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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신입사원: 더무비〉인디토크 기록: 솔직함이라는 날개를 달고

by indiespace_가람 2023. 8. 29.

솔직함이라는 날개를 달고

〈신입사원: 더무비〉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8. 12(토) 13시 상영 후

진행 셀럽 맷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진행)

참석 김조광수 감독, 권혁, 문지용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기록입니다. 

 

 

솔직한 욕망은 귀엽다. 영화 〈신입사원: 더무비〉가 그렇고, 인디토크 현장 관객석에 앉은 이들이 그렇다. 발랄한 진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배우들과 감독의 이야기. 솔직함이라는 날개를 달고 우리만의 깨끗한 웃음을 향해. 

 

 

 

셀럽 맷: 반갑습니다. 저는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를 진행하고 있는 셀럽 맷이라고 합니다. 오늘 〈신입사원: 더무비〉(이하 〈신입사원〉) 인디토크 모더레이터를 맡게 되었는데요. 김조광수 감독님, 문지용 배우님, 권혁 배우님 함께 하겠습니다. 박수로 맞아주세요.

김조광수 감독 (이하 김조광수): 보통 제가 먼저 뛰어들어와가지고 이렇게 막 했었는데 오늘은 소개를 받고 맨 뒤에 천천히 걸어들어오니까 좀 낯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신입사원 연출한 김조광수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권혁 배우 (이하 권혁): 네 안녕하세요. 저는 김종찬 역할 맡은 권혁입니다.

문지용 배우 (이하 문지용): 안녕하세요. 우승현 역할을 맡은 문지용입니다.

셀럽 맷: 오늘 플래카드를 들고 계신 분들도 있어요. 제가 진행한 GV에서 이런 모습은 처음인 것 같아요. 

김조광수: 팬분들이 매일 새로운 플래카드를 만들어오고 그러세요. 수작업으로 이렇게. 

셀럽 맷: 정말 애정이 가득하신 것 같아요. 〈신입사원〉은 먼저 드라마로 왓챠에서 공개가 되었잖아요. OTT 서비스다 보니까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실제로 만나는 건 영화판이 개봉하고 나서 처음이실 것 같아요. 몇 번 인디토크를 진행하면서 관객분들을 만나보셨을텐데, 직접 관객분들을 만난 느낌이 궁금해요.

문지용: 인디스페이스에서 〈신입사원〉이 개봉한 이후부터 계속 무대 인사를 했는데요. 그때마다 매번 와주셔서 과연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 사람일까, 그리고 내가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일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됐는데요. 한번 제가 여쭤본 적 있어요. 매번 똑같은 영화를 볼 때 지루하시지 않으시냐고. 근데 그때마다 매번 시야를 바꿔가면서 관람을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감동이었어요.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셀럽 맷: 그것이 오타쿠거든요. 다시 볼수록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 첫 번째 봤을 때 발견하지 못했던 디테일을 두 번째에 발견하고 그때 못 본 거 세 번째 때 또 발견하고. 

권혁: 저도 왓챠에 공개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SNS로 응원 메시지도 많이 보내주셔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는데요. 영화관에서 직접 관객분들을 만나는 거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전주, 광주도 갔었고 서울에서도 상영을 하고 있는데요. 영화를 보러 전주까지 와주시거나 인디스페이스에 이렇게 매번 와주시는 분들을 직접 만나니까 더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직접 대면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셀럽 맷: 감독님은 어떠세요? 인기를 체감 좀 하시나요?

김조광수: 저는 원래 영화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영화로 기획한 거였어서, 영화를 먼저 공개하고 시리즈를 공개하고 싶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시리즈를 먼저 공개했는데, 그때부터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겼었어요. 그게 실질적으로 체감은 잘 안 되다가 영화판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 갔을 때부터 좀 느껴졌던 것 같아요. 시리즈했을 때랑은 조금 다른 기분. 개봉하니까 역시 영화가 좋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만들게 된 거니까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게 더 익숙하기도 하고. 또 곧 홍콩과 대만에서도 개봉할 예정인데, 외국인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올해 5월에 스위스에서 상영했을 때 반응이 어떤지 연락해 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셀럽 맷: 두 배우님이 해외 진출을 해버리시면 또 저희가 자주 못 볼 수도 있어요. 지금 많이 봐주시고 영상도 많이 남겨주셔야 합니다. 꽤 많은 관객분들을 만나셨는데, 감상평이나 후기 중에 기억에 남는 말도 있으신가요?

