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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Choice] <족구왕> : 이왕 한 번 사는 거,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삽시다

by indiespace_은 2015. 10. 1.





[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족구왕>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MIBdZ2





<족구왕> : 이왕 한 번 사는 거,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삽시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군 제대 후 복학생의 신분으로 학교생활을 하게 된 홍만섭(안재홍 분). 부푼 가슴을 안고 학교에 왔으나 그를 맞이하는 것은 사라진 족구장과 군 복무 기간 동안 연체 된 학자금 대출 이자, 그리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기숙사 룸메이트들이다. 정해놓은 꿈도 없고, 토익 점수도 없지만, 그에게는 복학생으로서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족구’와 ‘연애’.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는 만섭을 보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기숙사 룸메이트 형국(박호산 분)은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며 다그치면서도 그의 대담한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을 되돌아 본다. 만섭은 사라진 족구장을 다시 되찾기 위해 힘쓰는 한편, 만인의 연인인 학교 표지모델 안나(황승언 분)를 사이에 두고 전직 축구선수 강민(정우식 분)과 삼각구도를 만들게 된다.



영화 속 인물은 크게 만섭과 형국, 그리고 강민 세 명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만섭은 대한민국 복학생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대 후 의욕 충만 상태로 학교로 돌아왔으나 캠퍼스, 사람들, 현실, 그 모든 것들은 낯설기만 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지만, 만섭은 그러한 낯선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뭐든지 직접 부딪히고 저지른다. 이는 그가 복학생이기에 가능한 행동들이자, 모든 복학생들이 꿈꾸는 자신만만한 삶이다.



주인공 만섭이 이후에 어떻게 살아갔을 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현실 속 복학생들의 경우 해를 거듭할수록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던 그 자신만만함은 현실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점점 그 본래의 색을 잃게 되고, 만섭의 룸메이트인 형국과 같은 캐릭터로 변하게 된다. 만섭이 대한민국 복학생의 표본이라고 한다면, 형국은 대한민국 고학번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졸업할 때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에 남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형국의 모습은 특별하지도, 어색하지도 않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인 만섭보다 형국이라는 캐릭터가 우리 대학생의 현실을 더 잘 반영한 캐릭터라고 해도 무방할 것 이다. 



만섭의 라이벌 강민은 만섭과 다르게 얼굴도 몸매도 훤칠하지만 현실에서는 무엇 하나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지 못하는 겁쟁이다. 그리고 그런 강민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은 표면적으로 봤을 때에는 안나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주인공 만섭이다. 만섭이 자신만만한 복학생이고, 형국이 냉철한 현실주의 고학번 선배라면, 강민은 만섭처럼 열정적이지도, 형국처럼 현실적이지도 못한 무기력한 대학생을 상징한다. 그는 우리시대의 목표도 열정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대학생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듯이 그 무기력함 속에도 본능적인 열정이 숨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누구의 삶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청춘에게는 각각의 삶이 있고, 우리는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학생의 대표적인 3부류를 각각의 인물들에 투영함으로써 우리에게 뻔하지만 항상 결여된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 있어서 영화 <족구왕>은 대학생들을 위한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뻔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영화들을 통해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얻고 잠시나마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 영화 속 만섭의 대사처럼, ‘남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살지 말고 병신 같아도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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