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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세계의 주인〉 인디토크 기록: 비 온 뒤 맑음

by indiespace_가람 2025. 12. 8.

 

비 온 뒤 맑음

〈세계의 주인〉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5년 11월 24일(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윤가은 감독, 서지현 전 검사

진행 변영주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문충원 님의 기록입니다.

 

 

* 영화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먼저 영화를 관람하신 후에 아래 글을 읽으시길 권합니다.

 

 

삶은 계속 흐른다. 낭떠러지 밑에도 땅이 있다. 굴러떨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설 두 발이 있다. 걷다가 쓰러지면 그것은 걸음이 된다. 폭우처럼 울다가 터널을 지나면 그 자리에 씻겨 내려간 우리가 있다. 우리의 ‘주인’에게는 다시 긍정하게 하는 힘이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비극의 주인공도 영화관 불이 켜지고 집으로 돌아가면 피식 웃다가 단잠에 빠져든다고. 영화를 관람한 누군가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준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다고. 그 ‘누군가’를 자처한 이들이 빼곡히 모여 초겨울날의 인디스페이스를 뜨겁게 달궜다.

 

 

변영주 감독(이하 변영주):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감독 변영주이고요. 자기소개 한 번씩 해주시죠.

윤가은 감독(이하 윤가은): 많이 찾아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저는 〈세계의 주인〉 감독 윤가은입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지현 전 검사(이하 서지현): 안녕하세요. 서지현입니다. 옛날에 검사를 했습니다.

변영주: 서 검사님 보시면서 들었던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오늘 행사 자리를 만든 거거든요.

서지현: 일단은 처음 영화를 틀었을 때 막 쪽쪽거려서 굉장히 놀랐어요. (웃음)

변영주: 우리 서 검사님은 또 12세 정도까지밖에 안 보시죠. (웃음)

서지현: 근데 변 감독님께서 저한테 전화를 해서 이 영화를 한번 보고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왜요?” 그랬더니 그냥 보면 안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나한테 연락하시는 거 보니까 분명히 성폭력 영화일 텐데 그런 걸 제가 안 봐요. 왜냐면은 너무 대체로 루틴하거든요. 성폭력을 당하고,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얼마나 죽을 만큼 힘든지 보여주다가 정의가 실현되기도 하고 실현되지도 않기도 하면서 끝나죠. 저는 아직도 잘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도 분명 변 감독님이 보라고 하셨으면 보라고 하신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봤는데요. 참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이제까지의 성폭력 영화들과 또 다른 시각에서 이렇게 표현한 것이 너무 좋았어요.

 

변영주: 재판장 장면에서 되게 많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질문을 견뎌야 하는 것들이요. 특히 그 장면을 보시면서 생각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서지현: 그런 법정을 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큰 충격일 텐데, 모든 성폭력 재판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예전에 변영주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TF)위원장님을 모시고 만들었던 법률 중에 그런 게 있어요. 그 당시에 저희가 구하라 사건도 얘기했지만 심석희 씨 사건도 있었고 또 김지은 씨 사건도 있었는데요. 그러면 마녀 사냥터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그 법정이 그렇게 되도록 놔둬서는 안 되는 거예요. 법정이 피해자 마녀 사냥터가 되도록 놔두는 국가는 국가의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거죠. 가해자의 변호사가 변론을 한답시고 그렇게 피해자를 공격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 공소사실과 관계없는 피해자에게 모욕적이거나, 명예훼손적이거나, 또는 피해자와 무관한 사생활을 문제 삼거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가해자 측에는 페널티를 줘야 하는 거예요. 그들이 제출했던 증거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든가, 아니면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양형을 굉장히 세게 받도록 한다든가 하는 내용을 저희가 다 제안했거든요. 그런데 안 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죠.

사실 저도 검사를 18년 했으니까, 제가 피해자로서의 법정에 서게 됐었을 때 그게 가장 공포스러웠어요. 얼마나 마녀사냥을 당할까. 피해자들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게 아마 그 부분이 아닐까 싶고, 빨리 국가가 자기 역할을 해야죠.

변영주: 피해 정황과 피해자가 평상시에 어떻게 생활했는가는 사실 전혀 연관관계가 없죠. 더군다나 우리 주인이는 친족 상태인 경우잖아요. 그럴 경우에 좀 더 주의 깊게 보아야 하는 것들이 있지 않나요?

