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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앵커〉: 이유 있는 뜀박질

by indiespace_한솔 2019. 12. 17.








 〈앵커  한줄 관람평 


김윤정 | 판타지 같은 세상에 대항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김지원 | 물음을 찾아 뛰어가는 그 걸음을 따라서

김정은 | 시간과 공간이라는 닻에 묶인 뜀박질







 〈앵커  리뷰: 이유 있는 뜀박질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원 님의 글입니다. 





앵커는 물음을 찾아 뛰어가는 한주를 처음부터 끝까지 올곧이 따라가는 영화다. 배의 닻을 뜻하기도, 계주의 마지막 주자를 뜻하기도 하는 앵커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닻을 내리기 위해 멈추지 않는 한주의 달리기를 보여준다.

 



영화는 한창 계주가 진행되는 운동장을 비추며 시작한다. 마지막 타자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한주가 떨어진 바통을 받으며 뛰지 못하는 장면으로 출발한 영화는 뭔가 모를 불안감을 관객에게 부여한다. 그리고 그 불안은 곧 고스란히 영화 속에 나타난다.


약초를 캐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할아버지와 사고로 인해 다리가 불편한 동생은 한주 곁에서 사라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믿었던 사람까지 한주를 속이고, 한주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꼬여가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뒤엉킨 상황 속에서도 한주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영준이를 찾기 위해, 그 이유를 마주하기 위해 뛰고 또 뛴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혼자서 온전히 감내해야하는 세상에서, 계속되는 한주의 달리기에 영화는 동행하고 있다.

 




앵커〉의 카메라는 온전하게 한주의 시선에 맞춰져있다. 영화는 모르는 일이 천지인 세상 속에서 한 소녀가 바라보는 세계를 차근히 보여준다. 숨이 찰 때까지 뛰고, 숨을 고르고,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살펴보는 한주와 함께 카메라는 흔들리고 멈추길 반복한다. 어쩌면 영화는 아무도 함께 뛰어주지 않는, 한주의 곁에 동행하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 속에는 바다, , 고래, 운동장 등 여러 상징들이 곳곳에 펼쳐져있다. 앵커라는 그 제목처럼 단단하게 닻을 내리기 위해 질주하는 한주를 따라가며 나타나는 장면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한주의 달리기는 물론, 그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떨지 상상하게끔 한다.

 




영화는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계주 경기처럼 의미심장한 끝을 맞이한다알 수 없기에, 알고 싶으면 달려야하기에

닻을 내리기 위한 과정을 이어나가는 한주가 계단을 오르고 뒤를 돌았을 때 페이드 아웃이 된다. 한주가 어디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 뜀박질이 멈추지 않음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음을 안다앵커는 한 사람의 쉼없는 달리기를 온전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이유를 찾아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한주의 걸음에 모두 동행해보길 바란다

닻을 내리기 위해 그는 또 어떤 뜀박질을 이어나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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