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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고요함 속의 행복한 반짝임 <반짝이는 박수 소리> 인디토크(GV)

by indiespace_은 2015. 5. 6.

고요함 속의 행복한 반짝임 <반짝이는 박수 소리>인디토크(GV)


일시: 2015년 4월 25일(토) 오후 3시 10분

참석: 이길보라 감독

진행: 매거진M 이은선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교빈 님의 글입니다.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봄날, 4 25일 인디스페이스에서 <반짝이는 박수 소리> 상영 후 이길보라 감독과 이은선 기자와 함께 인디토크 시간을 가졌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청각장애를 가진 아빠와 엄마를 둔 감독의 자전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실제 경험에서부터 우러나온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별히 이번 인디토크에서는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인디토크의 대화를 글자로 입력하여 영화를 관람하러 온 청각장애인들을 배려했다.



이은선 기자(이하 진행):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다큐멘터리 속의 청각장애를 가진 가족들은 밝고 행복해 보였어요. 그런 점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어서 놀랐고, 가슴의 울림을 받았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적인 다큐멘터리이지만 모두의 세계로 같이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해요.

 

이길보라 감독(이하 감독): 일기와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 이상으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 또 관객들과 소통하는 접점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 아빠, 엄마는 왜 다를까?’라는 생각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가족 중에 청각장애인이 있다고 말하면 동정과 연민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들을 통해 이 사람에게는 어떻게 말해야 하지?’라는 고민을 계속 해왔어요. 단순히 자전적인 이야기로 끝나지 않기 위해 많은 친구들과 작업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진행: 다큐멘터리가 보통의 극영화와 다르게 재미있는 지점이 있다면, 극영화는 시나리오라는 명확한 방향이 있는데 다큐멘터리는 촬영하다 보면 처음의 방향과는 다르게 진행될 수 있고 찍어가면서 만들어가는 장르라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촬영을 하면서 어떤 것을 취사선택 해야 할까, 라는 문제에 대해 기준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감독: 그런 식의 고민을 하며 2년간 작업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빠, 엄마를 찍고 있었어요. 편집하고, 촬영의 막바지가 되어가니 나의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으면 덜 흥미로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제작하며 저 또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카메라를 통해서 저와 아빠, 엄마의 세계를 낯설게 보는 작업을 2년간 하게 된 거죠.

 

진행: 단순히 관찰자의 입장으로 자신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자신에게 두고, 또 성찰해가는 입장이라는 것이 눈에 띄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의 내레이션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던 것 같아요. 같은 문제를 오래, 많이 생각해본 것이 느껴졌어요. 내레이션이 담백하고, 핵심적인 단어만을 써서 자신의 생각을 연결해서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제작하고 난 후 개인적인 응어리나 고민 또는 문제가 해소된 것이 있는지 궁금해요.

 

감독: 영화 속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는 동시에 계속 달려가다가도 어느 지점이 되면 충돌하고 또 다시 달려간다’ 라는 내레이션이 있어요. 저는 이 다큐멘터리가 세상을 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반짝이는 박수 소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두 세계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일 이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고 나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나의 주변에서 살고 있었고, 밝고 활기찬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고 싶다, 수화를 배워보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다큐멘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제작한 25살까지 생각했던 지점을 한 번 정리하는 느낌으로 영화를 제작했어요. 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에 대해 객관화를 하며 모든 것들을 털어버리는 작업이었어요.

 

진행: 영화의 중간에 홈 비디오 영상물들이 많이 삽입됐어요. 이런 결정을 편집 직전에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영상들을 발견하지 못했으면 어떤 방향으로 편집하려고 했는지 궁금해요.

 

감독: 아마도 개봉을 못하지 않았을까요? (웃음) 영화 촬영 막바지에 있던 때였어요. 어느 날 엄마 친구분이 예전에 찍은 비디오를 어머니를 통해 저에게 주셨어요. 저는 그 영상을 보며 계속 눈물이 났어요. 엄마 인터뷰를 통해 들은 나와 동생의 어릴 적 모습은 저의 머릿속에서 생각으로만 존재를 했었는데, 이 비디오를 통해 직접 볼 수 있어서 마음이 짠했어요


 

진행: 수화가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인지 표현하려고 한 것 같았어요. 수화가 나오는 장면의 배경을 햇볕이 가득한 잔디밭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감독: 수화언어를 어떻게 하면 밝고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해 같이 영화를 제작하는 친구들과 함께 고민하며 스튜디오에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많이 찍어봤었어요. 잔디밭에서 찍었을 때 영화의 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처리했어요. 이 영화의 언어는 수화언어인데, 수화언어로 내레이션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던 것 같아요.

 

관객: 작년에 영화제를 통해 관람했었어요. 두 번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때보다 영화가 더 깔끔해진 것 같은데, 뭐가 달라졌는지 궁금해요.

 

감독: 편집이 달라진 것은 없어요. 후반작업에서 색 보정, 홈 비디오의 변환과정에서 달라졌을 거에요. 후반작업 때 많은 친구들과 함께 같이 고민한 것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과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맞는 거구나, 라는 것을 이번 후반작업을 통해 알게 됐어요.

 

진행: 영화가 개봉을 하면 감독과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죠. 감독님의 사연이 소개되고, 또 그 과정에서 <반짝이는 박수 소리>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편견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다큐멘터리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어요, 내가 사람들과 다르게 산 것, 왜 제도권 밖의 삶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감독: 18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여행을 하며 길에서 배우는 것이 진짜 배우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경험을 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어요. 저는 모든 아이들이 학교를 다녀야 한다 혹은 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각자의 꿈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에 맞는,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자신이 원하는 배움을 선택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쉽고 안타까워요.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또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사람들과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길보라 감독은 ‘반짝반짝’을 뜻하는 수화로 인디토크의 마지막을 끝내며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 건넸다. 그 모습에서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관객들의 마음도 따뜻해지는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인디스페이스에서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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