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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보통의 우리, 우리의 2000`s-섹션 4 '나의 백년 사생활 작동법' GV 기록

by indiespace_한솔 2021. 11. 2.

지나온 시절에도 지금도 계속되는 상실에 대한 질문들 

 보통의 우리, 우리의 2000`s 섹션 4 - 나의 백년 사생활 작동법  GV 기록

 

일시 2021년 10월 17일(일) 오후 4시
장소 아리랑인디웨이브

참석 강진아 감독
진행 강진아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2000년대 보통의 우리들이 살아왔던 시절을 되짚어보며 지금의 독립영화들을 있게 한 그 시대의 단편들을 살펴보는 보통의 우리, 우리의 2000’s’ 기획전. 지난 1017일 성북구 아리랑인디웨이브에서 진행된 [섹션 4: 나의 백년 사생활 작동법] 백년해로외전의 강진아 감독님과 다양한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계신 강진아 배우님의 뜻깊은 만남을 담아보았다.

 

 

강진아 배우: 안녕하세요, 배우 강진아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는 백년해로외전의 감독님이신 강진아 감독님 모셨습니다.

 

강진아 감독: 안녕하세요, 연출하고 글쓰는 강진아입니다.

 

강진아 배우: 코로나 때문에 GV가 많이 축소됐는데 다행히도 오늘 오픈채팅을 통해 관객들의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제가 강진아 감독님의 '성덕'이어서 오늘 진행이 좀 삐그덕거릴 수 있는데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웃음) 지금 보석 같은 네 편의 작품을 봤는데요. 감독님은 이 영화들을 보시고 어떠셨나요?

 

강진아 감독: 예전에 각각 작품들이 공개될 때 따로 보았어요. 2002년에 My Sweet Record를 보고, 2004년에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봤고, 무림일검의 사생활도 단편을 열심히 챙겨보던 때라서 영화제 상영 때에 맞추어 봤어요. 이번에 이렇게 모아서 상영을 한다고 해서 쭉 다시 봤는데 되게 좋았어요. 그 시절 생각들이 나면서 기분이 몽글몽글해졌어요. 한 편 끝나고 한참 생각하고 또 한 편 끝나고 생각하고 그랬어요. 개인적인 추억들도 많은 작품들이라 좋았어요.

 

강진아 배우: 시대별로 묶어놓은 작품들이라 그런지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제가 한참 영화과 다니고 영화제 다닐 때 강진아 감독님이 저에게는 스타셨거든요. 이 작품들을 보고 나서 아, 그냥 너무 좋다이런 느낌이어서 제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오히려 감상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그런 감정이 들었을까 생각해봤을 때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에 제가 동화되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오래 머물렀던 것 같아요.

강진아 감독님의 백년해로외전〉도 전에 보신 분들도 계시고 오늘 처음 보신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연출자에겐 ‘이 장면은 내가 꼭 구현해내야겠다, 꼭 만들 거야’ 하는 순간이 있을 텐데 이 단편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나요?

 

강진아 감독: 꼭 코끼리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환상 속의 그대에서는 돌고래였고. 코끼리 사이에 차경이가 있다면 혁근이가 차경이 생각을 좀 덜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백년해로외전> 스틸컷

 

강진아 배우: 아, 그 장면이었군요. 영화를 보면 남겨진 사람과 떠난 존재에 대해서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가까운 사람이건 혹은 나와 상관없는 존재이건 갑작스럽게 이별을 마주하는 건 항상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애도하는 방식 역시 정답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차경이 혁근에게 그런 말을 하죠. 혁근이 바라보는 차경은 사실 그냥 다 만든 거 아니냐고요. 그걸 통해서 어쩌면 나와 관계하는 이 사람들도 다 환상 속에 있는 인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 분께서 질문을 해주셨어요. 혁근, 차경이 지인의 이름이신가요? 환상 속의 그대에서도 같은 이름이 등장하고 또 자전거가 나왔던 것 같은데 감독님께 특별한 소재인 건지 궁금합니다.

