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맑은 세상 〈나는보리〉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6월 13일(토) 오후 2시
참석 김진유 감독|배우 김아송, 이린하, 곽진석, 허지나, 황유림
진행 김현민 영화 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무더위가 훌쩍 찾아온 여름 날, 인디스페이스에는 〈나는보리〉의 포스터만큼이나 청량한 공기가 감돌았다. 보리네 온 가족과 친구 은정까지 총 출동한 자리였다. 영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가족’이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던,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날을 모래알만 헤이며 잔뼈가 굵”었다던 백석의 시구가 절로 떠올랐다. 착하고 맑은데 그래서 힘이 있는 영화, 장애 여부를 뛰어넘어 모두 다 함께 한 세상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주는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김현민 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김진유 감독, 보리 역의 김아송 배우, 정우 역의 이린하 배우, 아빠 역의 곽진석 배우, 엄마 역의 허지나 배우, 은정 역의 황유림 배우를 만났다.
김현민 영화 저널리스트(이하 김현민):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저널리스트 김현민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정말 더웠는데 이 영화를 보러 이렇게 발걸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수어 통역하고 계시는 김홍남 님, 문자 통역하고 계신 박은아 님께 박수 한 번 부탁드릴게요. 이제 감독님과 배우 분들 모셔볼게요. 감독님부터 한 분씩 오늘 와주신 관객 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김진유 감독(이하 김진유): 안녕하세요. 저는 〈나는보리〉를 연출한 김진유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배우 김아송(이하 김아송): 안녕하세요. 저는 〈나는보리〉에서 보리 역을 맡은 김아송입니다.
배우 황유림(이하 황유림): 안녕하세요. 〈나는보리〉에서 은정 역을 맡은 황유림입니다.
배우 이린하(이하 이린하): 안녕하세요. 저는 〈나는보리〉에서 액션배우 나정우 역을 맡은 이린하입니다.(관객 웃음)
배우 곽진석(이하 곽진석): 안녕하세요. 아빠 곽진석입니다.
배우 허지나(이하 허지나): 엄마 허지나입니다.
김현민: 오픈채팅방에 벌써 많은 분들 들어오셨고, 메시지를 보내고 계세요. 중간중간 보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GV라고 들었거든요.
김진유: 오늘 거의 마지막 GV가 될 것 같아요. 이 와중에 1만 관객이라는 숫자를 보게 되어 무척 기쁘고요. 오늘 많이 찾아주셔서 굉장히 감사합니다.
김현민: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가끔 생기잖아요. 저는 이 영화가 그랬거든요. 감독님이 워낙 연출을 잘하신 것도 있고 좋은 이야기인 것도 있지만, 배우 분들 연기도 너무나 공을 들인 영화인 것 같아요. 어린이 배우 분들께서 너무 연기를 잘 하시고 또 자연스럽게, 예쁘게 하셔서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고, 실물로 보고 싶었거든요. 이 영화를 하면서, 또 관객 분들을 만나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셨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김아송: 저는 이 영화 GV를 다니면서… GV가 제 생각보다는 꽤 많았거든요. 때마다 오시는 분들 반응이 좋아서 좀 기뻤던, 그런 일이 계속 벌어져서 좋았습니다.
김현민: 사실 이렇게 큰 롤을 맡은 게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연기하면서 어떤 어려움은 없었는지 대답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아송: 제가 그 전에는 영화보다는 광고를 찍었거든요. 광고를 찍으면 카메라를 보고 얘기를 하니까 당연히 영화도 카메라를 보는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카메라 보는 게 아니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알았어요, 카메라를 보면 안 된다는 걸.
김현민: 약간 아이돌 스타일이네요.(웃음) 굉장히 자연스럽고 좋은 연기를 보여줬고, 또 황유림 배우도 제가 보면서 정말 감탄했거든요.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대사 연기를 할까. 연기하면서 어떠셨는지, 어떤 점에 중점을 뒀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황유림: 영화 말투가 자연스럽다고 하셨는데 저는 저게 제 현실 말투라서.(웃음) 그냥 정말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고. 사실 저도 대사를 이렇게 많이 하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좀 부담이라고 해야 되나, 아니 부담은 아닌데.(웃음) 어색했던 것 같아요. 그게 조금 어려웠던 것 같고. 그래도 감독님이 말씀을 잘 해주셔서 잘 넘겼습니다.
