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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인디돌잔치 〈메기〉 인디토크 기록 : 믿으셔야 해요, 이 영화의 매력을

by indiespace_한솔 2020. 10. 14.




믿으셔야 해요, 이 영화의 매력을  인디돌잔치 〈메기〉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9월 29(화오후 7

참석 이옥섭 감| 배우 구교환, 이주영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유진 님의 글입니다. 




2019년 가을, 독립영화계에는 이례적인 풍경이 있었다. 〈벌새〉, 〈메기〉, 〈밤의 문이 열린다〉, 〈우리집〉, 〈아워 바디〉, 〈보희와 녹양〉 등 신예 여성감독이 연출한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하며 합동 GV를 성사시키는 등 즐거운 연대를 보여준 것이다. 그 가운데 개성적인 시선과 사려 깊은 연출로 메기떼라는 팬덤을 만들어낸 영화 〈메기〉가 개봉 1주년을 맞았다. 〈메기〉는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영화의 감상을 나누는 메기떼역시 아직까지 건재하다. 929일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메기〉 생일을 축하하며 오랫동안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 영화의 매력을 꼼꼼히 복습하고 탐구하는 인디돌잔치 행사를 가졌다. 그간 여러 번 〈메기〉의  GV를 진행해온 김현민 영화 저널리스트가 모더레이터를 맡았고, 게스트로 이옥섭 감독과 구교환 배우와 더불어 이주영 배우가 깜짝 등장했다.




 


김현민 기자(이하 김현민): 안녕하세요, 오늘 〈메기〉 인디돌잔치 진행을 맡은 김현민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렇게 띄엄띄엄 앉아 있는 모습이 아직도 약간 낯설어요. 오늘 이 자리에 〈메기〉의 주인공이신 구교환 배우님과 이옥섭 감독님 오셨으니 박수로 환영해주세요. 오늘도 가운데 서로 피하시려고 티격태격 하시네요. 지난번에는 감독님이 가운데 앉으셨으니까 오늘은 공평하게 교환 배우님이 가운데 앉으시는 걸로 해요. 감독님부터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이옥섭 감독(이하 이옥섭): 안녕하세요. 〈메기〉를 만든 이옥섭입니다. 멀찍멀찍 앉으셨는데도 뭔가 꽉 찬 느낌이 들어요. 오늘 재밌는 이야기 많이 나누면 좋겠습니다.

 

구교환 배우(이하 구교환): 이제 〈메기〉가 한 살을 맞았는데, 이렇게 생일잔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옥섭: 이 자리가 투표로 만들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감사합니다.


김현민: 인디돌잔치는 항상 경쟁이 치열해서 뽑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메기〉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거죠. 오늘은 여기 계신 분들과 오붓하게 오픈채팅방으로 이야기 나눌 예정이에요. 1년을 기념하는 자리니까 여러분들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거든요. 아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옥섭 감독님은 며칠 전 아트나인 GV 때 마지막 마무리를 못 하시고 눈물을 보이시는 바람에 다들 놀랐거든요.

 

이옥섭: 제가 그 날 PMS였던 것 같아요.(웃음) 그 날은 올 때부터 울컥해서 운전하고 오면서도 울었어요. 그리고 기자님께서 질문 읽어주시는데 앞으로 시나리오 응원해 주신다는 분들도 있고,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터져버렸어요. 참고 있었는데.

 

김현민: 오늘은 어떤 감정상태신가요?

 

이옥섭: 오늘은 PMS도 벗어나고, 밥도 되게 많이 먹고 왔고, 건강한 상태예요.

 

김현민: 그 때는 마의 구간을 지나고 있던 중이었군요?(웃음) 오늘 이렇게 〈메기〉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는데요. 여윤영 역을 맡으신 이주영 배우님께서 스케줄 때문에 오지 못해서 엄청 아쉬워하셨어요. 그래서 여러분께 드리는 짧은 메시지를 저한테 보내주셨는데, 구교환 배우님께서 한 번 읽어주시겠어요? 이주영 배우님의 톤을 좀 살려주세요.

 

구교환:저 없이 행복하십니까? 소외감이 느껴지네요. 〈메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메기떼 분들의 열정적인 사랑을 보면 제가 좋아하는 정도는 어디 내놓지도 못하겠더라고요. 모쪼록 감기 조심하시고, 사랑합니다. 여러분!” 이런 톤 맞나요? 요즘 이주영 씨가 좀 천방지축 모드인 것 같아서 따라해봤어요.


김현민: 어떤 분이 감독님 마스크 힙하다고 하세요. 이게 특별한 마스크인가요, 감독님?

 

구교환: '2X9'라고 여기 적혀 있는데, 한 번 뽐내 주시죠 감독님.


김현민: 혹시 굿즈인가요?

 

구교환: 혼자 만들어서 혼자 즐기고 있어요.

 

이옥섭: 마스크에 애정을 좀 가지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요즘 이게 스트레스잖아요.

 

김현민: 굿즈로 판매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여기 채팅방에서 다들 '갖고 싶다', '팔아 주세요', '2X9 브랜드 창설하자' 하시네요. 영화가 이제 개봉한지 1년이 됐는데 블루레이와 각본집 내실 생각 있으신지도 물어보세요. 감독님, 계획 있으십니까?

 

이옥섭: 정확히는 잘 모르는데, 나올 가능성은 있어요.

