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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의 시작
〈지느러미〉 그리고 〈바얌섬〉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미 님의 글입니다.
〈호프〉로 한국 SF가 떠들썩한 지금, 또 다른 시네마적 경험을 찾는 관객이라면 〈지느러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인간과 유전적 돌연변이 오메가가 공존하는 근미래의 대한민국. 낯익은 도심의 풍경은 박세영 감독의 카메라를 거쳐 낯설게 반짝이고, 익숙한 현실은 전에 없던 감각의 SF로 다시 태어난다.

북한을 연상시키는 선전 영상과 지느러미를 지닌 생명체 오메가라는 설정만으로도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영화지만, 막상 영화를 마주하면 그 예측은 더욱 무의미해진다. 명확한 서사나 인물을 중심으로 관객을 이끌기보다, 압도적인 미장센과 감각적인 촬영으로 강렬한 인상만을 남긴다. 한편으로는 불친절하게 느껴질 만큼 과감한 이 방식은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시도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형식을 지켜온 박세영 감독이기에 가능한 선택이기도 하다. 〈지느러미〉는 낯선 감각 속에서 관객이 스스로의 세계를 조립해 나가도록 만든다.

〈바얌섬〉(2025) 역시 한국 독립영화에서 보기 드문 사극 판타지라는 장르적 도전을 선보인 작품이다. 자연을 담아낸 화면은 깊고도 아름답고, ‘발톱 먹은 쥐’와 같은 전래동화적 소재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한국적인 정서를 섬세하게 펼쳐낸다. 지난해를 돌아보았을 때 〈바얌섬〉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영화였다면, 올해를 돌아볼 때는 〈지느러미〉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익숙함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용기. 한국 영화 안에서, 그리고 영화라는 예술 안에서 이러한 도전들이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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