서지현: 친족 성폭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고하기가 일반 사건보다 굉장히 어렵다는 점이에요. 2022년에 여가부에서 만든 성폭력 안전 실태 조사서를 보면,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 중에 몇 퍼센트나 신고를 하는지 조사한 내용이 나와있어요. 몇 프로 정도 되는 것 같으세요? 2.6%예요. 신고율이 굉장히 낮은데 거기서 친족 성폭력의 경우는 훨씬 더 낮다고 보면 돼요.

그리고 성폭력이라고 깨닫는 데도 한참 걸려요. 성인이 됐다고 바로 깨닫는 것도 아니에요. 너무 어려서부터 거의 그루밍 되다시피 ‘너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라며 당한 사람들은 성인이 된 이후부터 공소시효를 계산하는데요. 성인이 됐다고 깨닫고 바로 신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또 가족 관계라는 것은 대체로 죽을 때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친족 성폭력의 경우에는 특별히 공소시효를 없는 걸로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살인 같은 것도 공소시효가 없잖아요. 그래서 다른 성폭력은 몰라도 친족 성폭력만큼은 공소시효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죠.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어떤 공포는 필수적이라는 믿음

 

변영주: 다시 영화로 돌아가면요, 제가 감독님이랑 같이 관객과의 대화를 할 때 방법론에 대해 많이 물어봤던 것 같아요. 학교라는 공간은 다양한 시선이 있을 수 있고, 그 중에서 어떤 것을, 어떤 상황을 캡처할 것인가라는 건 연출가로서의 자기 선택에 달려있잖아요. 감독님은 학교에서 별로 좋지 않은 것들을 선택하지 않아요.

윤가은: 그렇죠. 전 (학교라는 공간이) 현실보다 아름다운 것 같아서요.

변영주: 그렇게 보실 수 있어요. 왜냐하면 저는 기본적으로 학교 안에 애들이 있는 것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지지가 않기 때문에… (웃음) 특히 그 장면 있잖아요. 주인이랑 친구들이 성적인 농담을 하는데, 굉장히 무방비하게 남학생들 뒷모습이 풀샷으로 보이는 장면이요. 저는 지금도 그 장면을 왜 그렇게 찍었을까, 그러니까 ‘아이들이 성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 이상하다’가 아니라 ‘왜 뒤에서 무방비하게 듣고 있는 남학생들의 등을 통해서 화면이 구성됐을까’가 궁금해요.

윤가은: 주위가 빼곡하게 들어찬 급식실에서 이야기를 하게 된 상황인데 그런 이야기를 숨어서 할 수도 있을 거잖아요? 은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이들끼리 모였을 때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이런 것을 생각했어요. 자료 조사를 할 때 느낀 것이기도 하고 브이로그들 보면서 느낀 것이기도 한데, 이런 이야기들을 아이들끼리, 특히 동성들끼리 같이 있을 때 비교적 더 편하게 한다고 느꼈고요.

그리고 제가 여전히 아이들이나 청소년한테 느끼는 굉장히 신선한 감각이 있는데요. 주변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어떤 순간들이, 특히 세상에 딱 자기들끼리 존재하는 그룹으로 있을 때, 그 순간 거기에서 발화되는 이야기들이 밖으로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하면서 막 터져 나가다 갑자기 세상을 인식하게 되는 어떤 순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길거리 다니다 보면은 청소년들은 몸을 잘 부딪히잖아요. 어른들은 오히려 움츠리고 조심하는데요. 저는 늘 이 경계가 흐릿하다는 인상을 받아요. 제가 어렸을 때 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마치 자기들끼리만 있는 것처럼 하다가 어느 순간 남들이 인식될 때 그 안에서 생겨나는 반응 같은 것들을 담고 싶어서 아마 꽉 찬 급식실에서 찍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돌이켜서 해보게 됩니다.