 

김현민: 만약 DVD나 블루레이 제작이 된다면, 요즘은 각본집도 세트로 제작이 되어 같이 나오는 게 추세던데. 이 영화는 현장에서 만들어진 언어들도 많잖아요. 이런 경우 각본집을 만든다면 오리지널 각본으로 내시나요, 아니면 촬영 때의 각본을 기준으로 내시나요?

 

이옥섭각본집을 한 번도 안 내 봐서. 오리지널 각본으로 낸다면 바뀐 부분을 다 써야 하지 않을까요?

 

김현민그건 감독님의 선택일 것 같아요.

 

구교환원래 씬은 그랬으나 이렇게 변경되었습니다하는 식으로. 옥섭 감독님은 회차 직전에 새로운 대본을 주실 때도 있었어요. 어떤 영감을 받으시나 봐요. 감독님은 영화가 항상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분이셔서.

 

이옥섭: 처음 썼던 대본으로 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떤 게 바뀌었는지 볼 수 있고.

 

구교환: 아니면 처음 각본대로 새로 찍으시는 건죄송합니다.(웃음)





김현민: 감독님은 로케이션에도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시는 것 같고, 현장에서 배우들이 프레임 안에 들어갔을 때 나오는 감각도 잘 캐치하시는 것 같아요. 단편 〈세 마리〉 같은 경우도 동선이나 장면이 배우의 움직임에 따라 많이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메기〉는 시나리오 쓸 때부터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 배우들과 만들어나가면서 상상했던 것을 넘어서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을 것 같거든요. 혹시 그런 장면이 있다면?

 

이옥섭: 거의 다 그랬어요. 배우분들은 사전 로케이션을 같이 안 가잖아요. 저랑 조감독이랑 스크립터랑, 이렇게 연출팀이 배우인 척 서서 맞춰 보다가 촬영 때에 배우 분들이 오시면 느낌이 너무 달라요. 오히려 이거 어떡하지?’ 했던 것들이 현장에서 많이 보완되는 편이라 저는 프리-프로덕션 때보다 프로덕션을 할 때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아요.

 

김현민: 영화의 진행 단계를 크게 나눌 때 시나리오 작업 단계, 프리-프로덕션 단계, 프로덕션 현장, 그리고 편집이나 사운드를 입히는 후반작업 단계가 있잖아요. 감독님마다 좋아하는 단계가 다르더라고요. 감독님은 어때요?

 

이옥섭: 저는 제일 좋을 때가 후반작업까지 끝난 날이랑 그 다음 이틀 정도? 그 때가 제일 좋고, 그 다음은 편집이 좋고, 그 다음은 프로덕션이 좋고, 그 다음엔 프리가 좋고.

 

김현민: , 그래요? 프로덕션 때보다 편집 때가 더 좋아요?

 

이옥섭: 이미 찍은 게 나와 있으니까 뭔가 안심이 되고 덜 긴장돼요. 장소를 못 빌린다거나 스케줄이 꼬인다거나 이런 생각을 안 해도 되니까요, 그때는.

 

김현민: 어떤 분들은 이렇게 편집을 좋아하는 분들을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 시점에서는 추가촬영만 없다면 다 끝난 거잖아요. 이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의 자신을 질책한대요, 편집실에 앉아서. 구교환 배우님도 연출을 하시잖아요. 어떤 단계가 가장 즐거우세요?

 

구교환: 저도 편집 때요. 편집 과정에서 음악, 효과음이 들어가고 색보정이 들어가면 영화가 점점 더 사랑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프로덕션 때 못했던 것들을 다 해볼 수 있는, 패자부활전 같은 기분?

 

이옥섭: 저희 둘이 항상 하는 말이, 시간이 더 있었어도 못했을 거라고그래서 후회는 안 하려고 해요. 사실 조금 하기는 하는데 또 그걸 다시 되돌려서 촬영하고 하기는 무서워요.

 

구교환특이한 게, 우리 둘은 지금까지 항상 영화를 만들면서 추가촬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너무 징그러워요. 몇 시까지 나와, 하고 다시 사람들을 마주하고 하는 게. 물론 만나는 건 좋은데 다들 고생하셨습니다인사하고 헤어졌는데. (김현민: 민망하죠.) 민망하죠. 미안하고. 지하철에서 인사 다 하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죠.(웃음)

 

김현민두 분께서는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최선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방금 구교환 배우님께서 만지면 만질수록 더 좋아지는 패자부활전 같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만지면 만질수록 안 좋아지는 작품들도 많거든요. 특히 음악과 사운드가 그래요. 〈메기〉처럼 음악을 과감하게 쓰는 영화는 서사와 비주얼과 음악의 톤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경우엔 엄청 불편해지거든요. 이 점에서 저는 감독님이 음악을 정말 잘 쓰는 감독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평소에 음악을 많이 들으시는지도 궁금했고, 최근에 들으시는 플레이리스트도 좀 궁금하네요.

 

이옥섭: 저는 요즘 김광진 님의 동경소녀를 계속 듣게 되더라고요.

 

구교환: 저도 좋아하는 노랜데 저랑 꽂힌 시간대가 조금 다르시네요. 저는 작년에 많이 들었어요.

 

이옥섭: 그 노래가 좋아서 김광진 님 노래를 그냥 다 들어요. 그러다 보면 우리가 다들 아는 편지같은 곡도 발견하고. 그리고 이소라 님, 윤종신 님.