권혁: 이상하게 힘을 얻는다는 말을 되게 많이 들었어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관객분들이 사랑이라는 거에 대해 생각해 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굉장히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을 하는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보시는 분들께서 사랑할 힘을 얻었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뿌듯하고 작품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문지용: 저도 형과 좀 비슷한 말이 생각나는데. 관객분들께서 그런 말씀을 한 번 해 주신 적이 있어요. 이 영화를 보면서 두 배우분들을 보면 힘이 난다. 하루의 에너지를 채워준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 〈신입사원: 더무비〉 스틸컷

 

 

셀럽 맷: 혹시 지인들 반응은 어땠나요?

김조광수: 지용이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었어요. 제가 시나리오 쓸 때 지용이 어머니를 제일 염두에 뒀었거든요. 지용이한테 부모님한테 혹시 얘기한 적 있냐고 물어봤는데 어머니가 너무 기대하고 계신다는 거예요. 


셀럽 맷: 부모님께서 그렇게 기대하셨다는 게 굉장히 재밌는 포인트네요. 권혁 배우 부모님께서는 혹시 어떤 반응이 있으셨나요?

권혁: 저희 아버지가 지용이랑 저랑 있는 모습을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셀럽 맷: 더 큰 대한민국. (웃음)

권혁: 유튜브에 저희 둘 영상도 있고 하니까 그거를 막 100번씩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셀럽 맷: 왜 영화 안에서 둘이 갈등하다가 화해하고 길거리에서 오락하는 신이 있잖아요.  근데 뒤에 어떤 아저씨가 지나가셔가지고. 이것이 더 큰 대한민국이다.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또 김조광수 감독님한테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 그동안 퀴어 영화를 많이 연출하셨잖아요. 근데 BL과 퀴어랑 문법이 다른 부분도 또 있을 것 같아요.

김조광수: 많이 다르더라고요.

셀럽 맷: 아무래도 BL은 판타지성이 강하다 보니까 어떤 부분은 어렵고 어떤 부분은 약간의 해방감도 있었을 것 같긴 해요.

김조광수: 일단 해방감은 퀴어에 대한 현실을 많이 담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어요. 제가 밝고 명랑한 사람이어서 영화도 그동안 그렇게 만들어왔는데, 어느 순간 확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부모님한테 들킨다거나 친구가 알아버린다거나, 혐오하는 사람을 만난다거나. 그걸 기점으로 확 어두워지면서 1부와 2부가 나눠지는 느낌. 그래서 좀 밝고 명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두 사람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는데 퀴어물에서는 해소하기 쉽지 않았어요. 그걸 담지 않으면 현실을 외면한 영화가 되잖아요. 당사자인 연출자가 퀴어를 만들면서 현실을 외면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근데 BL은 장르적인 판타지성이 있으니까 일부러라도 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저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했었어요. 근데 또 제가 당사자니까 그 판타지 안에만 머무르지는 않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라도 하려고 하게 되더라고요. 그 사이의 줄타기를 잘 하는 게 이번의 목표였고요. 그래서 모니터를 정말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했어요. 주변에 시나리오를 보여주면, BL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좀 벗어나는 지점들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었어요. 역시 당신은 퀴어 감독이다. 이런 평가를 해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더 많이 공부하고 열어놔야 더 잘할 수 있겠다는 걸 이번에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다음번에 또 기회가 있다면 좀 더 BL스러운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열려 있었어야 했다는 반성 아닌 반성을 좀 했습니다.