김현민: 사실 어린이 배우 분들과 소통하고 디렉션하는 게 어려운 거거든요. 감독님은 현장에서 어떻게 소통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진유: 특별히 제가 연기에 대해 디렉팅을 하지는 않았어요. 본인들이 배우로서 해석한 연기를 보고, 그게 제가 생각했던 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터치를 안 하는 방향이었고. 워낙 잘 하는 친구들이기도 했고요. 본능적으로 연기를 잘 하는 친구들이어서 그건 어렵지 않았어요.
김현민: 화면에 얼굴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무해하고 마음이 환해지고, ‘힐링’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건 싫지만, 정말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아까 스스로를 액션배우라고 소개하신 이린하 배우께서는 이번 영화 경험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영화를 찍으시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거나 혹은 즐거움이 있었거나.
이린하: 어려움은 이빨 뺄 때 아빠에게 이마를…
김현민: 맞을 때?
이린하: 네.(웃음)
김현민: 전 정말 좋아하는 장면인데.
이린하: 세 테이크를 했는데 거기서 두 번은 안 때리셨어요. 근데 마지막에…(웃음)
곽진석: 됐습니다, 여기까지.(관객 웃음)
이린하: 때리셨어요.(관객 웃음)
김현민: 근데 안 때리고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이린하: 그냥 이렇게 하시면 제가 뒤로 날아가는 거였는데, 근데 갑자기 마지막에 훅! 날아와서 여기를 빡! 맞으니까…(웃음)
김현민: 아버지께서도 액션배우시잖아요.
곽진석: 그래서 세 테이크 만에 오케이 컷이 났고요.(웃음) 연기가 처음인 친구라 제가 한 번 리드해봤는데 부작용을 좀 초래했네요.(관객 웃음)
김현민: 근데 저도 어렸을 때 집에서 그렇게 이 뽑았거든요. 그런 디테일한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따뜻함을 환기해주는 영화였고요. 여기에 “코코는 원래 낯을 안 가리나요?”라고 쓰신 분이 계신데 코코는 두 분의 반려견이죠?
허지나: 아, 네. 저희는 실제 부부입니다. 실제로도 같이 살고 있고요. 함께 나온 강아지는 저희 반려견 코코입니다. 코코가 원래 좀 차분하고 얌전한 성격이긴 해요.
김현민: 두 분이 영화에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호흡을 선보이는데, 선량해 보이는 이미지가 좋았어요. 중간중간에 자녀들과 함께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을 쓰다듬는다든가, 되게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디테일한 부분이 좋았거든요. 그런 태도에 어떻게 접근하셨는지 좀 들어보고 싶어요.
허지나: 디테일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의도와 생각은 별로 안 한 것 같고요. 실제로 저희가 가족처럼 친했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었어요. 그 시간이 만들어준 우리끼리의 무언가 같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습니다.
곽진석: 제가 영화를 16년째 하고 있는데 선량한 표정을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온갖 나쁜 짓을 영화에서 많이 해서 비열한 미소만 짓다가 이번에 아이들한테 힘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이 실물 깡패잖아요. 그래서 제가 깡패가 못 된 것 같아요.(웃음) 이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그런 웃음이 나오고, 그래서 딱히 계산하지 않아도 연기들이 나왔고. 진짜 쓰다듬고 싶고 안아주고 싶을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도움을 많이 받았죠.
김현민: 워낙 호흡이 좋고 사랑스러워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눈빛들이 영화에 담긴 것 같은데, 환경을 만들어주는 건 감독이거든요. 현장의 수장인 리더가 경직되게 만들면 배우들끼리도 편하게 친해지지 못해요. 근데 감독님이 굉장히 편안하게 현장을 만드셨던 것 같아요.
