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감의 기술
〈착지연습〉 마민지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여기 가장 안전한 낙법을 소개한다. 바닥을 기고, 두 발로 우뚝 서며, 각자의 손으로 서로를 든든하게 지탱해 준다. 오랜 안녕보다 가벼운 안부가 더 반가운 순간처럼, 팀 ‘상-여자의 착지술’은 오고 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온다. 연대의 힘을 믿는 이들이 모여 인디스페이스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그 발걸음을 기록한 마민지 감독에게 근사한 축하포를 쏘아 올린다.

영화 〈착지연습〉이 9월에 개봉하게 됐습니다. 촬영 당시는 코로나 시기로 7년 정도 흘렀는데, 먼저 개봉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2019년부터 기획을 시작해서 2020년부터 프리 프로덕션과 리서치를 본격적으로 했었어요. 코로나를 지나면서 약간 지연된 시기들도 있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단체가 만들어지고, 활동 과정들을 잘 기록한 것 같아요.
요즘 독립영화 시장이 너무 안 좋아서요. (웃음) 내년까지 개봉 지원을 기다리자니 그 사이에 돌아오는 가해자들도 많이 있는 것 같고, 정작 생존자들의 부고는 들려오고요. 회복을 위한 담론을 만들면서 피해 생존자들과 빨리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바람으로 무리해서라도 개봉을 하고 싶었어요. 이제 미투 10년이기도 하고요.
이어 팀 ‘상-여자의 착지술’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촬영 당시와 변화된 근황이 있을까요?
저희는 문화 예술계 내 성폭력 이후에 미투 운동을 같이 하던,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여 성폭력 피해와 공론화 이후에 회복을 도모하려고 모인 팀이에요. 당시부터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해왔어요. 프로그램이 고정되어 있는 건 아니고 처음에는 회복 프로그램, 그다음에 시민 대상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같은 것도 해보고, 디지털 성폭력 그리고 1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각각 시기나 필요한 어떤 목적들에 따라서 계속 발전시켜왔고 작년 초에 비영리 단체로 등록을 했어요. 지금은 한국성폭력상담소와 10회기 프로그램, 오늘 영화 상영까지 같이 했고요. 영화 상영과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하면 재미있더라고요. 다른 방식으로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아이디어를 서로 나누고 있는 상태입니다.

〈착지연습〉은 공용하는 공간에서 나의 노동자성(직업성)을 꺼내와 회복의 시간을 나누는 연대가 주된 이야기입니다. 처음 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궁금합니다. 함께할 팀 구성원과 어떻게 모이게 되었는지도요.
모이게 된 계기는 제가 여성의 우울증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왜 이렇게 많이 우울할까’에 천착해 있던 시기였어요. 성폭력 관련 이슈나 미투가 한창 시작되고 있을 무렵이었고, ‘이것은 다 젠더 폭력 때문이다’ 이런 생각으로 여러 가지 리서치랑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해보고 있었어요.
그러다 무용계 내 미투 사건 관련하여 법정 방청 연대가 있어 당시 리서치를 함께하고 있던 영화 스태프 한 명과 갔었고 거기서 늘보를 처음 만났죠. 그날 승소를 하게 되었는데, 식사 자리에서 서로 현재 사건이나 공론화되어 있는 어떤 것들도 문제지만 이 이후에 생존자들의 우울감이나 고립감에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어요. 늘보도 그런 싸움들이 계속되는 와중에 그 이후를 고민하고 있었고요. 그래서 주변에 같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보자고 해서 다 같이 모이게 됐어요.
그리고 저희가 하고 싶었던 것 중 한 가지는, 전문 상담가가 아니기 때문에 각자 예술가로서 자기 매체를 활용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기여를 해볼 수 있을까?’라는 게 고민이었어요. 자기의 예술 활동으로 어떻게 뻗어나갈지는 모르지만, 예술을 통해서 피해 생존자와 만나고 사회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어요.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생존자분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고도 알고 있어요.
이 프로그램 자체가 생존자들이 지금 처해 있는 것 중에 어려움이 뭐냐라고 물었을 때, 기존에 있었던 노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것이었어요. 다른 여러 가지 환경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부분이 가장 컸어요.
다들 싸우거나 연대 활동을 하면 다 무료로 하잖아요. 그런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활동 예산과 영화 제작비를 분리했죠. 활동 예산으로 활동비를 받아 갈 수 있게 하고, 영화는 영화대로 따로 찍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했어요. 제가 마치 바지 사장처럼 하다가 지금은 라무가 단체 대표를 하고 있고, 저는 정산이나 행정 업무에서 벗어났죠.
