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것과 남은 것
〈봉명주공〉 인디토크 기록
일시 5월 29일(일) 오후 1시
참석 김기성 감독 | 주인공 홍덕은, 지은숙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예본 님의 글입니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진명현): 안녕하세요. 오늘 진행을 맡은 진명현입니다. 먼저 인사 말씀 청하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김기성 감독(이하 김기성): 안녕하세요. 〈봉명주공〉을 연출한 김기성 감독입니다. 반갑습니다.
출연자 홍덕은(이하 홍덕은): 안녕하세요. 영화 속에서 식물을 구출하는 홍덕은입니다. 반갑습니다.
출연자 지은숙(이하 지은숙): 안녕하세요. 봉명주공을 사진으로 기록한 기록사진가 지은숙입니다.
진명현: 일요일 낮 시간에 극장을 찾아주시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오늘 영화를 한 번 더 큰 스크린으로, 심지어 제일 앞 열에서 봤는데 마지막엔 ‘이것이 재난영화인가’ 생각이 들면서 나무들이 쓰러질 때마다 스크린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서 계속 고개를 돌렸습니다. 주변에서 〈봉명주공〉을 볼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큰 스크린으로 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스크린으로 볼 때 훨씬 더 아름다운 영화였기 때문에 극장에서 상영 중일 때 추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봉명주공은 어떤 상황이 되었나요?
김기성: 얼마 전에도 그 주변을 돌아봤는데요. 아파트 토목작업인가요? 토목작업도 어느 정도 끝나고 대형 크레인들도 들어서 있고, 4~5층 정도까지는 건물이 올라온 것 같아요.
진명현: 홍덕은 님께도 여쭤보고 싶은 게, 저도 사실 식물을 굉장히 좋아하고 공교롭게도 제가 살던 곳이 재개발을 당한 적이 있어요. 도심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식물들과 이별할 일은 많지 않았지만 꽤 크게 자란 친구들을 옮기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 영화를 보면서 그때 내 집 밖의 식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식물한테 한 번 마음을 주면 헤어 나오기 어렵잖아요. 어떻게 그 마음이 시작되셨고 이 작업을 계속해나가게 되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홍덕은: 지금 도시에서 사라져 가는 나무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때만 해도 제가 그 나무들을 구출해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계속 다니다 보니 정말 나무들이 사라질까 싶어졌고 그냥 저희끼리 ‘저 나무는 구출하면 좋겠다’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던 것들이 ‘정말 해볼까’가 되어서 감독님과 얘기하게 되었고 주민들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서 구출해낼 수 있었거든요. 그 나무들은 현재 제가 가꾸는 정원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진명현: 한 친구도 떠나지 않고 잘 자리를 잡은 건가요?
홍덕은: 가지고 온 것들은 모두 잘 자리를 잡았는데 수국 같은 경우는 제가 있는 곳이 조금 더 추운가 봐요. 그래서 꽃은 제대로 못 피우고 깻잎처럼 잎만 무성한 상태로 있어요. 올 겨울에 보온에 더 신경을 쓰면 내년에는 꽃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명현: 마지막에 옮겨 심은 식물들에서 새순이 돋을 때 마음이 정말 좋았거든요. 그 장면이 없었다면 너무 고통스러웠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은숙 님 같은 경우에는 사진집 발간을 준비하신다고 자막이 뜨더라고요. 사진전은 이미 끝난 거겠죠?
지은숙: 네. 사진전을 했어요.
진명현: 영화 속에서 스톱모션처럼 지나가던 사진들은 모두 직접 찍은 사진들이신 거죠??
지은숙: 네. 그렇죠.
진명현: 감독님께 덧붙여서 여쭤보고 싶은 게 이 두 분과 작업하신 내용이 영화의 뼈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두 분과 작업하게 되신 걸까요?