 

 

 

 

셀럽 맷: 저는 원작을 웹툰으로 봤었는데 웹툰과는 다르게 각색된 부분이 있더라고요. 인턴 동료인 강해 캐릭터는 새로 만들어진 캐릭터잖아요. 성소수자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인 지연이와 강해 캐릭터를 보면서 승현이를 둘러싼 환경이 되게 안전하게 느껴졌어요. 또 배우 두 분의 케미가 좋아서 촬영하실 때 즐거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떠셨나요?

문지용: 실제로 촬영할 때 케미도 잘 맞았고 서로 생각하고 있는 캐릭터의 방향성이나 성격이 잘 맞았어요. 상대방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감독님께서도 중간에서 많이 도움을 주셔가지고 즐겁게 촬영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셀럽 맷: 권혁 배우님은 인터뷰에서 예지원 배우님하고 같이 연기한 씬이 인상 깊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경험이었나요? 사실 굉장히 대선배님이시잖아요. 

권혁: 예지원 선배님은 에너지 자체가 너무 유쾌하고 좋은 분이셨어요. 현장에서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들한테까지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 주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나도 저런 배우이자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셀럽 맷: 원작에서는 대표가 남성분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여성 캐릭터로 바뀌었어요. 예지원 배우님이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코믹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수영장 신도 원래 없었던 씬이죠. 사실 이게 오피스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까 팍팍하잖아요. 근데 중간에 그 수영장 씬이 들어가니까 청량미가 느껴지면서 좋았어요. 수영장 씬 촬영이 조금 힘드셨다고 들었는데요. 촬영하실 때가 몇 월이었나요?

김조광수: 6월이긴 했는데 그날 비가 엄청 많이 왔어요. 전날 밤부터 아침까지 비가 와서 못 찍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저희 조감독이 ‘어플에 의하면 10시부터 해가 난다’는 거예요. 그 말을 믿으란 말이냐, 하니까 ‘믿기 싫으시면 하지 마시든가요?’ 막 이래가지고. 그래서 그냥 촬영을 강행했는데 진짜 9시 반이 되니까 해가 쫙 났어요. 근데 해가 나도 비가 많이 온 다음 날은 약간 춥잖아요. 배우들이 들어가기 전에 촬영 감독님이 먼저 들어가서 막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덜덜덜덜 떨고 있더라고요. 근데 NG가 나면 한참 말리고 다시 찍어야 되니까 한 번에 가야 됐어서 고생을 많이 하셨죠. 그렇게 추운 날 들어가서 좋고 행복한 얼굴을 하느라고.

셀럽 맷: 원망스러운 마음은 없었나요? 이렇게 추운데 우리를 여기 물 안에 넣다니!

권혁: 원망스럽거나 그런 거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때 카메라 감독님이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카메라를 안 젖게 하기 위해서 발을 다 걷고, 추운데도 떨지 않고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영화 〈신입사원: 더무비〉 스틸컷

 


셀럽 맷: 처음에 드라마가 나온다고 했을 때  배우분들 보고 너무 캐스팅이 잘 됐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정말 기대됐었어요. 바깥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에도 ‘김조광수 감독님 나이스 캐치’ 이렇게 적혀 있던데. 어떤 면을 보고 캐스팅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김조광수: 지용 씨를 먼저 캐스팅하고 그 다음 혁씨를 캐스팅하게 되었는데요. 일단은 두 사람이 정말 케미가 좋았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키 차이도 나야 하고 좀 비엘러들이 원하는 캐스팅의 조건들이 있더라고요. 〈친구 사이〉 때도 캐스팅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캐스팅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를 저랑 연습해서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진심을 갖고 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두 분이 너무 다행스럽게도 진심을 갖고 캐릭터를 만들어주셨어요. 저는 너무 행복하게 작업했는데 앞으로 두 분이 더 잘 되어서, ‘김조광수가 캐스팅하면 잘 된다’는 법칙 같은 게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그래야 제가 다음번에 캐스팅할 때 도움을 또 받으니까요. 두 분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셀럽 맷: 철저하게 이익을 생각하시고. 하하. 두 분 배우님께서는 그동안은 안 해봤던 역할을 연기하신 건데요. 연기한 인물이랑 실제가 비슷하기도 하고 또 완전 같지는 않기도 하고. 이렇게 새로운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이 본인의 영역이 넓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잖아요. 이 역학을 맡으면서 어떤 면이 즐거웠는지, 또 배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권혁: 우선 김종찬이라는 역할이 글로만 읽어봤을 때도 너무 멋있었어요. 항상 정장을 입어야 하고. 제가 집에 정장이 한 벌도 없거든요. 평소에 정장을 입지도 않고. 근데 촬영하는 동안 정장을 거의 20벌 가까이 입었어요. 이렇게 멋있는 인물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서. 감독님 뵈러 간 날에 바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