영화를 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임하셨을까요?
저는 영화를 하는 사람이니까 카메라를 활용하는 워크숍을 기획하기도 했는데요. 우리의 활동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영상으로 기록을 하면서 시작하자 싶었어요. 활동에 대한 기획은 오히려 형태가 뚜렷했는데 영화의 기획 방향은 많이 열어둔 채로 출발했어요. 그리고 한 1년 반, 2년 정도 지나서 어떤 형태의 영화로 갈지 명확해졌던 것 같아요.

회의하는 장면이 굉장히 자주 나오는데, 현재도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사전 모임과 시행단계를 거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네,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고, 요즘은 속도가 조금 빨라지긴 했어요. 어느 정도의 흐름은 서로 알고 있으니까 ‘저번과 달리 이런 점이 바뀌었다’를 시연을 해서 조금 고치거나, 흐름을 잡는 미팅을 따로 가져서 그 시간에 참여하는 사람들끼리 얘기를 한 다음 재확인하는 시간을 거치기도 해요.
처음에 모였을 때는 생존자들이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어떤 부분들을 고쳤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직접적인 피드백 해주는 게 중요했어요. 영화 안에서도 예를 들어 넘어진다는 표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다 하면 그런 부분들을 짚어주고, 진행하는 사람이 쓸 수 있는 다른 표현을 고민해 보는 등의 조율을 거쳐요.
(프로그램 특성상) 매회 낯선 참여자와 함께하는 작업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어려움이 있죠. 그러나 피해자분들이 어렵다는 게 아니에요.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호흡을 고르고 잠시 쉴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지, 이런 대응 방식을 알아가는 것이 어려웠어요. 예를 들어 트라우마나 불안이 갑자기 올라와 호흡이 힘들다 하면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 전문가분이 조언을 해 주시기도 하죠.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분들과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중요하게 보고, 서로 역할을 나누는 과정을 조율해 나갔고요. 그리고 참여자분들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해요. 어떤 부분에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해 대면으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지면 설문을 받아서 하기도 합니다.
촬영을 병행함에 있어 해결해야 하는 지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표현의 조심성’이 특히나 어려울 듯한데, 영화 출연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셨나요?
영화 출연에 대해 충분히 고지를 해드린 뒤 그다음 불편하신 분들 중 ‘나는 마스크 쓰고 있는 건 괜찮다’ 아니면 ‘나는 아예 싫다’, ‘뒷모습까지는 괜찮다’, ‘얼굴 클로즈만 없으면 된다’처럼 개개인마다 달라서 최종 픽처락 하기 전까지도 계속 확인을 했어요. 얼굴이 살짝 나오거나 등장하시는 분들에게는 따로 스크린샷과 함께 문자를 보냈어요. 어느 정도로 출연을 하고, 메인 주인공으로 들어가는 건 아니고 프로그램 진행하는 흐름에서 몽타주로 나온다는 부분은 사전에 고지를 드리면서 확인 절차를 거쳤어요.

〈버블 패밀리〉 후반부 아버지가 “취직을 하나, 촬영을 계속 하나”라는 질문에 “어떻게 취직을 하냐, 영화 계속 찍어야지”라 답하며 마무리가 됩니다. 지금까지 여전히 영화를 하고 있는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원동력이라기보다는 그냥 이제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으로요(웃음). 영화를 찍는 거 말고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제 다다른 것이 아닌가. 제가 MBTI가 완전 P라서 사실 별다른 생각과 계획이 없는 편인데, 관심있는 것들이나 찍고 싶은 것들은 계속 생기거든요. 그래서 흥미가 가고 직관적으로 ‘이건 찍어야 해!’ 라는 생각이 들면 현장으로 일단 가보는 것 같아요.
매번 관심사가 달라지시는 편인가요?
사실 처음 다큐멘터리를 시작했을 때는 도시 공간이나 재개발 이슈와 같은 것들에 더 천착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어쨌든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제가 관심 있는 주제들은 조금씩 변하는 것 같고 대신에 (비슷한 관심사에서) 갑자기 ‘나는 저게 좋은 것 같아’ 하지는 않고, 계속 연결 지어 이어져 가는 것 같아요.
이번 〈착지연습〉에서도 주체자이면서 기록자이기도 합니다. 감독으로서의 자아와 현실의 ‘나’라는 자아를 함께 가져가고 있는데, 영화의 방향성은 어떻게 잡고 가셨나요?
