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꿈을 모아서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9(토) 오후 4시 상영 후
참석 권하정, 김아현 감독, 출연자 구은하
진행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의 떨리는 숨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어 본 건 오랜만이었다. 애정이 묶어 준 이들로 가득 찬 극장에서는 이상한 공동의 감각이 느껴졌다. 지척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숨소리와 남몰래 볼가를 훔치던 손을 따라 함께 영화를 읽어 갔던 날.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 그날을 복기하는 지금 어렴풋이 그 마음에 가까워진다.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이하 이화정):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저널리스트 이화정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언제 보면 좋을지 생각해 봤는데 약간 ‘지금 퇴사할까.’ 고민이 될 때 이 영화를 보면 기분 좋게 퇴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웃음) 어쨌든 결정을 할 때 두려워하지 않고 직진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이승윤 님에게 기운을 얻으려다가 결국에는 본인들이 기운을 얻고, 여러분들에게도 그 기운을 에너지로 나눠 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있게 웃으면서 보셨을 텐데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도 하셨죠. 이 영화가 많은 분들의 마음의 감정들을 좀 풀어갈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영화를 만드신 분들을 지금부터 자리로 모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릴게요.
권하정 감독(이하 권하정): 안녕하세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의 감독이자 듣보인간 1 역할을 맡고 있는 권하정입니다. 반갑습니다.
김아현 감독(이하 김아현): 안녕하세요, 듣보인간 2 김아현입니다.
출연자 구은하(이하 구은하): 안녕하세요, 듣보인간 3 구은하입니다. 반갑습니다.
이화정: 구은하 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영화 개봉 날 어디서 소문을 다 듣고 오셨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구은하: 그러니까요, 너무 감사합니다.
이화정: 이 도전이 사실 굉장히 쉽지가 않거든요. 이승윤 씨랑 연결이 돼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지만, 제작비 확보도 안 된 상태로 경험이 없는 감독님들이 의기투합해서 이런 과정을 완수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우리가 너무나 잘 알다시피 촬영 기간에 코로나가 겹쳤었잖아요. 이런 일은 정말 상상할 수가 없고, 경력이 있고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은 그런 일인데 지금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 영화제에서도 굉장한 호평을 받고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선보이는 개봉 날까지 온 거예요. 지금 약간 꿈인가, 생시인가 이런 생각도 들 텐데 어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권하정: 제가 부산에서 목요일, 금요일 다 부모님, 고모네 모시고 의도치 않게 영화관 가서 영화를 두 번 더 봤는데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포스터 걸린 걸 보고도 계속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까지 꿈이 큰 사람이 아니었는데 꿈을 크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화정: 박수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김아현 감독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는지요.
김아현: 저는 계속 현장에서 촬영 일을 하고 있어서 어제도 어김없이 일을 하러 갔는데, 저희 영화를 본 같이 일하는 스태프의 친구가 저한테 편지를 써서 줬더라고요. 그런데 편지 내용에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이 생겼다. 그런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언젠가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말을 남겨 준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오히려 더 위로받아서 ‘이 친구의 마음도 받았으니까 나 진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화정: 구은하 님은 기분이 어떠세요? 이 정도로 호응을 얻을 거라는 생각을 하셨어요?
구은하: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이 계실 줄은 몰랐어요. 친구들이 너무 재미있게 잘 만들어 준 덕분인 것 같고요. 저는 시간 나면 매일 후기를 찾아보거든요. 계속 검색어 다르게 해서 찾고 그러는데. (웃음) 매일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화정: 박수 한번 주세요. 이 영화 만들 때 힘들었지만 만들기를 너무 잘했다 이런 생각 이제는 다들 하고 계실 것 같고, 지금 굉장히 기분이 좋으실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도 이 작품이 굉장히 신기했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이제 그 많은 신작과 작품들을 만나기도 하고, 이렇게 관객들과 만나기도 하는데 이 정도의 호응은 사실 〈곡성〉 이후에 처음이었어요. 제가 기자를 되게 오랫동안 했고 저널리스트로 일하지만 친분이 있는 개인 친구들한테 연락이 잘 안 오거든요. 내가 아무리 좋은 영화 있다고 얘기를 해도 다른 매체에서도 접하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너 이런 것도 하더라? 이거 진행하더라, 이번 주에?” 그러면서 “너 성공했다.” 이러더라고요.