 

서지현: 다른 곳에서도 얘기하셨을 것 같은데, 처음에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윤가은: 10대 청소년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처음 몸으로 부딪히면서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사랑이나 연애,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어쩔 수 없이 이 이야기를 들여다볼 때, 저의 경험도 떠올리게 되고 친구들의 아주 사실적인 경험들 조사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여자 아이들이 겪는 성에는 아주 아름답고 풋풋하고 뭐 이런 경험만 있는 게 아니었는데요. 너무 공포스럽고 제어가 안 되는 폭력들, 불안한 요소들이 너무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이야기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더라고요. 제 의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것들을 바라보다가, 폭력적인 사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이것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저 역시 고통스럽게 느껴져서 한동안 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도망치다시피 하다가 왠지 모르게 코로나 시대를 직면하면서 세계가 끝나가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이라 이걸 들여다봐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나의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혹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내놓고 해야 되나하는 생각을 그 시기에 많이 하다 보니 이야기가 흘렀고요.

제가 십수 년 전에 단편 영화를 하나 만들었어요. 그때 제가 변영주 감독님의 오랜 팬이었어요. 대학생 때부터 팬클럽 회원으로 활동도 했었고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근데 멀리서 지켜만 보던 감독님이 제 단편 영화의 심사위원으로 오신 거예요. 그날 제가 관객상인가 받고, 아이가 주연이었는데 아이가 연기상을 받았었어요. 근데 감독님이랑은 말할 기회가 없어서 영화제 뒤풀이 끝나고 새벽에 감독님 가시는데 감독님이랑 얘기 한 번만 해보고 싶다고,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얘기를 듣겠다며 따라갔어요. 

근데 제 얼굴을 보시자마자 “너 영화 그렇게 찍으면 안 돼. 네가 정말 봐야 될 게 뭔지 알아?”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서 한 5분 동안 팩트 폭격을 날리셨는데, 그 안의 요지는 고통스러운 것을 바라봐야 하는 태도에 대한 것으로 제가 해석을 했어요. 왜 고통스러운 것을 바라보려고 하지 않지?’ 이런 식의 이야기였는데, 그때 그 말이 제 안의 무언가를 건드린 것 같아요. 그때도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는 못했어요. 그러면서 ‘영화가 판타지고 희망이지’라고 제가 안일하게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에 제가 가장 무서워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명랑한 피해자

 

서지현: 궁금한 점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영화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남성이 굉장히 어린 아이로 나와요. 그러니까 남동생과, 그래도 나았다고 치면 친구 수호가 있을 텐데요. 그래서 왜 그렇게 표현을 하셨을까 한번 듣고 싶습니다.

윤가은: 맞아요. 일단 동생 같은 경우는, 주인이가 어렸을 때 그런 일을 겪고 집이 발칵 뒤집히면서 그때부터 엄마가 많은 것을 배우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제가 생각했어요.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잘못한 건 뭐지,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집안을 다시 회복해야 하지, 어떻게 내가 이 아이의 회복을 도와야 하지, 나는 뭘 잘못했지, 남자아이가 태어났는데 얘는 어떻게 키워야 하지, 이런 식으로 엄마가 공부했기 때문에 지금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주인이는 일종의 자조모임에 10대가 가기 쉽지 않은데도 성폭력 피해자 모임에 가게 됐잖아요. 미도를 통해서 가게 된 것도 있지만 이 활동을 엄마가 모르지 않을 거고요. 이런 환경을 조성하려고 애를 쓰는 엄마와, 막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란 남동생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집에서 이 고통을 끝없이 보고 자란, 그리고 엄마의 대처를 보고 자란 남자아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남자아이의 삶을 그릴 필요가 있고, 남자아이들이 그렇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실제로 소수일지언정 저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믿음 안에서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변영주: 그런 친구들은 공동체에서 함께 양육을 해서 굉장히 큰 권력을 가진 어른이 됐으면 좋겠어요. (웃음)

서지현: 이 영화가 뻔하지 않잖아요. 뻔하지 않은데 뻔한 어떤 단어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피해자다움을 거부하는 주인이'.

변 감독님은 저랑 한 몇 년 알고 지내셔서 저를 잘 아시지만 주변 사람들은 저를 ‘명랑하다’고 하시거든요.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가정폭력 당하는 여자가 “나는 매는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제 친구가 그걸 보면서 저를 떠올렸다고 해요. 그래서 피해를 입었지만 저는 명랑한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그게 저를 지금 이렇게 살아있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피해자들이 명랑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점을 아름답게 표현해 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변영주: 감독님은 서지현 검사님께 궁금한 거 없으세요?

