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랑의 단상을 대입해볼 수 있는 수식의 영화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검은 여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5월 31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원영 감독
진행 박소현 감독(〈구르는 돌처럼〉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성현 님의 글입니다.
어떤 논리적인 설명도, 이유도 무색해질 때가 있다. 바로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다. 우리는 ‘바람이 불면 바람개비가 도는 것처럼’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한다. 그래서 이원영 감독의 영화 〈검은 여름〉에는 두 남자 주인공이 어떻게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과 감정선이 과감하게 삭제되어있다. 영화에선 사랑이 시작되는 특별한 계기나 사건 없이 주인공들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장면이 계속되는데, 이야기를 따라가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그들은 어느새 사랑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영화 속에 삽입된 노래 가사처럼 ‘백만송이 장미’를 피워낼 만큼 진실하고도 대단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빗물이 무겁게 모여 비가 내리고 다시 햇빛에 빗물이 마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박소현 감독(이하 박소현): 안녕하세요. 오늘 진행을 맡은 박소현이라고 합니다. 감독님 인사 부탁드릴게요.
이원영 감독(이하 이원영): 금요일에 영화 보러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검은 여름〉을 만든 이원영입니다.
박소현: 방금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같은 '불금'에 이렇게 많이들 찾아와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객석으로 마이크를 드리기 전에 제가 먼저 질문을 드릴 텐데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그 시작부터 여쭤보겠습니다.
이원영: 실제로 어떤 분이 결혼을 하고 사시다가 뒤늦게 본인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결국 이혼을 하고 그때 사랑에 빠졌던 분과 같이 사는 삶을 선택하셨는데, 저에겐 너무 충격적이고 놀라웠거든요. 술자리에서 그분에게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이야길 했길래 그렇게 한순간에 사랑에 빠질 수 있었는지’를 여쭤봤어요. 그런데 그분께서는 바람이 불면 바람개비가 도는 것처럼, 사랑에 빠진 데 아무 이유가 없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순간만큼은 그동안 살아온 삶이 다 부정되는 느낌이었다고. 그때 그분의 말씀이 이 영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박소현: 영화의 처음과 끝에 바람개비가 등장해서 궁금했는데 그런 스토리가 있으셨군요. 〈검은 여름〉은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서울프라이드영화제에서 상영하고 지역 순회 상영도 몇 차례 한 걸로 알고 있고, 지금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을 통해서 상영을 하고 있어요. 처음 상영했을 때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길 바라셨나요?
이원영: 앞서 말씀드린 그분의 이야기가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지만, 개인적인 욕심이랄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남자와 여자, 그러니까 성별을 다 떠나서 본인의 지나갔던 사랑에 대해서, 그때 그 사람을 진심으로 대했는지 그 지점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2년 전에 만들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참 제멋대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롱테이크가 특히 그렇고요. 사실 카메라가 고정된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를 롱테이크로 찍으면 지루하게 되는 건 당연한 것인데, 영화를 편집하면서 여기 나오는 인물들에게 ‘지금 이만큼 시간을 줘야겠다.’하는 마음을 컷트 기준으로 삼았거든요. 그래서 아마 보시면서 ‘이건 너무 긴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박소현: 아무래도 영화를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는 영화를 볼 때마다 아쉽고 부끄러운 점들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영화의 처음이 지현의 장례식장에서부터 시작되고,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일기장에 계속 기록하는 지현의 글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러한 방식은 어떻게 구성하게 되셨나요?
이원영: 일단 이 영화의 첫 번째 숏트는 바다위에 떠 있는 병이고, 그 병은 둘이 마지막 여행을 떠났을 때 지현이 던졌던 병이에요. 마지막 숏트에서 그 병이 망망대해를 떠다니다가 백사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것이 가장 먼저 설정해둔 것이었어요. 이 영화를 시간을 선형적으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지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일단 굉장히 사려 깊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어떤 센서티브함, 즉 자신이 세상에 반응하는 것들을 그때마다 메모해놨다가 자기 영화에 반영하는 캐릭터라서 메모를 따라가면서 시간을 뒤섞고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흐르지 않게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박소현: 음악 사용하신 것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크레딧에 음악 감독님이 없으셨던 걸로 봐서 기존에 있는 음악들을 사용하신 것 같아요. ‘백만송이 장미’ 같은 경우 꽤 긴 롱테이크에서도 사용되었고요.
이원영: 먼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은 시나리오 쓸 때부터 들으면서 썼고 영화에 꼭 넣고 싶었어요. 그리고 수진이라는 캐릭터가 노래방에서 부른 ‘백만송이 장미’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하다가 수진이의 입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노래라고 생각해서 넣게 되었어요. 중간에 일본인 유학생 친구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실제로 제 경험에서 나온 건데, 친구가 술을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취한 상태로 그 노래를 불러줬어요. 당시에 가사 뜻도 몰랐는데 참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박소현: 말씀 감사합니다. 이제 관객 분들께 마이크를 드려볼게요. 영화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있으신가요?