김기성: 제가 혼자 봉명주공을 촬영할 때는 건물이라든지 주민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계절이 바뀌고 나무가 더 울창해지고 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그곳에 있는 식물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요. 같이 청주에서 활동하는 홍덕은 씨를 섭외해서 일단 거기에 어떤 식물들이 사는지 먼저 여쭤보고 싶었고, ‘(봉명주공에 있는) 버드나무의 종자를 어딘가에 옮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나무나 식물들을 옮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지은숙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제가 촬영을 갈 때 주민분들이 주말마다 사진 찍으러 오는 분이 계신데 같은 팀이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언제쯤 오시냐고 여쭤봤더니 구체적인 시간대를 답변해주셨어요. 그 시간에 나가보니 만나 뵐 수 있었고, 얘기를 나눠보니 저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촬영을 하셨고 주민분과도 관계를 맺고 계셨어요. 지은숙 선생님의 사진에는 제가 놓친 부분도 많을 것 같아서 출연을 부탁드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많은 양의 사진을 찍으셨더라고요. 몇 만장에 달하는….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오디오가 비지 않을까 고민을 했는데 말씀을 많이 해주시기도 했어요. 화면이 중간중간 넘어갈 때 고민되는 장면도 있었거든요. 그럴 때 지은숙 선생님의 연속사진들을 보았고 그래서 영화에 사진도 많이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진명현: 지은숙 님이 목소리가 참 차분하고 좋으시잖아요. 그래서 전 처음에 영화 봤을 때 성우이신 줄 알았어요. 어떻게 봉명주공 사진 찍는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지은숙: 동아리를 만들어서 청주시를 기록하고 있거든요. 도시기억 아카이브라고. 봉명동에 가서 봉명주공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이곳을 사진으로 담아놔야겠다는 피사체의 대한 강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거의 매주 가서 그곳을 촬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사진들이 이렇게 귀하게 쓰일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 너무 감사하고 감동을 받고 그랬습니다.
진명현: 혹시 사진집 발간은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세요?
지은숙: 사진집 발간되었어요. 2019년도에 인물사진으로 전시를 한 뒤 그 사진들은 그곳에 사시는 분들에게 다 전달해드렸고요. 그다음에 여기 나오는 풍경들을 전시했고, 또 시민 분 중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여서 사진집을 구성하는 워크숍도 했어요. 그렇게 선택된 사진들로 청주시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사진집을 발간했습니다.
진명현: 저희도 구매가 가능한가요?
지은숙: 비매품이에요. 제가 가지고 있는 사진집이 있긴 있는데 나중에 연락처를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웃음)
진명현: 많은 분들이 소장하고 싶으실 것 같아요. 더 많은 분들이 공들여서 찍으신 아름다운 장면들을 기억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긴 질문이 들어왔는데 읽어드릴게요. 봉명주공에서 캐온 나무들이 싹을 틔운 모습과 봉명주공의 아름다웠던 나무들이 벌목되는 모습이 대비되어 사라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라져 가는 목련꽃잎들 사이에서 민들레꽃이 피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요. 엔딩을 그렇게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기록가 님께 여쭤봅니다. 봉명주공을 기록하시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과 지속적으로 한 곳을 아카이빙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이신가요?
김기성: 엔딩 장면에서도 나무들이 쓰러지는데, 버드나무가 쓰러지는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이 되잖아요. 벌목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너무 힘들고 정신없던 때라 바쁘게 촬영을 했는데, 촬영본을 돌아보니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버드나무가 그 동네의 상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호신 같은 버드나무가 잘려나가는 장면’을 초입에 보여드렸고요. 하이라이트가 되는 벌목작업을 후반에 많이 배치했어요. 촬영 분량도 굉장히 많아서 처음엔 훨씬 더 긴 분량이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까 그 장면들이 너무 아프잖아요. 아픈 장면들이 너무 길게 이어져서 오히려 반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벌목되는 장면들을 줄이고 줄여서 편집했고 감독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 보신 것처럼 완성이 되었습니다.
진명현: 굉장히 드라마틱한 장면이잖아요. 그 장면의 음악이나 편집이나 앵글에서 ‘과하게 가지 않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슬프면서도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은숙: 처음에는 봉명주공 아파트의 겉모습에 매료되어서 스캔하듯이 사진을 찍었는데 매주 가다 보니까 거기에 살고 계신 주민분들과 관계가 형성되고 그분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들이 많이 있었어요. 저희가 갈 때마다 문을 열어주시고. 그래서 저희가 화장실에 놓인 슬리퍼도 찍을 수 있었고요. 주방에 있는 빨간 고무장갑도 찍고. 주민들과 관계 형성을 하면서 보낸 시간이 참 소중했어요. 그곳 주민분들이 심어두셨던 과실수들. 엄청 많은 감이 달리고 살구가 달리고. 매화나무의 매실을 채취해서 매실청도 담그고 한 추억이 있습니다.