윤가은: 저는 사실 재판 장면 있잖아요. 그게 저한테 너무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수많은 영화들 속에 나오는 재판 장면들을 참고하고 실제 친한 변호인 친구들한테도 물어도 보고 조사하는 서류 같은 것도 받아보고 그랬는데요. 영화가 어쨌든 사실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이 최대한 실재하는 것 같은 상황들을 드러내야 되잖아요. 그래서 영화의 장면이랑 되게 동떨어진 공간에서 찍고, 심지어 주인이도 나오지 않는 장면을 왜 넣냐는 피드백도 들었었어요. 그래도 저는 이 장면이 이질적이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첨예하게 논의되는 현장의 모습을 담아야만 균형이 맞춰질 것 같았어요. 실제 피해자들은 주인이 뿐만이 아니라 미도 같은 친구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재판 장면의 묘사를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해요. 실제로 그런 재판이 어려운 이유가 공격을 드라마틱하게 하는 것보다도 너무나 일로서 처리하는 무심함 같은 게 느껴질 때, 이를테면 나한테는 죽고 사는 문제인데 가해자 쪽 변호인이 너무나 무심한 듯 행정 처리를 하는 것 같은 때가 너무나 큰 상처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건조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영화에서 가해 측 변호인 맡으신 배우님도 실제로 공개 재판에 몇 번이나 가서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실제 재판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했고, 어떻게 보셨는지도 궁금했고, 고쳐야 된다면 지금 고칠 수 없지만 어떤 점을 고칠 수 있는지도 너무 궁금합니다.

서지현: 진짜로 훌륭하게 잘 표현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의 두 가지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너무 크게 인신공격을 당해서 괴로운 경우와, 나는 고통이 너무 큰데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보이는 것에 대한 어떤 고통이 있겠죠. 저도 사실은 그 자리에 앉았었거든요. 그때 가해자들도 앉아 있는 상황에서 저희는 가림막을 요청했었어요. 그런데 그 법정이 영화에서의 법정보다 대체로 작아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법원인 중앙지법도 굉장히 작은데 거기서 칸막이를 해봤자 숨소리까지 다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상황에 대한 공포나 고통도 컸던 것 같아요.

변영주: 영화는 세트장에서 찍었죠. 우리나라에 지금 법정 세트가 두 군데인가 세 군데 있는데 기본적으로 다 굉장히 커요. 대법 재판관들 앉는 것처럼 으리으리해요. 그래서 보통의 평균적인 재판처럼 잘 안되는 게 있습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마음의 쓰레기를 줍는 사람

 

변영주: 남는 시간은 이제 질문을 받아볼까 해요. 두 분께 궁금하신 게 있으시면 자유롭게 질문해 주세요.

관객A: 저도 어렸을 때 가정 폭력을 당했고 이렇게 살아오고 있지만 그런 저에게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영화 보면서 궁금했던 게 해인이 학교가 가람초등학교고 주인이도 가람고등학교를 다니잖아요. 그리고 영화에서 강가를 걷는 씬이 많이 나오는데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강의 의미가 뭔지 궁금했고, 엄마가 아파서 수술하러 갈 때 주인이가 강가에 쓰레기를 모아서 들고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의도하는 건 뭐였는지 궁금합니다.

윤가은: 감사합니다. 우선 가람은, 제 영화에 초등학교가 많이 나오는데요. 늘 가람초등학교로 했어요. 아마 그 당시에 겹치지 않는 이름을 생각하다가 했던 것 같고, 고등학교 이름을 새로 지어야 되는데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이름이 같으면 한동네에 있는 느낌이 들 것 같아서, 이게 한 마을의 이야기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던 것 같고요.

천변이 영화에 주로 나오는데 이것은 아마 굉장히 한국적인 지리를 좀 더 가져오려고 하다 보니 그랬던 것도 같아요. 또 우리가 이런저런 힘든 일이 있고 오늘 좀 울고도 싶고 혹은 비밀 얘기도 하고 싶고 소리도 지르고 싶고 이랬을 때 옆에 자연이 있다는 게 저는 되게 좋은데요. 좀 인위적이지만 그래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어떤 것을 볼 때 마음이 괜찮아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큰 일탈은 아니지만 주인이가 나름의 쪽지를 받은 후 어쩔 수 없는 마음을 들고 땡땡이를 친 건데, 갈 수 있는 데는 없고 그냥 천변에 멈춰 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서 마음을 진정하려고 잠깐이나마 멍을 때리면서 생각을 하는 거예요. 마치 주인이는 흘러가는 강물처럼 살려고 하는데 거기에 자신이 만들지 않은 쓰레기들이 마음 안에 쌓일 수 있는 거죠.