문지용: 일단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어봤을 때 승현이라는 역할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승현이가 가지고 있는 순수함 같은 것들을 내가 과연 표현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형도 있었고 감독님도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신입사원: 더무비〉 스틸컷


셀럽 맷: 촬영 들어가기 한 3~4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한두 번씩 만나서 맞춰왔던 과정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계속 만나려면 성격이 굉장히 잘 맞으셨던 것 같아요. 만나셔서는 계속 대본 연습만 하셨나요?

문지용: 감독님과 만나는 시간 이외에도 제법 만났어요.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지만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 형이 먼저 다가와줬죠. 그래서 저도 응하게 됐고 많은 얘기들을 나눈 것 같아요.

셀럽 맷: 이거 놓치시면 안 되는 포인트인 것 같은데. 갑자기 흐뭇한 미소가. 또 권혁 배우님은 INFP라고 들었어요. 약간 내성적인 성격이시라고. 낯선 사람한테 다가가는 게 조금 어려웠을텐데 에너지를 내서 열심히 다가가신 게 아닐까 하는생각이 듭니다.

권혁: 아무래도 처음에는 되게 서먹서먹했죠. 감독님께서 저하고 지용이하고 셋이서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주셔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다음부터는 둘이서도 보고 전화도 자주 하고.

김조광수: 제 덕분은 아닌 것 같은데. 대본 리딩을 할 때 사무실 같은 딱딱한 분위기에서 하면 이 두 분이 금방 안 친해질 것 같아서 저희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집에서 점심을 해주기도 하면서 초반에 좀 더 빨리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가 됐던 것 같아요. 근데 두 분이 다 연기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 거지, 제가 자리를 만들었다고 없는 열정이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에. 온전히 두 분이 잘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셀럽 맷: 두 분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어떤 장면이에요?

문지용: 승현이와 김종찬 파트장님이 처음으로 가까워지는 장면이 있는데요. 사실 어려운 장면이 아닌데 NG가 많이 났어요. 연습할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그날 넘어진 것도 뭐가 막 이상하고. 그래서 그 장면이 제일 좀 설레는 것 같아요.

권혁: 저는 마지막 장면 좋아하거든요.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방방 뛰는. 또 영화판에는 없는 걸로 아는데, 사무실에서 기대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에 승현이의 얼굴이 너무 좋아가지고 그 장면도 되게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김조광수: 그 장면 찍을 때 원래 종찬이 승현을 보는 건데, 자꾸 승현을 보면 눈이 휙 돌아가가지고 이상한 눈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게 다른 데 보고 하라고 그랬는데 계속 승현을 봐서, NG가 많이 났던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셀럽 맷: 저도 그 장면이 영화판에서는 빠져서 굉장히 아쉬웠거든요. 두 사람의 애틋한 느낌이 나는 장면이라 되게 좋아하는데요. 또 종찬의 더플코트 씬이 빠진 게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권혁: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할 때도 너무 민망해가지고. 거울을 보는데 이거는 잘못됐다, 이거 내가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했어요.