 

구교환: 여우야한 번 들어보세요.



 


김현민: 잠시만요. 지금 몰래 온 손님이 오셨다고 하는데, 이주영 배우님이 오셨네요! 아니, 저희 방금 이주영 배우님 메모도 읽었거든요.

 

배우 이주영(이하 이주영): 괜히 제가 와서 분위기가…(웃음) 안녕하세요. 이주영입니다.

 

김현민: 그럼 주영 배우님 오셨으니까 케이크 초도 불 겸 한번 모여볼까요? 여러분, 노래도 한 번 불러주세요, 생일축하 노래.

 

모두 함께: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메기의 생일 축하합니다-

 

이주영사실 오늘 교환 배우 팬클럽 분들께서 케이크를 준비해 주셨다고 들었는데 제가 불쑥 오는 입장에서 그냥 들어오기 너무 민망한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케이크라도 들고 들어오려는데 계속 촛불이 꺼져가지고.(웃음) 일정이 잘 조율이 돼서 오게 됐는데요. 깜짝 이벤트처럼 와봤는데 저만 재밌었던 것 같아요.

 

김현민: 여러분 반가우시죠? 이제 주영 배우님도 오셨으니까 여윤영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남겨주시고, 그 전에 구교환 배우님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하시다는 질문이 있네요. 저희 주영 배우님 오시기 전까지 최근에 듣는 음악 이야기하고 있었거든요.

 

구교환: 요즘은 루드비히 고란손 음악을 많이 들어요. 영화 음악도 하시고 여러 가지 장르를 섭렵하시는 분인데. 〈블랙 팬서〉로 아카데미 음악상도 받으셨고 최근에는 〈테넷〉도 작업하셨어요. 악기의 사용이 굉장히 과감해요. 우리가 영화의 공간음을 넣는 걸 앰비언트라고 하잖아요. 영화에서 공간음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음악을 잘 만드시는 것 같아요.

 

김현민: 〈메기〉의 음악이 너무 탁월했기 때문에 감독님과 배우님의 평소의 음악 취향도 궁금했거든요. 주영 배우님도 아트나인 GV 때엔 영상통화로만 말씀하셨잖아요. 오늘은 오셨으니까 관객분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좀 해 볼까요?

 

이주영: , 엊그제 아트나인 1주년 파티에는 스케줄 때문에 참석을 못 했는데 오늘은 이렇게 시간이 나서 참석을 했네요. 극장에 너무 오고 싶었어요. 옥섭 감독님이 지난 행사 때 우시더라고요.

 

김현민: 감독님이 아까 말씀하셨는데 그 날 PMS 때문에 극장 오실 때부터 우셨대요. 다행히 오늘은 상당히 기분 상쾌하시다고 하시네요. 지금 주영 배우님 플레이리스트도 궁금하다는 질문이 있어요.

 

이주영저는 요즘 엄정화 언니의 하늘만 허락한 사랑’.

 

김현민: 요즘 놀면 뭐하니?’ 보시나 봐요. 그 프로그램에 나오던데.

 

이주영: 제가 원래도 옛날 노래를 좀 많이 들어요.

 

구교환: 보보 노래도 좋아하시지 않으세요?

 

이주영: 그건 노래방 가서.(웃음)

 

김현민일전에 〈메기〉 홍보로 라디오 나가셨을 때 두 분 추천곡이 같지 않았나요?

 

구교환: 맞아요! 저랑 음악 취향이 좀 비슷하신 것 같아요.

 

이주영그 때 아마 이별여행을 교환 배우가 추천하려고 했다가 내가 해서 바꿨던 것 같은데.

 

김현민: 열띤 음악 얘기가 오가네요. 다른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저는 〈메기〉의 잔상이 정말 강하게 남아 있는데요. 감독님이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정말 잘 하신 것 같은 게, 그 날 이후로 밤에 공사장을 보면 〈메기〉가 떠올라요. 싱크홀을 보면 당연히 떠오르고요. 최근에 싱크홀 관련 큰 사고가 있기도 했잖아요. 〈메기〉가 현실화됐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심지어는 가끔 달을 볼 때 삽입곡 맥신을 생각하기도 해요.

 

이옥섭: 관객들이 그런 순간들을 맞길 원했는데, 실제로 이루어졌다니 너무 좋아요.

 

이주영근데 저도 그래요. 공사장 가면 〈메기〉 생각나고.

 

김현민: 맞아요. 주영 배우님 가끔 공사장 지나가시면서 〈메기〉다, 〈메기〉!’ 하시더라고요구교환 배우님도 그런 거 있어요?

 

구교환: 저도 공사 현장 보면 속으로 아저씨, 이거 뭐예요?’ 대사 생각해요.(웃음)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세탁소 앞이나 공사장을 지나면서.

 

김현민: 어떤 분은 사람들이 은반지 끼고 있는 것만 봐도 생각난다고 하세요. 물론 백금이었지만요. 달이 밝으면 밤에 '맥신' 틀어놓고 내적 리듬 타면서 걷는다고 하신 분도 계세요. '프라이탁'만 보면 〈메기〉 생각한다는 분도요.

 

이주영: 협찬이냐고 묻는 분들 진짜 많았어요.

 

이옥섭: 협찬 아니었어요.