 

강진아 감독: 소설 『오늘의 엄마』를 쓸 때도 인물 이름이 차경이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저희 외할머니 이름이 성차경이세요. 제가 대학 다닐 때부터 외할머니 허락을 받고 그 이름이 예뻐서 마음대로 쓰고 있습니다.(웃음) 다음엔 경사가 와달라는,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뜻이어서 외할머니는 싫어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름 자체는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혁근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강함을 강요받아야 될 것 같은 이름을 생각하다가 나오게 되었어요.

 

강진아 배우: 혁근 역의 이종필 배우님의 이미지와 역할을 떠올리니까 짠한 감정이 생겨요.

 

강진아 감독: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사랑이 생겨서 환상 속의 그대로 넘어갈 때도 그 이름을 이어서 사용했어요.

 

강진아 배우: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께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영화가 어떤 질문을 품고 찾아 헤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영화를 만들게 하는 어떤 동력이 있으셨나요?

 

강진아 감독: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 보니까 더 영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영화가 나에게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 되는데, 그 당시에 제가 영화를 찍지 않았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 분들이나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 과정이 너무 좋았어요. 무언가 만들어낸다는 것이 되게 신났고 혼자 고민하던 것들을 영화를 만들어가는 스탭 분들이나 배우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다음 작품인 환상 속의 그대에서 더 나은 질문을 던질 수 있었어요. 만약에 영화를 찍지 못했다면 백년해로외전〉를 찍기 전 상태에서 머물렀을 것 같아요.

 

강진아 배우: 해야만 했던 일이었네요. 저도 영화를 만들다보면 되게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이 이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다는 점인데 감독님이 그때 영화를 만들면서 생각하셨던 점을 공유해주셔서 감동적이었습니다. 또 다른 질문이 있는데요, 배우 분들 캐스팅에 관한 질문이에요. 이종필 배우이자 감독님과 한예리 배우님하고 어떻게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강진아 감독: 이종필 배우는 단편에서 제가 봤었는데 얼굴이 너무 좋아서 따로 연락을 드렸어요. 전작인 네 쌍둥이 자살이라는 작품에서 기자 역할로 캐스팅했고요. 제가 이미 합을 맞췄던 배우들과의 다음 작업을 꿈꾸는 편이어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작업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한예리 배우는 역시 다른 영화에서 얼굴을 봤어요. 차경 역할이 한 번 보아서는 기억이 안 나는 얼굴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상하게 그런 느낌이 났어요. 말간 얼굴이면서 또렷하게 맺혀 있는 느낌이 아니어서 캐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백년해로외전> 스틸컷

 

강진아 배우: 〈백년해로외전 뿐만 아니라 오늘 상영된 작품들의 공통점이 주인공들이 다 말갛다는 점인것 같아요. 백년해로외전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영화를 찍고 나서 감독님께서 개인적으로 성장한 것이 있는지 묻는 질문이 있는데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강진아 감독: 우선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정말 신나고 재밌었어요. 제가 평상시에는 다운되어 있는데 현장에서는 너무 신나는 타입이거든요. 그렇게 신나게 만들고 영화를 상영하고 나서 어느 날 집에 있는데 혁근이가 그렇게 잘 지내고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시나리오에서는 혁근이가 웃으면서 마무리 지었는데 혁근이를 무리하게 성장시켰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차경이가 얼마나 예쁜지 괜찮은 앤지만 보여주고 나서 무슨 수로 혁근이에게 나아지라고 한 건지 싶은 거예요. 그래서 좀 힘들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나아져야 하지?'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 다음 작품인 환상 속의 그대를 통해 이런 질문을 했던 것 같아요.

 

강진아 배우: 영화를 보는데 '이제 끝나려나' 할 때쯤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예를 들면 혁근이 아스팔트 위에 누워서 클로즈업이 될 때쯤 다른 장면으로 전환이 되고 마지막에도 밥을 먹는 장면이 갑자기 청소하는 아주머니로 바뀌는 그런 순간이 있었는데요. 연출하실 때 연속성을 중점을 두시나요? 삶은 계속 이어진다는 메시지로 저는 이해를 했거든요.

