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고, 사랑을 다시 쓰는 덕후 연대기
〈성덕〉 오세연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은다강,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평온하게 덕질을 하던 어느 날, 느닷없이 폭탄이 떨어진다. 어디서 온 것인가 하고 봤더니 내가 사랑하는 그(들)가 자초한 폭탄이라니? 그(들)로 인해 찬란하게 빛나던 일상이 한순간에 흑역사가 되어버렸다. 아까운 내 시간, 내 돈, 내 청춘을 돌리도! 오세연 감독은 자신의 흑역사를 당당히 다큐멘터리 〈성덕〉으로 승화했다. 이 사람 정말 찐이다. 심지어 유머러스하기까지 해. 이렇게 '오며드는' 것인가. 원래 덕질은 새로운 덕질로 잊는 법.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세연 감독과의 팬미팅, 아니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성덕〉의 개봉을 무척 기다렸고, 인터뷰가 결정된 순간부터는 제가 ‘성덕’이 된 것 같았어요. 〈성덕〉이라는 제목부터 감이 왔지만 이렇게까지 공감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GV마다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데, 감독님은 이 다큐가 이렇게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내리라고 예상하셨나요?
처음에 만들면서 친구들이랑 우스갯소리로 그런 얘기를 했어요. ‘트위터에서 RT 겁나 탈거다.’(웃음) 그 정도였죠. 사실 알 수 없잖아요. 아무에게도 언급되지 않고 그냥 흘러갈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아이돌 팬들이 워낙 정보력이 빠르니까 영화를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저도 이 정도 반응은 예상을 못 했어요. 저도 오랫동안 영화감독 지망생이었고, 독립영화의 팬이기도 하니까 독립영화계의 열악함이라든가 인지도에 대해서 알고 있었거든요. 크게 화제가 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고 어쩌면 영화제에서 상영을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프로그램 노트를 공개했는데, 그때부터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이 ‘네 영화에 대한 얘기가 내 SNS 타임라인에 넘어왔다’고 해서 찾아보니까 3천, 4천 RT가 되고 있는 거예요. 갑자기 누군가의 기대작이 되는 게 너무 생소하고 신기한 일이었어요. 첫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상영 전에는 그런 기대들이 고마우면서도 불안했어요. 영화에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연예인에 대한 마음을 쉽게 정리를 못 하는 게 우유부단하게 보일 수도 있고, 굿즈를 못 버리는 것도 신뢰할 수 없는 모습일 수도 있으니까요. 영화를 올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했으니까 이제 두 달 정도 됐는데, 관객분들 만나면서 얘기를 듣다 보니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이런 이야기를 같이 나눌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에 관심을 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팬들의 목소리를 담으며 다큐멘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방향에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제목을 '성덕'으로 지으셨는지, 촬영 혹은 편집 중에 제목이 바뀐 건지 궁금합니다.
방향에 대한 고민은 처음부터 편집을 끝낸 이후까지도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방향성과는 별개로 처음 작품을 기획할 때부터 제목은 ‘성덕’이었어요. 제가 성덕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성덕이라는 말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반어법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팬이라면 누구든지 원하는 긍정적인 의미의 단어였는데 저한테는 그 자체로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어가 되었어요. 결국 그 제목 덕분에 영화의 결말부에 대한 힌트도 얻은 것 같아요.
성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이라 하면 우선 떠오르는 얼굴이 전부 남자입니다. 이 영화 속에는 대체로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과 그의 팬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등장하는 팬들은 대게 감독님 또래의 젊은 여성들입니다. 인터뷰 대상을 선정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거물급 성덕분들을 모셔야 할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웃음) 유명한 ‘홈마’(홈마스터, 팬페이지 운영자)나 TV에도 나온 팬들, 그런 분들을 섭외할 생각을 잠깐 했는데, 결국 이 영화는 솔직한 이야기를 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 주변 사람들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박효실 기자님 빼고는 다 제 친구이거나 가족이에요. 더불어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한 이유 중 하나는 멀리서 찾지 않아도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성덕〉에 등장한 지인들이 영화를 보고 건넨 말이 궁금합니다. 반응이 어땠나요?
처음에는 친구들이 다들 할 말이 많아서 출연을 결정했지만 불안해하기도 했어요. 어쨌든 얼굴을 공개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거니까, 그리고 언급하는 대상이 유명인이니까요. 그런데 영화로 보고 나서는 ‘고생했다’, ‘너무 재밌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해줬어요. 그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저랑 같은 연예인을 좋아했던 친구가 했던 말이에요. 부산국제영화제 GV 때 그 친구가 왔는데, 제가 한번 지목해서 말을 시켜봤어요.(웃음) 그런데 친구가 얘기하다가 울면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만들고 싶어서 만든 영화인데 이런 얘기를 들어도 되나,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같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 친구가 무슨 마음으로 고맙다고 하는지 알겠는 거예요. 마음에 깊게 와닿았어요.
