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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착지연습〉: 우리는 모두, 연대해.

by indiespace_가람 2026. 10. 2.

〈착지연습〉리뷰: 우리는 모두, 연대해.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창가에 스며드는 빛 사이로 먼지가 흩날린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먼지는 공기를 가르는 몸짓에 유유히 부유하고, 그를 따르는 햇빛은 여전히 반짝인다. 영화 〈착지연습〉은 바닥을 딛고 일어서거나 몸을 누인 채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담아내며 시작한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그 말 한마디에, 가고자 하는 곳으로 사뿐히 착지하고 또다시 훨훨 날아오르는 이들의 궤적을 따라가본다. 

 

영화 〈착지연습〉 스틸컷


‘상-여자의 착지술’은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인 팀이다. 문화 예술계 내 성폭력 피해와 미투 운동 이후, 삶의 회복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어온 이들은 한 공간에 모여 서로의 시간을 나눈다. 〈착지연습〉은 인물의 세세한 서사를 끌어내기보다 여러 사람의 순간을 조금씩 포개어놓는 방식을 택한다. 한 번에 설명하지 않는, 수많은 레이어의 합 속에서 각 인물의 입체성이 두드러지는 셈이다. 또한 영화는 함께 이루는 연대의 과정을 놓치지 않는다. 이들이 만나 기준점이 되는 공간에서 누군가를 맞이하고, 배웅하고 자유롭게 만나 또다시 각자의 자리로 흩어지며 보낸 몇 년의 시간을 촘촘히 기록하기 시작한다.  

 

영화 〈착지연습〉 스틸컷


회복의 능선이라고 한다. 올곧은 직선이 아니라 높낮이를 가진, 이어지는 선을 회복의 뒤에 붙였다. 딱 떨어지는 수학적 삶이 어디 있을까. 삶의 회복에도 정답과 오답은 없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 능선을 오르내리며 나아가는 것. 그 길에서 함께할 누군가를 만난다면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착지연습〉이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시선은 한 방향으로만 뻗어가지 않으며 카메라는 낮은 지점들을 자주 담아낸다. 발이 바닥과 맞닿는 지점까지 앵글을 낮추고, 때로는 연결되고 토닥이는 손들을 가까이 붙잡으며 영화에 은은한 동력을 더한다. 시선을 따라 움직이다 보면 이들이 사용하는 ‘착지’라는 단어에는 단순한 의미 이상의 다시 도약하기 위한 준비라는 문장이 함께 놓여 있다.

 

영화 〈착지연습〉 스틸컷


영화를 보며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떠올려 본다. 여성이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처럼, 이들에게도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다만 〈착지연습〉의 공간은 혼자만의 방은 아니다. 그러나 그 공간에서 각자는 자기 모습 그대로 머물 수 있다. 또한 잘 풀리지 않은 일을 다시 살펴보고, 다른 방법을 찾아볼 시간이 그곳에는 있다. 문을 열어, 연대를 위한 연대의 기록이 내밀어 오는 손을 꼭 붙잡고 안전한 착지를 연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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