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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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또 여름
〈지난 여름〉 그리고 〈남매의 여름밤〉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이번 여름이 가면 다음 여름이 온다. 계절을 보고 있으면 시간은 나아가는 게 아니라 둥글게 도는 것 같다. 그러다가 우리를 보면 시간은 일직선 같다. 이번 여름도 저번 여름처럼 덥고 습하지만, 이번 여름의 우리는 분명 어딘가 달라져있다.

영화 〈지난 여름〉은 농촌의 계절을 천천히 따라가 보기로 한다. ‘민우’가 주인공인가 싶지만, 민우의 이야기는 다른 풍경과 곧잘 뒤섞여 흩어진다. 여름이라 장마가 온다. 가을엔 벼가 익을 것이다. 오늘 발톱을 깎는다. 내일이면 조금 자랄 것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다. 어느 날 민우에게도 죽음은 올 것이다. 민우의 고민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지만 민우 너머로 보이는 들판은 무심하게 푸르다. 앞으로 달려가려는 우리는 신경도 쓰지 않고 둥글게 굴러가는 이 별 위라서, 우리의 마음은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

〈지난 여름〉이 시간에 고개 숙이는 카메라라면, 어떤 영화는 그 흐름을 거슬러 보기도 한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돌아갈 수 없는 유년을 스크린 위로 불러일으킨다. 여름과 함께 유년도 흐른다. 남자 친구와의 서툰 연애. 남동생과 끓여 먹은 라면. 괜히 부끄러운 아빠와 양옥집처럼 조용한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죽음. 여름은 몇 번이고 돌아오겠지만 결코 돌아오지 않을 어린 날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겸손하게 살고 싶다가도, 누구에게나 괜히 끈적해지는 과거는 있는 것이다. 가슴 한구석에 품고 사는 그런 시절이.
내 앞의 시간을 그저 응시하는 날과 돌이켜보는 날 사이에서 어느새 이번 여름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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