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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가장 솔직한 언어로
〈소영의 노력〉 그리고 〈공작새〉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글입니다.
언어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은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선 정의에서도 드러나듯 많은 이들은 음성 혹은 문자 중심의 언어를 떠올린다. 하지만 손짓을 수단으로 삼는 수어처럼 언어가 되는 수단은 무궁무진하다. 이는 사회의 보편적인 체계로는 가장 솔직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테다. 두 영화에는 온전한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몸짓을 선택한 인물이 등장한다.

〈소영의 노력〉의 소영이 선택한 언어는 무용이다. 소영은 비교적 글과 말, 문법이나 맞춤법에 익숙하지 않아 자신의 생각을 전할 때 어려움을 겪는 편이었다. 그런 소영에게 무용은 가장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타인과 소통하는 수단이 됐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몸이 움직이는 대로 표현하면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영은 매일 밤 자신의 춤을 떠올리고 고민한다. ‘내일은 어떤 춤을 보여주지’라고.
영화에는 소영이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를 위해 연습하는 기간의 모습이 주로 담긴다. 그러나 그 과정과 결과를 평면적으로 다루고 축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과정의 비중이 훨씬 높다. 또한 인간 소영의 모습 역시 놓치지 않는다. 소영이 무수한 노력을 통해 지키려고 했던 ‘자신’이 누구인지 그린다. 소영의 셀프 카메라로 담은 공연 뒤 일상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무용제의 즐거운 기억은 소영이 끊임없이 두 다리로 걷고 세상을 감각할 수 있게 돕는다. 어떠한 일을 대하며 해보지도 않고 어려울 거라 단정 지었던 지난날의 ‘지저분한 마음’을 반성하게 되는 지점이다.

〈공작새〉의 신명 역시 춤을 언어로 삼은 인물이다. 왁킹 댄서로 활동하는 트랜스젠더 신명은 과거 전통 농악 명인의 아들이기도 했다. 춤과 떨어질 수 없는 삶을 살아온 만큼 신명은 춤 앞에서 가장 자유롭고 솔직하다. 퀴어 문화와 매우 긴밀한 장르인 왁킹, 우리 전통문화인 농악. 두 움직임의 충돌은 동시에 성소수자와 가부장제 사회의 충돌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움직임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신명이라는 인물의 존재가 가장 뚜렷해진다. 자신만의 색이 없다는 지적을 들었던 신명이 약점을 보란 듯이 극복한 것이다.
사회 속에서 소수로 존재하는 두 인물은 가장 널리 통용되는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통한 소통을 택한다. 춤, 무용, 혹은 몸짓이라 불리는 언어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솔직해지도록 만들었을까. 자신의 자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수단을 찾았고, 표현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솔함의 에너지가 나오는 듯하다. 당신을 가장 솔직하게 만드는 언어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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