권하정, 김아현, 구은하: 감사합니다.
이화정: 이게 우리가 소위 말하는 '성덕'이라는 거잖아요. 너무 좋아하는 어떤 대상이 있는데 그들과 만나기도 하고, 그들과 뭔가를 도모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간 케이스인데 제가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다른 성덕 영화랑 좀 달랐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승윤 씨를 보고 시작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이승윤 씨가 증발하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어떤 계획을 가지고 만드셨던 건지.
권하정: 저희가 항상 생각했던 게 이승윤 씨가 편집하는 도중에 잘되셨으니까 이승윤 씨 이름에 편승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늘 했었거든요. 그리고 이승윤 씨 이야기도 맞지만, 일단은 저희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최대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리려고 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윤 씨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시는 걸 보고 제가 그 이름의 덕을 좀 얻고 있다는 생각이 요즈음에는 들어요. 예전에 영화제에서는 그 분의 덕을 얻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이승윤 씨의 팬들이 그걸 보고 있구나라는 건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고 인정받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화정: 사실 처음 영화를 만들 때 이승윤 씨의 참여율이 지금 나온 정도로 딱 계획이 된 건 아니었을 것 같아요. 일단 이승윤 씨를 찍을 수 있어야지 영화에 들어가게끔 편집을 할 텐데 보니까 처음 미팅 가셨을 때에는 카메라를 켜지 않으셨던 거죠? 그때는 이제 촬영을 거부하셨던 거였어요, 아니면 계획이 없었던 거였어요?
권하정: 그렇다기보다는 첫 만남인데 저희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진정성이 혹시나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고요. 처음에는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서 이야기를 하고, 그 이후에 저희가 이런 걸 할 거다라는 계획을 말씀드린 다음에 그 다음부터 촬영을 하게 됐습니다.
이화정: 세 분이 어떤 생각이셨을지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게 제일 중요한 장면이거든요. 첫 미팅이라는 건 빼면 안 되고, 이후에 이걸 만들게 됐으면 연출을 해서라도 그 장면을 넣기 마련이잖아요. 굉장히 아까웠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때요?
김아현: 아니요, 그런 생각은 해 보지 않았고 그때도 진짜로 이승윤 씨한테 ‘저희가 어떤 사람입니다.’를 보여 주기 위해서 그 이야기는 안 했었던 거고, 그래도 뭔가 한 가지를 남겨야겠다 하는 생각은 들어서 사진을 찍자고 직접 용기 있게 이야기했어요.
이화정: 사실 어떻게 보면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서 영화를 전공한 학생들이 와서 뭔가를 해 보자라는 것까지 이승윤 씨가 인지를 했고, 동의를 했지만 이 다큐멘터리를 찍을 거고 거기에 당신이 나올 수도 있다라는 건 어느 정도 타이밍에 인지를 하신 거예요? 미팅을 하러 갈 때는 뮤직비디오만 찍자 이거였던 거예요?
권하정: 뮤직비디오를 찍고 우리도 그 과정을 담으려고 한다고는 미리 말씀드렸고요. 저희가 직접적으로 찍었던 게 아니어서 승윤 씨도 그거를 의식하지 않고 계셨던 적이 엄청 많아요. 거치식으로 촬영해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겼던 일화가 하나 있는데, 저희 술자리 씬을 보면 카메라를 아현이가 계속 거치해 놓고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한창 얘기를 다 하고 제가 바로 옆에서 찍고 있으니까 이승윤 씨가 갑자기 “어? 찍고 있었어요?” 이러시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이렇게 직접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고 거치식으로 촬영해서 좀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이화정: 어느 정도 찍으셨어요? 사실 지금 빙산의 일각일 것 같거든요. 같이 찍은 사진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 같고. 갠소, 그쵸? (웃음) 찍은 것도 여기 나온 것보다는 훨씬 많을 것 같은데 얼마나 편집을 하신 건지.