 

김현민모든 장면들을 너무 좋아해서 성대모사 하고 다니신다는 분도 계세요. 이 영화의 대사들은 머릿속에 꽂혀서 오래가더라고요. 대사들이 특별한 것 같지 않으면서 계속 기억에 남는데, 세 분에게도 이런 식으로 기억에 남는 대사들이 있는지 궁금해하세요.

 

이옥섭저는 윤영이 대사 중에 믿으셔야 해요.”

 

김현민그 대사는 메시지적으로 굉장히 강한 대사잖아요. 저는 감독님이 했던 대사도 좋아요. “구경해도 돼요?” 구교환 배우님께서는 어떠셨어요?

 

구교환: 저는 던밀스로 활동하고 계시는 황동현 배우님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동현 배우님 대사 중에 일단 알겠습니다.”.(웃음) 황동현 배우가 나오는 씬들을 보면 그 우람한 체격과 사랑스러운 말투가 저를 자극해요. 현장에서도 10월 중순 즘의 가을 날씨라 이불을 갖다 드리면 고맙습니다.” 하시는데말이 항상 고맙습니다.’로 끝나는 거예요. 되게 매너도 좋으시고, 기억에 남아요.




김현민구교환 배우님과 던밀스 배우님, 그리고 박강섭 배우님 세 분이 나오는 장면들은 정말 연기가 너무 좋고 편안하고 리얼했던 것 같아요. 주영 배우님은 혹시 어떤 장면의 대사들이 기억에 남으세요?

 

이주영저는 〈메기〉에서 문소리 선배님의 톤을 너무 좋아하는데, 지금 딱 생각나는 건 저희 이삿짐 옮기는 날에 비데 얘기할 때 선배님이 끝까지 “2만원이요!” 이러면서 계단 내려가시잖아요. 그 때 너무 재밌었고, 또 저는 성원이가 했던 화분 원맨쇼도 진짜 좋아해요.(웃음) 저 그거 사실 혼자 따라해요. 가끔 심심할 때.

 

구교환: 맞아요. 다들 그렇게 놀잖아요! 역할놀이 하면서 놀지 않나요?

 

이주영: 그것도 그건데, 나는 오빠가 했던 걸 혼자 따라해. “저예요.” 그거요.

 

구교환저도 좋아하는 거 있어요. 사실 극장에서만 들릴 수도 있는 부분인데, 여윤영이 다시 출근해서 부원장실로 가는데 엄청 작은 목소리로 좋은 아침입니다.” 라고 하잖아요. 그게 현장에서 너무 재밌었어요. 근데 동시녹음으로는 안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후시녹음으로 다시 땄는데 이주영 배우가 정말 대단한 게, 똑같이 하셨어요. 대사를 단계별로 키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예요.

 

이주영제가 ADR(후시녹음)을 좀 잘하는 것 같아요. 연기는 잘 못하는데

 

구교환: 진짜 잘 하세요. 저희가 ADR을 한 4시간 예상했거든요. 근데 한두 시간 만에 끝내고 가셨던 기억이 있어요.

 

이주영빨리 끝내고 싶어가지고.

 

김현민뭐든지 빨리 끝내고 싶어 하세요. 빨리 끝내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배우예요.(웃음) 감독에게는 굉장히 고마운 배우일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서는 정말 박장대소할 수 있는 구간들이 많아요. 저는 처음 봤을 때 그 장면이 그렇게 웃겼어요. 이경진 부원장과 여윤영 간호사가 의사 집에 들어가서 문을 딸 때 입금은 스위스은행으로 부탁해.” 하시는 거요. 이 장면은 어떤 포인트를 생각하고 쓰셨나요?

 

이옥섭: 그건 아마 구교환 선배 아이디어였을 거예요.

 

구교환, 저예요.(웃음)

 

김현민: 그 장면에서 웃는 사람이 있고 안 웃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구교환모든 걸 따실 수 있는 키 마스터 같은 분에게는 스위스은행이 꼭 필요했어요. 스위스은행이라면 전세계적으로 움직일 거고, 그 분은 문만 따시는 게 아닐 것 같아요.

 

이옥섭: 항상 보면, 교환 배우님은 〈거북이들〉에서도 그렇고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설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김현민: 옥섭 감독님이 만드신 영화를 보면 평범한 듯하지만 어딘가 특색 있고, 또 각도에 따라 호감일 수도 비호감일 수도 있는 캐릭터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감독님은 여윤영과 이성원이 어떤 사람이면 좋겠다, 하고 바라신 게 있으셨나요?

 

이옥섭: 주인공이 어떤 실수나 고민을 하고 있어도 사랑스러워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관객 들이 그 끈을 놓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저는 부원장에게도, 물론 현실에서 만나면 조금 버거운 사람일 수 있겠지만, 애정이 있었어요. 여윤영은 더 깊었죠. 그리고 성원 역시 엔딩에서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초반부터 그런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분들이 이 사람의 전조를 보여줘야 하지 않냐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는데, 제가 느낀 현실에서는 전조가 없었거든요.

 

김현민: 끈을 놓지 않게 하고 싶으셨다는 말이 인상 깊은데요, 주영 배우님은 윤영이라는 인물의 어떤 점이 사랑스러운 것 같으세요?

 

이주영: 윤영이는 성원에게도 솔직하고 싶었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 때린 적 있어?” 하고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런 과정에서 부원장님에게도 솔직하게 자신의 고민들을 나누면서 혼자서 꽁꽁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고민들을 솔직하게 털어내고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단 점이 윤영이의 매력포인트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김현민그걸 찾아가서 직접 물어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건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원은 어떤 것 같으세요?