김조광수: 그때 혁 배우가 “이게 가능할까요?” 하길래 “CG팀이랑 내가 해결할 거야. 걱정하지 마.” 했어요. CG팀이랑 계속 ‘이미 5살은 어려 보이지만 좀 더 어려 보여야 돼’ 하면서 현실적이면서도 어려 보이는 걸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혁 배우는 그게 좀 낯설기도 했던 것 같아요.

 

 

 


셀럽 맷: 저는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되게 소소한 질문인데, 영화 안에서는 두 분 다 글씨체가 되게 예쁘게 나오잖아요. 실제 두 분이 글씨를 잘 쓰시나요? 직접 쓰신 것인지도.

권혁: 현장에서 감독님이 글씨를 써보라고 하셨어요. 근데 두 글자 쓰자마자 이건 안 된다고.

김조광수: 너무 귀여운 글씨체였어요. 종찬의 글씨 같지가 않고 여중생 글씨 같은. 쓰자마자 일단 안 돼, 노. 영화 속 글씨는 미술팀이 써준 거였어요.

문지용: 저도 미술팀의 글씨로.

셀럽 맷: 그러면 나중에 두 분 글씨체를 한번 올려주시면 너무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 같이 OST를 부르셨잖아요. 굉장히 설레하시면서도 막상 녹음이 쉽지만은 않았나봐요. 언젠가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김조광수: 제가 두 분한테 개봉하기 전에 하려면 할 수는 있냐고 물어봤는데 표정이 그냥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MR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권혁: ‘절대 안 된다’ 이건 아닌데 자신이 너무 없으니까.

김조광수: 네네. 그 표정을 제가 읽었어요.

셀럽 맷: 막간 질문인데요. 종찬의 집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났을 때 승현이 티셔츠 하나 입고 있잖아요. 종찬의 것인가요?

김조광수: 그 장면도 진짜 여러 스태프들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원래는 자고 일어나면 아무것도 안 입는 게 기본이잖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안 입겠다 했더니 스태프들이 난리가 난 거예요. 아니 우리 잔 것까지 이렇게 찍었잖아. 그러면 뭘 입고 일어나는 게 말이 돼? 이랬더니 후드티를 입혀야 된다는 사람부터 뭐. 그래서 합의를 본 게 티셔츠였어요. 종찬의 티셔츠를 입고 일어났겠죠.

셀럽 맷: 어쨌든 종찬의 옷을 승현이가 입었다, 확인 감사드립니다. 혹시 애드리브 씬도 있었나요?

문지용: 저희가 오랫동안 연습을 하다 보니까 연습하는 과정에서 많이 맞춰봤어요. 그래서 애드리브를 할 만한 게 많지는 않았는데 몇몇 곳은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늦게까지 입사 원서를 작성을 하고 나오는데 갑자기 종찬이 형이 막 나와가지고 몰래 뒤에서 안는 장면.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갑자기 웃음 참듯이 해요.

김조광수: 또 승현이가 울먹거리면서 가고 종찬이 남아서 화내는 장면 있잖아요. 그거는 아예 시나리오도 없는 장면이었는데 그때 권혁 배우가 종찬이 승현을 떠나보내고 가만히 있는 게 자기는 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뭔가 감정을 좀 더 보여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다들 감이 안 와서, 그럼 그냥 종찬을 좀 바라봐보자, 기다려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조명 하나 켜놓고 권혁 배우를 지켜봤었어요. 너무 모두가 집중하니까 힘들었을 텐데 그때 얘기 한번 해 주시죠. 

권혁: 맞아요. 처음에는 시나리오에도 없는 장면이고 해서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걸 찍었었어요.

김조광수: 뭔가 한다고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는데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거예요. 제가 컷을 안 하니까 권혁 배우는 계속 이러고 있는 거예요.

권혁: 맞아요. 그래서 또 회의를 해서, 감독님이 그래도 뭔가 표출하는 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책상 치는 장면으로.