권하정: 승윤 씨 분량은 정말 탈탈 털어서 다 쓴 거고요. 왜냐하면 승윤 씨와 미팅이 많지도 않았고, 저희가 저희끼리 회의하는 장면이 정말 많았어요. 만약 클립 하나 60분이면 30분은 거의 다 먹고만 있더라고요. 또 60분 찍은 클립 보면 한 40분은 저희끼리 헛소리하고 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영화에서 보신 게 최대 아웃풋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화정: 굳이 춤추는 장면 같은 것들을 빼지 않고 넣은 건 의도적으로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해서였나요?
김아현: 언니가 춤추는 장면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거는 저희가 다큐멘터리 색깔을 잡을 때 진지하게 분위기를 깔아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재미있는 걸 좀 넣어 보려고 그냥 넣어 버린 거거든요. 넣은 다음 언니를 설득했던 것 같아요. “언니 이거 넣어야 된다, 무조건. 무조건 재미있을 거다.” 그냥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넣어 버렸거든요. (웃음)
이화정: 그러면 두 분은 연출을 맡으셨고 (구은하 님은) 출연 롤만 가지고 가신 거예요? 제작에 참여하거나 투자자? 이런 역할도 하신 건가요?
구은하: 할 수 있었으면 너무 좋았겠지만 다큐에는 출연자로만 나왔습니다.
이화정: 역할 분담을 처음에 시작할 때 어떻게 하셨을지요. 같이 영화과를 나오셨다고도 들었어요.
권하정: 네, 다 같이 영화과를 나왔고 저희가 그런 거 나눌 때 생각보다 되게 허술해요. ‘니가 이거 해, 저거 해.’가 아니고 그날 카메라 들고 있는 사람이 카메라맨, “뒤에 보이니까 옆으로 가.”라고 하면 그분이 연출. 이렇게 저희들끼리 좀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승윤 씨의 〈영웅 수집가〉를 연출할 때는 세 명이서 같이 슛을 외칠 수는 없으니까 ‘슛만 한 명이 하자.’ 이렇게 해서 제가 연장자로서 그 부분만 맡았고, 상의하면서 거의 같이 만들어 갔다고 보면 되는 것 같습니다.
이화정: 그러면 은하 님은 같이 만든 거나 마찬가지인데 두 분이 이제 연출자로 거듭났고 굉장히 지금 찬사가 이어지고 있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구은하: 저는 편집하는 스타일이 너무 오래 걸리고 잘 맞지 않아서 그냥 친구들에게 다 맡기고, 잠시 저만의 세상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었어요. '나 좀 쉴련다. 힘들다.' (웃음) 친구들이 열심히 잘 만들어 주었고, 편집하느라고 너무 고생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찬사를 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저는 여기서 춤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행복합니다.
이화정: 어떤 프로젝트를 하자고 하면 사실 저도 친구들이랑 그런 얘기 많이 하거든요. 아이디어가 하나 나오면 ‘너는 뭐 하고, 너는 뭐 하고, 우리 이런 거 하면 잘 될 것 같아.’ 그렇게 얘기해 놓고 한 번도 실행에 옮긴 적이 없어요. 안 해요. 그런데 그럴 때 보면 성격들이 조금씩 달라서 역할 분담이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되거든요. 기술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어서 더 잘할 수도 있는 것도 있지만, 요즈음 유행하는 MBTI가 다 각자 다르기 때문에 누구는 멱살 잡고 끌고 가고, 누구는 거기서 서포트해 주고 이런 게 되는데 제가 이렇게 흘려들어 보니까 세 분은 MBTI가 같아요. 저도 MBTI 잘 모르지만 거기에 I랑 P가 있어요. 뭐냐하면 I는 굉장히 내향적이고, P는 계획이 없는 거예요. 그렇다는 건 결국은 셋 다 추진력이 부족할 수 있다. (웃음) 어쨌든 영화를 만들려면 많은 사람들과 협업해야 되고 이승윤 씨도 설득해야 되는데 그게 상당히 부족하다, 약간 이렇게도 결론이 될 수 있잖아요. 어떤 분이 더 주도적으로 이끄셨는지 궁금합니다.