 

구교환: 저는 성원을 매 씬마다 다르게 연기했어요. 예를 들면 윤영과 첫 등장에서 같이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는 장면을 찍을 땐 그냥 로맨틱한 장면에만 집중을 했고 반대로 엔딩 같은 경우에는 윤영을 바라볼 때 하드보일드, 느와르의 빌런 같은 표정을 생각하고 연기했거든요. 뱉는 대사도 굉장히 건조했고. 그렇게 장르적으로 연기했던 것 같아요.

 

이주영현장에서 연기를 하면서 받았던 기운도 마지막 씬을 찍을 때는 굉장히 달랐던 것 같아요. 성원의 느낌이 저한테 굉장히 다르게 와 닿았던 기억이 나요.

 

김현민: 서로 탐났던 대사가 있으시냐고 하시는데, 혹시 그런 거 있으세요? 화분 장면이라던지.

 

이주영: 그 장면, 저는 절대 그렇게 못했을 것 같아서 탐이 나지도 않습니다.(웃음)

 

구교환저는 탐난다기보다는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던 장면이, “나 혀에 문신 있다.” 하는 거요. 다시 봐도 정말 매력적이에요.




 

김현민: 정말 사실 별 거 아닌 장면인데도 굉장히 오래 남아요. 처음에 윤영이가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장면에서도 성원과 윤영을 마주보고 앉게 하신 거. 어떻게 보면 잠깐일 뿐인데도 영화의 시그니처처럼 남아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것들이 감독님의 탁월한 능력과 재능인 것 같아요. 이번에는 주영 씨께서 질문 읽어주시겠어요?

 

이주영: “성원이가 115만원 빌릴 때 실제로 교환 배우님 친구분께 사전 연락 없이 전화 거셨다고 하셨는데, 촬영 끝난 뒤 친구분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그랬어요?

 

구교환: 맞아요. 그래서 그 친구가 OTP 없다고

 

이주영: . 나는 그거 애드리브인 줄 알았어! 대박.

 

구교환: 저의 오랜 친구고, 그 때 제가 어떤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는데 제가 볼 땐 돈을 빌려주기 싫었던 것 같아요.(웃음) 평소에도 비슷한 장난을 많이 치기도 하고, 그런 사이에요. 제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해도 이 친구한테는 대수롭지 않은. 이 친구도 저한테 그렇고. 제가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구예요.

 

이주영: "사직서의 'GOOD BYE'는 누구 아이디어인가요? 전 이제 어디선가 굿바이라는 단어만 보면 웃음이 멈추지 않는 병에 걸렸어요.” , 이건 교환 오빠 아이디어였던 것 같아요.

 

구교환: 저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웃음) 몇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우리 영화는 거의 다 카메라가 픽스되어 있는데 그 씬만 핸드헬드예요. 아마 감독님은 관객이 윤영과 성원을 카메라와 함께 따라갈 수 있기를 원하신 것 같아요. 저는 감독님이 놀라웠던 게, 첫 등장에 윤영과 성원이 연인이라는 걸 알려줘야 하잖아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짧은 러닝타임에서 둘의 관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자전거 포지션을 사용하신 게 재밌었어요. 그리고 다음 장면은 사직서를 고르면서 작전을 짜는 장면이고. 이런 것들이 참 좋은 연출이었던 것 같아요.

 

이주영: 감독님이 동선이나 공간을 설계해서 찍는 데에 전혀 거리낌이나 두려움 같은 게 없으세요. 사직서 씬도 처음 시작할 때는 윤영이는 거실에, 성원이는 방에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두 공간을 써야 하잖아요. 세트가 아닌 실제 집이었기 때문에 앵글 잡기도 굉장히 어려웠는데, 그 상황에서 핸드헬드로 해서 찍는 방식을 택하신 거죠.

 

구교환: 편견이 없어요. 편견 없는 연출.(웃음)

 

이옥섭: 근데 카메라가 너무 무거워서, 저는 그냥 핸드헬드로 하고 싶어요하면 되지만 촬영감독님은 엄청 애쓰셨던 기억도 있어요.

 

김현민: 그 장면은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졌어요. 굿바이도 굿바이지만, 윤영이가 굉장히 진지하게 사직서를 고르면서 이건 아닌 것 같고, 이건 못 본 것 같고 하는 천연덕스러움이 웃음을 터지게 하는 거죠.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 그 장면에서 엄청 웃었거든요. 확실히 이런 장면이 빠르게 나오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이후에 나오는 어떤 장면들이 기괴하게 보일 때도 이 영화 특유의 화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메기〉의 모든 테이크를 알고 싶으시다는 팬분께서 애드리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편이라고 들었는데요, 편집된 애드리브 중에 아쉽거나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실까요?”라고 물어봐주셨는데, 이건 옥섭 감독님께서 제일 잘 알고 계실 것 같아요.

 

이옥섭: 병원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면이요. 병실이랑 경찰서 앞. 저희가 그걸 하루 찍었거든요. 그래서 소스가 더 있었는데 거의 1/5밖에 안 남은 거예요.

 

구교환: 권해효 선배님이 연기하신 메기 아버지가 병원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하는 장면이죠. 어쩔 수 없이, 너무 좋은 장면인데.

 

이주영: 저희는 디렉터스 컷 안 나오나요?