 

강진아 감독: 모호한 느낌들을 영화라는 매체에 담아서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그건 아마도 나아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끝났지만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 상실이 빠르고 쉽고 간단하게 끝날 수 없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그런 방식으로 드러난 게 아닌가 싶네요. 

 

강진아 배우: 관객 분께서 십 여년 만에 보게 되어서 반갑고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질문을 주셨어요. 마지막 한예리 배우님이 사라지기 직전에 아스팔트에서 고마워라고 하는데 그렇게 대사를 설정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강진아 감독: 배우님이 참 연기를 잘 해주신 장면인데, 혁근이한테 마지막 모습인 거니까 좋은 느낌을 주고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혼내거나 잔소리하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백년해로외전> 스틸컷

 

강진아 배우: 저도 인상 깊었습니다. 또 다른 관객 분께서 다시 봐도 너무 좋았다면서 환상 속의 그대 그리고 소설 『오늘의 엄마』까지 상실이라는 주제가 이어지고 있는데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감독님이자 작가님에게 상실이라는 것이 과거와 다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시는지 여쭤보셨습니다.

 

강진아 감독: 주옥같은 질문 너무 감사합니다. 마침 신작이 나왔는데(웃음) 『미러볼 아래서』라는 소설이에요지금은 이제 질문이 조금씩 바뀌게 되는 것 같아요. 운이 좋게 상실에 대한 질문에 휩싸여 있을 때 영화를 찍고 친구들을 만나서 작업을 하는 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건강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상실 이후를 많이 생각해요. 진심을 다했던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게 되면 다시 소중하다고 해도 될까? 그러면 상실해버린 것이 소중한 것이 아니게 되버릴까봐, 지금 나에게 온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할까 봐 고민이 되었어요. 『미러볼 아래서』는 그런 생각이 담긴 이야기예요. 이런 식으로 점점 생각이 흘러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강진아 배우: 영화 속에서 차경은 코끼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 그럼 혁근은 어땠으면 하고 바라신 게 있었나요?

 

강진아 감독: 제가 혁근이는 죽을 때까지 차경이만 생각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차경이는 어린 나이에 죽었기 때문에 '혁근이만은 차경이가 없다는 걸 기억해줘야 해' 이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너무 무리한 강요를 캐릭터에게 했다는 깨달음을 나중에 얻었어요. 관계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상실이 외연에서 벌어진 일이잖아요. 내가 죽은 게 아니고 나의 바깥에서 누군가 떠난 거잖아요. 나아지려면 다시 내가 손을 뻗어야 다른 관계에서 기운이 생긴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혁근에게 썼던 못된 마음을 접고 이후 작업은 다르게 하려고 했었습니다.

 

강진아 배우: 배우로서 제가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현장에서 디렉션하실 때 혁근이 같은 경우 엄마한테 툭툭 던지는 말투 같은 게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제시를 하신 것인지 아니면 자유롭게 배우에게 맡기신 것인지,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궁금해요.

 

강진아 감독: 저는 촬영 전에 배우 분들이랑 공부를 같이 해요. 시나리오를 보고 각자 느끼는 게 다르잖아요. 예를 들어 저는 라면을 먹어야 우울함이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분은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거죠. 이럴때 행동은 교정할 수 있지만 우울하다는 정서는 훼손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 장면이 납득이 안된다면 라면 먹는 것 대신 우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을 찾아요. 그런 식으로 이미 교정을 많이 해놓기 때문에 배우 분들의 감정이 거의 끊기지 않게 순서대로 찍으려고 하는 쪽입니다.