진명현: 말씀만 들어도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또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 기억에 남는 식물, 아니면 사람이 있다면 무엇일지 여쭤보셨어요..
홍덕은: 저는 도시에 있는 나무들을 기록하다가 봉명주공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게 한 2017년도 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게 단층 아파트에 대비되는, 키가 큰 수목들이 굉장히 눈에 띄었다는 거예요. 아파트 조경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생각을 평소에도 많이 하거든요. 70, 80년대 주민들이 같이 만든 조경이라는 점에서 수목들도 일관되지 않고 굉장히 다양했던 것 같아요. 큰 나무가 있다면 그 안에 다른 과실수나 주민들이 심은 수목들이 있고, 모과청을 담근다든가 하는 과실수에 관한 추억을 공유하는 장면들도 생각이 나고요. 지금 아파트들에는 장송이라고 하는 큰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를 보면 봉명주공에는 버드나무도 있지만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라고 하는 굉장히 큰 수목들이 아파트 몇 곱절이 되는 크기로 있었거든요. 아파트를 지켜주는 느낌도 들었어요. 어느 하나라고 설명하기는 어렵고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있던 단지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진명현: 지금 짓는 고층 아파트들은 조경도 많이 신경 써서 만들어지지만, 모두 구색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잖아요. 〈봉명주공〉을 보고 나면 나무와 아파트가 함께 산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무 쓰러질 때 아파트도 슬펐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나무와 아파트가 키가 비슷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또 질문이 들어왔네요. 감독님은 봉명주공이란 아파트를 언제부터 아셨는지, 언제부터 기획하셨는지 궁금하다고 하셨고 비슷한 시기에 〈고양이들의 아파트〉 또한 개봉했는데 〈봉명주공〉은 약간의 상상의 공간, 판타지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며 혹시 제작과정에서 교류가 있으셨는지 물어보셨어요.
김기성: 첫 번째 질문에 답을 드리면 봉명주공과는 연고가 없지만 고향이 청주고, 봉명주공이 위치한 곳을 매일같이 지나다녔어요. 앞 상가에 가려져서 건물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그 안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 까지는 몰랐는데 어느 날 다른 감독님이 동물원 촬영차 청주에 오셨다가 길을 잃으신 거예요. 그때 봉명주공을 발견하셔가지고 청주에 이런 곳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죠. 제가 청주에 계속 있으니 ‘제작을 맡아줄 테니까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 하셔서 시작하게 되었고요. 제가 7살 때 시멘트 회사 사택에 산 적이 있어요, 한 일 년 정도. 봉명주공 단지가 그곳과 되게 비슷했던 것 같아요. 집집마다 제 또래 친구들이 있어서 온 동네를 누볐던 기억이 떠올랐고 그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작품을 계속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질문으로는 제가 정재은 감독님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거든요. 그런데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아직 보지는 못했어요.
진명현: 정말 좋아하신다면서요.(웃음)
김기성: 저도 영화를 만들고 있었고… 사실 재건축과 재개발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 전에 어떤 영화들이 있었는지 더 잘 알기 위해서 〈집의 시간들〉을 봤어요. 봉명주공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정서나 그곳에 살았던 주민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그게 한국 사회의 어떤 과정에 놓여있는지 고민하는 지점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집의 시간들〉을 유념해서 봤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좀 멘붕이 왔던 것 같아요. 잘 만들어야겠다, 어떻게 만들어야 하지,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실제로 영화에 대해서 고민할 때는 캄보디아 영화였나요? 〈지난밤 너의 미소〉라는 영화가 오히려 정서적으로나 분위기적으로 방향이 더 맞았던 것 같아요. 어쨌든 정재은 감독님 영화 곧 볼 예정입니다.