관객: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지현이와 건우가 만나잖아요. 저는 그게 지현이든 건우든 누군가의 소원이 환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추측했는데 감독님께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마지막 장면을 연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원영: 환상이 맞습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었던 내용인데 촬영 현장에서 바뀌게 되었어요. 지현이가 건우에게 위로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수정한 후에 찍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제일 마지막 시퀀스는 전부 판타지에요. 등대로 걸어오고 있는 낯선 남자도 중간에 지현이가 독립영화전용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고 있을 때 같은 극장에 있었던 그 남자에요. 건우와 아무 인연도 없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바다를 향해 걸어갈 때 카메라도 같이 따라가고 우측 프레임 상단에는 건우가 있는 등대가 보이거든요. 건우에게 그 남자가 새로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사실 건우라는 인물 자체가 나약하고 불안한 캐릭터에요.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많이 삭제되었는데, 나중에 건우가 방탕한 배우가 된 그 이후의 삶을 보여주거든요. 욕심 같아서는 다 넣고 싶지만 영화가 산만해져서 그걸 다 포기를 하고 편집할 수밖에 없었어요.
박소현: 영화의 배경이 대학교인데 그 안에 영화 현장도 존재하고, 또 더 들어가 보면 같이 살고 있는 네 명의 하우스 메이트 관계가 나와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시작하게 되신 데에는 지인 분의 이야기가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이야기를 이루는 이 배경은 어떻게 설정하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원영: 영화를 너무 만들고 싶은데 그때 제가 당장 세팅할 수 있는 환경은 제가 공부하고 일하고 있는 학교라고 생각했어요. 영화에 나오는 집도 실제로 저희가 같이 모여 살았던 집이고요. 일단 로케이션 측면에서 비용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학교와 집이라는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게 된 거예요. 또 학부 때 연극영화과를 다니면서 느꼈던 것 중에 하나인데, 많은 분들이 ‘연극영화과 학생들은 굉장히 자유롭고, 서로 다른 가치를 존중하고 인정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오히려 다른 학문을 공부하는 친구들보다 더 심한 편견 속에 노출될 수 있는 학과가 연극영화과거든요. 그래서 이런 배경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먼저 제목을 어떻게 해서 <검은 여름>으로 지으셨는지 궁금하고요. 바람개비도 그렇고 영화 속에서 색깔을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원영: 장면들이 뒤죽박죽이지만 채도 구분을 할 수 있는데요. 지현의 죽음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는 흑백에 가까울 정도로 채도를 낮추고, 그 반대의 경우 채도를 높였어요. 사실 사랑에도 여러 가지 색깔이 있고 모든 색깔이 다 섞이면 검은 색이 되잖아요. 처음 글 쓰면서부터 채도에 대한 컨셉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원제는 ‘black summer’였어요. 그런데 촬영이 끝나고 우지현 배우가 ‘black summer'는 좀 그렇다고(웃음), '검은 여름'이 어떠냐고 했는데 '어, 좋다!' 이렇게 된 거죠. 그래서 제목을 ’검은 여름'으로 하고 영제를 'black summer'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박소현: 극 중 오디션 장면에서 화이트보드에 ’black summer'라고 써져 있었잖아요. 그럼 그때는 제목이 ’black summer'였나요?
이원영: 촬영 기간 내내 ’black summer'였습니다.
관객: 영화 너무 잘 봤어요. 하나의 결과물로서 영화가 완성이 된 후에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원영: 빨래 너는 씬을 일단 제일 좋아하고요. 그리고 건우가 취했을 때, 둘이 차를 타고 집에 가면서 처음으로 잡은 손에 굉장히 빨간 라이트가 비추고 그 앞에서 룸미러로 그 모습을 훔쳐보는 친구의 눈에도 붉은 빛이 비추는데, 그 장면을 찍을 때 조명이 묻는 부분에 공을 많이 들여서인지 항상 그 장면을 보고나면 인물들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이 많이 들어요.
박소현: 그렇다면 최종 결과물로는 나오지 못했지만 편집으로 덜어낸 장면 중 아쉬웠던 부분이 있으셨나요?
이원영: 수진이가 나중에 기자가 돼서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건우에 대한 자료를 모아서 건우의 매니저를 찾아가는 씬이 있었어요. 그 씬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되게 많이 고민하다가 결국은 지웠죠. 편집이 참 어렵네요.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조정을 해야겠다는 부분도 있고요(웃음).
박소현: 그 장면을 다시 넣고 싶으시다는 건가요?
이원영: 일단 한 번 더 손을 봐야 되지 않나, 오늘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소현: 영화를 보신 관객 분들께서도 감독님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나 또 다른 궁금한 점이 있다면 계속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객: 감독님 영화 정말 잘 봤습니다. 저는 화면 비율을 그렇게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원영: 화면 비율이 1.33:1 인데, 이유는 단순해요. 개인적으로 그 화면비율로 영화를 봤을 때 제일 예쁘다고 느끼는데, 이 시나리오는 예쁘게 찍어야한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또 촬영감독도 먼저 과감하게 1.33:1 로 가자고 제안을 했던 것 같습니다.