〈성덕〉에 출연한 친구들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장면도 궁금합니다.
역시 예상하시는 그 장면! 친구네 집에서 처음으로 촬영한 인터뷰거든요.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을 그때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친구랑 술 한잔하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상상했는데 시작부터 그렇게 되니까 너무 어이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친구들도 그렇고 관객분들도 그 장면을 되게 재밌어하시더라고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때 그 친구 어머니도 오셨어요. 저희가 몰래 찍은 거라 어머니는 영화에 집이 나오는 것도 모르시는 상태에서 보셨는데 보고 나서 너무 재밌었다고 흡족해하셨어요.(웃음)
미디어에서도 팬들의 이미지는 ‘빠순이’라는 식으로 단편적으로 비춰지는데, 이 다큐멘터리는 팬들이 단순히 ‘한 사람에 미쳐 있는’ 평면적인 인간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복잡한 심리도 가진 복합적인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서 팬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혹시 감독님은 연예인 당사자들이 이 영화를 본다는 생각도 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을 보고 너무 재밌었어요. 연예인들이 이 영화를 볼 것이라고 예상하고 만들었냐는 식으로 이해했었거든요. 그래서 ‘본다는 생각을 했다면 이렇게 만들었을까요?’라고 대답하려고 했는데 그런 맥락이었군요.(웃음) SNS를 보면 ‘모든 연예 기획사는 〈성덕〉을 교육 자료로 구매를 해서 오세연 감독을 초청하세요.’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저는 그분들이 보라고 만든 건 아니니까요. 저의 가장 중요한 관객들은 결국 비슷한 경험을 한 팬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연예인분들이 보시면 뭔가를 느끼실 수도 있고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겠지만 신경 안 쓰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딸이 한 대상을 오래 좋아하게 해 주고, 또 꿈을 갖게 해 줘서 해당 연예인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덕질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 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과거를 부정하거나 폄훼하지 않고 인정해주시는 게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다큐를 찍기 전에도 어머니의 이런 생각을 알고 계셨는지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 감독님께는 이 대화가 어떻게 느껴졌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엄마 진짜 멋있죠. 제가 그 연예인을 막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는 엄마가 별로 안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찐 덕후’가 되고 난 뒤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는 교통비를 내주시기도 하고, 어디 가는지 되게 궁금해하시고, 연예인을 만나고 오면 ‘썰’을 듣는 걸 재밌어하시고 그러셨거든요.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서 그 친구(연예인)한테 고마웠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이유를 여쭤봤을 때 제대로 대답을 안 해주셨어요. 그래서 넘겨짚기로는 어린 제가 집에 혼자 있을 때 그 친구 덕에 덜 심심했을 것 같아서 그러셨나 보다, 그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인터뷰하다 보니까 좀 더 깊이 있는 얘기들이 오가게 되었고, 엄마가 그런 얘기를 해 주시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슬프기도 하더라고요. 인터뷰하면서 엄마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그 친구를 좋아하는 걸 보면서 ‘그래, 저것도 한번 해봐야 한다.’고 생각을 하셨다는 게 감동적인 것 같아요.
다큐 말미에 ‘탈덕’했던 팬들이 다시 밝은 얼굴로 ‘덕질’을 하는 장면에서 어쩐지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성덕〉 시즌제의 예고편인가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응원하는 감독님의 마음이 잘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는 사랑으로 가득하고, 감독님 그리고 우리가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는데 감독님이 요즘 덕질하는 대상은 누구인가요?
영화를 시작할 때는 분노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딴 세상에서 더 이상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영화를 만들다 보니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이렇게 자책해야 하나, 그런 고민이 많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에 갑자기 한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계속 불안하고, 검증하려 하고, 그런데 또 보고 있으면 행복하더라고요. 결국 덕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꼭 덕질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사랑 없이 살 수도 있겠지만 너무 척박한 삶이 될 것 같고요. 사랑을 받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누군가한테 사랑을 주는 게 엄청 에너지가 되는 일이잖아요. 하루하루가 들뜨고 행복해지는 일이니까.
