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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고양이들의 아파트〉: 사랑을 확장하여 주세요.

by indiespace_한솔 2022. 3. 29.

 

 

 〈고양이들의 아파트〉  리뷰: 사랑을 확장하여 주세요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예본 님의 글입니다.

 

 

 

동물권에 관한 목소리는 예전부터 지속되어왔고, 그 울림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비건을 향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기후문제 뿐만 아니라 동물권을 위해 비건 지향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동물권에 관한 담론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보기 전까지 동물들의 ‘거주’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아왔다. 비건을 지향하고 동물성 제품을 지양하고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를 매달 구매하면서도 정작 그들이 어디에 있기를 바랄지 궁금해한 일이 없었다. 그러니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묻고자 한 적도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도 못 한 그 질문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둔촌주공아파트 재개발지역 고양이들의 이주대책을 고민하는 모임, 둔촌냥이다. 둔촌 1동의 고양이들은 개체수가 250마리에 달한다. 둔촌냥이에서는 개체수를 파악하고, TNR 활동을 행하며 임시 보호와 입양을 반복적으로 진행한다. 고양이에게는 아무리 물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기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내내 둔촌냥이 사람들은 스스로 묻는다. 어떻게 하면 고양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들이 정말 이주를 원할까 하는 질문을.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의 행복을 우선에 두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그 존재가 언어로 소통할 수 없는 비인간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단순히 귀엽고 작은 모양새라서가 아니라, 고양이도 지구공동체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그들의 안녕과 행복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고, 애완(愛玩)에서 벗어나 반려(伴侶)로 자리 잡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여전히 동물을 개인의 소유로 다루고 여기는 마음들이 너무나 많다. 둔촌냥이들에게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물어보지 못했듯이 어떤 동물도 인간의 반려가 되겠다는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 인간은 계속해서 반려되기를 강제한다. 귀여움이 세상과 나를 구원한다는 이유로. 나는 묻고 싶다. 인간에게 느끼는 염증을 비인간으로 해소하고 그 사랑으로 충족할 수 있을까? 그 충족이 온전한 것일까?

 

 

사람들은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고 외치며 동물을 끌어안는데 그렇게 해서 구해지는 것은 인간의 세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귀여움으로 동물의 세상까지 구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는 것이 아닌가. 인간의 세상은 계속해서 구원받고 그들의 세상은 구원되지 않는 끈질긴 순환이다. 이렇게 기울어진 구원은 과연 지속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구에는 주류가 없다. 동시에 비주류도 없다. 지구는 공동체다.

 

영화 속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은 동물보호를 하면 안 돼요.”

 

어떤 존재를 혐오하면서 동시에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게 진정으로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불가능하다 답할 것이다. 나를 사랑해야 너를 사랑할 수 있고, 너를 사랑해야 우리를 사랑할 수 있다. 우리는 확장해내야 한다. 사랑할 수 있는 반경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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