김진유: 연출부의 덕인 것 같아요. 저는 화면을 보느라 직접적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할 때, 연출부 친구들이 열심히 해줬어요. 그리고 더 말씀 드리자면, 아이들이 영화 속 인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다섯 테이크에서 많으면 일곱 테이크 정도는 들어가야 영화 속의 보리, 정우, 은정이가 나오는 시점이 있어요. 그래서 그 전에 첫 날 촬영 후 연출부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했어요. 테이크를 여러 번 가게 될 것 같고, 잘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을 때 흔쾌히 동의한 스태프들이랑 같이 했기 때문에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김현민: 채팅방에 어떤 분이 "대국민 짜장면 먹기 프로젝트 1탄!" 이렇게 쓰셨어요. 저도 이 영화 보고 나서 짜장면 시켰거든요. 근데 또 어떤 분께서 “탕수육은 왜 ‘부먹’인가요?”라고.(웃음)
김진유: 저는 사실 ‘찍먹’이거든요. 그런데 상 위에 다 올려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부먹을 선택한 것이고요. 실제로 먹었던 곽진석 배우의 말을 빌리자면 “찍먹이나 부먹이나 주문진의 탕수육은 맛있다”.
곽진석: 튀김이 잘 되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주문진의 탕수육은 맛있습니다.(관객 웃음)
김진유: 제가 영화 〈나는보리〉를 쓰고 지금까지 기적 같은 순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고 싶은 게 뭐냐면, 이 배우들이 짜장라면 CF를 찍는 역사가 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혹시 관계자 분들 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현민: 두 분이 아주 맛있게 잘 드시더라고요.
이린하: 감사합니다.
곽진석: 세 봉 깠습니다, 세 봉. 둘이서.
김현민: 아, 둘이서 세 봉을. 정말 배고팠나 봐요. 그 장면 찍을 때.
김아송: 아뇨, 배 안 고팠어요. 촬영하면서 먹으니까 되게 맛있더라고요.(웃음)
김현민: 지금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 영화의 자막인데요. “소리가 들리는 부분의 자막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데 그 기준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들도 있어요. 눈썰미 있으신 분들은 다 느끼셨겠지만 처음에는 자막이 단어의 형태로 나오다가 뒤로 갈수록 문장의 형태가 되잖아요. 의도를 좀 들어볼까요?
김진유: 이 영화를 보시면 수어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단어들의 조합으로 수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측면이 있고. 자막을 자세히 보시면 처음에는 단어 형태였다가 나중에는 문장 형태로 들어가게 되는데, 보리의 감정을 이런 형태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수어를 단어 형태로 느끼다가 문장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보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고요. 소리가 분명히 있지만 해석하지 않은 이유는… 이 영화를 해석할 때 불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이었어요.
김현민: 방금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보리는 정식으로 수어를 배운 적이 없는데 가족들과 살아가다 보니까 습득하게 된 케이스잖아요. 그런데 그 과정 속 어떤 마음속의 분투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보리가 느끼는 외로움에 공감을 할 수 있었거든요. 관객분들께서도 “처음부터 보리의 소원이 같은 소원이었는지” 물어보시고, “김아송 배우님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소외감 표정 연기와 눈빛이 생생하다.”, “보리가 집에 있으면서 느끼는 외로움이 어른들이 세상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아닐까.” 이런 메시지도 남겨주셨어요. 다 비슷한 맥락의 질문이란 생각이 드는데. 처음부터 보리의 소원은 그대로였던 거죠?
김진유: 네. 이 영화의 출발은, 제가 ‘수어로 공존하는 사회’라는 행사에 참석했을 때 현용욱이라는 분이 “어렸을 때 소원이 소리를 잃는 것이었고, 그 소원이 이루어져서 농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그게 너무나 행복하다”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 역시 농인 가족과 살면서 ‘아, 나도 어렸을 때 소리를 잃고 싶다는 생각한 적이 있는데.’ 싶어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고 영화 속 소원은 처음부터 그대로였습니다.
김현민: 이 영화가 저에게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그만큼 제가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보리의 소원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아서,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 “〈나는보리〉라는 영화가 있다. 보리라는 아이가 있고, 자신만 빼고 다른 가족들이 다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이 아이의 소원이 무엇일까?”하고 퀴즈를 냈어요. 그랬을 때 거의 99%가 “가족들이 듣게 되는 것”을 소원으로 빌 거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아송 배우님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셨을 때 보리의 감정에 대해서 공감을 하셨나요?