최지은 작가의 『이런 얘기 하지 말까』라는 에세이에 “내가 사랑한 남자마다 모두 폐허다”라는 문구가 있더라고요. 황지우 시인의 문장을 비튼 건데요. 큰 공감이 되는 문장이었어요. 이런 이야기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종종 막막해질 때가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다룬 내용이 꼭 연예인과 팬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연애 관계나 사회적인 이슈(미투 운동,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로도 폭넓게 연결되는데요. 요즘은 가볍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거나, 정치적 성향이나 가치관에 대해 말할 때에도 스스로를 검열하게 되고 나의 과거가 흑역사가 될까봐 두려워지는 순간들이 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지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저도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아직 인생 1회차라서.(웃음) 그래도 요즘 확신에 차서 할 수 있는 얘기는, 그 사람의 범죄나 어떤 잘못은 그 사람의 흑역사지, 우리의 흑역사가 되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좋아했던 시절은 사실 아름다웠고, 즐거웠고 그리고 그 사람도 우리한테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물론 부끄럽지만 그 범죄는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거, 그리고 그 나의 흑역사보다는 그 사람의 흑역사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에는 분리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사건이 터지면 ‘내 새끼가 그럴 리가 없어’ 부정하다가 수용 단계가 오면 급속도로 쳐지고. 내가 그 사람을 좋아했던 걸 아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위로하려 들고.(웃음) 그게 너무 짜증이 나는 거예요, 주변에서도 그 연예인과 나를 동일시하니까.
제가 이상한 비유를 드는 걸 좋아하는데(웃음) 마트에서 새로 나온 과자를 산 거예요. 근데 너무 맛이 없는 거예요. 그럼 ‘이 과자를 안 먹어야지.’라고 생각을 하지 ‘이 과자를 먹은 내가 잘못했다’거나 ‘평생 과자 따위 먹지 않겠다.’ 이렇게 생각하진 않잖아요. 이 과자와 나의 인연은 여기까지고 나는 이제 다른 것을 찾아 나서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을 했어요.
이전에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누군가는 ‘남자에 미쳐서’ 생겨난 일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걸 솔직하게 말하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화도 내고 울고 웃는 과정이 굉장히 의미 있고 용기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영화가 특히 어떤 사람들에게 가닿았으면 좋으실 것 같으신가요?
이 영화가 천만 관객에게 가닿았으면 좋겠다.(웃음) 저는 이 영화를 팬분들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사실 그렇게 ‘덕후’들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나한테는 ‘망한 연예인’이 그 대상이지만 누군가한테는 지나간 연인일 수도 있는 거고 멀어진 친구일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좌절된 꿈같은 걸 수도 있는 거고요. 다양하게 대입해서 봐주시면 충분히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를 계획하는 과정과 촬영하는 과정을 지나 그리고 완성까지 하면서 영화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셨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있는 지금 어떤 기분이신지 궁금해요.
제가 화가 많은 사람이라서 처음에는 분노를 원동력으로 착착 움직였는데, 촬영하는 기간이 꽤 길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뒤늦게 슬픔이 밀려오더라고요. 영화를 편집할 때도 확신이 잘 서지 않았어요. 잘 모르겠어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건에 대해 극단적인 반응 두 가지만 있는 상황에서, 딱 잘라진 이분법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라 이 영화가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컸어요.
영화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지금,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상영이 있을 때마다 저도 매번 영화를 봤어요. 관객분들이 웃어주실 때나 탄식하실 때, 아니면 아무 말 없이 스크린을 보고 계실 때 힘을 많이 얻었고 응원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영화를 만드는 동안 불안하고 확신이 없던 부분들을 관객분들이 채워주신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를 포함한 감독님의 팬들에게, 그리고 훗날 입덕할 ‘뉴비’들에게 미리 한 말씀해주신다면요?
아, 이게 저에게 입덕한 분들 이야기였나요? 제가 얼마 전부터 관객분들한테 저 좋아하지 마시라고 했어요.(웃음) 약간 연예인 병이라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나도 인간이다’ 이런 드립을 치는데 사실 다 농담이고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한테 너무 감사하죠. 갑자기 이 얘기를 하고 싶은데, 제가 ‘정말 나의 팬이시구나’하고 느낀 분이 계세요. 각각 다른 지역 세 군데에서 상영 후 GV에 와주셨는데 심지어 그 세 지역 모두 그분이 사는 곳도 아니었어요. 서울독립영화제 때도 와주셔서 수상 축하한다고 선물도 주셨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임감을 갖고 살아야겠다.’ 그리고 제가 농담을 많이 해서 ‘신중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분에게 너무 고마우면서도 좀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해야 되나. 나는 항상 누군가의 팬이기만 했는데, 나를 열심히 살게 해주는 존재가 팬인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튼 훗날 저에게 입덕할 뉴비들한테 미리 한 말씀드린다면, 제가 요즘 저 좋아하지 말라고 했다가 좋아해 달라고 했다가 오락가락하는데요. 저를 좋아하시면 재미있기는 할 거예요. 또 제가 SNS 열심히 하니까 정보 캐기도 쉽고.(웃음) 어쨌든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다음 영화, 다다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동력이 되니까요.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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