주인이는 그럼 그 쓰레기를 보고 어떻게 하는 사람이냐 하면, 그냥 쓰레기 줍는 사람인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만들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강물을,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주인이를 상상하면서 많은 장면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B: 윤가은 감독님의 영화에서는 아이들이 정말 아이들 같이 말하는 것이 너무너무 신기해요. 예를 들면 태권도 씬에서 아이가 관장님한테 “저는 관장님 다 꿰뚫고 있어요”라든지요. 그런 말을 들을 때 어떻게 이런 대사를 썼을까 싶은데, 감독님이 아이들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어떻게 그런 대사를 쓰시는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윤가은: 그 장면 저도 제일 좋아하는 장면인데, 왜냐하면 그 대사를 제가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웃음) 그때 온 친구들은 배우 친구들인데요. 모아서 장면에 대한 책임감을 막 부여합니다. 이제 너희가 대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서 여기 관장님이고, 인사하고, 여기 막내고, 과자 먹으면서 관장님 숨겨놓은 거 찾았고, 관장님이랑 친하고, 이렇게 상황 설명을 다 해주고 관장님이 “이거 어디서 났냐” 그러면 네가 원하는 대로 장난 좀 쳐보라고 하면 아이들은 신나하죠. 그러면 스스로에게 자율권이 주어짐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돼요. 참고로 제가 거기서 제일 좋아하는 친구는 태권! 관장님 안녕하십니까 하는 친구인데, 그 친구는 실제로 태권도를 배우는 친구였고요. “너네 태권도장에서 인사하는 거 있지?” 물어봐서 그런 종류의 인사가 있다는 것을 제가 알고 있었고, “그것을 해보아라” 그랬더니 너무 좋아했고요. 참고로 그 친구는 장혜진 배우님의 아드님이십니다.

 

관객C: 저는 전작 〈우리집〉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가 유진이 손 따줬을 때 유미가 하나를 보는 그 눈빛이 너무 좋아서 그때 GV에서도 여쭤봤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이번 영화에서도 태선이 수술을 받고 나서 깼을 때 주인이의 손을 꼬집으면서 서로 눈을 마주칠 때, 대화는 없지만 그 눈빛이 이전에 세차장에서의 대화, 유라와 주인의 대화 이런 게 다 겹쳐져서 어떤 미안함이나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막 몰아치는데 저는 결국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느껴졌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디렉팅을 하셨는지, 배우분들께 “어떤 눈빛을 해 주세요”라고 하기 너무 힘드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장면이 나왔을까 궁금했어요.

윤가은: 그런 눈빛 디렉션을 태어나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상상해 보니까 너무 어려울 것 같고요. 디테일한 디렉션을 거의 안 주고 그냥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간단하게 하고, 오히려 혜진 배우님이랑 끝까지 첨예하게 고민했던 건, 담낭을 빼고 수술에서 막 깨어났는데 이 고통이 얼만큼의 고통인 것인가, 그러면 그것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악력으로 꼬집을 수 있지, 눈을 어느 정도로 뜰 수 있지 같은 것들이었어요. 이게 신체적으로 수술에서 깨어나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딸은 앞에 있고, 딸의 잘못은 알았고, 그것이 어떤 작용인지 엄마는 이해하고 있는데 동시에 나쁜 일이기도 하고, 이 모든 감정을 기술적으로 몸의 어떤 감각을 이용해서 해야 돼서 그런 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저도 막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감독으로서 담낭 제거 수술 후기 브이로그 같은 것을 보고, 그 맥락에 대한 이야기를 되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딸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 딸은 이렇게 엄마가 꼬집었을 때 어느 정도로 알게 될까, 이게 엄마에 대해서 어떤 마음일까, 혹은 여기까지 알까 말까 같은 이야기만 하고 나머지는 배우분들이 다 해주셨어요.

