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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잡식가족의 딜레마> : 돈까스가 아닌 돼지를 만났을 때

by indiespace_은 2015. 5. 13.

<잡식가족의 딜레마>



 SYNOPSYS 


사랑할까, 먹을까!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던 어느 겨울 날, 육아에 바쁘던 영화감독 윤은 살아있는 돼지를 평소에 한번도 본 적이 없었음을 깨닫고 돼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산골마을농장에서 돼지들의 일상을 지켜보면서 이제껏 몰랐던 돼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런 윤에게 딜레마가 생긴다. 돼지들과 정이 들며 그들의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알게 되는 한편 농장의 이면을 알게 될수록, 그 동안 좋아했던 돈가스를 더 이상 마음 편히 먹을 수 없게 된 것. 육식파 남편 영준과 어린 아들 도영은 식단결정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살 때마다,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식당을 고를 때마다 갈등에 빠지게 된 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잡식가족의 딜레마>줄 관람평

양지모 |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필요한 고찰. 우리는 무엇을 먹고 있는가?

김민범 | 먹고 산다는 값비싼 고민

이도경 | 잡식 동물인 인간으로서 하는 식탁, 공존의 고민

전지애 | 돼지가 어디서 태어나서 어디로 가는지 보여주는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리뷰

<잡식가족의 딜레마> : 돈까스가 아닌 돼지를 만났을 때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지애 님의 글입니다.


전국이 구제역으로 들썩이던 겨울이었다. 친구들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돼지 농장도 구제역을 피해갈 수 없었다. 수많은 돼지들이 살처분을 당했고 우리 마을은 흉흉한 괴담도 돌았다. 돼지의 사체가 썩어 전염병이 돌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괴담이었다. 마을에 있던 대부분의 돼지 축사가 문을 닫았고 시간이 흘러 구제역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나뿐만이 아닌 대다수의 국민들이 구제역 사건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실은 나를 비롯한 모두가 야만적인 인간의 행위를 외면하고 있던 것뿐이었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생명의 문제를 표면으로 끌어올린 영화이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자칭타칭 '잡식동물'로 살아가는 도영이네 가족의 딜레마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도영의 엄마인 황윤 감독은 구제역으로 인해 돼지들이 살처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녀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후 돼지가 어디서 태어나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된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공장식 축사와 소규모 돼지 농장을 다니며 돼지들의 삶을 관찰한다. 그녀가 카메라 너머로 본 그들의 삶은 삶이라고 부를 수조차 없었다.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암퇘지, 생후 4개월 만에 비계육으로 판매되는 돼지, 마취가 없이 진행되는 거세 등 인간은 단지 싼 값에 많은 고기를 먹기 위해 생명을 도살하고 있었다. 윤은 돼지들을 지키기 위해 '육식 절교'를 선언하게 되고 도영이네 가족은 잡식동물로서 딜레마를 겪는다. 



윤이 공장식 축사의 대안이라고 생각했던 소규모 친환경 농장도 결국엔 돼지를 고기로 판매하는 공간에 불과했다. 따라서 돼지를 생명으로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육식을 금지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삼겹살이 회식메뉴에서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육식 금지는 분명 어려운 선언이다. 많은 이들이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할 것이다. 그러나 육식을 대신할 맛있는 음식들은 분명 존재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얼마 전부터 '콩고기'라는 새로운 음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콩고기는 문자 그대로 콩으로 만든 고기이다. 사람들은 '콩고기가 진짜 고기 맛이 나겠어?'라고 질문하겠지만 콩고기를 먹은 사람들은 대부분 진짜 고기 같다고 대답한다. 요즘은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콩고기를 구입할 수 있으며 콩고기를 직접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간단하게 레시피를 살펴보자면 이러하다. 



첫째) 그릇에 검은 콩을 넣고 2배 분량의 물을 부어 8시간가량 불린 다음 껍질을 깐다.     

둘째) 껍질을 깐 콩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셋째) 감자, 양파, 호두, 땅콩, 마늘, 생각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간 다음 콩과 함께 섞는다.

넷째) 셋째)에 글루텐가루를 넣고 반죽에 끈기가 생길 때까지 믹서로 반죽한다. 

다섯째) 반죽을 소분하여 랩으로 단단히 감싼다. 

여섯째) 먹기 좋은 크기로 콩고기를 잘라 프라이팬에 구워 맛있게 먹는다. 


단순히 믹서에 재료들을 갈고 그것을 잘 뭉치면 콩고기가 완성된다. 쉽고 빠르게 많이 먹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돼지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삶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또한 두부 탕수육, 버섯잡채, 채식 짜장면, 채식 피자 등 고기가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평소 즐겨먹던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간은 지능과 이성을 가진 동물이기에 다른 동물들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이다. 그것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당연한 섭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은 이성을 가진 존재이기에 더욱더 다른 생명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부터 채식을 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또한 모든 이들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다만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단순히 먹어야 하는 존재였던 돼지에게 생명이 있음을 알리는 영화이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현재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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