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s 페이스 (Indie's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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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당신이 믿는 것은 진짜입니까?’ 영화 ‘사이비’는 진실에 대한 의문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거짓말하는 선한 자, 진실을 말하는 악한 자.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까. 도덕이라는 가면을 쓴 인간의 추악한 양면성을 드러내는 서스펜스 애니메이션 스릴러 ‘사이비’. 영화는 종교라는 소재를 이용하지만, 종교에 대한 비판보다는 잘못된 사회를 꼬집는다.
영화는 수몰 예정지역인 마을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마을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하며 의식적으로도 깨어있지 못한 상태. 이러한 사실을 이용해 그들의 순수한 믿음을 이용하는 사기꾼 장로. 그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마을에서도 내쳐진 술주정뱅이 폭군. 그리고 처음에는 장로의 정체를 몰랐으나, 과거의 누명 탓에 장로에게 이용당하는 목사. 이들이 주된 등장인물로 등장한다. 그들의 갈등과 충돌은 관객들에게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이러한 사건들은 각각 인간의 양면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누구나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전달과 표현방법이 서툰, 그래서 악인이라고 믿어지는 주정뱅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만을 말하지만 마을사람 단 한명도 그를 믿어주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화 속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누구나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교회 사람인 ‘장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만을 말한다. 온갖 위선과 가면으로 자신을 선한 사람으로 포장하는 사람. 하지만 마을 사람 모두가 마치 그를 구원자인 양 믿는다. 이처럼 영화는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이용해 거짓말을 말하는 선한 사람, 진실을 말하는 악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 지를 드러낸다.
또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마을 사람들은 종교에서 천국을 본다. 그래서 쉽사리 장로에 게 현혹되고, 종교에 매달린다. 죽음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그들의 믿음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마치 그들에게 ‘믿음’은 생명 줄과도 같다. 그래서 그들의 생명 줄인 교회를 위협하는 주정뱅이는 진실을 말한다고 손 치더라도 악인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부조리한 사회를 말하고 싶어 한다. 그 속에 온갖 감언이설로 마을 사람들을 현혹하는 ‘장로’와 ‘목사’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과연 이들이 마을사람들을 현혹하도록 만든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회다. 잘못된 사회가 마을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언제나 그렇듯 약자를 이용하는 악인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실질적 ‘악인’인 ‘장로’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짜 ‘악’은 사회의 부조리였던 것이다. 장로의 죽음은 미시적인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가 변화해야한다. 영화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 이상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과 그들을 이용하려는 악의 세력은 끊임없이 재생산될 것이다.
/글=유승민 자원활동가 (tmdals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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