변영주: 저는 항상 하는 얘기 중에 하나가 ‘배우는 재능의 영역이다’ 이런 생각을 해요. 재능이 없지만 되게 노력을 했다고 그들은 맨날 거짓말을 하지만 배우는 재능의 영역인 것이 대부분이고, 여기서 가져가고 싶은 어떤 감정 또는 여기까지 왔던 사람들의 마음의 서사 또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를 열심히 설명해요. 그럼 그들이 그 상태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는 일을 하는 거고 그건 디렉션으로 되는 게 아닌 것 같거든요. “너무 깊이 갔어요”, “그럴 때 잠깐 딴생각도 해 주세요” 정도의 디렉션만이 가능한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건 배우가 어느 순간 해내야 되는 재능의 문제인 것 같아요. 

서지현: 저는 동생이 쓴 편지에서 ‘삼촌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구절이 제일 좋았어요.

변영주: 동생은 마지막에 우리에게 굉장히 큰 선물을 주죠. 이놈의 나라가 희망이 있구나 이런 생각을요. 제가 별로 쓰지 않은 말 중에 ‘미래 세대’라는 말을 잘 안 쓰는데. 왜냐하면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전달하는 것 같아서요. 근데 (동생은) 진정한 미래 세대입니다. (웃음)

서지현: 모든 피해자들이 그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가해자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변영주: 그렇죠. 저는 마지막 장면을 되게 좋아해요. 강물에 들어가서 살포시 퉁 하고 쳤더니 파장이 쫙 일어나는 것처럼, 주인의 꼴불견 같은 모습과 또 시끄러운 모습과 그리고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자기를 설명하기 위해서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과 그러면서 불안해지는 눈빛과 이런 모든 것에 반응하며 자기 심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그녀를 지켜봤던 공동체의 일원들의 조그만 목소리들까지 모두 좋았습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사과를 사과 그 자체로 대하기

 

관객D: 포스터를 그렇게 잘 유심히 보는 편이 아니어서요,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포스터 속 주인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 이런 부분들이 궁금하고요. 장미꽃이랑 사과가 원래는 포장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얼음 안에 갇혀 있는 것 같아요. 포스터 속 요소들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윤가은: 사실 포스터에는 제 의견이 하나도 안 들어갔어요. 스튜디오 ‘빛나는’의 박시영 실장님의 작품입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주인이가 아주 다양한 면모를 가진 아이라는 매력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셔서, 주인이가 가운데 있고 다양한 정체성으로 존재하는 이 아이가 전부 다 하나의 아이라는 것을 표현하고자 수많은 주인이로 두르신 것 같아요. 저도 이 포스터를 처음 받았을 때 다 핀 꽃들이 얼음이 됐고 안에 사과도 얼음이라서 여쭤봤었어요. 지금은 꽝꽝 얼어 있을 수 있지만 나중에 봄이 오면 얼음이 녹아서 또 다른 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아직 다 피지 않은 봉우리들도 있습니다. 주인이 속에는 그런 양면이 다 있어서 완전히 꽃 핀 부분은 아니라는 해석을 하셨던 것 같아요.

 

관객E: 감독님 사랑합니다. 각설하고 질문을 드리자면 사과가 계속 나오잖아요. 선생님도 처음에 사과를 주셨고 수호도 사과주스를 주고 남자친구인 찬우도 사과 탕후루 같은 걸 주는 게 나왔던 것 같고 계속 사과들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나오는데요. 또 친구는 후반부에 그 사과가 별로 호불호가 안 갈리는 과일인데 그걸 왜 싫어하냐고 말하면서 트라우마 같은 신체 반응과도 연관시키고 자기 말실수라고 생각하는 것도 같아요.