〈버블 패밀리〉 찍을 때도 조금 어렵긴 했었어요. 〈착지연습〉에서 출연은 본격적인 캐릭터로 하진 않았지만 같이 활동을 하니까 (활동하는 공간) 안에 있는 게 좋은데 자아가 분리된, 감독으로서의 뇌로 나누어져 있는 느낌이 들어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가 촬영 감독을 봤는데 이상한 걸 찍고 있으면 ‘지금 그거 말고, 여기를 찍어야지’라며 문자를 보냈어요. 그래도 대화의 주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파악하며 같이 가니까 오히려 집중은 더 잘 됐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전작 〈버블 패밀리〉의 초반부엔 감독으로서 나오다가 중반부부터 ‘도저히 안 되겠으니까 내가 개입해야겠다’하며 본격적으로 스크린 안으로 들어오셨어요. 당사자성과 개입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을 것 같아요.
전과 조금 달랐던 점은 있어요. 〈버블 패밀리〉를 찍고 나서 연극계에 고주영 기획자님이 계세요. 그 기획자님께서 하시는 대부분의 작업이 수행적이에요. 제가 함께 했던 작업이 세월호 유가족분들과 함께 했던 〈연극연습2. 연기 연습―배우는 사람〉(신재 연출, 마민지 영상, 제로셋프로젝트 공동제작)이었는데요. 고주영 기획자님이 하시는 작업에 영상 감독으로 참여하거나 공연 기록으로 참여하다 보니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조건 다 경험주의적으로 풀어내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예술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을 해보는 태도 등을 경험해 본 몇 년의 시간들이 〈착지연습〉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나중에 제목을 정하고 나서 깨달았는데 저도 모르게 '연습'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왔더라고요. 기획자님께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목을 그렇게 지어버렸다고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그만큼 저에게는 그 연극에 참여했던 것이 작업의 큰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동적인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움직임을 매개로 이야기를 유려하게 이어가면서 하나의 결말도, 선형적인 서사로도 구성하지 않은 데에 있어 그저 ‘우리는 이렇게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이러한 영화 연출과 결말로 구상하신 의도가 궁금합니다.
이 부분은 편집 감독님과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영화 〈3학년 2학기〉를 편집하신 이연정 편집 감독님과 같이 작업을 했고, 처음에는 아무래도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함에 있어 피해를 재현하는 부분들을 넣어야 되나라는 고민을 하면서 ‘탁’이라는 인물의 서사를 더 따라갔었던 것 같아요. 제가 촬영했던 내용들도 그렇고, 어셈블리 편집을 한 것을 보니 피해자가 생존자가 돼서 회복을 해 나가는듯한 서사로 그려지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너무 싫었어요. 왜냐하면 그러다가 또다시 안 좋아질 수도 있거든요. 어떤 사람은 힘들다가 괜찮아지고 반대로 괜찮다가 괜찮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 속도가 다 다르니까요. 그것을 (처음과 같이) 표현을 하게 되면 각자의 속도나 흐름이 잘 드러나지 않을 것 같아서 감독님과 계속 고민을 하면서 레이어를 다 나눴어요. 내러티브 안에서 인물들의 곡선을 만들어 가면서 작업을 했죠.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었어요.
편집 기간이 길었을 것 같아요.
A컷을 내리는 게 오래 걸렸어요. 거의 한 10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퀸의 뜨개질〉 조한나 감독님과 같이 했고, 이연정 편집 감독님과는 오히려 짧게 했어요. 한 달 반 정도? 미리 저희가 정리를 잘 해놔서 내러티브만 빠르게 다시 만들었던 것 같아요.
하나의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건물의 창과 풀같이 공간의 곳곳을 반복해서 비추는 연출이 눈에 띄었습니다. 서사의 흐름에서 해당 장면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그 건물이 홍대 한가운데에 있어요. 안전한 공간 안에 있는 느낌을 조금 더 주고 싶고, 장소성이 특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 보니 도시 안에 있는 주변 자연들이 같이 인서트에 들어갔어요.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들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도 바람에 흔들리는 자연 풍경이나 파도들을 중간중간 계속 쉼표처럼 넣으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어떤 장면을 좋아하시나요? 혹은 세심하게 다루었던 장면이 있으신지도요.
