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 소소대담] 독립영화의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한 때 


참석자: 김윤정, 승문보, 오윤주, 송은지, 이성빈, 이성현, 최승현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성현 님의 글입니다.





[리뷰] 한강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은 흐른다

[인디토크] 한강에게하나의 시집이 탄생하는 영화 <한강에게> 인디토크 기록


 

김윤정: 영화의 시작 자체도 광화문 장면이고, 개봉과 상영이 4월에 걸쳐져 있었잖아요. 먼저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많이 났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그것에 대해 충실히 슬퍼하면서 그 감정을 온전히 느낀 후에야 그 다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영화였어요.

 

최승현: 감독이 국문과 출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영화 자체가 문학적이었고 기존의 영화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어요.

 

이성현: 길우의 사고가 있고나서 사람들 사이에 진아가 있을 때 지어내는 그 미묘한 표정과 태도, 그런 것을 통해 진아가 겪고 있는 상실감을 보여주는 게 좋았어요. 또 시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진아를 과하지 않게 표현한 방식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이성빈: 지나치게 감성적인 영화가 아닐까 우려했었는데 걱정을 뒤엎는 좋은 영화였어요. 화면이 전환될 때 페이드 인/아웃을 사용해서 화면이 꺼졌다 켜졌다 하잖아요. 그게 마치 시에서 행과 연이 나눠져 있는 것처럼 영화를 시적으로 풀어낸 것 같아서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했어요.

 

송은지: 영화 내내 등장했던 플래시백 사용이 진아와 길우 사이에 어떤 서사가 있었는지 말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상실감이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게 쓰인 것 같아요.

 

승문보: 저는 영화가 가진 직시하는 힘이 좋았어요. 마지막 장면에서도 진아가 한강을 마주하며 끝나잖아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런 게 결국에는 진정한 의미로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리뷰] 파도치는 땅: 국가 권력의 폭력으로 인한 현대인의 핑퐁 게임

[인디토크] 파도치는 땅: 국가로부터 상처받은 개인들의 이야기



김윤정: 국가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가족과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가족 안에서 폭력이 어떻게 세습되는지에 대한 서사적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봤는데 내러티브가 충실하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너무 많은 부분을 열어두고 모호하게 풀어나간 게 아쉬웠던 것 같아요.

 

승문보: 실험적인 패닝 숏 사용도 그렇고 카메라 기법으로 계속 뭔가를 표현하려고 하더라고요. 저는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세습을 하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사이의 일종의 핑퐁게임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 부분은 아주 좋았던 것 같아요. 다만 내러티브를 가지고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카메라로 말하려고 해서 관객 입장에서는 불친절하고 모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김윤정이태경 배우가 연기한 은혜 캐릭터가 너무 소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영화일수록 더욱 소비되는 캐릭터를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승문보: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캐릭터를 소비한 것 같아서 영화 전반부가 아쉬웠어요.

 

오윤주: 인디토크 때 관객석에서 같은 질문이 나왔어요. 그때 감독님께서는 상처를 한 번에 다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고, 그 뒤가 흐지부지되었던 것은 캐릭터를 하나로 정의내리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답변하셨어요. 결국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다 각자의 상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고 싶으셨다는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영화적으로 와 닿는지는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

 

승문보: 그런 의도였다면 관객에게는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최승현: 저는 앞서 말씀하셨던 마지막 패닝 숏이 굉장히 기억에 남아요. 이상해보일 정도로 갑자기 패닝을 하더라고요. 처음에 아버지를 비추다가 군산의 풍경을 한번 보여주고 또 아들을 보여주는데 그 풍경이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간극처럼 느껴져서 인상적이었어요.

 

승문보패닝 숏들이 굉장히 느리게 가잖아요. 그 속도 조절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것만으로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어느 정도 먼지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리적인 거리와 심리적인 거리의 대비가 그 숏 두개에서 확연하게 드러난 것 같아요.

 





[리뷰강변호텔: 불화의 무대, 강변호텔

[인디토크] 강변호텔: 강변호텔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모든 것에 대해


 

김윤정: 멀어진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입을 빌려서 말하는 주인공이 김민희 씨고. 감독의 사생활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곳곳에 내재된 그런 포인트들이 되게 불편했어요.

 

승문보: 홍상수 감독이 배우의 입을 빌려 변명을 하는 것은 이젠 너무 익숙한 것 같아요. 이번 <강변호텔>에서는 죽음을 노골적으로 다뤘다는 것, 그리고 엔딩 방식이 놀라웠어요.

 

최승현: 예전에는 죽음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것 같은데 최근작을 보면 확실히 감독의 심경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강변호텔> 되게 재밌게 봤어요. 웃음이 나오는 장면들도 있었는데 결말에는 혼란스러움을 주는 한방이 있더라고요.

 

이성빈: 홍상수 감독의 특징 중에 하나가 아름답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 건데,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성에게 아름답습니다.’라는 대사를 하고 그 여성은 감사합니다.’라고 대답을 해요. 이렇게 변함없이 여성을 소비적으로 보는 태도가 불편했어요. (일동 공감)

 





[리뷰] 오늘도 평화로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영화

 


송은지: 재미를 떠나서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대표적으로는 중국어를 흉내내는 부분은 시종일관 불편했어요. 다른 영화제라면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인디스페이스에서 이런 영화를 볼  때는 이 영화에 웃지 못할 소수자를 조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성현: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 바깥에서 재밌는 부분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백승기 감독이 중고나라에서 실제로 사기를 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거잖아요. 본인이 SNS나 이런 영화를 만들 건데 함께 찍을 사람을 찾는다.’라고 일종의 구인 글을 업로드해서 스탭을 꾸린 과정도 흥미롭고요.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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