 

 

영화 〈신입사원: 더무비〉 스틸컷

 


관객: 배우님께 그냥 궁금한 게 있는데요. 나유성 얼굴에 김종찬 성격, 김종찬 얼굴에 나유성 성격이 있다면 누구를 고르고 싶으신지.

문지용: 저는 그냥 김종찬 파트장님이 좋기는 한데 굳이 선택을 해야 된다면 김종찬 파트장님 얼굴에 나유성 성격이요.

관객: 첫 장면에서 종찬이가 승현이한테 8시 반에 출근해야 하는 거 아니냐, 대답은 정확하고 빠르게 하라고 하잖아요. 꼰대같을 수도 있는 대사인데 어떤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권혁: 완전 대꼰대라고 생각하고요. 9시부터 업무가 시작이니까 8시 반까지 와서 준비해라 이렇게 말하잖아요. 그러면 월급을 더 주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관객: 감독님께 드리는 질문입니다. 아까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게 더 좋다고 하셨잖아요. 영화로 연출을 하는 게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조광수: 네. 많이 달라서 영화 편집을 먼저 했고요.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 20분 안에 기승전결까지는 아니어도 비슷한 구조를 만들어야 했고요. 다음화를 기대하도록 한 화가 끝날 때 끊기 신공을 발휘해야 했어요. 그걸 대본 작업 할 때 미리 해두긴 했는데도 찍고 나면 순서를 뒤바꿀 때도 있거든요. 거기까지는 어떻게 했는데 다음에 예고편도 만들어야 한대요. 저는 다른 누가 하는 줄 알았는데 감독이 보통 하는 거예요. 결국 저는 그걸 못 만들어서 그냥 영화 크레딧처럼 만들어 올렸어요. 조금 더 했어야 했나 하는 반성도 있는데요. 이게 제일 어려운 점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아요.

 

 

 


셀럽 맷: 권혁 배우님은 액션물을, 지용 배우님은 사극을 해보고 싶다고 하신 인터뷰를 봤어요. 혹시 서로에게 추천하고 싶은 역할도 있으실까요?

문지용: 저는 딱 생각난 게 있는데 이동욱 선배님이 하셨던 드라마 〈도깨비〉요.

권혁: 저는 천방지축 재벌 2세 막내 아들 같은 거 있잖아요. 자기 멋대로 살고 아무 눈치 안 보고 돈 막 쓰고 다니고, 그런 역할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셀럽 맷: 좋습니다. 그러면 이제 슬슬 마지막으로, 관객분들 한 분이라도 더 오실 수 있게 영업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추천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문지용: 현실고증. 사랑…

셀럽 맷: 지금 키워드 해시태그 주신 건가요.

권혁: 저는 영화에 귀여운 승현이 얼굴이 나오니까. 정말 귀여운 사람이 있다. 귀여운 남자를 보러 가자. 이렇게 영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셀럽 맷: 좋네요. 혹시 차기작 준비하고 계시는 게 있다면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문지용: 상영을 하면 매번 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글도 써주시고 편지도 나눠주신 걸 집에 가서 읽을 때마다 마음이 되게 몽글몽글해지거든요. 저런 글자 하나하나 쓸 때마다 상대를 생각해야 되는 건데 그거는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남들을 위해 내 재능을 쓴다는 것 자체가.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까 응원해 주시고 또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권혁: 저도 지금 촬영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한 내년쯤에 작품들이 공개될 것 같아요. 김종찬과는 정말 다른 캐릭터여서 아마 못 알아보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어요. 공개되면 많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조광수: 저는 베드신이 아주 많은 퀴어 멜로를 작가랑 같이 작업하고 있는 중인데요. 20대 초반의 남자와 30대 초반의 남자 둘이 나오는 거고 하루에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베드신이 한 10분 넘을 것 같고, 30대 역할의 배우 한 명을 찾고 있어요. 수다스러우면서 섹시하게 만드는 게 이번에 해야 할 목표인데요. 저에게도 도전이라서 좋은 배우를 잘 만나면 좋겠고, 올 겨울에 촬영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기대해 주시면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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