 

구교환지금 이게 디렉터스 컷이에요! 버전 많이 나오면 안 좋더라고요.

 



김현민: 이 질문은 제가 개봉 GV 진행했을 때 드렸던 질문이에요. 식탁보 빼는 장면 촬영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한 번에 성공하셨나요? 이게 엄청난 비밀이 있는 거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이옥섭: 이주영 배우님이 약간의 연습도 하셨지만, 이 장면을 찍기 전 CG 실장님이 저희 연출부한테 실로 고추를 다 꿰어오라 하셔서 낚싯줄에 고추를 일자로 끼워 갔어요. 주영 배우님께서 식탁보를 빼면 다시 또 배열을 하고...(웃음)

 

구교환: CG 실장님은 가장 최첨단의 기술을 보유하신 분인데 가장 아날로그한 방식을 주문하셨던 거죠.(웃음) 사람이 하는 걸 이길 수는 없으니까요. 주영 배우님이 식탁보를 빼면 실장님께서는 고추 사이사이의 실을 지워주신 거죠.

 

이주영: 잘 보시면 고추가 다 엮여 있어서 제가 빼는 순간 약간 출렁거려요.(웃음)

 

김현민근데 사실 이주영 배우님께서는 평소에도 좀 야물딱진 이미지가 강해서 왠지 그냥 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이주영사실 뭐 그냥 했어도

 

이옥섭: 진짜, 뛰거나 들거나 던지는 걸 정말 잘 하세요.

 

김현민: 성원이의 헤어스타일은 감독님의 픽이었나요? 처음 성원이를 봤을 때 이 사람은 정말 가늠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하는 인상을 받으셨대요.

 

이옥섭: 분장실장님이랑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뭔가 덥수룩한 곱슬이면 좋겠다고 했어요. 실제로도 곱슬이신데요.

 

구교환: 저 곱슬 아니에요.

 

이옥섭: 곱슬인 사람은 곱슬이라고 하는 거 싫어한다던데

 

구교환두꺼운 머리예요. 곱슬이면 좋겠어요. 알았어요. 곱슬이에요. 곱슬 할게요, 그냥.

 

이주영: 반곱슬로 하죠 그럼.

 

구교환: 세미 직모. 세미로 갈게요.

 

김현민, 세미 직모로. 말씀 이어서 해 주세요 감독님.

 

이옥섭: 머리도 되게 길었고, 엄청 손질해야 하는 머리였어요. 실제로도 촬영하실 때마다 샵에 가서 직접 볶으신 거거든요. 성원이 캐릭터가 100% 사랑스럽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표현된 것 같아요. 방금 자른 머리, 오늘 산 옷 같은 느낌이 싫어서 구교환 배우님이 현장에서 내내 의상 입고 스태프 일도 하셨거든요. 그래서 영화 후반에서의 의상 느낌이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김현민그것과 일관된 또 하나의 질문이, 성원이의 강렬한 빤스 색깔은 감독님과 배우님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냐고. 팬티를 입고 있는 장면이 많아서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두 사람의 친밀도 같은 걸 보여주시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확실히 팬티 색깔에 눈이 가긴 하더라고요. 언제 이걸 깨달았냐면, 포스터를 보는데 메기 일러스트가 성원이 팬티 색깔인 거예요.

 

이옥섭저도 그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팬티 색에 눈이 많이 갔구나 생각했어요. 그 팬티는 소장품이어서

 

구교환: 제 팬티였다고요, 그게? 내 취향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김현민근데 소장품이라고 하니까 좀 이상한 것 같고…(웃음) 그리고 여기에, 윤영이의 사복도 영화 내내 돋보였는데 주영 배우님 사복도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시네요.

 

이주영제 사복은 아니었고, 의상 후보가 많았는데 감독님이랑 피팅을 많이 해보고 느낌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이옥섭미리 피팅을 진행해 보고, 날짜별로 분위기에 따라서 의상을 선택하는 식이었어요.

 

김현민: '출근카드 찍는 씬도 힘들었을 것 같다'라고 어떤 분께서 써주셨는데 이건 왠지 가뿐하셨을 것 같아요. 평소에도 워낙 활동적이셔서

 

이주영그 정도는 뭐 숨 쉬는 수준이죠. 그런 것보다 최종적으로는 편집된 씬인데 인천 가서 찍었던 것 중에 황량한 벌판 한복판에서 두더지 게임을 하는 씬이나 들어가지 말라고 막아놓은 펜스를 들고 들어가버리는 씬이 있었어요. 그런 장면에선 몸을 많이 쓰는 연기를 해서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이옥섭: 게다가 윤영이가 성원이의 전 여자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때라.

 

이주영: 맞아요. 그 감정을 가지고 연기를 해야 해서 더 어려웠던 것 같네요.

 

구교환: 그 장면들은 너무 직접적이어서 빼신 건가요?

 

이옥섭: 뒤에 계속 강렬한 연기들이 있으니까, 피로하실까 봐요.

 

김현민이건 저도 궁금했던 건데요. 윤영이가 성원이 전여친 만나는 장면을 보면 뒤에 밤이 그려진 표지판이 있는데, 그 전 장면이 밤을 깎아먹는 씬이고 또 그게 지연 씨가 준 거라는 설정이잖아요. 어떻게 태어난 장면인가요?