권하정: 최근에 아현이랑 인터뷰를 하러 갔어요. 그래서 제가 일하는 스타일을 말씀드렸더니 기자님이 진짜 같이 일하기 싫은 스타일이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웃음) 저는 굉장히 불안도도 높고 두려움이 많아요. 계속 물어보는 거 있잖아요. 방금 전화했는데 ‘이거 될까? 되겠지? 될까? 이때까지 되겠지?’ 이러면서 내내 좀 불안해하는 스타일이에요. 불안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다 생각해서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고 살짝 그런 편이에요.
김아현: 저는 이번에 다큐멘터리 보면서 ‘진짜 나 왜 저러냐.’ 했던 장면이 있었거든요. 이승윤 씨랑 처음에 카페에서 이야기했던 장면인데 이승윤 씨가 ‘뮤직비디오에 신파는 별로 안 좋아한다. 두 남녀가 나와서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한다.’ 했을 때 갑자기 제가 옆에서 “어우, 두 남녀를 캐스팅해야지!” 막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더라고요. (웃음) 진짜 안 해도 되는 말인데. 보면서 진짜 ‘쟤 왜 저럴까....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했는데, 제 성격은 ‘두 번 다시 없을 만남이다’ 그러면 엄청 친해져요. 그래서 이승윤 씨도 그때 안 친한 상태였는데 친해져야 되겠고 하니까 막 그렇게 헛소리하고 더 나서서 안 해도 될 말을 하고 하는 성격이더라고요.
이화정: 그러면 어쨌든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거였네요.
구은하: 저는 사실 MBTI가 바뀌어 가지고.... 뒤에만 J로 바뀌었어요.
이화정: 그나마 다행이네요. (웃음) J는 계획적인 플랜을 짜는 사람이에요. 한 명은 있었네요.
구은하: 그러니까요. 그런데 다 끝나고 바뀌었어요. (웃음) 제 역할은 괜찮나? 물어보면 괜찮다고 해 주고, 헛소리하면 그냥 맞장구쳐 주고 그랬던 것 같아요.
권하정: 은하가 살짝 개그캐여서 순간의 고통을 잊게 해 주는 능력이 있어요. 또 은하가 생각보다 일할 때 되게 꼼꼼한 편이거든요. 저는 러프하게 일을 한다면, 은하는 꼼꼼하게 체크해 주는 스타일이어서 저희가 지나칠 수 있는 걸 은하가 한 번 더 점검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해 줘서 엄청 좋았어요. 그때부터 J의 성향이 좀 있었나 봐요.
이화정: 일을 하면서 바뀐 것이 있었나 봐요. 그러면 돈 관리도 하셨나요?
구은하: 그거는 제 돈이 아니었기 때문에. (웃음)
이화정: 그러면 물어보죠. 누구 돈이었어요. 어떻게 만든 거예요?
권하정: 제가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모르고 처음에는 ‘모아 둔 돈에서 이만큼 쓰면 되겠다.’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거기에다가 숏폼에서도 990만 원 정도 국가에 지원을 받은 게 있어서 그거랑 이렇게 조금만 하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네.... 허술한 생각이었죠. (웃음)
이화정: 어쨌든 세 분이서 나아가는데 이 MBTI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뭐냐하면 이분들이 최근에 이 영화를 위해서 인스타그램을 만들었더라고요. 이름이 ‘아하’예요. 약간 웃는 것 같죠? 그런데 영화에서도 사실 큰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는 계속 웃고 있잖아요. ‘힘들지 않나? 안 싸우나? 이렇게 일을 하는데 이렇게 다툼이 없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긍정적인 부분이 공통점인데 이렇게 만나기는 쉽지 않거든요. 그런 성격이랑 저력이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세요?