진명현: 출연진분들은 이 영화가 어떻게 완성될지 궁금하셨을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 작업이라는 게 보기 전까지는 결과물에 대해 감이 안 잡히는 부분이 있잖아요. 두 분은 처음에 완성된 영화를 보고 어떠셨나요?
지은숙: 처음에 제가 사진 찍는 모습들을 감독님이 촬영을 하실 때 여기서 어떤 영화를 만드시려고 그러나 굉장히 궁금했어요. 이렇게 완성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저희들이 처음 봉명주공에 가서 사진을 찍을 땐 나무가 눈에 잘 안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제가 사진 찍었던 나무들에 방점을 두고 영화를 만드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척 감동적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진명현: 눈물이 나진 않으셨나요?
지은숙: 눈물이 났어요.
홍덕은: 감독님과 일주일 내내 본다고 할 정도로 자주 뵙는 편인데, 영화를 만들 당시에는 안 보여주시고 혼자 계속 작업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느 날 출연 제의를 받고 나가서 촬영을 하기는 했는데 도대체 이 장면이 영화에 어떻게 쓰일까라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작년에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보게 된 것 같아요. 영화가 조금씩 편집되면서 달라지는 과정들도 함께 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영화를 통해 다른 분들도 느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주셔서 많이 감동을 느꼈던 작품입니다.
진명현: 작업을 하시면서 영화의 리듬감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셨을 것 같아요. 실제로 저희가 본 결과물에서도 시간의 서사를 따르는 작품 같기는 한데 독특한 리듬이 있어요. 인터뷰가 들어가는 것도 굉장히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공간에서 돌출되는 식물들과 동물들, 인간들이 나오는 부분이 예측 못하게 배치되어있는 것 같았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의도를 하신 건가요?
김기성: 편집을 하면서 편집감독님이 손댈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 경험이 많아요. ‘내가 찍은 영화는 내가 편집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도 했고요. 음악감독님도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어요. 영화의 흐름에서 저희가 분위기를 요청하는 경우가 굉장히 잦았고 그 요청을 받아서 곡으로 계속 만드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으셨을 텐데 결과적으로는 적절하게 들어간 것 같다고 생각해요. 편집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장면들이 서로 이어지는 구간이었는데 그럴 땐 편집감독님하고 PD님하고 저하고 몇 만장이 넘는 지은숙 선생님의 사진을 봤어요. 마침내 이어지는 장면을 발견했을 때 통쾌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진명현: 〈봉명주공〉이 놀라울 정도로 자막이 없어요. 인물 설명도 없고 공간에 관한 설명도 없고. 그래서 더 리듬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무언가 읽어 내리지 않고 추측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진들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네요.
김기성: 실제로 저도 충청도에 살지만 청주 사투리가 강할 땐 잘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사투리가 많은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간혹 있어서 그때 자막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고민을 며칠 동안 했던 것 같은데, 결국에는 자막이 있으면 이해하기는 좋겠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 같은 것들이 깨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막 없이 하게 되었습니다.
진명현: 이게 더 영화와 잘 어울리는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단지 내 1층, 2층, 5층 건물들이 함께 있다는 게 굉장히 인상적인데 이런 구조에 대해서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김기성: 영화를 촬영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지어지게 되었는지 자료를 좀 찾아보려고 했거든요. 보도자료나 청주시에 관련 자료가 있는지 문의하기도 했고요. 분명히 어딘가에는 기록이 남아있을 것 같은데 그게 관리가 안 된 건지 접근이 어려운 건지…. 청주시 기록관에 예전에 테이프로 찍었던 것들이 잔뜩 쌓여있는데 아직 디지털로 변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변환하기 위해선 행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저희가 대신 변환할 테니 열람할 수 있겠냐 물었을 때도 절차가 정말 많아서 접근하진 못했어요. 다만 책이나 다른 자료들을 보면서 예상하기로는 70년대 말에 저런 주택형태가 수도권, 서울에서 유행을 했었다고 해요. 고층으로 가기 전에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주공아파트의 형태가 실험적으로 설계된 것 같고 실제로 불란서 주택이라고 명칭이 붙었대요. 그런데 프랑스의 설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더라고요. 과거에 좋은 물건 있으면 ‘불란서 제품이다’라고 하듯이 ‘이건 좋은 아파트다’, ‘불란서 아파트다’라는 게 와전이 돼서 봉명주공도 프랑스 사람이 설계한 아파트라고도 하고 프랑스에서 지어줬다는 얘기도 돌아요. 그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었어요. 마치 전래동화처럼요.