김아송: 저는 공감이 되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보통 들리지 않으면 들리게 되는 걸 원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보리는 소리를 잃고 싶은 아이인 거예요. 되게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확 끌렸어요. 그리고 촬영하면서는 저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 같고요. 원래는 보리처럼 생각을 깊게 하지는 않고, 발랄하고 활발한 성격인데 〈나는보리〉를 찍고는 나도 이런 면이 있구나 알게 됐어요.
김현민: 친구 역할을 하신 황유림 배우님도 이 보리의 소원을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려고 하는 역할이잖아요. 시나리오 봤을 때 이 감정에 대해서 혹시 공감을 했는지? 외로움과 소외감이라는 감정이잖아요.
황유림: 제가 오디션을 봤을 때 먼저 보리 역할을 훑어보고 다음에 은정이를 봤어요. 그런데 정말로 말씀하신 것처럼 ‘은정이가 조력자가 되겠구나, 그럼 나는 조력자가 되자’ 이렇게 생각해서 은정이한테 끌렸어요. 진짜 제 말대로 딱 조력자더라고요. 대본을 본 순간 ‘아, 그러면 나는 어떻게든 얘가 소리를 잃게 해야겠다’(웃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친구 머릿속에 들어갈 수 없잖아요. 그래서 ‘얘가 이런 감정을 느낄 정도면 대체 얼마나 소리를 잃고 싶었을까’ 이런 감정이 들어서 어떻게든 도우려고 했을 것 같아요.
김현민: 너무 든든하고 믿음직한 친구네요. 그래서 보리가 처음에는 이어폰으로 큰 노래를 듣고 그 다음에 우연히 해녀의 뉴스를 보고 물속에 뛰어드는 방법을 택하게 됐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게 되신 거예요?
김진유: 시나리오를 쓸 때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상상할 법한, 수위가 세지 않은 행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변에서 피드백을 받을 때는 바늘로 귀를 찌르라는 말도 들었는데 이거는 너무 세고 제가 생각한 톤이랑 안 맞았어요. 보리라는 인물이 우연히 발견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길 바랐고 때마침 배경이 바닷가 마을이니 이런 설정을 넣게 되었어요.
김현민: 어린이가 주인공인, 또 어린이의 고통과 고민을 담은 영화들이 폭력적으로 되기 굉장히 쉬워요. 그런데 이 영화엔 그런 것들이 다 거세되어 있어서 안심하고 봤거든요. 보리가 무슨 일을 해도 불안하지가 않은 거예요. 안전장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이린하 배우가 했던 대사 중에 제가 또 듣고 깜짝 놀랐던 대사가, “소리 듣고 싶냐”고 누나가 물어보니까 “소리를 듣고 싶다기보다는 친구들이 수어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잖아요. 기억나요?
이린하: 네.
김현민: 그때 정우의 심정은 어땠을지 생각해봤어요?
이린하: ….
허지나: 초3이거든요.(관객 웃음)
김현민: 정우도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잖아요. 이린하 배우는 정우라는 아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게 궁금했어요. 정우는 어떤 애인 것 같다.
이린하: 그냥… 활발한 애?
김현민: 활발한 애. 실제로도 굉장히 활발한 것 같아요. 저는 그 장면에서도 또 한 번 인식의 균열이 팍 일어났거든요. 배우 분들께서는 수어를 열심히 배우기도 하셨는데, 이 영화에 참여하시면서 저처럼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든가 느낀 점이 있으셨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허지나: 아무래도 이 영화를 찍고 GV를 다니면서 변하게 된 것 같은데, 농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 같아요. 저희 영화가 좋은 것도 청인과 농인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잖아요. 굉장히 열심히는 아니지만 수어를 찾아보면서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김현민: 관객분이 “허지나 배우님은 얌전한 배역의 모습이 유튜브 속 모습과 달라 놀랐습니다”라고.(웃음) 어떤 모습이죠, 유튜브에서는?
