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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소소대담] 2019.04 독립영화의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한 때

by indiespace_한솔 2019. 6. 10.


 

 

 [2019.04 소소대담] 독립영화의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한 때 


참석자: 김윤정, 승문보, 오윤주, 송은지, 이성빈, 이성현, 최승현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성현 님의 글입니다.





[리뷰] 한강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은 흐른다

[인디토크] 한강에게하나의 시집이 탄생하는 영화 <한강에게> 인디토크 기록


 

김윤정: 영화의 시작 자체도 광화문 장면이고, 개봉과 상영이 4월에 걸쳐져 있었잖아요. 먼저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많이 났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그것에 대해 충실히 슬퍼하면서 그 감정을 온전히 느낀 후에야 그 다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영화였어요.

 

최승현: 감독이 국문과 출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영화 자체가 문학적이었고 기존의 영화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어요.

 

이성현: 길우의 사고가 있고나서 사람들 사이에 진아가 있을 때 지어내는 그 미묘한 표정과 태도, 그런 것을 통해 진아가 겪고 있는 상실감을 보여주는 게 좋았어요. 또 시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진아를 과하지 않게 표현한 방식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이성빈: 지나치게 감성적인 영화가 아닐까 우려했었는데 걱정을 뒤엎는 좋은 영화였어요. 화면이 전환될 때 페이드 인/아웃을 사용해서 화면이 꺼졌다 켜졌다 하잖아요. 그게 마치 시에서 행과 연이 나눠져 있는 것처럼 영화를 시적으로 풀어낸 것 같아서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했어요.

 

송은지: 영화 내내 등장했던 플래시백 사용이 진아와 길우 사이에 어떤 서사가 있었는지 말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상실감이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게 쓰인 것 같아요.

 

승문보: 저는 영화가 가진 직시하는 힘이 좋았어요. 마지막 장면에서도 진아가 한강을 마주하며 끝나잖아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런 게 결국에는 진정한 의미로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리뷰] 파도치는 땅: 국가 권력의 폭력으로 인한 현대인의 핑퐁 게임

[인디토크] 파도치는 땅: 국가로부터 상처받은 개인들의 이야기



김윤정: 국가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가족과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가족 안에서 폭력이 어떻게 세습되는지에 대한 서사적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봤는데 내러티브가 충실하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너무 많은 부분을 열어두고 모호하게 풀어나간 게 아쉬웠던 것 같아요.

 

승문보: 실험적인 패닝 숏 사용도 그렇고 카메라 기법으로 계속 뭔가를 표현하려고 하더라고요. 저는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세습을 하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사이의 일종의 핑퐁게임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 부분은 아주 좋았던 것 같아요. 다만 내러티브를 가지고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카메라로 말하려고 해서 관객 입장에서는 불친절하고 모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김윤정이태경 배우가 연기한 은혜 캐릭터가 너무 소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영화일수록 더욱 소비되는 캐릭터를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승문보: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캐릭터를 소비한 것 같아서 영화 전반부가 아쉬웠어요.

 

오윤주: 인디토크 때 관객석에서 같은 질문이 나왔어요. 그때 감독님께서는 상처를 한 번에 다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고, 그 뒤가 흐지부지되었던 것은 캐릭터를 하나로 정의내리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답변하셨어요. 결국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다 각자의 상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고 싶으셨다는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영화적으로 와 닿는지는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

 

승문보: 그런 의도였다면 관객에게는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최승현: 저는 앞서 말씀하셨던 마지막 패닝 숏이 굉장히 기억에 남아요. 이상해보일 정도로 갑자기 패닝을 하더라고요. 처음에 아버지를 비추다가 군산의 풍경을 한번 보여주고 또 아들을 보여주는데 그 풍경이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간극처럼 느껴져서 인상적이었어요.

 

승문보패닝 숏들이 굉장히 느리게 가잖아요. 그 속도 조절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것만으로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어느 정도 먼지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리적인 거리와 심리적인 거리의 대비가 그 숏 두개에서 확연하게 드러난 것 같아요.

 





[리뷰강변호텔: 불화의 무대, 강변호텔

[인디토크] 강변호텔: 강변호텔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모든 것에 대해


 

김윤정: 멀어진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입을 빌려서 말하는 주인공이 김민희 씨고. 감독의 사생활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곳곳에 내재된 그런 포인트들이 되게 불편했어요.

 

승문보: 홍상수 감독이 배우의 입을 빌려 변명을 하는 것은 이젠 너무 익숙한 것 같아요. 이번 <강변호텔>에서는 죽음을 노골적으로 다뤘다는 것, 그리고 엔딩 방식이 놀라웠어요.

 

최승현: 예전에는 죽음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것 같은데 최근작을 보면 확실히 감독의 심경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강변호텔> 되게 재밌게 봤어요. 웃음이 나오는 장면들도 있었는데 결말에는 혼란스러움을 주는 한방이 있더라고요.

 

이성빈: 홍상수 감독의 특징 중에 하나가 아름답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 건데,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성에게 아름답습니다.’라는 대사를 하고 그 여성은 감사합니다.’라고 대답을 해요. 이렇게 변함없이 여성을 소비적으로 보는 태도가 불편했어요. (일동 공감)

 





[리뷰] 오늘도 평화로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영화

 


송은지: 재미를 떠나서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대표적으로는 중국어를 흉내내는 부분은 시종일관 불편했어요. 다른 영화제라면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인디스페이스에서 이런 영화를 볼  때는 이 영화에 웃지 못할 소수자를 조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성현: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 바깥에서 재밌는 부분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백승기 감독이 중고나라에서 실제로 사기를 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거잖아요. 본인이 SNS나 이런 영화를 만들 건데 함께 찍을 사람을 찾는다.’라고 일종의 구인 글을 업로드해서 스탭을 꾸린 과정도 흥미롭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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