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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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의 히치하이킹> :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관객기자단 [인디즈] 차아름 님의 글입니다.
지난 추석 가장 많은 화제를 낳았던 특집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일 것이다. 이 예능 프로그램은 제목은 물론 무일푼 유럽여행이라는 컨셉트를 동명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서 차용해왔다.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만큼 원작인 영화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속 네 주인공 호재, 현학, 하비, 휘는 겉보기에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 등록금을 모아보겠다고 시작한 영상제작 아르바이트, 결국 등록금의 절반도 모으지 못하고 실패한다. 생각은 많지만 누워있기가 더 좋은, 그런 ‘잉여인간들’이다. 이들은 방학 동안 모은 돈으로 유럽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어차피 등록금도 모자라고 개강해봤자 졸업작품, 취업 준비로 숨통 트이지 않는 생활들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 맏형이자 이 영화의 감독 호재는 언뜻 들으면 꽤나 그럴싸하지만 대책 없고 무모한 계획을 세운다. 호재의 계획은 이러했다.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네 사람은 각자 맡고 있는 분야가 달랐고 촬영, 편집, 애니메이션 등 각자의 특기를 살려 민박집 홍보 영상을 찍자는 것이었다. 영상을 만들어주면 숙식을 제공 받을 수 있고 잘만하면 유럽 전역에 머물 수 있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거기에 앞선 계획이 성공하면 영국으로 넘어가 제 2의 비틀즈를 찾아내고 그들의 데뷔 뮤직비디오를 찍는 것이 두 번째, 게다가 이 모든 계획을 성공하면 그들의 유럽여행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하는 것이 그들의 마지막 계획이었다.
이 무모하고 얼토당토 않는 계획은 처음부터 녹록하지 않았다. 그들의 거창한 계획에 감명을 받아 숙식을 제공해주는 사람은 있었지만 누구도 홍보영상을 맡기지는 않았다. 준비한 돈도 거의 다 떨어져갔고 도보와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해야만 했고 텐트에서 잠을 자는 일이 허다했다. 결국 처음 함께 여행을 하며 영상 제작을 돕기로 했던 다른 세 명의 스태프들은 이 여정에 끝까지 참여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남겨진 넷도 지쳤고, 모든 것을 포기한 순간에 기적적으로 어느 호스텔에서 연락을 받는다. 그 곳에서 하비는 숨겨졌던 발군의 연기력을 발휘하고 그들은 재치 있는 영상을 만들어낸다. 이 영상을 계기로 이제 그들은 호스텔 홍보 영상의 스타가 된다. 수많은 곳에서 그들의 영상을 필요로 했고 그들은 더 이상 잉여인간이 아니었다.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걸어서 수 십 킬로미터를 걷고 남의 차를 얻어 타던 그들은 이제 걷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날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호스텔 영상으로 영국까지 진출하게 된다. 오롯이 그들의 힘으로 무모하기만 했던 계획을 현실로 실현시킨 것이다. 하지만 영국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성수기를 맞이한 호스텔은 그들의 영상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고 안락한 생활로 인해 그들의 잉여 본능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그들의 두 번째 계획인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으면서 팀워크의 마찰을 빚게 된다. 이미 ‘브라이언’이라는 가수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게 되었지만 맏형 호재가 어릴 적 동경했던 ‘아르코’의 마지막 음반 뮤직비디오 제작에 욕심을 부리게 된 것이다. 굳이 아르코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목표는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동생들은 호재의 행동이 탐탁스럽지 않았다.
끝까지 그들이 어떻게 무모한 계획들을 성공시키는지는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헛웃음이 나올 만큼 무모하고 도전적인 그들의 과정은 눈으로 보고 있지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랍고, 짜릿하기까지 하다. 1년여의 유럽 생활 동안 그들은 학교까지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이 또한 무모해 보일 수 있겠지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들은 삶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들이 잉여여서가 아니라 청춘이기에 가능했던 도전과 이를 통한 성장이 적잖은 감동을 준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청춘, 성장 영화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를 잉여인간이라 부르는 녀석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아르코’의 편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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