 

이옥섭: 표지판은 실제로 그 공간에서 만난 표지판이었어요. 원래 너무 깨끗하면 좀 더럽히고 싶잖아요. 근데 정말 그 표지판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시나리오에는 그 기둥이 없었지만 장소를 찾으면서 발견한 거죠. 두 인물이 앉아 있는데 뭔가 채우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씬의 배열도 그렇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CG 작업이 생긴 거죠. 표지판에 꼭 밤을 넣고 싶더라고요.

 

이주영: 여기 질문 중에 저도 궁금했던 게 있는데, 성원이가 작업장에서 발을 헛디디는 장면은 돌발 상황인가요, 아니면 연출된 상황인가요?

 

구교환: 그건 세미 연출입니다.(웃음) 저나 이옥섭 감독님이나, 동선만 같다면 예상하지 못한 게 만들어져도 끊지 말고 가자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연출된 장면이라면 연출된 장면이죠. 감독님께서 이 공간이 아슬아슬한 이미지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일부러 넘어지기도 하고.

 




김현민: 감독님은 비주얼적으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영화를 뭐라고 꼽으세요? 꼭 〈메기〉를 준비할 시기 뿐 아니라 어린 시절까지 두고 봤을 때.

 

구교환: 감독님은 주로 인스타그램으로 영감을 받으시죠. 영상보다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해시태그로 싱크홀 검색하셔서 이미지를 찾으시기도 했고. 그래서 아마 영화의 이미지나 톤이 재미있는 것 아닐까 싶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출퇴근 카드 앞의 발 디딤대를 좋아해요. 직접 보기 전까지는 상상이 안 됐거든요. 그런 것들이 재미있지 않아요?

 

이주영: 감독님, 그러면 '핀터레스트' 한 번 써보세요.

 

이옥섭: , 그거 최근에 알게 됐어요!

 

김현민: 핀터레스트, 이미지의 영감의 보고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인스타그램 같은 데에서 영감을 받은 이미지는 보관을 해놓잖아요. 그것들을 모아보면 어떠한 공통점이 발견되거든요. 감독님은 어떤 이미지에 끌리시는지 궁금했어요.

 

이옥섭최근에 알게 됐는데, 제가 저장한 사진들 중 혓바닥에 글씨가 써 있거나 이빨에 글씨가 써 있는 게 많더라고요. 윤영이도 입안을 벌리고 혀를 보여주는 식의 대사와 행동들을 하잖아요. 그래서 '나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어요.

 

김현민있지 않을 곳에 뭔가 있는 거, 이런 거에 끌리시는 것 같아요. 질문 중에 이주영 배우님, 구교환 배우님한테 여쭤보고 싶다고. 혹시 존경하는 배우가 있으신가요?

 

이주영: 구교환 배우님?

 

구교환저예요.(웃음)

 

김현민: , 정말요? 어떤 점이 존경스러우신지.

 

이주영: 이런 면이요. 당당한 면.

 

김현민: 아까 주영 배우님 메시지를 구교환 배우님께서 읽어주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최대한 주영 배우님 톤 맞춰서 읽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교환 배우님도 그 때 약간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주영 배우님이 요즘 당당하시다고?

 

구교환: , 요즘에 주영 배우님 에너지가 너무 좋아요. 아트나인에서도 그렇고.


주영그 땐 오늘의 오빠처럼 좀 들뜬 상태였던 것 같아요. 요새 기본적인 무드가 좀 그래요. 현민 기자님이랑 같이 팟캐스트하면서 조금 더 이상해진 것 같아요.

 

김현민: 팟캐스트 혹시 들으셨나요? 그 팟캐스트가 보통 지상파 방송에 비해서는 수위가 좀 높아요. 그래서 수위를 좀 끌어올려 놨더니 낮춰도 올라가는 거예요.

 

이주영하면서도 이거 괜찮은가? 계속 그랬어요. 그리고 팟캐스트가 계속되면 두 분을 한 번 모시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었어요.

 

구교환그럼 저희는 갑자기 투입되는 거니까 소주 세 잔 정도 하고 가야겠네요.(웃음)

 

김현민구교환 배우님은 존경하는 배우가 있으신가요?

 

구교환저도 이주영 배우가.(웃음) 딱 요즘 모습이요. 자기 컨디션을 온전히 끌어올리는 이 상태가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이주영 배우님한테도. 근데 사실 저는 존경하는 배우는 없어요. 좋아하는 배우는 있어도.

 

이주영: 사실 저도 그래요.

 

구교환: 존경하게 되면 너무 멀어지잖아요. 그래서 존경하는 것보단 좋아하는 배우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그 사람이랑 만나보고 싶고, 하는 사람들. 이주영 배우님의 장점은 글로서만 존재하는 씬을 드렸을 때, 정말 시나리오 속 그 사람처럼 연기하신다는 거예요. 여윤영도 그랬고. “나 혀에 문신 있다.” 그 대사 사실 정말 느낌 살리기 어렵잖아요. 근데 이주영 배우가 딱 보여주는 순간 , 천상 배우구나생각했죠.

 

이주영근데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다 성원이 덕분이에요. 진짜로.


김현민: 전에 제가 구교환 배우님 배우론을 쓰면서 함께 연기하셨던 이주영 배우님께 구교환 배우는 어떤 분이냐고 물어봤거든요. 그 때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구교환 배우는 늘 생동감 있고 새로운 것을 던져주기 때문에 나도 거기에 맞춰서 발전할 수 있었다고. 그래서 두 분의 합이 정말 좋았구나, 감독님 입장에서는 정말 행복했겠다 생각했거든요.