진명현: 명품아파트 같은 거군요. 감독님이 말씀 안 해주셨으면 저희도 계속 불란서 아파트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다음 질문은 홍덕은 님께서 답변해주시면 좋겠어요. 초반에 삽질하고 흙 퍼가실 때 왜 장갑을 안 끼고 하셨는지, 손이 많이 다치셨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홍덕은: 지금 제 손을 보면 굉장히 거칠어요. 그런데 평소에 작업을 할 때도 흙을 직접 만지는 걸 좋아해서 장갑을 많이 안 끼고 작업을 하는 편이고요. 그때는 장갑을 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보다 일단 눈에 보이는 식물들에 시선이 가는 대로 ‘빨리 캐내야겠다, 구출 해야겠다’는 생각에 손이 먼저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진명현: 그렇게 꽃이 안 핀 상태에서도 꽃 핀 장면이 상상이 되신 건가요?
홍덕은: 아무래도 식물에 관한 공부를 좀 하다 보니까 다른 분들보다는 많이 봐왔던 것 같고, 어떻게 피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면서 구출했습니다.
진명현: 알뿌리 식물들 가져가라고 하실 때 눈에 ‘횡재다’ 같은 눈빛이 어려 있었는데.(웃음)
홍덕은: 요즘 아날로그 물건들 자체가 많이 비싸졌어요. 디지털 제품들보다도요.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꽃의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올랐거든요. 코로나로 인해 더 그렇기도 했고요. 구근 식물들을 봤는데, 그 속성들을 제가 알거든요. 분명히 한 두 개만 가져가도 몇 배로 불어날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잡고 있는 구근 식물들이 며칠만 있으면 파헤쳐지고 짓밟힐 거라는 생각에 얼른 구출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주변 분들과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진명현: 정말 실하더라고요. 이 질문은 지은숙 님께서 대답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어린 시절 봉명주공 근처에서 살았는데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와 친구들과 놀았던 길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록 작가님은 어떤 계기로 청주를 기록하게 되셨는지 궁금하고 지금은 어떤 곳을 기록하고 계신지도 여쭤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지은숙: 제가 학창 시절에 사진반을 했어요. 그런데 사느라 바빠서 모든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죠. 남편이 목회를 해서 이사를 자주 다니다가 15년 만에 청주로 되돌아오게 된 거예요. 청주에서 여고 친구들을 한두 명 만나면서 학교 다녔을 때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는 그 당시에 서양화를 배우고 있었거든요. 그때 서양화 선생님께서 늘 사진을 찍게 하시는 거예요. 프린트한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게 하셨어요.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사진반을 했는데, 그림 그리는 것보다 사진을 찍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카메라를 알아보게 되었어요. 그때 친했던 친구들 중에 사진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자연히 입문하게 된 것 같아요. 앞서 말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청주시나 충청북도의 5일장, 골목길이나 장터 사진을 계속 찍었고 저 같은 경우는 멀리에서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타지로 나가서 해돋이나 노을 같은 것들을 찍기보다는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찍는 일에 더 매력을 느꼈어요. 그래서 뜻있는 지인분들하고 같이 ‘도시기억 아카이브’를 만들어서 청주시를 기록하자,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를 기억하자고 해서 청주시를 기록하게 된 거고요. 봉명동을 해서 전시도 하고 사진집도 냈고 우암동도 기록을 했어요. 우암동에 새싹공원이라고 해서 청주시에 의해 주차장이 되어서 사라진 곳이 있는데 그 장소도 기록했고 마찬가지로 전시도 하고 사진집도 냈어요. 지금은 사직동. 예전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던 자리도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서 다들 이주하고 공가라고 써져있는 그곳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명현: 감독님도 청주분이시잖아요. 상황이 왜 그런 건가요? 영화 속에서도 나오다시피 사업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청주 사람으로서 의견이 있으실까요?