허지나: 제가 유튜브에서 ‘허지나의 터푸 라이프’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님, 감사합니다.(웃음) 사람마다 다양한 면들이 있잖아요. 실제 제 모습은… 어떤 걸까요? 궁금하시면 찾아보세요.(관객 웃음)
곽진석: 오늘 영화를 좋게 보셨다면 유튜브를 보시면 안 될 것 같아요.(관객 웃음) 이 감정을 오래 간직하고 계시다가 혹시나 다른 모습이 보고 싶으시면 그때 찾아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좀 많이 달라요.(웃음) 저도 그 전에 알지 못했던 농 문화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고, 깨달은 것도 많아요. GV를 다니면서, '지금껏 한 작품 중 가장 큰 배역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없어서 아쉬웠겠어요'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근데 수어도 언어잖아요. 수어도 우리가 쓰는 언어 중 하나이니 저는 사실 대사 양이 굉장히 많았던 거죠. 그동안 했던 작품들 중에서 가장 대사가 많았고, 그래서 기쁘게 언어를 습득하기도 했어요. 저 또한 그런 지점들을 깨닫는 것 같아요.
김현민: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얼굴 표정, 몸동작, 어떤 뉘앙스 하나까지 다 언어인데 너무 말만 언어로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미권 외국인들이 다른 나라에 가도 영어로 얘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굳이 다른 언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이 없는 거죠. 저는 그것도 일종의 특권 의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여태까지 제가 수어를 배울 일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기회가 닿으면 한 번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감독님께서는 이 영화를 만드시면서 어떤 것이 가장 큰 목표였나요?
김진유: 장애를 바라볼 때 조금 불편한 혹은 측은한 마음이 있잖아요. 그 부분을 가장 없애고 싶었고요. 또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그래도 다른 농인을 만났을 때 좀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다른 영화에서 장애를 소비할 때 신파적으로 감정을 몰아가거나 그런 장치로 활용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 게 아니라 농인, 장애인, 비장애인 다 똑같이 살아가는 사람, 똑같은 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김현민: 또 하나, 보리가 듣지 못하게 되었다고 연기할 때 아빠가 옛날 얘기 하면서 “네가 태어나서 울지도 않고 눈만 꿈뻑꿈뻑해서 네가 듣지 못하는 줄 알고”라고 한 뒤 ‘슬펐어’라고 할 줄 알았어요. 근데 "기뻤어"라고 하는 거예요. 우리와 같아서. 그것 또한 제가 편견이 있었다는 걸 깨닫고 충격을 받았거든요. 이 이야기의 핵심은 보리가 느끼는 소외감이잖아요. 그 소외감을 이해해야 보리의 행동들이 이해가 되는데 가족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표현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거든요. 김아송 배우는 감독님과 얘기를 한 게 있어요?
김아송: 자세히 얘기를 하지는 않았고요. 촬영 전날 대사를 훑어보는데, 저도 솔직히 제 대사만 봤지 아빠 대사는 잘 안 봤거든요. 그래서 촬영을 했을 때 저도 좀 놀랐어요. ‘아, 이런 거구나’하고 깨달았어요. 촬영하기 전에 엄마랑 가끔씩 대화를 했는데, 그때는 좀 걱정이 돼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제가 잘 연기를 못할 것 같았거든요. 첫 작품이기도 하고 그렇게 저와 다른 모습을 연기해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부담이 되기는 했어요.
김진유: 그때 보리 아빠가 했던 대사는 실제로 제가 만난 농인 분들의 한 80% 정도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에요. 저도 얘기 들으면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2014년도 이후에 농인 분들을 굉장히 많이 만났거든요. 그러면서 제가 깨달은 것들, 그 합이 〈나는보리〉가 된 것 같습니다.
김현민: 감독님께서 영화적인 시선으로 보리의 소외감을 표현하고 있는 컷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컷은 보리가 터미널에서 표를 사서 나왔는데 엄마랑 동생이 막 장난치면서 놀고 있잖아요. 그 컷이 저에게는 대표컷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렇게 의도하신 장면들이 또 있는지 궁금해요.
김진유: 아무래도 저는 모기장 신일 것 같아요. 모기장 장면들이 저한테는 되게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김현민: 네, 그 여름밤의 공기와 일상의 소음만 들리는 그 장면들이 정말 마음이 편안해져요. 정말 바쁘게 손으로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정말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어떤 분께서는 “린하 배우님은 실제로도 축구를 잘 하시는지” 질문해주셨어요.
이린하: 제가 생각하기엔 중간인 것 같습니다. 잘하지도 않고 못하지도 않고.