권하정: 저는 일전에 말했듯이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장난치면서도 인상을 쓰고 있지만, 아현이는 굉장히 긍정적인, 다 된다는 그런 식의 사람이에요. “이승윤 씨가 올 거다. 무조건 좋아한다. 무조건 된다.” 아현이가 이렇게 말해 주면 은하가 또 개그캐이기 때문에 같이 장난을 쳐 줘요. 이렇게 해 주면 저도 불안은 하지만 분위기의 장단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춤도 추고 웃으면서, 이걸 살짝 잊어버리면서 그렇게 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저희가 친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뭔가 축 쳐져 있기보다는 괜히 그런 거 있잖아요. 일이 엎어졌을 때에도 ‘이렇게 엎어졌다가 갑자기 다 잘되는 거 아닐까?’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서로를 격려했었던 것 같거든요. 겉으로는 이랬는데 속으로는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이화정: 그러면 두 분 속은 어떠셨는지. 내가 사실 이런 일도 있었다, 좀 기분이 안 좋았다. 있으시면 이야기해 주실래요?
김아현: 없네요. (웃음)
구은하: 그냥 다 행복했어요. 맛있는 거 많이 사 주시고, 만들어도 주시고.
권하정: 저희가 사실 대학교 같이 다닐 때부터 카페만 한 3, 4차를 갈 정도로 안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할 이야기가 많은지,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런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즐겁게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화정: 알겠습니다. 사실은 여기 이승윤 님을 통해서 이 영화를 알게 되시고 오신 분들이 많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승윤 님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얻어 가고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셨을 텐데, 너무 또 우리가 영화 이야기만 했잖아요. 이승윤 님을 전격 해부해 보도록 하죠. 제가 궁금한 건 이승윤 님이 노래로는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잖아요. 실제 가장 가까이에서 만난 여러분들에게 이승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권하정: 저희가 영화 찍고 어떻게 보면 두 번밖에 못 만났기 때문에 2020년 이승윤 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노래보다는 조금 더 여린 느낌이 들었고요, 자기만의 코어가 있는 사람? 그리고 자기만의 철학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봤습니다.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 색깔이 있다, 없다 이런 이야기를 되게 많이 하잖아요. 저는 아직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중인 것 같은데 제가 봤을 때 승윤 씨는 색깔이 또렷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애써 ‘나 이런 색깔이야.’라고 말하기보다는 뭔가 조금 더 여린 감성으로. 설명할 때에도 사실은 단번에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거였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한다고 해야 할까요?
이화정: 색깔로 굳이 정의하자면 무슨 색일까요?
김아현: 저는 흑과 백인 것 같아요. 2018년에 이승윤 씨 처음 봤을 때에는 좀 나쁜 남자 이미지였는데, 2020년에는 되게 순둥순둥. 그래서 연도별로 흑과 백이라고 표현했고요, 제가 느꼈을 때 이승윤 씨는 상대방이 마음 쓰고 생각하는 거를 좀 알아주는 사람 같아요. 저희 영화에 편지가 나오잖아요. 그게 저희 아하한테 써 주었던 편지였고 개인별로 다 하나씩 써 줬거든요. 그때 그 편지 내용이 ‘이렇게 봤다고 나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자신도 몰랐던 나에 대한, 그 부분을 봐 주셨더라고요.
구은하: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요. 두 친구는 미팅을 했고 네 명이서 처음 미팅하는 자리였거든요. 두 명은 화장실에 가고 제가 이승윤 씨 마주 보고 딱 앉아 있는데 너무 어색한 거예요. 하다가 그냥 ‘안 되겠다. 인사나 한 번 더 하자.’ 이래서 일어나서 인사를 하는데, 테이블이 미끄덩하면서 너무 먹고 싶었던 음료를 저한테 다 쏟았어요. 그런데 이승윤 씨가 벌떡 일어나셔서 맨손으로 그걸 다 치워 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되게 따뜻한 분이구나 생각했어요.
이화정: 색깔로 표현하자면요?
구은하: 레몬 셔벗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때 음료가 레몬 셔벗이었거든요.
이화정: 예쁜 노란색이라고 하셨습니다. 승윤 씨를 색깔로 한번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다큐는 만약 팬의 정체성으로만 이루어졌고 너무 대상에 대한 경외감이 있었으면 완성이 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승윤 씨가 이분들을 대할 때도 프로를 대하는 것처럼 대해 주시더라고요. 과정이 어떻게 됐든 나랑 같이 작업하는 사람으로 인정하고, 무조건적으로 자기의 좋은 점만 봐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분석하는 사람들이라는 신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잠깐 만났지만 말투에서 서로를 굉장히 리스펙하는 그런 것들이 느껴졌었거든요. 작업을 하는 동안 아이디어를 듣고 나서, 그리고 또 영화를 보고 나서도 평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 기억나는 게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으셨어요?