 

이옥섭그걸 지금도 느끼는 게, 지금도 주영 배우님이 있으면 느낌이 많이 달라요. 너무 마음이 편해요. 교환 배우님이랑 저 둘이서 GV 할 때도 많았는데 가끔 주영 배우님이 와 주시면 마음이 정말 편했어요.

 




김현민: 주영 배우님은, 저도 같이 방송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늘 1인분 이상을 분명히 해 주고 가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안심이 되고, 같은 게스트인데도 이쪽은 신경을 좀 안 쓰게 되고가끔 딴생각 하실 때가 있긴 하지만요.(웃음) 어떤 분이 마음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팁이 있을까요? 건강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해 주셨어요.

 

이옥섭: 저도 그게 잘 안 됐는데. 아이유 씨가 어떤 영상에서 나쁜 생각이 들면 이 기분은 영원하지 않고 5분 안에 내가 바꿀 수 있어’, 그런 생각으로 움직이신다고 말씀하신 것 보고 그렇게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영화 이야기 쓰면서도 치유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구교환저는 다 소비해 버리는 편이에요. 다 토해내요. 혼자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다 소비시켜버려요. 달려버리던가. 어떻게든 다 없애 버려요. 피할 수가 없으니까.

 

이주영저는 교환 오빠랑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저는 여태까지 다양한 제 상태를 만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연기를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고, 좋은 컨디션에서 연기를 한 적도 있고. 그런 경험들을 통틀어 생각해보면 저는 제 본연의 상태가 가장 좋을 때 좋은 연기와 좋은 캐릭터가 나왔었던 것 같아요. 그런 상태를 만들어 놓는 게 제 자신이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은데 저도 사람이다 보니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본연의 상태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현민: 캐릭터가 어둡든, 불안하든, 자기 파괴적이든, 건강하든 간에 본인의 상태가 건강해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는 말씀이시네요.

 

구교환천상 배우세요.(웃음)


김현민: 여러분에게도 굉장히 유의미한 대답이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보고 끝낼게요. 셋이 영화를 다시 찍는다면 어떤 장르를 찍고 싶으신가요?

 

구교환그 때는 일단 제가 연출을 하고 싶어요. 제가 연출을 하고, 이옥섭 감독님은...

 

이주영: 그럼 감독님 연기하셔야 되는 거예요?

 

김현민: 연기 잘 하시잖아요.

 

구교환: 아니에요. 연기 못해요. 감독님은 얼굴로 연기하시는 분이세요, 얼굴 믿고.(웃음) 감독님은 제 조감독이나 프로듀서 하시면 되겠네요. 제가 연출하고 출연 다 할 거예요.

 

김현민: 그럼 어떤 장면들이 좀 욕심이 나세요?

 

이주영: 저번에 우리 같이 개봉 기념으로 인터뷰했을 때, 교환 오빠가 히어로물 찍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히어로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

 

구교환: 이름이 "파이어볼"인데 뜨거운 거 싫어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김현민너무 기대돼요. 그게 5년 뒤일지 10년 뒤일지 모르겠지만 세 분이 다시 같이 작업하시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감동일 것 같아요, 〈메기〉의 팬으로서.

 

구교환: 근데 이주영 배우님이 요즘 너무 바쁘셔서.

 

이주영: 아니, 제가 할 말을!

 

김현민: 두 분 서로를 경쟁적으로 슈퍼스타라고그러면 오늘 이렇게 소소하게 이야기 나눠봤는데 여러분들도 즐거우셨을 거라고 믿고요. 그럼 저희는 이제 간단히 소감 이야기하고 마치도록 할까요? 감독님부터.

 

이옥섭: 이주영 배우님이 와 주셔서 너무 편안한 분위기로 이야기 나눌 수 있었고 또 질문도 열정적으로 올려주셔서 오늘은 되게 편안했어요. 또 언제 우리가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생각하니까 오늘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연말 잘 보내시고 추석에 맛있는 거 많이 드세요. 감사합니다.

 

구교환저는 여러분을 또 뵐 수 있는 날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겠습니다. 우리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

 

이주영: 갑자기 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환영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요. 저희도 이렇게 〈메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데, 관객분들이 주시는 사랑 덕분에 저희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저희 셋 잘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김현민 저도 〈메기〉와 개봉 때부터 지금 1주년 축하 GV까지 함께해서 너무 영광이었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 세 분이 다시 작업하게 될 날을 꿈꾸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봅니다. 여러분도 모두들 안녕히 돌아가세요, 감사합니다.

 





개봉 당시에도 유쾌한 GV로 유명했던 이옥섭 감독, 구교환 배우, 이주영 배우 그리고 김현민 기자가 만나 즐겁고 유익한 이야기를 나눴다. 〈메기〉 개봉 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옥섭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차기작을 준비하며 황소윤, 전소니 배우와 함께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트레일러를 작업하는 등 멋진 행보를 이어 오고 있다. 이주영 배우는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최윤태 감독의 〈야구소녀〉 등의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구교환 배우 역시 최근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반도〉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며 두터운 팬층을 쌓았다. 영화의 주축인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성장과 발전은 늘 그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인디토크 끝 무렵의 이야기처럼 언젠가 세 감독과 배우가 다시 함께 작업하게 될 날을 꿈꾸며, 즐거웠던 생일잔치의 기억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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