김진유: 실제로 축구팀에서 에이스였고요. 지금은 다리 부상이 있어서 축구를 당분간 쉬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김현민: 겸손하시기까지.(웃음) 또 각자가 명장면 명대사도 물어보시네요. 배우 분들도 어떤 장면을 좋아하는지 들어보고 싶더라고요.
김아송: 저는 아빠랑 낚시터에서 얘기할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 때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 얘기를 듣다보니 공감이 되는 거 같았어요.
황유림: 양심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저는 제가 나온 컷으로.(웃음) 장덕리 800년 된 나무에서 촬영할 때 거의 삼십 분을 보리랑 술래잡기 하면서 기다렸어요. 노을이 예뻐질 때까지 멀뚱멀뚱 놀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까 그 장면이 너무 예쁜 거예요.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김현민: 방금 말씀하신 장면도 그렇고 처음에 보리가 단오제에 가서 엄마아빠 잃어버리는 장면들이 주술, 마술 이런 느낌도 나면서 유년기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몇 편이 생각나는 부분도 있었어요.
김진유: 할리우드 영화 저도 정말 좋아하는데요. 사실 영화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제가 좋아했던 영화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이었어요. 〈파이트 클럽〉이나 〈메멘토〉, 〈식스 센스〉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될 줄은… 저도 신기한 것 같고요.(웃음) 그래서 영화를 좀 더 커 보이게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적은 예산이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고. 좀 더 부풀려서, 미화시킨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해야 좀 더 영화가 커 보이고 보는 분들도 시원함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김현민: 그런 느낌이 영화에서 많이 들었어요. 린하 배우님도 좋아하는 장면은 본인의 장면인가요?
이린하: 네.(관객 웃음)
김현민: 어떤 장면이죠?
이린하: 아빠한테… 이마 맞을 때요.(관객 웃음)
김현민: 그 얘기 계속 하시는데 마음에 맺히셨나 봅니다.
이린하: 네, 그렇습니다.(웃음)
김현민: 사과를 하세요, 이참에 공개적으로.(웃음)
곽진석: 매번 GV 때마다 사과를 하는데 안 풀리시나 봐요.(관객 웃음)
김현민: 곽진석 배우님은 어떤 장면이 마음에 남으셨어요?
곽진석: 꼽는 장면은 항상 달라지긴 해요. 매번 볼 때마다 달라지고. 오늘은 모기장 신이 떠오르는데, 시나리오를 볼 때는 자각하지 못했는데 그 장면을 찍으면서 느낀 것이, 이렇게 화목한 가정도 각자 자기 할 말만 하는구나.(웃음) 보리는 자기 걱정하고, 정우는 또 자기 수술 걱정하고. 엄마아빠도 자기들 입장에서 아이들 걱정을 하면서 자기 할 말만 하거든요. 그래서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 재미가 있었어요.
김현민: 그렇네요. 근데 가족이란 원래 그렇잖아요, 그쵸? 그런 부분 때문에 이 영화가 더 리얼했던 것 같아요. 허지나 배우님의 장면은요?
허지나: 개인적으로는 낚시터 장면을 좋아하는데 그 다음으로는, 자는 장면들이 많잖아요. 자고 일어나서 서로 부비적거리는 장면이 많은데. 그런 장면 하나하나가 다 너무 자연스럽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김현민: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서로 매미처럼 붙어있는 모습으로 이 영화의 공기를 보여주면서 영화가 시작하는 것 같아요. 눈에 띄었던 부분은 인테리어였어요. 그리고 인물들이 입고 다니는 옷이요.
김진유: 다 실제로 입는 옷들, 가지고 있는 옷들로 구성을 했고요. 배우 어머니들이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해주셨어요. 이런이런 옷이 있는데 어떤 게 좋을까요, 물어봐 주셨고 저는 선택을 하면 됐거든요. 사실 저희는 예산이 많이 없으니까 실제로 가지고 있는 옷들로 활용을 해야 하는데 이게 영화랑 잘 맞으니까 너무 좋았죠. 의상 팀은 따로 없었고 어머니와 배우 분들이 다 직접 코디하셨어요. 곽진석, 허지나 배우 같은 경우는 “동묘시장에서 2천원에 샀어” 하면서 의상 보여주고 그랬습니다.
