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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투쟁과 연대의 기록 <스와니-1989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 인디토크(GV) 기록

by indiespace_은 2015. 10. 2.

투쟁과 연대의 기록 <스와니-1989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 

인디토크(GV) 기록


일시: 2015년 9월 30일(수) 오후 8

참석: 주현숙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추병진 님의 글입니다.


<스와니-1989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은 제목 그대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원정투쟁을 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이 작품은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나 일본 땅에서 투쟁을 시작한 소수의 한국인들과 다수의 일본인들이 함께한 투쟁의 기록이다. 최근 <위로공단>에서 보았던 익숙한 이미지, 소리들이 다시 생생하게 재생되는 느낌이 들면서, 영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주현숙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이하 주): 이 작품은 올해 3월 말에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처음 상영을 했고, 제가 굉장히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 중 하나였어요. 과거에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일본 사람들이 와서 함께 참여하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유가 이 작품에 나오는 투쟁 때문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어요. 그 이후로도 (이 작품의 주요 배경인) 익산에서는 일본 측과 계속 교류가 있었다고 해요. 점점 교류가 많아지니까 이것을 어떻게든 영화로 남겨야겠다 싶어서 오두희 감독님이 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막상 감독님은 편집을 끝내지 못하고 잠시 다른 곳으로 가버린 거예요. (웃음) 결국 감독님 주변의 다른 분들이 ‘그냥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편집을 도와주었고, 이 작품은 그렇게 완성될 수 있었어요. 이 다큐멘터리가 ‘연대’에 대한 이야기인 것처럼, 이 작품을 둘러싼 연대 에너지가 사람들 마음속의 무언가를 불러일으켜서 결국 완성할 수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하워드 진(Howard Zinn)이라는 사람이 했던 말을 찾아봤어요. 하워드 진은 미국의 민중사를 기록한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인데, 이 분은 아주 작은 투쟁의 승리도 민중의 승리라고 명확하게 기록을 해요. 저도 마찬가지로 어떤 것을 기록할 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성취를 했고, 또 어떤 것은 성취하지 못했는가를 정확하게 기록을 하지 않으면 주류에 의해서 역사가 왜곡당하기 쉽다고 생각해요. 마침 제가 유튜브에서 본 영상이 있는데, 어떤 대학원생이 2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석학들을 인터뷰 했더라고요. 그 중에 하워드 진의 인터뷰가 있는데, 이 학생이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라고 물었어요. 그 대답은 “사회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이상을 펼칠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이 의미가 있고 풍성해질 수 있다. 그것이 세계를 위해서도 좋지만 자기 자신에게도 의미가 있다. 함께 참여하고 세계 안에 포함되려고 노력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높은 이상을 가지고 행동하고, 만일 그것이 당장 성취되지 않는다고 해도 실망하지 마라. 오히려 그 순간에 자기 자신이 더 확장되고 행복해지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말을 생각하고 영화를 보니 이 작품에 나오는 젊은 여성들도 그렇지만, 투쟁에 참여했던 평범한 일본인들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을 내던질 정도의 어떤 선택을 하고 그것에 대해서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그런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느낌일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당연히 그런 것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관객: 영화 속에서 조합원과의 인터뷰 중에 공장에 노조가 생기면서 사측과 교섭 회의에 들어갔다고 하잖아요? 십대 후반 정도 되는 젊은 친구들이 모여서 서로 이야기하고 의논하면서 요구사항을 만든 다음 교섭 회의에 참여했다고 하고요. 그런 경험을 한 것이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노조라는 것이 그저 해고를 막거나 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서 너와 나의 요구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모아서 무언가를 만들고 현실로 이루어낸다는 점. 그런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정말 좋았어요.


주: 이제 막 다큐멘터리 작품을 시작한 어떤 감독이 있는데, 그분이 만든 작품은 모 기업의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예요. 노동조합이 탄생하기 전에는 직원들이 해고되는 경우, 또 하청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그런데 작년에 불법 고용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면서 그분들이 노조로 인정을 받았어요. 결과적으로 월급도 적어지고 생활하기도 힘들지만 그 이후로 그분들이 오히려 기뻐한다고 해요. 자존감을 얻었다, 노조가 좋다, 그런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함께 목소리를 내는 힘이 생긴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 중에 한 분은 “그때 조합원들이 없었으면 그렇게 못했을 거야”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피칭을 했는데, 제가 대본을 보니까 ‘첫 걸음마, 첫 입학, 첫 사랑처럼 설레게 하는 것이 첫 노동조합인 것 같다’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이런 감수성이 낯 뜨거운 것과는 다른 느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분들처럼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물질적이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것보다는 자존감과 선택에 대한 당당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관객: 예전 구로동맹파업을 담은 푸티지가 지금은 거의 없잖아요? 마찬가지로 현재를 다룬 기록들이 과연 30, 40년 후에도 많이 남아있을까 싶어요. 요즘엔 노트 필기도 하지 않고 대부분 컴퓨터 파일로 저장을 하니까요. 예전에 기록한 다이어리는 책장에서 빼서 보면 쉬운데, 어딘가에 저장해둔 파일은 찾기가 어려워요. 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찍은 6mm 테이프는 집에 있는데, 최근 10년 동안 찍은 사진들은 핸드폰 이외에는 저장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주: 실제로 다큐멘터리가 산업화되면서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다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집회나 시위 현장에는 잘 안가요. 예전에는 집회에 가보면 작은 카메라들도 많이 있었는데, 요즘엔 거의 볼 수가 없어요. 어떤 긴급한 현장을 기록해달라는 연락이 오면 막상 현장에서 촬영할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요. 사실 그런 현장은 가던 사람이 잘 알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것을 촬영하거나 기록한 다음에 잘 보관하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그것보다 실제 현장을 기록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에요. 독립 다큐멘터리의 역할은 주요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것을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담아내는 것인데, 그런 중요한 역할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큐멘터리를 시작하는 새로운 감독들에게 현장에 자주 가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네요.(웃음)



노조, 집회, 투쟁이라는 낯선 단어들이 마음속에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보고 듣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주현숙 집행위원의 말처럼 어떤 이들은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또 어떤 이들은 현장의 결과물을 가지고 편집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편집의 결과물을 보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발전시킬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다. 이 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그 낯선 단어들이 내면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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