권하정: 일단 저희끼리 시사회를 했을 때 엄청 조그마하게 15분, 15분짜리 만들어서 보여 줬거든요. ‘우리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렇게 만들었다.’ 이걸 보여 줬는데 아현이는 되게 재미있게 만들었고, 저는 또 진지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다 보고 나서 “너희 진짜 고생했구나.” 하면서 “그런데 사실 나 절반은 못 알아들었어.”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저희가 자막을 쓰게 된 거고요. 이번에 시사회 했을 때 또 공교롭게 이승윤 씨 옆에 앉게 됐는데 너무 떨리는 거예요. 영화도 극장에서 처음 보는 건데 이승윤 씨의 반응을 살펴야 되니까 계속 저도 모르게 웃나, 안 웃나, 어떤 반응인가 막 보고 있었는데 다 보고 나서 문자가 와서 ‘너희 진짜 멋있더라. 한 번 더 보니까 새삼 새롭다. 되게 응원한다.’고 이야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이화정: 이제 질문을 받아볼텐데요, 선착순으로 포스터를 드리겠습니다.
관객: 저는 취업 컨설턴트로서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을 만나는데 이 영화를 꼭 보라고 추천하려고 합니다. 바람이나 생각과 달리 서류나 면접 등에서 단계별로 탈락하는 경우에 멘탈이 무너지기가 쉬운데 세 분은 작업을 하시면서 그런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멘탈을 유지하고 다시 나아갈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아현: 만약에 혼자였다면 이렇게 완성되지도 못했을 거였고, 멘탈 관리는 정말 친구들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졸업하고 나서 내가 하고 싶었던 거를 처음 해 보자라는 첫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이 다치지 않게끔 그 마음 하나로 쭉 달렸던 것 같아요. 아무것도 보지 말고 이 마음을 지키자, 좋아하는 마음을 쭉 그냥 이어 나가 보자 해서 그냥 그것만 보고 달렸습니다. 이 친구들이랑 같이 있어서 아마 되었던 것 같아요.
권하정: 안 좋은 방법인 것 같은데 저는 처음부터 최악을 생각하고 하거든요. 속마음은 됐으면 좋겠지만 “이거 안 될 수도 있어.” 이런 말을 되게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최대한 저는 기대를 많이 내려놓는 편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아까 (아현이) 말해 주었듯이 친구들이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구은하: 저도 같은 말이긴 한데, 하루 중에 그렇게 무너지는 순간이 있을 때 옆을 보면 나만 무너진 게 아니라 같이 무너져 있더라고요. (웃음) 고통도 나누고 그러다가 저녁에 또 맛있는 거 먹으면서 충전하고. 같은 말인데 고통과 기쁨을 같이 나눴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 : 저는 은하 님께 질문하고 싶었어요. 유튜브 통해서 언론 시사회를 봤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멈출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라고 하셨거든요. 저도 5년 전쯤 비슷한 상황으로 완전 인생이 뒤바뀌어서 가던 길을 멈췄어요. 그런 상황이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잖아요. “조금만 더 해 보지.”, “더 할 수 있는데 왜 여기서 멈춰.” 라거나 아니면 “그래, 여기서 멈춰야지 더 가면 안 돼.”라거나 여러 가지 주변의 반응들이 있는데 저는 이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그 선택을 저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데요. 지금 은하 님의 마음이 어떤지가 너무 궁금해요. ‘지금 마음 상태가 기쁘실까? 아니면 상처가 있으실까? 지금 외로우실까?’ 저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래도 안개가 걷힌 느낌이 들기는 했어요. 그러니까 은하 님도 조금 슬프지만 안개가 걷혔으면 좋겠다라는 응원의 말씀을 드리면서 지금은 행복하실지 궁금합니다.