김기성: 저는 청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어요. 대학 졸업 후에는 유학을 갔다가 오랜만에 청주에 돌아온 거였거든요. 당시에는 미술을 전공해서 미술 작업의 일종으로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의미를 찾는 작업을 했어요. 오랜만에 청주에 오니 제가 배워야 할 게 참 많다는 걸 느꼈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작업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사라져 가는 동네라든지 장소나 인물 같은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청주가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과거에는 청주를 둘러싸고 청원군이 있었는데 통합될 때 인구가 늘어날 거라고 예측을 하고 아파트들을 엄청나게 지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인구가 유입되지 않았고 미분양 특별 관리지역으로 선정이 됐거든요. 계속 분양되지 않는 아파트들이 늘어나는 와중에 봉명주공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미분양으로 문제가 생기니까 당연히 사업성이 있을까 하는 고민에 미뤄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투기를 잡겠다고 서울에서 정책이 나오고 투자자들이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청주가) 서울과 가깝고, 엄청 큰 국책 사업도 청주에 유치된다는 이야기가 나와 미분양되었던 아파트들이 다 분양이 되면서 지금도 아파트들이 굉장히 많이 지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과연 분양에 성공하면 도시가 더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지역민으로서 긍정적인 확신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진명현: 〈봉명주공〉이 강한 어조로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더 착잡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꿈에 부푼 생각이지만 봉명주공 같은 단지는 지방도시에 생기는 타운하우스 같은 거잖아요. 서정적인 타운하우스 같은 건데 청주시에서 예술가 레지던시처럼 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홍덕은 님께 질문이 들어왔네요. 봉명주공에서 옮겨 심은 식물들의 집합소를 만들어보실 생각이 있으신지, 봉명주공에서 옮겨 심은 팻말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고요. 식물을 구출하게 되신 계기도 궁금하다고 하시네요.
홍덕은: 도시를 보면 우리 주변에 정말 많은 나무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개발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베어지거나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일들이 많이 생기거든요. 제가 보기엔 큰 나무들이 항상 위태로운 거예요. ‘저 나무도 곧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도시의 나무들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했는데 나무들을 실제로 구출해서 살려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제가 정원을 가꾸고 있으니까 그 제안을 시작으로 봉명주공에 있던 나무들을 구출했고 그 이후에도 다른 마을에서 몇십 년 키운 목단 같은 것들을 두고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연락을 받았고 그런 나무들을 많이 옮겨 심었어요. 제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 앞 정원에 가면 그 나무들이 현재 다 살아있어요. 아직 팻말 작업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이 나무들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팻말을 남겨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조만간 만들어 볼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영상이나 사진뿐만 아니라 제가 직접 행동으로 나서서 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채집하는 방법으로 기록을 해 나갈 것 같습니다.
진명현: 그러다 보면 물리적으로 크기가 큰 나무들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잖아요.
홍덕은: 그렇죠. 공간은 물리적으로 제한이 있고 너무 큰 나무들은 제가 가지고 올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니까 그럴 땐 주변 분들에게 권유를 해요. 시골에 사시거나 부모님이 사시는 댁에 여유가 있으신 선생님들이 식재를 하셔서 가져가시기도 하고요.
진명현: 유기된 동물이나 식물들을 볼 때마다 인간의 크기를 실감하게 돼요. 자기보다 큰 것들은 감당도 못하면서…. 그런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얼마나 우리가 자연 앞에서 작고 일부일 뿐인지 미안한 마음도 들고. 자기 친구들이라도 보살피며 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동가님과 기록가 님의 결과물을 볼 수 있는 경로를 알려달라는 요청도 있네요.
홍덕은: 일단 저희는 청주에서 다른 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경우가 생겨요. 전시나 프로젝트를 통해 만날 기회가 생겨서 서로 공유하기도 하고요. 아카이브 자료들은 아직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이라 개별적으로만 가지고 있거든요. 모아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쌓이게 되면 웹사이트 등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명현: 준비 중이라고 하시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감독님은 어떤 작업 준비하고 계신가요?
