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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단평] 〈프리 철수 리〉: 낯선 현재의 철수 리

by indiespace_가람 2023. 10. 31.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 〈프리 철수 리〉 스틸컷

 

낯선 현재의 철수 리

〈프리 철수 리〉〈과거는 낯선 나라다〉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1982년 철수 리의 무죄 판결을 위한 투쟁이 있었다.

2004년 철수 리가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철수 리는 6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023년 철수 리의 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반-인종차별 운동의 상징이자 아시아 아메리칸이 겪는 구조적 차별을 대표한 철수 리. 그의 죄목을 가리는 시시비비는 어느새 40년도 더 된 설화가 됐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1세대 이민자를 그린 다큐멘터리를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 걸까.

 

영화 〈과거는 낯선 나라다〉는 그 ‘무엇’에 집중한 다큐멘터리다. 끝없이 생겨나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남긴 흔적의 사람들을 카메라로 담아낸다. 감독이 집중한 사건은 바로 1986년 김세진, 이재호의 분신. 감독은 반미와 평화협정을 부르짖다 본인마저 불살라버린 이 둘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2007년(제작 연도)의 시선으로 질문한다. 당신에게 김세진과 이재호는 무엇으로 남아 있나요? 2023년 4월 한미 동맹 70주년 선전 광고가 광화문에 내걸렸다. 합동군사훈련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의 친밀한 관계는 대통령의 외교 정책 중 최우선 순위로 자리 잡았다. 변해가는 세상 속 세진 씨와 재호 씨의 친구들은 복잡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과거가 부르짖던 슬로건과 잊히고 사라져간 이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과거는 낯선 나라다〉 스틸컷

 

동명 소설이자 영화 제목의 모티브가 된 데이비드 로웬덜 박사의 저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거의 특정한 흔적들은 궁극적으로 사라지겠지만 집합적으로 소멸되지 않는다. 기념되든 거부당하든 주목받든 무시당하든 과거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 세진 씨와 재호 씨의 기억이 현재를 낯설게 만들었듯, 다큐멘터리를 통해 살아난 철수 리의 파편도 관객 기억 어딘가에 존재하게 된다.

 

40년 전 옛날얘기에 불과했던 그는 이제 당신이 BTS와 엘리웡을 구분하는 미국을 어색하게 느끼는 이유가 된다.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의 이야기를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렇게 두 시대가 혼재한 독특한 감각을 지닌 채, 낯설고도 익숙한 오늘을 소화해 간다.

 

* 작품 보러 가기: 〈과거는 낯선 나라다〉 김응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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