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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춘희막이> : 그들만의 소소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by indiespace_은 2015. 10. 7.





<춘희막이>줄 관람평

차아름 | 굽은 등에 짊어진 모진 세월의 무게, 그럼에도 같이 가자.

심지원 | 얄궂은 시작, 애틋할 여생.

추병진 | 얄궂은 운명 속에서 피어난 세월의 우정

김가영 | 그들만의 소소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춘희막이>리뷰

<춘희막이> : 그들만의 소소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여기 신기한 관계의 두 사람이 있다. 본처인 ‘최막이 할머니’와 이 집에 씨받이로 들어와 지금까지 막이 할머니와 한 지붕 밑에 살고 있는 ‘김춘희 할머니’. 막이 할머니가 태풍과 홍역으로 두 아들을 잃게 된 후 씨받이로 데려온 춘희 할머니는 원래대로라면 아들을 낳고 본가로 되돌아가야 했으나 막이 할머니와 46년 간 같이 살림을 하게 되었다. 둘은 본처와 후처라는 관계로 묶여있지만, 서로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 있어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6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 온 만큼, 두 할머니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영화 속에서 서로 말려 올라간 옷을 내려주고, 얼굴에 묻은 것을 떼어주고, 아픈 배를 손으로 쓸어주는 소소한 일상들을 통해 우리는 둘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조용히 관찰할 수 있다. 이렇듯 <춘희막이>는 중심이 되는 특별한 사건이 없다는 점에 있어서 <워낭소리>(2008)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와 결을 다르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본처인 막이 할머니는 춘희 할머니에게 매번 핀잔을 주고 때로는 모진 말을 서슴지 않지만, 누구보다도 춘희 할머니를 걱정하고 아껴주는 존재이다. 또한, 이런 막이 할머니가 아무리 모질게 대해도 항상 허허 웃으며 넘겨버리는 춘희 할머니에게 막이 할머니는 친구이자 어머니이자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막이 할머니가 며칠 집을 비우는 날에는 하루 종일 기다리며 눈물까지 보이는 춘희 할머니의 모습은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나라의 씨받이라는 문화에 대해 생각해봄과 동시에 가족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 있어서 영화 <춘희막이>는 많은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 주변에 있지만,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에 불과한 것들을 남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로 다가오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다큐멘터리의 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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