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앨리스: 테이크〉리뷰: 재배열되는 삶의 조각들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주연 님의 글입니다.
잘라낸 필름 조각들을 이어 붙이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두 명의 트랜스젠더, 에디와 앨리스의 삶을 기록한 〈에디 앨리스: 테이크〉에서는 영화 제작의 핵심 공정인 편집의 이미지를 빌려와, 타자화된 삶이 스스로의 서사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그려낸다.

영화의 문을 여는 것은 사운드 감독으로 일하는 앨리스의 모습이다. 촬영 현장에서 음향을 다루는 모습은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한 부분으로 제시되면서, 그녀가 무엇을 담아내고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질문을 남긴 채 관객을 다음 장면으로 이끈다. 이후 등장하는 인물은 또 다른 트랜스젠더 여성 에디다. 그녀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앞서 보았던 촬영 현장이 에디의 이야기를 담는 장면이었음을 알게 된다. 개별적으로 보이던 두 서사는 그렇게 하나의 필름처럼 이어진다. 관객이 그 연결을 직접 발견하게 만드는 구성은 작품이 타인의 삶을 대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필름을 자르고 이어 붙이는 편집의 이미지는 단순히 제작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에디와 앨리스가 트랜스젠더로서 살아오며 겪어온 시간들, 타인의 시선에 의해 삶의 맥락이 잘려 나가고 사회의 기준에 맞게 다시 이어 붙여져야 했던 순간들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작동한다. 동시에 스스로를 부정하던 긴 터널을 지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변화는, 타인의 손에 맡겨져 있던 삶의 편집권을 스스로 되찾는 과정으로 읽힌다.

작품은 트랜스젠더의 삶을 섣불리 설명하거나 정의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그들이 일하고, 관계를 맺고, 하루를 살아내는 장면들을 차분히 쌓아 올린다. 인물의 삶을 몇 가지 특징이나 단편적인 이미지로 환원하지 않고, 지나온 시간과 지금 살아가는 모습을 함께 담아낸다. 그렇게 타인의 시선에 의해 잘려 나갔던 삶의 맥락을 다시 이어 붙이며, 에디와 앨리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후반부에 스며드는 변희수 하사의 이야기는 이 다큐멘터리가 개인의 서사에만 머물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에디와 앨리스의 고유한 삶은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특정 사건을 전면에 내세워 강요하기보다, 그 질문이 자연스럽게 관객의 몫으로 남도록 한다.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두 사람의 삶 전체를 담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의 순간들만으로도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과 서사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단절된 시간처럼 살아가지만, 그 개별적인 시간들이 하나의 필름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상기시킨다. 상영이 끝났을 때 남는 것은 동정이나 거리감이 아니라, 에디와 앨리스가 앞으로 이어갈 삶을 응원하게 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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