김현민: 좀 재미있는 질문을 주신 분이, “은정이가 빈 소원은 무엇이었을까요?”라고 하셨는데요. 뭘까요?
황유림: 네, 뭘까요?(관객 웃음) 아까도 말씀드렸듯 영화 속의 은정이가 저고 현실 속의 제가 은정이 같아요. 그래서 은정이 머릿속에 들어가 보자면, 정우 담임 선생님 얘기를 하잖아요. 교문 들어가면서 ‘저 선생님 너무 잘생기지 않았어?’라고. 그 선생님이 저희 담임 선생님으로 오셨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빈 것 같습니다.(웃음)
김현민: 되게 디테일하네요. 거기에 대해서 감독님과 얘기한 적은 없나요?
황유림: 따로 얘기한 건 없고요. 화면에 육성이 안 담기잖아요. 그래서 감독님이 다른 소원 빌어도 되니까 진심으로 빌어 줘, 하셨어요.
김현민: 친구를 사귄다면 은정이 같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써주신 분도 계셨어요. 또 “농문화를 자세히는 모르지만 수어를 쓰는 수화인과 말을 하는 청각장애인인 구화인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 구화인들의 평도 궁금하다고 해주셨는데요. 좀 설명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김진유: 네, 청각장애인은 의학적으로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고요. 그 안에서도 인공 와우 수술을 해서 살아가는 청각장애인이 있고, 수어를 사용해서 살아가는 청각장애인, 크게는 이렇게 두 분류로 나뉘게 돼요. 일단 이 영화는 농인 기준의 삶을 얘기하는 부분이 커요. 농인으로 태어나서 농인으로 살아가는 삶, 이런 삶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고요. 저도 인공 와우 수술 반대하지 않아요. 각자 상황에 맞춰서 인공 와우 수술을 선택하는 사람과 농인으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이 선택권을 본인한테 줬으면 좋겠어요. 인공 와우 수술 같은 경우는 보통 5살 이전에 수술을 해야 하거든요. 소리를 인식하는 훈련을 또 해야 되고요. 그리고 실제로 그 기계를 유지하려면 1년에 한 번은 수술을 꼭 해야 하고 그 비용 또한 거대해요. 그런 것들을 무시하지 못하잖아요. 인공 와우 수술 자체가 금전적으로 저렴해지거나 모두가 유지할 수 있는 비용이 있다면 좋겠지만요. 그래서 농인으로 태어나서 농인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말하고 싶었어요. 저도 거기에 대해 안 지 얼마 안 됐지만요. 구화인들께서도 스스로 정체성의 혼란을 가지시더라고요. 오로지 청인 문화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농인 문화도 아니고 어떤 어중간한 지점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끼시고요. 나는 농인인가 아니면 청인인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시더라고요. 제가 만났던 분들은 수술의 선택권을 받은 경험이 없는 분들이셨어요.
김현민: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자체도 워낙 아름답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제가 몰랐던 시선들을 알게 되어서 역시 저한테는 영화가 스승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라는 매체가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고요. "보리가 매일 등교할 때 소원을 빌고 악마의 눈(나자르 본주)을 믿으며 지니고 있다가 엔딩에서 악마의 눈을 바다에 던지는 모습이 가족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인상 깊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도 이 장면의 여운을 느꼈는데 연기하신 배우님은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김아송: 저도 그 대본을 보고 그 동안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털어버린다는 마음으로 나자르 본주를 던지겠다는 다짐을 하고 촬영장에 갔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그 위에 서있는 게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래서 살짝만 던졌어요, 저도 모르게. 카메라 밖으로 나올 때도 홀가분하게 나와야 하는데 그렇게 못 했고. 다시 했는데도 또 마음처럼 못해서 그 부분이 좀 후회가 돼요.
김진유: 충분히 잘 던진 것 같아요. 저는 타이틀이 뜨기 전의 오프닝이 영화를 설명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 영화는 보리가 주인공이고, 보리가 천천히 걸어가고, 보리의 이야기가 펼쳐질 거예요.’하는 제 마음의 편집인 거죠. 그리고 엔딩에서 보리가 나자르 본주를 던지는 건, 보리가 성장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걸어가겠다는 정리라고 생각했어요. 보리와 정우에겐 영화 이후에도 삶이 있을 테니 연장선을 계속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김현민: “보리가 영화에서 새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의미가 있을까요?” 하시네요.
