 기다려본 건 처음이다. 삐죽거리는 신발 소리와 물기를 털어내는 우산이 유난히 귀찮아지는 날엔 극장으로 가는 발걸음마저 더디다. 몇 편의 영화를 보았는지 털어놓는 자리의 머쓱함도 잠깐, 서로에게 다가가는 영화의 말이 이렇게도 즐거웠나. 7월을 넘어가는 여름날의 안부를,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 2026년 7월에 극장에서 만난 영화들

지구 최후의 여자

 

[리뷰]: 멸망이 가까워질수록(박주연)

[단평]: 다음 장면을 기다리는 사람(박은아)

[뉴스레터]: Q.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영화를 찍겠다? (2026.7.29)

 

자몽: 끝으로 갈수록 ‘독립영화라면 이렇게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참신하다고 생각했고, 끝까지 남아서 계속 영화를 한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영화여서 재밌었어요. 


복숭아: 확실히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계속 관객을 속이는 느낌이 있어요, ‘이것도 영화였지롱’ 이런 느낌으로 계속 연출로 쌓아가다가 ‘사실 이거 다 영화니까 죽어도 괜찮아, 아무 상관 없어’하는 씬에 도달할 때는 정말 좋았어요. 총으로 사람 쏘고, 감독한테 욕도 하고 자기들끼리 오락가락하며 싸우는 게 귀여웠고 진짜 영화인답다라고 생각했어요.

 
수박: 영화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영화가 좋아요. 저는 평소에도 염문경, 이종민 두 사람의 공동 작업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유쾌함을 좋아하거든요. 〈지구 최후의 여자〉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주인공의 어떤 고난과 슬픔이 거대하게 드러나지 않아도 은은하게 드러나잖아요.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서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인물 스스로가 내면의 긍정을 찾아서 유쾌하게 풀어버리는 방식들이 좋았어요. 제 가치관이랑도 잘 맞았어요. 

 

〈미명〉

 

[리뷰]: 어긋나서 다행이야(강신정)

[단평]: 끝내 찾아올 미명(정다원)

[뉴스레터]: Q. 계엄 선포 다음 날, 아내와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2026. 7. 22)


수박: 정말 신기한 영화에요.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는 영화였어요. 워낙 독특하고 구성도 스산하고,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영화요. 이런 설명을 하면 보통 스펙터클하게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화면들이 굉장히 정지되어 있고, 그 와중에 주인공이 갖고 있는 어떤 감정 변화들이 여실히 드러나서 이 영화에 대해서 관객들이 저마다의 감상이 다 다를 것 같아요. 


참외: 주인공이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들었어요. 


수박: 맞아요, 언어와도 관련이 있어요. 말을 잃은 자는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너무 재밌겠죠?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웃음)

 

자몽: 두 시간 반 이상을 달려가는 〈호프〉와 1시간 내외의 영화가 함께 공존하는 이 세상이 웃긴 것 같아요. 

 

 

〈그림자 아이〉

 

[리뷰]: 쓰이지 않은 이야기(정다원)

[단평]: 연결의 매체(남홍석)

 

참외: 동화 이야기가 이 영화에서 중추적인 내용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면이 있어요. 동화가 갑자기 끼워맞춰진 것처럼 등장하는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영화는 애니메이션을 같이 넣는 선택을 하는데, 그 선택이 조금 엉성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예산을 많이 쓴 영화는 아니다 보니 그 부분에서 몰입이 깨졌던 관객이 많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본 관객들이 비판하는 부분도 아무 맥락 없이 갑자기 사건과 감정이 휙휙 바뀌게 되니 전개가 힘이 없다는 말이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배우들 연기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식물원이 영화에 되게 예쁘게 담기다는 사실 (웃음). 풀도 많고, 빛도 통창으로 들어와서 반짝거리는 느낌 있잖아요. 그곳으로 들어갈 때 때깔이 바뀌는 것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 외에 다른 영화 장면들은 굉장히 비어있는 느낌이 많이 나거든요. 약간 미국의 저예산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비바리움〉 같은 느낌으로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장소들이 계속 나와요. 특히 중간에 한 친구들이 잠깐 위기에 빠지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장면의 배경이 정말 스튜디오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박: 동화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 사람들이 선택한 방식들이 저는 공감할 수 없는 선택이어서 영화에 몰입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 7월의 인디즈 추천 영화

 

수박: 〈시크릿 에이전트〉 (2025,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브라질의 엄혹했던 70-80년대를 거치면서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현대 사람들이 다시 이어가고, 기억하며 복귀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아주 멋진 시네마였어요. (웃음)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모든 삼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져요. 오프닝에 주목해서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관객이 가장 중요하게 봐야 될 키워드, 인물, 사회상, 소품들이 축약해서 나오고 그것을 전제로 영화를 보게 되니까 역사 교육도 되고요. 우리나라도 역시 70-80년대의 비슷한 역사들이 있잖아요.

자몽: 〈지구 최후의 여자〉 (2024, 염문경,이종민) 
울지 말고 영화 합시다! 이겨내고 영화 합시다!

참외: 〈위커 맨〉 (1973, 로빈 하디) 
1970년대 영화고요. 이 영화가 포크 호러(Folk Horror)라는 장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영화에요. 이번에 라이트 하우스에서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8월 중으로 개봉 예정이라 하더라고요. 재밌어요, 아리 에스터 감독도 생각나고요. 〈미드 소마〉처럼 어떤 지역의 전설이나 전통 같은 것들과 연관된 컬트 비슷한 느낌이에요. 누가 실종되거나 말을 걸어도 무시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가득한 마을, 화형도 하고요.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에요. 

자두: 〈배뱀배뱀뱀뱀파이어〉 (2025, 하마사키 신지)
그냥 웃긴 뱀파이어 영화에요. 진짜 B급 영화에요, 약간의 BL 요소들도 재밌고요. 뮤지컬 요소도 있어서 갑자기 뜬금없이 노래를 불러요. 어떤 말로 이 영화를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웃음) 

복숭아: 〈여름의 카메라〉 (2025, 성스러운) 와 〈이반리 장만옥〉 (2025, 이유진) 
왓챠피디아에 ‘대사를 중2병 온 사람이 쓴 것 같다’라는 평이 있더라고요, 그 말에 동의도 하면서 한편으로 첫사랑을 그리는 면에 있어서 색다른 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이 레즈비언이니까, 그 사랑을 그려내는 데에 어떠한 편견 없이 그냥 보편화된 사랑으로 표현한 게 너무 마음에 들어요. 반면에 직설적인 편의 〈이반리 장만옥〉 같은 유쾌함도 나쁘지 않다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지만, 동성애를 특별하게 그려낸다는 면에서는 〈여름의 카메라〉가 정말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하고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