구은하: 일단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결정하시느라고 너무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지금 저는 다행히 행복합니다. 그때 얘기했다시피 멈추고 포기하는 것도 굉장한 용기더라고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시니까 너무 다행이에요, 저도 후회했거든요.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을 무시하고 ‘조금만 더 해 볼까, 조금만 더 해 볼까.’ 이렇게 계속 시도했다면 저는 아무래도 무너지는 순간들이 더 많았을 것 같아요. 대신 이렇게 친구들이 완성시켜 준 영화에 함께할 수 있고, 또 무언가를 같이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좋아하는 일에서 굉장히 큰 걸 얻었기 때문에 여기서 마무리하더라도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기자 간담회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희 집에 고양이가 와 있어요. 그렇다 보니까 제가 뭘 고민하고 이럴 겨를이 없더라고요. ‘고양이랑 같이 함께 잘 살아야 돼. 그러려면 뭘 해야 되지?’ 이렇게 그냥 차근차근 당장 앞에 놓인 일들을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썩 괜찮은 것 같아요. 마음도 그렇게 다치지 않았고요. 지금은 이런 방법으로 살아가면서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객: 다큐를 마무리하시는 동안 뮤비의 주인공이 유명해지면서 편집 방향이 최초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화제 때와 개봉 때의 편집 방향이 조금 더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어진 것 같다고 느꼈는데, 편집은 어느 감독님이 주로 하셨는지 편집의 주안점이 궁금합니다.
김아현: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다큐는 ‘우리의 이야기로 완성하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승윤 씨가 '싱 어게인'에서 우승을 했든 아니든 저희는 이 이야기로 완성시킬 생각으로 시작했고 끝을 맺었습니다.
권아현: 영화제 때에 비해 삽입한 부분들이 더 늘어났거든요. 배급사 대표님이랑 이제껏 미처 몰랐던 감동 포인트들을 함께 논의해서 다 같이 편집을 했고요. 원래 영화제 때는 〈영웅 수집가〉 현장 스케치 부분을 뺐었는데, 대표님께서 조언해 주셨을 때 ‘이 장면이 들어가야 그간의 노력들이 보이지 않냐.’ 이런 의견을 주셔서 새로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정하고 보니까 그 장면이 정말 좋더라고요. 저희의 노고가 이렇게 완성되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서 그런 장면을 삽입했습니다.
이화정: 그래도 '싱 어게인'에서 계속 1주차, 2주차 경연해서 이승윤 씨가 승승장구할 때 ‘우리 다큐가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겠다.’ 하는 이승윤의 인기도는 실감하셨을 것 같아요.
권하정: 인기도는 실감했어요. 그런데 그때 저희가 이야기했던 게, 혹시나 이승윤 씨가 유명인이 되어 버리면 오히려 저희의 다큐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 타이밍이 하필 저희가 이 작품으로 영화제를 갔을 때여서 그 타이밍에 이 영화를 개봉하면 뭔가 속 보인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서 오히려 더 조심했던 것 같아요. 뭔가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혹시나 왜곡되게 비춰지지 않을까, 우리의 이야기인데? 우리랑 다른 방향으로 보시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김아현: 다큐를 생각 안 하고 〈영웅 수집가〉 뮤직비디오에 댓글을 올려 주시잖아요, 팬분들이. 저는 그거에 더 집중했나 봐요.
이화정: 그런데 진짜로 〈영웅 수집가〉가 이렇게 되고 나서 댓글 방향의 흐름이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이승윤 씨에 대한 호감으로 들어가셨던 분들이 이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부터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뮤직비디오를 찾아보셨다고 해요.
관객: 감독님들의 한 인터뷰에서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개봉 준비하면서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얻는다라고 하셨거든요.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지루한 하루의 일상일 수도 있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참 공감했어요. 거꾸로 감독님의 경우에 누군가의 좋아하는 일에 내가 마지못해 참석했던 경험이 있는지,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권하정: 제가 세트장을 짓게 된 이유가 학교 다닐 때 세트를 한번 지어 본 적이 있거든요. 그때 제가 한 친구의 조연출이었는데, 제가 좀 오지랖이 넓은 편이어서 다른 친구들도 다 끌고 가서 같이 그 친구의 영화 세트장을 만들자고 한 거예요. 그때는 그 친구가 좋아서 하긴 했는데 마지못해 했던 것 같아요. 그냥 해야 되기 때문에 했었는데, 다만 저희는 하면서도 마지못해 했지만 재미있었거든요. 힘들고 막막할 때도 있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그래도 재미있게 했던 것 같습니다.