김기성: 〈봉명주공〉을 장편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영화제에 가고 개봉까지 하게 될 줄 몰랐어요. 많은 에너지가 들면서도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차기작으로 구상하고 있는 아이디어나 기획단계에 있는 소재는 몇 개 있는데 어떤 걸 더 먼저 하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하나는 빈티지 오디오를 아직까지도 수리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좁은 방에 오디오들이 잔뜩 쌓여있고 오랫동안 오디오를 고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인터뷰해볼 예정이고요. 제가 조각을 전공했어요. 과거에 건물을 지으면 1%는 조형물이나 공공미술과 관련된 부분에 예산을 쓰게 했거든요. 예전 건물들 앞을 보면 조형물들이 많아요. 건물들이 사라지거나 할 때 그 작품들도 사라져요. 청주 같은 경우엔 그 조형물들이 제대로 서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에 장소에서 발견되는 일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찾아서 만들어볼까, 그렇게 두 가지 소재를 가지고 구상하고 있습니다.
진명현: 국내에서도 환경조각을 전공하시고 독일로 유학을 가신 건가요?
김기성: 네. 조각 작품을 만드는 것도 정말 하고 싶었고, 조각 작품들을 보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특히 석조 같은 작품이나 나무로 만든 조각 작품들을 무척 좋아해요. 그런데 조각 작업을 해보니까 안 되겠더라고요. 체력도 안 되고 할 때마다 코피가 너무 많이 나서 다른 소재를 찾아봐야겠다, 내가 얘기하려는 메시지가 꼭 조형물이어야만 할까 고민하다가 매체를 좀 바꿔보고 싶었어요. 미디어 아트나 개념미술을 배우고 싶어서 독일에 갔다가 지금은 이렇게 영화를 하게 됐습니다.
진명현: 빈티지한 물성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봉명주공〉도 손에 만져질 것 같은 느낌이 있고 냄새도 맡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감각을 잘 살려주시는 차기 작품들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지은숙 님과 홍덕은 님은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실까요? 홍덕은 님은 앞서서 답변해주신 것 같은데 저는 그 계획에 국가가 개입해서 투자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고, 지은숙 님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지은숙: 저도 사진으로 청주시를 기록하는 일에 매진할 것 같습니다. 도시기억 아카이브가 작은 단체이지만 앞으로는 큰 역할을 감당하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봉명주공〉 많이 소문내 주시고요. 홍보 많이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진명현: 청주시민들을 위해 많은 수고 부탁드립니다. 홍덕은 님은 다른 계획이 또 있으실까요?
홍덕은: 계획이라기엔 좀 그렇지만 제가 학생들을 교육하기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앞서 말씀해주셨다시피 개인이 하기엔 굉장히 어려운 일들이 많고 그 영향도 미미해요. 그래서 주변 분들이나 도시계획을 직접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나무를 심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 같은 것들이 있어요. 가로수가 많이 베어지고 뽑혀나가는 모습을 보면, 이게 불과 몇십 년 전에 계획적으로 심어지고 벌써 이렇게 베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미래를 보고 식물들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고,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진명현: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렇게 생태계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봉명주공〉은 다른 뉘앙스를 가진 작품인 것 같아요. 뭔가를 말하려다가 풍경을 보기도 하고, 열심히 얘기를 듣다가 고개를 돌려서 옆을 보기도 하고. 이러면서 영화 속에서 머뭇거리는 시간들이 많은데 그게 이 영화를 만든 시선, 태도와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감독님이 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기성: 제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미술을 할 때나 영화를 만들 때나 예술가로서 사회에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할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술가가 어떤 질문에 답을 내리는 사람은 아니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봉명주공〉을 만들면서도 관객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고요. 각자의 경험에 따라서 다양한 답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봉명주공〉 메인 카피도 ‘우리가 한 때 뿌리내렸던 마을’이잖아요. 과거에는 집을 짓고 산다는 게 한 곳에 정착해서 나무가 뿌리내리고 살듯이 사람도 집에서 뿌리내리는 삶을 추구했던 것 같은데 지금 현대사회에서는 그런 것들이 많이 퇴색되지 않았나 해요.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어릴 때 살았던 마을이나 앞으로 살고 싶은 미래의 마을 같은 것들을 떠올리시면서 영화를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명현: 일요일 낮 귀한 시간 내주신 관객분들께 감사드리고요. 함께 해주신 세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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