 

강진아 배우: 프리 프로덕션에서 배우 분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시도를 많이 해보시는 거네요. 저도 감독님의 작품을 기다리는 팬 중에 한 명인데요. 감독님께서 소설가로 등장하셨을 때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럼 영화는 언제?'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기다리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혹시 영화 작업에 정이 떨어지신 건 아니신지?(웃음)

 

강진아 감독: 영화 만드는 거 정말 너무 즐거워요. 2-30대에는 정말 영화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영화를 찍기 위해 밥을 먹고 찍기 위해 돈을 벌고 잠을 자고 할 만큼 그 시간들이 정말 좋았어요. 근데 그 이후에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안된다는 걸 알았어요. 경제적으로 규모가 큰 상업 시스템 안에서 작업을 해야 우리 모두 함께 즐겁게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나서는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제가 상업영화에 재능이 없다는 걸 인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전에는 운이 없었다느니 여러 이유를 가져다 대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계속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상업적인 재능이 없어도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그러면 소설의 형태가 지금은 가장 맞다는 판단이 서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상업영화에 대한 센스는 부족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영화 제작 환경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으니 저에게 맞는 형태의 영화 작업에 대한 희망도 여전히 있긴 해요. 열린 마음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네요.

 

<백년해로외전> 스틸컷

 

강진아 배우: 백년해로외전이라는 제목은 염원이 담긴 제목일까요? 어떤 의미로 지으신 제목인가요?

 

강진아 감독: 백년해로가 되지 못한 어떤 부록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저는 웃기다고 지었는데 제목 자체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신기해요. 그런데 다른 감독님들 작품도 보셨는데 너무 제 작품 얘기만 하는 것 같아서 민망하네요. 다른 영화에 대한 질문을 주셔도 괜찮습니다! 말이 나와서 말씀드리자면 폴라로이드 작동법의 정유미 배우님 얼굴은 정말 잊을 수가 없는 얼굴이죠.

 

강진아 배우: 누군가를 좋아하는 정유미 배우님의 얼굴이 오히려 사랑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도 보면서 충격이었는데 다시 보면서도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강진아 감독: 그 당시에 진짜 이 작품이 엄청 난리였어요. 누구든 만나면 그 작품 얘기를 했고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이겨야 한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었어요.(웃음)

 

강진아 배우: 중간에 있던 무협 애니 〈무림일검의 사생활〉은 극영화로도 리메이크 됐죠.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감독님께서 미술을 하시다가 실사 영화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강진아 감독: 소모임에 들어갔다가 극영화 현장의 조명 스탭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필름을 얘기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보물을 얘기하듯이 모두가 숨을 죽이고 아주 귀한 것인 것 마냥 대하는 태도가. 필름을 애지중지하는 걸 보고 많은 이상하게 저도 괜히 필름을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마음이 커져서 영화 쪽으로 넘어오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필름으로는 찍어보질 못했네요.

 

강진아 배우: 오늘 이렇게 이야기 나눠봤는데 감독님은 어떠셨나요?

 

강진아 감독: 저는 강진아 배우님을 알고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뵙게 되어서 너무 신기했고 좋았어요. 지금 이 순간이 자주 문득문득 생각이 날 것 같아요. 생각날 것 같은 순간을 같이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강진아 배우: 사실 저도 감독님을 뵙는 걸 되게 꿈꿔왔거든요. 인디그라운드에서 제 꿈을 실현시켜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이 순간 저도 마음에 잘 담고 계속 꺼내볼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나고 나서야 더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섹션 4에 포함된 네 작품 My Sweet Record, 폴라로이드 작동법, 무림일검의 사생활, 백년해로외전 모두 시간이 지나고 다시 살펴보았을 때 더욱 빛이 나는 작품들이었다. 백년해로외전의 강진아 감독과 강진아 배우는 이 작품들을 보던 혹은 만들던 시절을 공유해주면서 우리 모두가 지나온 시간들을 추억하고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주셨다. 그 시절의 작품들이 단지 추억 한 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우리와 현재의 우리를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뜻깊은 기획전이었다. 이름이 같은 두 사람의 만남이라 찾아온 관객들도, 감독과 배우에게도 더욱 재미있고 오래도록 생각나는 순간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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