김진유: 이것에 대해서는…(웃음) 다른 GV에서 아송 배우가, “안녕, 새야”를 하는 게 제일 어색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게 저는… 제가 하는 행동 중에 하나거든요.(관객 웃음)
김현민: (웃음) 평소에 새를 보면서 ‘안녕, 새야’ 이렇게?
김진유: 네. 조잘조잘대는 새들이 있으면 가만히 보고 있다가 대화를 걸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냥 새를 보는 걸 되게 좋아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나리오에 쓰게 됐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어색한 건가…
김아송: 저는 평소에 그렇게 인사하고 그러진 않아서요.(관객 웃음) 근데 대본에 “새들아, 안녕?” 이렇게 있는 거예요. 그래서 좀 당황했어요. ‘아, 뭐 이럴 수도 있겠지. 감독님은 평소에 이러시나?’하면서. 그 신을 유일하게 좀 많이 찍었어요.(웃음) 좀 힘들었어요.
김진유: 제 얘기가 계속 들어가다 보니까 쓰게 됐던 장면인 것 같고. 뒤늦게 합리화시키자면 새가 이 가족을 상징하는 면도 있지 않을까.
김현민: 뒤늦게 꽂히신 의미인 것 같아요.(웃음)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이 되었네요. “표면적으로는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였지만 정말 많은 이야기, 많은 소리가 오고 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하셨는데. 저도 적극 공감하는 감상입니다. 허지나 배우님부터 오늘 와주신 관객 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 드릴게요.
허지나: 어려운 시기잖아요. 극장까지 이렇게 발걸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요. 〈나는보리〉가 IPTV로도 풀렸어요. 오늘 보시고 영화가 좋으셨다면, 극장 나오기 어려워하시는 주변 지인 분들께 소문 많이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곽진석: 오늘 ‘Save Our Cinema’라는 타이틀로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이 행사가 진행되기까지 직접적인 도움을 준 브랜드, 헤임(HEIM)이라는 여성의류 브랜드가 있어요. 이런 착한 기업이 더 잘 돼야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님이 저랑 돈독한 친구입니다. 이 브랜드가 잘 돼서 제가 또 나중에 빼먹으려고요.(웃음) 어려운 시기에 독립예술영화전용관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이렇게 도와주는 착한 기업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이린하: 〈나는보리〉가 1만 관객이 됐는데요. 1만이 된 것은 여러분이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를 쓰고 극장을 찾아주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유림: 〈나는보리〉 찾아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리고요. 재미있으셨겠죠? 재미있으셨으면 좋겠고, 〈나는보리〉 보시고 행복한 기운 많이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은정이 기억해주시고 저도 기억해주시고 〈나는보리〉 기억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김아송: 오늘이 공식적인 GV 마지막 날인데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하신 감독님, 배우님들하고 스태프 분들한테 감사드린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이런 뜻깊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유: 영화에 보리 친구로 나왔던 배우가 와 있거든요. 이현하 배우고요, 잠깐 일어나 주실까요? 정우 역할 맡은 이린하 배우의 친형이에요.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오랜만에 극장을 관객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요. 떨려서 많이 얘기를 못한 것 같아요. 멍한 느낌이거든요. 조금 어색하고 최근에 못 봤던 광경이라서. 아직 인디스페이스에서도 상영이 남아있고,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는 장기적으로 상영을 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강릉으로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영화관에서 〈나는보리〉 보시면서 여행 즐기시면 더 좋지 않을까 싶고, 주변에 아는 농인 분들 계신다면 영화에 자막이 있다고 얘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마 배우 분들이랑 가족 분들 다 마찬가지일 텐데요. 인스타그램에 〈나는보리〉 태그 걸어서 후기 남겨주시면 그걸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거든요. 후기도 많이 남겨주세요. 그리고 "짜파게티"! 농심에 아는 사람 있으시면 연락해주세요. 배우들 CF 스타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현민: 오늘 와주신 분들 해시태그 걸어서 후기 많이 남겨주시고요,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즐겁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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