관객: 세 분이 오랫동안 같이 사신 건지, 아니면 그 시기에만 같이 사신 건지가 궁금합니다. 제가 딸들이랑 셋이 평생 살다 보니까 여자 셋이 모이면 굉장히 많이 싸우거든요. 그런데 세 분은 너무 화기애애하셔서 의견 충돌이 있으셨는지, 마음 상했을 때 누군가 한 분이 풀어 주는 역할을 하시는 분이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권하정: 프로젝트 할 때만 저희 언니 집에 잠깐 살았던 거고요. 제가 어떻게 보면 집주인이다 보니까 애들이 너무 눈치를 보는 것 같은 거예요. 수건 하나로 며칠 동안 쓰고 너무 스트레스받았어요. (웃음) 머리 말렸던 거 말려서 쓰고 하길래 “얘들아,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했는데 계속 그러고. 싸웠던 건 ‘누가 먼저 샤워할 거냐. 누가 먼저 목욕할 거냐. 니가 먼저 해라. 아니다, 니가 먼저 해라.’ 이런 걸로 좀 티격태격했던 것 같고요. 살면서 더 싸웠던 점이 있었나?
김아현: 은은하게 생각나는 게 있는데 그때 부산에서 뮤직비디오 제작하면서 스파크가 작게 튄 적이 있었어요. 동사무소 갔던 거 기억나세요? 그거 한번 설명해 주세요.
구은하: 오랜 시간 함께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일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때가 있더라고요. 서로 ‘내가 맞는 것 같은데.’, ‘내가 맞는 것 같은데.’ 한 적은 있지만 그런 팽팽한 분위기가 또 견디기 힘들어서 결국에는 둘 중 한 명이 굽히고 가서 많이 풀렸던 것 같아요. 다툴 때의 긴장감이 너무 싫어서 최대한 그런 걸 안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화정: 이 분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오늘이 첫 GV이기 때문에 앞으로 많이 열릴 거예요. 그때 오셔서 더 깊게 파고드시면 되고요. 오늘은 첫 GV인데 궁금증이 많이 풀리셨을까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힘이 센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분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잘 풀어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어느 자리, 어떤 타이밍에 인생의 어떤 고비를 겪는 순간에도 이 영화가 계속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렇게 같이 이야기 나눠 주시고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신 감독님과 출연자분께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지막 인사 한마디씩 하실까요?
권하정: 귀한 시간이라고 하잖아요. 요즈음 제가 생각했을 때 시간이 제일 비싸고 소중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 보시고 끝까지 자리에 남아서 이렇게 같이 이야기 나눠 주시고, 웃어 주시고, 또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김아현: 정말 감사하고요. 오면서 이승윤 씨 노래를 듣고 왔거든요. 그래도 저희 영화를 보러 와 주셨으니까 함께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앞으로 GV가 남아 있는데 그때마다 이승윤 씨 노래를 추천드려서 같이 들으면 어떨까 한번 생각했거든요. 또 이 영화를 통해서 이승윤 씨의 노래가 아직까지 안 닿았던 분들이 계시다면 닿을 수도 있잖아요. 저도 도움받은 게 많으니까 도움드리고 싶어서 함께 듣고 싶고요. 추천드리고 싶은 오늘의 노래는 '흩어진 꿈을 모아서'라는 노래입니다.
구은하: 찾아와 주셔서 같이 이야기해 주시고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따뜻함이 느껴져요. 그리고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은데 제가 보는 여러분들 눈이 엄청 반짝반짝해요. 그런 눈을 가지고 여기 찾아와 주신 여러분들이라면 그 어떤 것도 못 할 거 없이 다 해내실 것 같아요. 그래서 각자의 인생에게 파이팅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이화정: 오늘의 주제곡은 '흩어진 꿈을 모아서'. 함께 같이 사진 찍으면서 흩어진 꿈을 모아 보는 것으로 GV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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