하나는 탁이 갑자기 약을 먹으러 가는 장면이요(웃음). 다큐멘터리를 오래 찍었기 때문에 찍을 수 있는 장면이라도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아쉬워요. 그 장면이 제가 처음부터 풀샷을 잡고 있어야 되는데 망원으로 찍고 있었고, 약을 먹는 순간에 갑자기 렌즈가 바뀌거든요. 이건 감독적 생각이었고요. 찍을 때 힘들면서 재미있었던 건 마지막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이에요. 촬영 감독님이 두 분이었는데 이 장면은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을 연출하시고 지금도 저와 함께 작업을 하고 계시는 배남우(배꽃나래) 촬영 감독님과 찍었어요. 저는 차를 타고 있어서 ‘둘이 찍고 와라’하고 다음 포인트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둘이 도착하면 프리뷰를 하고 ‘또 찍었으면 좋겠다’, ‘이거 다시 가자’하면 또다시 반복해서 촬영했던 게 재미있었고, 그날 망원동에서 한강공원을 따라 트래킹샷으로 촬영했던 장면들이 다 잘 나와서 좋았어요. 제일 좋아하는 장면 중에 하나는 아무래도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서로 기대는 장면이요, 노을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건 〈여름의 카메라〉의 이지민 촬영 감독님이 찍으신 장면이에요.
초반에는 이지민 촬영 감독님 그리고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배남우(배꽃나래) 촬영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했어요. 촬영할 때 각각의 케미스트리도 재미있었고, 서로 포착해낸 장면들도 조금씩 달랐어요. 탁이 약을 먹는 장면은 제가 찍어서 다큐멘터리 감독적 카메라고 그리고 마지막의 이미지는 픽션 찍는 감독의 느낌, 배꽃나래 감독님은 다큐멘터리 촬영을 많이 하셔서 충실한, 충직한 카메라의 느낌이었어요. 제가 느끼기에 각각의 특성이 다 보이는 프레임들인 것 같아요.
세심하게 다뤘던 장면은 촬영 기법적인 것은 아니고 인터뷰 내용이나 어떤 피해를 이야기하는 장면들은 최대한 배제를 시키려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어떤 것은 물리적으로 약한 피해니까 심리적으로도 괜찮은 거 아닌가’ 하며 서로 비교를 하거나 관객들도 그렇게 판단을 하게 될까 봐 고민을 하다 편집 세팅할 때 다 빼자 했었어요.

개인적으로 포스터가 아름다웠습니다.
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에서 활동하시는 오늘의풍경 신인아 디자이너님이 작업해 해주셨습니다. 디자이너님에게도 큰 도전이었어요. 정말 많은 작업을 해 오셨지만 영화 포스터 작업은 처음이셨는데, 서로 관심사도 같고 영화도 좋게 봐 주시고, 개봉의 의미에도 공감해 주셔서 서로 많은 논의를 하면서 만들었어요. 결과적으로 ‘기존 영화 포스터와는 미묘하게 결이 조금 다른데, 우리 포스터 최고, 너무 좋아!’라고 했었어요. 정말 마음에 듭니다.
감독님이 구축하고자 하는 영화의 세계는 어떤 시각과 주제를 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매번 제가 마주하는 도전은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첫 번째 영화 〈버블 패밀리〉를 만들 때에는 구조적인 이야기와 미시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묶어낼 건지, 영화적 이미지로 엮어낼 건지가 제게 큰 도전 중에 하나였고요. 두 번째 작업인 〈착지연습〉 같은 경우에는 예술가로서 사회적 참여는 하는데,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대부분 미디어 활동을 병행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첫 번째 영화를 완성하고 나서 그럼 ‘나의 현장은 어디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 환경 안에서 내 현장을 찾고, 거기서 활동을 하면서 기록을 같이 하고 싶은데 세팅을 해보는 것 자체가 새로운 숙제 같았어요. 일을 마무리하고 책임을 진다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계속 끌고 가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다음 영화에서는 심리적인 것들을 내러티브로 보여주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그것을 어떤 질감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수중 촬영을 하고 있어요. 한 번밖에 안 했어요. (웃음)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마 추석 때까지는 인디스페이스에서만 보실 수 있으니 꼭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나 보고 있는 생존자분들이 계시면 영화관은 익명이 보장되는, 정말 안전한 공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스크린을 통해 다 같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서 가능하면 영화관에 오셔서 보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생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사회 활동이 지금 어렵거나 회복을 도모하고 계신 분들, 쉬고 있는 분들이 보면 힘을 내볼 수 있을 만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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