관객: 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처음 봤었는데 그때 영화 속에서 묻어나오는 여름 분위기에 굉장히 끌렸었거든요. 영화 내내 장마처럼 비도 내내 오고, 하나의 계절로써 여름이 가진 여러 속성들을 어떻게 영화 속에 녹여내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원영: 주인공 둘이 여행을 떠나서 수영을 하는 장면도 그렇고 바다가 나오는 장면에서 여름 바다 같은 느낌이 확 들도록 색 보정을 했어요. 그런 부분들 때문에 아마 그렇게 느끼지 않으셨을까 싶고, 또 빗소리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빨래 너는 씬도 그렇고, 건우가 너무 보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 시선이 무서워서 지현이 혼자 사무실 안에서 컴퓨터로 건우가 나온 동영상을 보는데 그때도 비가 내리잖아요. 그럴 때마다 믹싱 감독님하고 빗소리를 신중하게 작업했습니다.
박소현: 방금 말씀하신 빨래 너는 장면이라든지 지현이 혼자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볼 때 빗소리가 들리는 장면이라든지, 그런 장면들이 여름 느낌을 물씬 풍기면서 저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확 불러오는 효과를 주는 것 같아요.
관객: 영화를 보면서 이상하게 저는 음식을 먹는 장면에 꽂혔어요. 영화 내내 뭘 먹잖아요. 라면도 먹고, 비록 굽진 않았지만 바비큐도 먹으려고 모이고, 시리얼도 먹고, 커피도 먹고. 되게 다양하게 먹더라고요. 최근에 봤던 영화 중에 이렇게 음식을 꾸준히 먹는 영화가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이원영: 이 영화를 만들 때 저도 네 명이서 함께 살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매일 밥을 같이 먹게 되니까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시리얼 같은 경우는 어떻게 보면 지현과 건우를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을 했고요. 또 라면을 끓여먹는 장면에서 나왔던 대사인데 ‘이마트에서 제일 싼 라면을 사다가 다시마를 넣고 끓이면 너구리 맛이 난다’라는 건 실제로 저희가 발견한 거예요. 가장 싸게 많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직접 개발한 거죠. 영화에 나오는 그 거실에 앉아서 술도 정말 많이 먹었었는데 아마 2년 동안 마신 술병을 다 합치면 이 상영관을 다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먹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다보니 싸우기도 많이 싸웠네요. 지금은 혼자 살고 있는데 가끔은 넷이 같이 살면서 라면 끓여먹던 때가 그립기도 해요. 결국 가족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먹는 장면을 많이 넣은 것 같아요.
박소현: 저도 같이 살진 않지만 세 명이서 작업실을 함께 쓰고 있는데, 정말 누군가랑 같이 있으면 먹는 일이 반이더라고요. 대신 혼자 있으면 뭘 잘 안 먹잖아요. 그래서인지 가족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먹는 장면을 신경 쓰셨다는 말씀을 들으니까 공감이 가네요. 그렇다면 감독님은 여러 인물들 중 어떤 캐릭터였을지 궁금한데요. 저는 감독님 본인의 모습을 상상해서 영화를 보게 되더라고요. 극 중 인물에 자신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것 같으신가요?
이원영: 대체로 영화를 보신 지인 분들이 지현이라는 캐릭터와 제가 비슷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일단 우지현 배우가 입고 나오는 의상이 거의 제 옷이거든요. 청색 반팔 티셔츠랑 청바지 빼고는 다 제 옷을 입고 연기한 거예요. 사실 극 중 배우들이 다들 실제 자기 이름으로 출연했는데 저는 그냥 배우 본인 본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장 가깝게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관객: 저는 롱테이크 씬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요즘 특히 대두되는 문제인 각종 혐오, 그런 것들이 영화에도 나오잖아요. 롱테이크 씬의 경우 ‘나라면 저것을 어떻게 바라봤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어서 인상적이었어요. 감독님께서는 너무 긴 게 아닌지 걱정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롱테이크가 좀 더 길어도 재밌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중간에 지현이가 독립영화전용관에서 혼자 영화를 볼 때 같이 있었던 그 남자가 바다에서 다시 등장했을 때는 저 같은 경우 지현배우의 환상과 일상이 많이 섞여 보여서 지현이가 죽은 게 아니라 성장해서 나타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박소현: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느꼈는데, 가족같이 지내던 친구들의 모습에서도 그렇고 지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항상 누군가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인물이잖아요? 그렇게 영화 초반에는 어떤 사람들 틈에서도 굉장히 잘 지내던 캐릭터인데, 건우를 만나고 어떤 한 순간 이후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리죠. 감독님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다고 하셨는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뿐만 아니라 난민 혐오라든지 우리가 사회에 만연한 각종 혐오의 시선으로까지 확장해서 살펴볼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검은 여름〉의 개봉 계획과 더불어서 앞으로 감독님의 향후 영화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이원영: 〈검은 여름〉은 작게 개봉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6월 말 쯤에 개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까 졸업 작품으로 에세이 영화를 준비 중이고, 동시에 극영화도 준비하고 있어요. 아마 가을에 극영화를 먼저 촬영하고 에세이 영화는 내년 상반기로 보고 있는데 열심히 만들어서 꼭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영화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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