실제로 왜 주인이가 사과를 싫어하는지 끝까지 나오지 않는데요, 제가 받아들인 바로는 사과가 실제로 성폭력 트라우마랑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친구가 말한 것들 때문에 내가 사과를 싫어하게 된 것이 일부 진실이라 자기 의심이 생긴 것도 같아요. 타인에게도 사과는 되게 친밀한 사이들이 다 주고 있는 것들이고 일상 속에 있는 것들인데 그 당연한 것을 내가 왜 싫어하는지 드러내야 되는 것 자체가 내가 예민한 사람이 되는 것 같고 나를 뾰족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니까 거기에 대응하는 방식들을 주인이가 구축해 온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제가 읽은 바 외에 사과의 의도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윤가은: 저는 진짜 간단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너무 좋은 해석을 해 주신 것 같고요. 그 다층적인 해석을 원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과가 그래서 어떤 트라우마의 순간이랑 연결됐는지, 그것이 성폭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근데 사실 어릴 적에 먹고 너무 체해서 그럴 수도 있거든요. 혹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사과 줬더니 너무 싫어하길래 그때부터 사과 안 좋아한다고 결심할 수도 있고요. 아니면 그냥 맛이나 식감 이런 게 싫어서 그럴 수도 있고요. 그 모든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한테 모든 것을 그 원인으로 환원하는, 상처로 환원하는 선입견이 있는데 그렇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물음표로 남겨놓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해 주신 모든 해석들에 다 동의하는 바이고요. 그 밖의 여러 해석도 다 제가 궁금한 상황입니다.

관객F: 저는 서지현 검사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마지막 장면 보면서 검사님이 되게 많이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오늘 GV도 꼭 오고 싶었어요. 사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2018년이 제 인생의 분기점이거든요. 그때를 기점으로 저도 검사님을 보고 더 이상 말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몸이 돼 버려서 저도 친족 성폭력을 고소하고 유죄까지 받아내 승소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쪽지 내용이 ‘너는 나를 영영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영원히 기억할 거야, 고마워’라고 하는데 그 말을 검사님께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영화에서 보면 아빠가 주인이를 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2차 가해를 무의식 중에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화를 내면 오히려 지나치게 반응해서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았고, 그렇다고 무응답으로 무시를 하자니 제가 막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검사님께서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대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서지현: 검찰이라는 조직이 굉장히 조직 우호적이에요. 사실은 제일 고통스러웠던 경험은, 정말 친하게 지냈던, 내가 10년 넘게 언니라고 불렀던, 내가 피해를 입었을 때 상담까지 하고 고민을 토로했던 사람이 그때 법원에 증인으로 나가서 쓴 진술 조서를 처음 봤는데 새빨간 거짓말을 해놓은 거예요. 법정에서 그걸 가해자 측 변호사가 보여줬는데 두 손 두 발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그걸 본 이후에 뭐라고 증언을 하고 나왔는지 뒷부분이 기억이 안 나요. 이후에 제가 거의 한 달을 일어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그 사람은 약간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제가 굉장히 친하게 지내는 다른 검사들도 많이 있었어요. 여행도 같이 다니고 맨날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하던 검사들이요. 그들 중에서 지금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이 한 명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검찰에서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기 때문에 이 배신자와 연락을 했을 때, 혹시라도 검찰에서 알았을 때 자기에게 올 수 있는 불이익을 막기 위한 거겠죠.

그래서 그냥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인간은 참 비루하다. 인간은 너무나 비루해서 굳이 앞으로 나를 이해해 주겠지’, ‘나를 사랑으로 대해주겠지’ 생각하며 기대할 만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너무 화가 났지만 나중에 ‘그 사람, 참 비루하고 불쌍한 인간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어요. 그래서 어떤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마음 가는 대로,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아서 잠이 안 오면 얘기해야 하는 거고, 내가 그냥 ‘이거 참 비루하다’라고 넘어갈 수 있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변영주: 이제 마쳐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이 작품이 개봉한 이후에도 오래도록 극장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한국 영화가 완전히 망한 것은 아니구나, 시스템이 완전히 이상해진 건 아니구나 싶어요. 극장에서 상영되는 동안 계속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지현 검사님, 올해 이렇게 많은 분 앞에 앉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잖아요. (웃음) 한 말씀 해주시죠.

서지현: 이렇게 좋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 더 많이 소문내 주셔서 더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윤가은: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어떻게 이렇게 모시게 됐는지 너무너무 영광이고요. 어떤 물결 속에서 어떤 생각들을 우리가 같이해 나가면서 앞으로 나가려고 엄청 애를 쓰고 있고, 이 작품 만드는 동안 이런저런 부침이 있었는데 그래도 이게 세상에 나와 어떤 누군가를 만날 수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여러분 집에 가시는 길 안전하게 돌아가시고, 또 주변 분들과 다정한 이야기 나누시면서 좋은 시간들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변영주: 정말 감사드리고요. 여러분 이제 2025년이 한 달 조금 남았죠. 최선을 다해서 행복해지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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